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화두'는 "중학생"이다. 특히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를 갓 졸업해 중학교에 첫발을 디디는 햇병아리 중학교 1학년도 아니고,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진로 선택을 결정해야 하는 중학교 3학년도 아닌, 관심의 사각지대 놓여있으면서도 뭔가 위태위태하고 골치 아픈 그런 아이들……. '충동', '에너지', '뭔가 터져나올 것 같은 폭발 직전의 불안함' 이 불안한 경계에서 길 위의 악마가 돼 버린 다카얀이, 쿨한 척 노력하는 우등생 다모츠가, 착하지만 감정절제가 힘든 츠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표현하지 못하는 에이지가 존재한다. 짧지만 그 빛나던 시절을 살았던 아이들에게 우리 ‘교사들’은 어떻게 기억될까?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겉도는 도야 선생님이나 요시다 선생님에 가깝지는 않은지……. 아이들을 '믿는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결국 아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혼자만 상처받는 그런, 슬픈, 교사의 자화상……. 이 책 속에는 지금 일본의 교육현실이 거울처럼 펼쳐진다. 위태롭고, 심각하게 보이는 그네들의 현실이 우울하게도 우리의 교육현실과 너무도 흡사하게 닮아있다. 우리 아이들 중에서도 위태위태한 경계에서 자신의 충동을 절제하지 못하고 길위의 악마가 돼버린 다카얀들이 있다. 아니 모두가 다카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이지가 다카얀처럼 되지 못했던 이유가 따뜻한 가정, 특히 삶과 일에 열정적인 아버지(공립하고 실업계 교사다), 어머니, 그리고 포기 직전까지 갔던 농구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듯,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위태위태하지만, 아름답게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책의 장점 중 또 한 가지는 서술기법이다. 매우 비일상적인 사건을 일상적이게, 평범하면서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 본(에이지의 눈으로 보는), 가까이 있되 거리를 두는 서술기법은 복잡한 아이들의 심리 세계를 매우 섬세하게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정작 중학교 2학년들이 읽기에는 다소 무리일 수 있겠지만,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읽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 긴 휴가를 가기 전, 해야 할 일이 많은데도 이 책을 붙잡고 놓지 못해 결국 다 읽고 나서야 짐가방을 꾸렸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책을 덮으며, 느낌이 너무 좋은데 서평을 쓸 시간은 없고.. 아쉽네,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조차 의심스러울만큼 책에 대한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길 위의 악마'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누가, 길 위의 악마인가 하는 것이 중요했던가? 세심하게 그려진 소년의 심리가 아주 인상깊었다는 기억만 남아 있다. 소년, 역시 세상에 대한 저항과 부적응의 상태로 성큼 다가가 범죄 실행의 충동을 느끼고 전율하던 모습의 묘사가 날카롭고 섬뜩하고 현실적이어서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것이다. 섣부르게 소년,을 이해한다거나 소년,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거나.. 그런 얘기는 할 수 없지만 뭔가 한 걸음 다가선 느낌은 든다. <조간 신문을 들춰봤다. '소년'에 관한 사건이 하나, 폭주족에 가입한 열일곱 살 난 소년 세 명이, 그 그룹을 탈퇴하려던 동년배 머시기 군을 집단 구타해서 죽였다. '소년'은 피해자가 되면 실명으로 보도된다. '군'이란 호칭까지 붙어서.칼럼 기사는 해외 뉴스였다. 고등학교를 1년만에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이쪽도 열일곱 살의 머시기 군인데, 스케이트보드 타기 대회에서 3위로 입상했다. 사진까지 나와있다.구렛나룻이 긴 스포츠형 머리를 한 머시기 군은 스케이트보드를 무슨 방패인 양 세우고 V 사인을 그리며 웃고 있었다. "내 꿈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입니다"라는 멘트도 있었다. 하지만 사진 촬영을 마친 직후, 속에서 울컥 화가 치민 어떤 놈이 나이프를 휘둘러 그의 등을 찍는 경우도 '있을 순 있는' 일이다. 그건 이제 부정할 수 없는 '가능성'이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 (352)이 책에는 사춘기 소년이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이 담겨 있다. 물론 중요한 것은 그런 일들을 경험하여 이겨내고 자신을 찾고 세상과 직면하는 소년의 모습일 것이다. 오랜 전, 내가 세상에 섞여들어가버리기 전, 세상을 만나려고 마음의 성장통을 경험할즈음의 내 모습도 슬며시 끼어들어본다. 학교를 졸업하며 몇년동안 기록했던 나의 비밀들, 이라기보다는 내 치열한 고민들을 불태워버린 기억은 그것이 아주 오래전의 희미한 기억이기에 나 자신을 이상화시켜 추억하게 된다. 친구에 대해, 사랑과 우정에 대해, 믿음과 존중에 대해... 예전의 내 모습은 사라졌고, 이제 나는 또 다른 소년의 모습을 바라볼뿐이다. 이제는 성당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아이들이 세상을 외면하지 않고 도망쳐버리지 않게 길을 비춰주고 싶을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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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나 다른 나라 말은 잘 모르니까 마음쓰지 않는데, 일본어는 조금 안다고 본래 제목이 뭘까를 본다. 예전에는 그런 것에 전혀 관심없었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런데 언제 안 것일까? 나도 그걸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 제목은 《소년, 세상을 만나다》지만 본래 제목은 《エイジ (栄司에이지)》다. 이것은 엄청난 차이다. 왜냐하면 이름(에이지)인 것과 ‘소년’은 아주 다르다. 에이지가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소년은 많이 나오기는 한다. 에이지는 자신이 ‘소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지금 말한 ‘소년’은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범죄를 저지른 ‘소년’을 말하는 것이다. 그냥 ‘소년’이라는 말은 좋아 보이지만, 가해자인 ‘소년’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에이지도 그것을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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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꽤 좋았지만 삽화에서 좀 실망했음. 뭔가 소설과 쏙 어울린다는 느낌이 안들더라.
AGE 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에이지. 다정하다고 말하면 다정하고 엄하다면 엄하달 부모님과 신경질적인 누나와 함께 산다. 아이자와란 소녀를 좋아하고 츠카란 친구의 농담에 항상 무성의하게 맞장구쳐주는 아이.
다모츠란 수재 친구는 약간 남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곤 하지만, 그 아이와 있는 시간도 나름 중요하다. 여느 아이들과 똑같이 특별한 매일을 살고 있지만, 그 자체를 그렇게 인식하지는 못하는 듯 세상을 약간 비웃기고 하고 냉소적이기도 하다.
마을에서는 갑자기 뒤에서 주로 부녀자들을 공격하는 범죄가 일어나고 그 사건으로 사람이 심하게 다치기도 한다. 다들 그런 뒤숭숭한 소문을 듣기는 하지만, 남의 일로 생각하고 있던 때에 같은 반 친구가 '길위의 악마'라는 별칭의 범죄자라는 것이 밝혀진다.
모든걸 잘라내버리고 싶은 흉폭한 심정이 들기도 하는 복잡한 시기. 사회적 문제인 중학생의 범죄문제를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다. 실제로 생길수 있는 일이라서 더 그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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