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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할 때 코를 왼쪽으로 해야 하나요? 아니면 오른쪽으로 해야 하나요?"
이 대사를 확인하기 위해 어렸을 적,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봤고 물론 원작까지 읽었더랬다. 여하튼 마리아의 잉그리드 버그만은 너무도 예뻤다.
오래전에 읽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살인 사건>이 DVD로 있길래 토요일 이른 오후를 이것으로 때웠다. 여기서도 잉그리드 버그만이 나왔구나. 영화 제작 연대로 보면 예순에 가까운 나이에 찍었을 텐데, 처음엔 누가 이 여배우인지 몰랐다. 나이 많은 공주와 말 많은 부인은 우선 제외, 젊은 두 여인을 제외하면, 암스트롱가에서 데이지를 돌봤던 가정교사가 유력한데, 확신이 서지 않는다.
원작에 충실한 영화라 재독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새롭고 빠른 영상에 익숙해져서인지 처음엔 답답함이 밀려왔으나 오래 묵은 것에서 풍기는 '무엇'이 있어 내가 태어나기 전의 영화에 보다 관심을 갖고 싶어졌다.
이런! 장교 역은 숀 코네리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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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소개에는 '...한번 본 관객들은 잊지 못하고 보고 또 보고 싶은 영화로 꼽곤 했다...'고 나온다. 글쎄다. 좋은 영화이긴 하지만, 요즈음의 구경꾼들은 옛날과 달리 입맛이 까다로워 입에 맞추기가 쉽지 않다.
<12명의 성난 사람들>과 <네트워크> 따위의 영화로 이름난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74년 작품이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영화로 꾸몄으니 봐서 손해볼 일은 없지만.
2. 미국에서 어린 아이를 납치하여 돈을 뺏고는 죽여버린 일이 있었다. 이 일로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죽고, 하녀는 집에서 뛰어 내려 죽고... 모두 다섯 사람이 죽었다.
5년 뒤 터키의 이스탄불,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침대차에는 13명이 타고 영국 런던으로 간다. 나이가 좀 들었지만 이름난 배우들이 다 탔다.
<카사블랑카>와 <가스등>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이탈리아 여행> ... 정말 많은 영화에 나와 즐거움과 기쁨을 준 잉글리드 버그만, 이 영화를 찍을 때 예순살이나 되었지만 나오는 모습은 아직 30대로 보인다.
<007 시리즈> <왕이 되려고 한 사나이> ...에 나왔던 숀 코네리, 인디아 대령으로 나와 아내와 헤어지기로 마음 먹고는, <맨발의 이사도라> <줄리아>에 나왔던 아름다운 바네사 레드그레이브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험프리 보가트와 함께 <빅 슬립>에 나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로렌 바콜은 어느덧 쉰살을 넘긴 모습으로 끊임없이 주절대는 아낙네로 나온다.
서부 영화에 잘 나왔던 리처드 위드마크는 누군가 죽이려고 쫓아온다며 포와르 탐정한테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래체트로 나온다.
<싸이코> <철가방을 든 수녀>에 나온 안소니 퍼킨스, 재클린 비셋, 마틴 발삼, 존 길거드, 레이첼 로버트 ... 다른 영화에서 주연으로만 나오는 사람들이 조연으로 쫙 깔렸다.
이러다 보니 포와르 탐정으로 나와 이야기를 끌어가는 알버트 피니가 오히려 무게가 떨어져 보인다.
우리나라로 본다면, 안성기,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 장동건, 이영애, 전도연, 문소리, 이미숙, 이런 사람들을 한 영화에 같이 나오게 하는 것과 같다.
요즈음 같으면 이렇게 이름난 사람들을 한 영화에 모으려면, 그들의 시간표는 뒤로 제껴두더라도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도 못할 것이다.
3. 기차는 이스탄불을 떠나 런던으로 달린다. 헝가리를 지나갈 때에 눈이 너무 많이 와 길에서 멈추게 된다.
이 무렵 밤에 래체트가 누군가에 의해 칼을 맞고 죽는다. 몸에 칼자국이 많다. 누가 죽였을까? 래체트가 돈이 많으니 마피아가 죽였을까? 래체트의 비서가 죽인 것일까? 시중드는 집사가 죽였을까? 기차에 탄 어떤 이든 죽일 수 있다.
이제 포와르 탐정이 갈고 닦은 솜씨를 보여야 한다.
4. 죽은 이가 있으니 죽인 사람이 나타나겠지만, 열두 사람 가운데 누가 죽인 것일까?
모두 이름난 배우들이고 솜씨가 있는 사람들이어서 볼만 하다. 그렇지만 1974년도 작품이고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요즈음의 잘 짜여진 액션 영화에 견주면 소박하다.
게다가 디브이디에는 보너스가 하나도 없다. 화질도 그저 그렇다. 그러니 추억의 영화를 텔리비전으로 보는 셈이다.
빼어난 배우들이 나왔으니, 한자리에 모아 한마디씩이라도 이야기 하는 보너스를 넣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보는 이들을 너무 생각해주지 않는다. 몹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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