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우리가 보는 것들은 모두 다 죽어가는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새순도, 갓 태어난 아기도 계속 늙어가고 죽어가는 과정에 있다. 삶의 맨 끝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동전의 뒷면처럼 언제든지 순간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존재다. 이 글을 쓰는 순간조차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_들어가는 글 중에서, P9 #YES24 #도서리뷰 #살아있는자들을위한죽음수업 #이호작가 #웅진지식하우스 |
|
죽음을 배운다는 건 삶을 톺아보는 일이다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을 읽고 ![]() 살아 있는 사람이 매일 같이 죽음을 마주한다면, 과연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 유한한 삶에 무한한 허무감을 느끼거나 혹은 죽음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심에 압도되지는 않을까. 독자의 걱정과 달리 한 법의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날마다 주검을 대하며 죽음을 대비하게 되고 나아가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생긴다고. 특수청소부, 장례지도사, 유품정리사 등 죽음을 일(상으)로 하는 사람들이 쓴 책들을 아껴 읽은 터라, 그가 삼십여 년간 수천 건의 시신을 부검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하여 깨달은 것들을 담아낸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도 무겁지만 기꺼운 마음으로 집어든다. 저자가 법의학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이유는 그동안 법의학과 법의학자를 놓고 '의(醫)'보단 '법(法)'에 방점을 찍으며 지레짐작했던 나의 오해를 바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는 (아프지만) 살아 있는 사람뿐 아니라 죽은 사람에게도 필요한 존재가 '의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보통 때는 '사인(死因)을 찾는 사람'이지만, 최근 일어난 여객기 추락 사고처럼 화재, 폭발을 동반한 참사에서는 시신이 훼손되어 맨눈으로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의학자는 '사람을 찾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에게 부검은 단순히 죽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해부하고 검사하는 일이 아니다. 부모보다 먼저 스스로 또는 타의로 생을 마감한 자식부터, 보험금 때문에 배우자에게 살해된 사람,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와 세월호 침몰 사고 같은 대형 참사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사망했으나 그 원인을 모르(려 하)는 '사인 불명'의 사람들까지. 죽어서야 들리는 소리 없는 외침과 죽은 몸을 통해 전하는 마지막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이며 한 사람의 삶을 되짚어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망자가 저세상으로 가는 길을 헤매지 않도록 촛불을 들어 밝혀주며 고인의 고통을 헤아리는 그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
차마 말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의 억울함을 대신 풀어내어 당사자는 물론,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충분히 설명하여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또 상실을 애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법의학자의 역할이라고 그는 굳게 믿는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구축되도록 제도 마련 또한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개인과 집단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혀 그속에 숨겨진 문제를 찾아내어 동일한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계속해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반복되는 죽음은 결코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의 시스템이 문제"라는 인식을 다 같이 나누기 위한 첫걸음으로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세 가지의 죽음을 소개해본다. 나의 죽음, 너의 죽음, 그들의 죽음. "우리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죽음은 오지 않는다. 죽음이 왔을 때에는 우리는 이미 살아 있지 않다.(221쪽)"는 에픽테토스의 말처럼 '나의 죽음'은 경험할 수 없다. '너의 죽음'은 가족, 애인, 친구 같은 나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라 상실과 애도가 있는 반면, '그들의 죽음'은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죽음으로 여겨질 테다. 저자는 '그들'의 죽음에 주목하면서 '그들'을 대상화하지 말고 '우리'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우리는 연대함으로서 함께할 수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여기에 그가 다른 장(章, 「의미를 찾는 삶에 대하여」)에서 인용한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와 『페스트』 이야기를 덧붙여도 좋을 듯하다. 무한반복되는 형벌의 굴레를 짊어진 시지프에게서 우리는 삶의 부조리를 애써 극복하거나 부정하기보단 차라리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다시 말해 페스트에 맞서 공중보건연대가 보여준 것처럼 "부조리함에 희생된 이들끼리 '연대'하는 것이야말로 부조리함에 맞서는 반항이며 삶에 희망을 안겨주는 유일한 방법(122쪽)"임을 모두가 깨닫는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과 괜찮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을 덮으며 죽음에 관하여 배운다는 건 삶을 톺아보는 일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사락독서챌린지 #살아있는자들을위한죽음수업 |
|
평소에 깊은 생각을 많이 하고 사시는 분인 게 글에 드러난다. 그리고 참 따뜻한 분이신것 같다. 좋은 내용이 많아서 구입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다만 책 속에 오타들이 좀 있는 편이다. 예를들면 청천벽력이 천청벽력이라 쓰였다든지 이런 오타들이 있고 문장구조가 어색한 부분이 몇군데 띄어서 다시 읽은 부분이 두세군데있었다. 교정을 꼼꼼하게 했으면 피할수있었을텐데 이런 부분이 좀 아쉬웠던 책이었다. |
2024년 읽는책 중에 가장 가슴깊은 울림을 주는책입니다. 두고두고 삶에 지칠때마다 꺼내 보고 싶습니다. 잠시 잊고 살던 나,너, 그리고 우리...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 가슴속에 울컥함이 생깁니다. 의료계종사자분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
|
더러운 꼴 안보는 깔끔한 죽음 의료인류학자 송병기와 호스피스 의사 김호성이 함께 ‘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송병기 박사는 해외와 국내의 노인요양원에서 인류학적 현장 조사를 하며 노인들의 생애말 삶과 죽음의 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김호성 선생은 암치료 일선에 서 있는 핵의학 전문의에서 호스피스 의사로 진로를 바꾸어 현재 용인의 호스피스 전문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호스피스 학회에서 처음 만났다는 둘은 한국사회의 표류하는 죽음의 문화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해 왔으며, 최근에는 그간의 생각들과 연구들을 정리한 책까지 출간한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웰다잉, 좋은 죽음, 존엄한 죽음 등의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실제 삶 속으로 파고 들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탐구하는 인류학의 특성상 이 책은 ‘더러운 꼴 안보고 깔끔한 죽음’이라는 날 것의 언어를 들고 나온다. 책은 우리 생의 끝자락이 깔끔하지 못하고 궁색해지는 이유로 첫째 돌봄대책의 부재로 생애말 필연적으로 요양시설, 병원을 전전하게 된다는 것, 둘째 시설을 피하고 집에서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도 이야기할 상대(제도)가 없다는 것, 셋째 마지막까지 치료에 대한 이야기만 넘쳐날 뿐 잘 죽는 것에 대한 대화와 상상력이 닫혀있다는 것을 꼽는다. 이 모든 문제의 배경으로 생의 끝자락에 있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기 어려운 한국사회의 불평등한 생애 말 돌봄 현실을 지적한다. 이 불평등은 단지 경제적 수준의 차이만이 아니라 일상 공간의 불평등까지 포괄한다. 우리 대다수가 살고 있는 현대의 도시공간은 죽음과 거리 먼 사람들을 위한 공간만을 중시했을 뿐, 죽음에 다가서는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는 공간과 제도는 철저히 외면해왔다. 삶과 죽음의 더불어 살아감을 외면한 결과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 삶의 마무리에 대한 총체적 결핍을 만들었고, 현실은 죽음에 관한 모든 것을 시설로 격리하기 급급하다. 그 대가로 우리의 죽음까지 가는 길은 ‘더러운 꼴’을 피할 수 없고, 이 정해진 결말이 공포스러워 절규처럼 안락사를 외치게 된 것은 아닐까? |
|
법 의학자에 관심이 많아 읽어보고싶어 구매한 책 죽음은 누구에게나 불안하고 힘들고 아프고 경험하고싶지 않은 것 그러나 어느정도의 편안함도 잔존하고 있어 누군가에게는 편안함 누군가에게는 해방이 될수도 있는 죽음 이 죽음 앞에 모두가 편안해지고 조금은 다른 시선에서 생각할수 있도록 해주는 책 |
|
대형 참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견디는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질문 ‘죽은 자를 보며 산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국의 지난한 사건 사고를 통과하며 오랫동안 법의학자의 길을 걸어 온 훌륭한 교수님을 책으로 만났다. 고된 경험들 속에서 찾은 의미들을 책으로 엮은 교수님은 이시대의 진정한 예술가이며 작가다. |
|
1. 풍경 속에 가려진 비극, 무심한 우리들의 자화상 책 속 삽화로 등장하는 피터르 브뤼헐의 <이카로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은 우리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농부의 쟁기질과 목자의 한가로운 일상은 평온해 보이지만, 바다 오른쪽 구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카로스의 두 다리가 보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오가는 절박한 순간임에도,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무심하게 흘러갑니다. 우리가 평온한 일상을 향유하는 바로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소외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프게 일깨워줍니다. 타인의 죽음을 무심히 지나쳐온 우리들의 자화상을 마주하는 기분입니다. 2. 죽음이라는 역설이 전하는 생명의 메시지 "어떤 사람의 죽음을 시작점으로 해서 역순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p.102) 법의학자로서 수천 건의 부검을 집도해온 저자 이호는, 누군가의 죽음이 단순히 사인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처벌주의'로 끝나는 현실에 깊은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그는 죽음을 끝이 아닌 산 자들을 위한 시작점으로 바라보며 '예방법의학'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장례 및 행정 절차가 지닌 맹점을 냉철하게 지적합니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사망자 약 20만 명 중 암 사망자가 8만 명으로 1위이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사인불명'이 무려 2만 8천 명으로 2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합니다. 대다수 선진국이 사망 등록과 사인 규명이 선행되어야만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선(先) 장례, 후(後) 사망 등록의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이미 장례와 화장을 모두 마친 뒤에 뒤늦게 사망 원인을 밝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진정한 애도보다 행정적 편의가 우선시되는 시스템 속에서 죽음의 진실은 너무나 쉽게 매몰되고 맙니다. 만약 죽음의 과정을 역순으로 짚어보고 그 고리를 끊을 수 있었던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인재(人災)로 인한 수많은 허망한 죽음들은 분명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3. 유한한 삶 속에서 행복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죽음 앞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저자는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가 곧 삶의 질과 직결된다고 말합니다. "죽음이 눈앞에 다가오는 순간에도 그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행복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그동안 삶 속에서 바로 그 행복을 자주 경험한 사람들이다." (p.123) 출처 입력 결국 제대로 죽기 위해서는 '제대로 살아야' 합니다. 일상 속에서 행복을 충분히 경험하고 관계 속에서 온기를 나누는 삶이 죽음의 공포를 이겨낼 힘을 줍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구야말로 우리를 살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랑의 힘이다." (p.214) 4. '그들'의 죽음이 아닌 '우리'의 죽음으로 저자는 죽음을 타자화하는 시선을 경계하며 우리에게 포용의 자세를 요청합니다. "나의 죽음, 너의 죽음, 우리의 죽음" (p.249) 죽음을 '그들'의 불행으로 대상화하지 않고 나를 포함한 '우리'의 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한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습니다. 나를 기억하는 마지막 누군가가 사라지기 전까지 나의 삶은 이어진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산 자들을 위해 준비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오늘을 더욱 가치 있게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깁니다. 누군가에게 일어난 비극은 언제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죽음은 보려고 해야 비로소 보이고, 알려고 노력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타인의 죽음에 눈을 감지 않는 것, 그것이 곧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임을 깨닫습니다. 5. 마치며: 예방법의학의 법제화를 꿈꾸며 이 책은 세월호 참사와 같이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에게 경고합니다. 사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을 법제화하는 데 사회적인 관심과 포용이 절실합니다. 풍경 속 이카로스의 발버둥에 눈을 감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고 우리 모두가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한 법의학자가 수천의 인생을 마주하며 깨달은 삶의 철학 이호 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2월 23일 판매가 16,650원 발행일 2024년 1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한국에 출판된 법의학서적들은 대부분 가지고 있는데 이책도 그중 하나다. 법의학서적은 읽기가 편한책은 아니지만 삶을 바라보는 식견을 넓혀주는 장점이 있다. 에세이형식으로 두껍지 않은책은 천천히 생각하며 읽기에 괜찮다. |
|
#연말리뷰 이호 교수님의 저 제목의 유투브 시리즈를 얼마나 재미있게 보았는지 몰라요. 부검의 이시지만 그리 무겁지 않으신 유쾌하신 통찰이 책에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 언급하신 존엄사에 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래저래 요즘 드라마나 영화, 미디어에 많이 언급이 되고 있네요..이슈는 있지만 저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내가 만약 생의 막바지에서 더이상 병이 나아질 상황이 되질 않는 다면, 그런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만약에 가능만 하다면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