| 멋진 그림과 유머가 있는 매우 매우 유쾌한 만화책. 매 페이지, 매 컷마다 작가의 심후한 내공이 그득하다. 마지막에는 약간의 반전도 있다. 그러나, 인상파 화가들과 그들의 그림, 그리고 고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았을 때는 어쩌면 상당히 심심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책의 마지막에 만화에 등장한 인상파 화가들과 패러디된 명화가 소개되어 있긴 하지만 역시 알고 보는 것이 본다음에 이해하는 것보다 몇배는 더 재미있다. 책의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번역도 깔끔하게 잘 되어있고(나야 원문을 모르지만은 읽히는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봐서) 인쇄상태도 좋다. 튼튼하기도 하고 색도 잘 살아있다. 15000원이라는 꽤 쎈 책값이지만 수긍이 간다. 하기사 이쪽 분야의 만화책들은 모두들 제값을 한다. 물론 책 상태로 말이다. 책에 담긴 내용으로 말하자면야 제 값의 몇배는 족히 해준다. 덧. 7월달에 출판한 책인데 선착순으로 준다는 고흐의 그림이 프린트된 작은 목판을 받았다. 어지간히 안팔리나보다. 참고로 난 반디앤 루니스에서 샀다. |
|
만화처럼 그림으로만 되어 있어서 흡족한 마음으로 집어 들었던 책이었 것만. 난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면서 점점 더 아리송해졌다. 뭐 이런 책이 있나 싶어서.
분명 내가 아는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기는 한데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너무 차이가 있어서 몇번을 다시 읽었는지 모른다.
속으로는 내심 작가를 욕하기도 했다. 아니 어떻게 작가라는 사람이 이렇게 사실과 차이가 나는 이야기를 쓸 수가 있나 싶어서. 근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이 작가가 분명 사실을 몰라서 이렇게 쓰지는 않았겠다 싶었다. 유명한 고흐의 이야기를 아무런 이유 없이 이렇게 쓸리 없을테니까.
너무 많이 꽈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책 <빈센트와 반 고흐>. 과연 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를 생각하면 몇번이나 다시 읽고 또 읽었다. 그렇게 여러번에 걸쳐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끔 나도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내 생각을 너무 꽈서 표현하는 바람에 내 글이나 그림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었는데. 내가 직접 당해보니 정말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작가는 무얼 말하고 싶었던 걸가.
이 책에 나온 사람 빈센트(?)와 고양이 빈센트. 이 둘의 등장 때문에 혼란스러웠지만 한참동안 책을 붙들고 있다보니, 어느 순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작가는 빈센트이자 그의 동생 테오로 사람 빈센트를 빈센트의 또 다른 자아이자 그가 사랑했던 연인들로 고양이 빈센트를 표현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 연필과 지우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