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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왓슨 저/ 이한음 옮김/ 까치 출판사
“아니 뭐 이런 언밸런스한 제목이 다 있어?” 내가 책 제목을 처음 보고 느낀 생각이다. 과학도서이니 유전자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뒤에 나오는 여자라는 단어는 무엇이며, 가모브는 또 무슨 용어인가? 책 제목을 보고 나는 여성 유전자와 관련된 가모브라는 내가 모르는 가모브라는 물질에 관한 이야기인가하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 예측은 다른 사람에게 말했으면 창피를 당했을 정도로 빗나가고 말았다.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왓슨이라는 사람은 우리가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운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사람이고, 1963년 그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위대한 사람이 쓴 자전적이고 노력한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하나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마저 어이없게 빗나간 예측이 되어버렸다.
이 책은 물론 DNA 이중나선 발견이후, RNA와 단백질의 관계와 구조에 대해 더 심도 있는 연구를 해가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사람의 모습도 볼 수 있지만,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의 청년이 가질 수 있는 연애에 대한 고민과 실연과 여행 등 사소한 문제와 여자 문제에 대해서도 적어놓고 있었다. 가모브는 내가 상상한 유전물질이 아니라 한 물리학자의 이름이었는데 저자인 제임스 왓슨과 절친하고 장난을 좋아하며 해학적인 사람인데, 가끔 보내는 편지로 이 책의 중간 중간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다.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26살이라는 나이에 노벨상을 받을 정도의 발견을 해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사람 참 천재구나라고 생각이 들 즈음에 여자문제로 고민하고 여행을 갔다가 무서워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영락없는 평범한 젊은이의 모습이 보였다. 책에서도 학문적인 자료를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쓸모없는 정보가 더 많을 그런 책이었다. 한편으론 대단해보이면서도 여자문제로 허덕이는 모습을 볼 때에는 한없이 정겨운 모습이었다. 과학자는 신중하고 실험실 안에서만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들의 고정관념이라는 생각이었다.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가모브의 모습에서도 그런 신중함은 좀체 찾아볼 수가 없었다. 특히 자신의 발표가 화학자들에 의해 완전히 당할지도 모른다는 왓슨의 생각에서 나는 노벨상을 받은 천재적인 사람도 저렇게 걱정을 하고 빈틈이 있구나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과학 자체는 진리이지만,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왜곡 될 수 있다. 특히 유전자와 같은 부분은 인간이 직접 보기도 힘들고 그 구조가 일반인들에게는 흥미로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설들을 토대로 그 구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왓슨은 ‘정직한 짐’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정적들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한 과학자에 의해 몇 십년동안 유지되었던 가설들이 하루아침에 신참내기 과학자의 기발한 실험에 의해 폐기처분 되어버리고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과학시간에 배운 기억들을 더듬어보자. 우리는 DNA의 구조와 역할 등을 외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고, 이중 나선의 구조는 정확히는 몰라도 꽈배기처럼 생겼었다는 것은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간단하게 한 시간 만에 끝나버리는 수업내용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이 그 연구에 수많은 예산과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을까? 이 왓슨이라는 사람도 이중나선을 발견하기까지 수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암기하고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DNA를 이해했다고 볼 수 있는가? 아직 DNA에 대한 연구는 끝나지 않았다. 생명현상에 관한한 인간은 신이 아니므로 신의 영역이 시작되는 그 지점까지 과학적 연구를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지금 배운 것들은 수세기 후에 오류였다는 판명이 날 수도 있다. 기초과학 분야가 부실한 한국이란 나라에서 그것이 오류였다고 발표할 날이 있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던 이 책의 제목이 시시콜콜한 잡담들과 일화들, 특히 연애문제와 관련된 문제들을 읽고 보니 이 책의 제목으로 적당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26이라는 젊은 나이에 이중나선을 발견해내고 시시콜콜한 연애담까지 담아서 과학자들의 실상을 보여준 제임스 왓슨! 그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이중 나선을 발견한 노벨상 수상자 짐’이 아니라 ‘정직한 짐’으로 더 오래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