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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릴 때부터 어버이한테서 귀가 따갑게 듣는 소리가 뭘까? "좋은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나쁜 친구를 만나면 너도 나쁘게 된다" (끼리끼리 논다고 같이 나빴을 뿐인데...) 긴 삶을 살아가는데 동무는 반드시 있어야 하고, 좋은 동무를 곁에 두어야 스스로도 좋은 쪽으로 살 수 있다는 어버이의 바람이 담긴 말이다.
<좋은 친구들 Goodfellas> 1990년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어두운 뒷골목에서 자란 세 사람의 삶을 그렸다.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책 <슬기로운 사람 Wise guy>을 지은이 니콜라스 필러지와 감독이 같이 각색하였다. 여기서 '좋은 친구'는 마피아가 같은 단원을 다른 사람한테 소개할 때 쓰는 말이다.
2. 1955년 이스트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마피아 단원이 되고 싶어 한 아이가 바로 헨리 힐(레이 리요타)이다. 헨리의 눈에는 마피아는 남과 다르게 사는 멋있는 사내들로 보였다. 배움터에 가지 않아 아버지한테 죽싸게 맞지만, 마음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마피아인 폴 시세로(폴 소비노)가 시키는대로 하는 똘마니가 되고자 애를 쓴다.
마피아로 불리는 깡패들은 뭐든지 마음대로 했다. 경찰한테 갈 수 없는 이들을 지켜준다는 핑계로. 경찰이나 공무원들을 돈이나 술, 계집으로 구워 삶아 놓았기 때문에 아무도 이들을 건드릴 수가 없다.
극장 앞에서 남과 같이 줄을 서서 기다리지도 않고, 그냥 길거리에 차를 대므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돈을 내지 않아도 되었으며, 남들이 다 먹는 평범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기름지고 맛 있는 것을 먹었고,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일터에 가지 않고 내 마음대로 그냥 아무 때나 멋있는 차를 타고 다니며,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술값을 내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한번 사는 삶, 폼나게 살아야지.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며 좀스럽게 살기는 싫어... 어렸을 때부터 깡패(갱스터)가 되고 싶었던 헨리의 마음 속에 꽉찬 생각이다. 그러니 폴이 시키는대로 움직인다. 차에다 기름을 부어 불을 지르지 않나... 이러니 무서워서 헨리를 깔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3. 헨리가 마음에 드는 캐런(로레인 브래코)과 스물한 살 때 혼인을 하게 되었지만, 이미 뒷골목에서 거칠게 자랐고 그 삶을 꿈꾸었던 헨리한테는 보통 사람들의 삶은 살 수가 없다.
오히려 나이가 더 많은 지미 콘웨이(로버트 드 니로)나 돌깡패 같은 토미 드비토(조 페시)와 어울려 더 나빠질 수 없는 길로 들어간다. 공항에 있는 돈뭉치를 훔치거나, 트럭을 으슥한데서 빼앗아 싣고 있던 물건을 팔거나...
이들의 꿈은 마피아 사람이 되는 건데, 이탈리아 출신이 아니면 될 수가 없다. 지미와 헨리는 아일랜드 사람이라 안 되고, 셋 가운데 토미만 될 수 있는 자리다.
밤마다 안 들어오거나 어쩌다 들어와도 사내들의 일에 끼어들지 말라며 소리치는 헨리한테 캐런은 질린다. (나한테 집적거리는 놈한테 헨리가 총으로 대갈통을 때려 혼내줄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게 뭐 사내답다고 빠져 이 꼴로 살아야 하는지...뉘우쳐 보았자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우두머리의 허락을 받지 않고는 아무도 마피아 사람들을 마음대로 죽이지 못하는데, 1970년에 성마른 토미와 지미는 마피아 단원인 빌리 베츠를 죽이고 만다. (성이 나면 장난삼아 누구한테든 총을 내갈기는 토미 같은 이는 정말 무섭다... 온갖 귀신은 뭐 하나? 이런 나쁜 놈을 안 잡아가고...) 게다가 600만 달러나 되는 큰 돈을 공항에서 털었으며, 돈을 나누기 싫은 지미는 같이 일한 이들을 죽이고...
이렇게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어두운 뒷골목 삶을 사는 이들은 어떻게 될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마피아 사람들이나 그 똘마니들을 좋은 눈으로 보지는 않는다. 죄는 지은대로, 복은 뿌린대로...그래야 세상이 살 맛이 날 게 아닌가...
146분짜리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나면, 밥상머리에서 들은 어버이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될까? <좋은 친구들>은 나와 피붙이의 목숨을 지켜주는 이지, 내 목숨을 노리는 사람은 아닐테니까...
4. 마피아의 똘마니 노릇을 한 헨리 힐의 이야기를 다루었으므로, 헨리를 맡은 레이 리요타가 주인공이다. 젊고 여린 모습이지만 나쁜 짓을 할 때는 얄미울만큼 보기 싫은 모습을 보여준다.
지미를 맡은 로버트 드 니로는 보기와 다르게 느글거린다. 이런 깡패는 만나면 튀는 게 좋다. 바라던 마피아 사람이 되지만 지은 죄값을 받아야 하는 토미 노릇의 조 페시는 무섭다. 실실 웃으며 던지는 우스개에 말려들면 곧 총이 날아올 판이니 몸조심 해야 한다. 배우가 연기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지만, 곧 실제 깡패와 만난 듯 하다.
바람난 헨리를 찾아 다른 계집의 집에 쳐들어갈 때나, 큰집(?)에 간 헨리를 만나러 갔다가 성을 낼 때, 거친 사내가 좋아서 헨리한테 빠졌다가 진저리를 치는 캐런을 맡은 로레인 블래코의 모습도 보기 좋다.
디브이디는 <카지노>보다 못해서 화면이나 소리는 그리 깨끗하지 못하나, 보는 데 어려움은 없다. 보너스는 푸짐하다. 감독과 나온 배우들이 영화를 보면서 되새김질 하는 게 좋고, 시간이 흘렀지만 영화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어 디브이디만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뛰어난 영화에다 2장짜리 디브이디에 이런 값이면, 빨리 사라고 해도 나중에 꾸중하는 이는 없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