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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길, 그 경쾌하지만 울림깊은 이중주
"글과 길, 그 경쾌하지만 울림깊은 이중주" 내용보기
혼자 떠난 여행길에서 아주 드물게, 역시 혼자 걷고 있는 여성을 본다. 그럴 때면 늘 주책맞은 호기심이 일곤 했다. '저 여인은 어떤 사람이길래,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걷고 있는 걸까'하는... 말을 붙여 인사라도 나누고, 시한부일지언정 말벗이라도 된다면 이 팍팍한 길 위에 새뜻한 추억 한 장 같이 깔며 갈 수 있을텐데...하는 턱없는 소망이 일기도 했다. 비단 나뿐만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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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난 여행길에서 아주 드물게, 역시 혼자 걷고 있는 여성을 본다. 그럴 때면 늘 주책맞은 호기심이 일곤 했다. '저 여인은 어떤 사람이길래,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걷고 있는 걸까'하는... 말을 붙여 인사라도 나누고, 시한부일지언정 말벗이라도 된다면 이 팍팍한 길 위에 새뜻한 추억 한 장 같이 깔며 갈 수 있을텐데...하는 턱없는 소망이 일기도 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이 땅의 건강하고 건전한 모든 남성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이는 감정일 것이다.^^ 여행길 위에서는 바람 들어 헐거워진 마음이 절로 열리지 않는가. 그렇게 열린 마음은 스쳐 지나가는 이방인의 내밀한 속내를 알아도 될 것 같은 잔망스런 욕심을 부리게 마련이다. 길 위에 홀로 선 사람... 남자건 여자건 그이만큼 많은 비밀과 사연을 갖고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이 있을까. 그 길 위에서 난 궁금했었다. 알고 싶었다. 소통의 갈증으로 목말라했다. 그런데 이제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길 위의 여성'이 어떤 느낌과 생각들을 밟고 씹으며 걷고 있는지를 '낱낱이 까발린' 발칙한(?) 책을 그만 읽고 말아버린 것이다. '낱낱이 까발렸다' 함은 그 고백의 솔직대담함에 놀랐기에, '발칙하다' 함은 전혀 새로운 형식의 여행책 앞에서 당혹감을 느꼈기에, '읽고 말아버렸다' 함은 읽어서는 안될 일기를 훔쳐본 듯한 두근두근함이 있었기에 다소 장황하게 표현한 말이다. 지금은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는 김남희씨가 우리 땅 구석구석을 온몸으로 부대낀 흔적을 남긴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난 걷기여행'은 우선, 새롭다. 이미 우리 국토를 다룬 수많은 여행책들이 나와 독자를 떠나라고 손짓하고는 있다. 그 중에는 '여행'이라기보다 '관광'을 위한 정보 소개와 나열에 그치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을 본 뒤 왜 우리는 헛헛한 공복감을 느끼는가. 거기엔 '명소'만 한상 가득 차려져 있고 그것을 먹고 소화하는 주체는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수많은 문사들이 깊이 있는 글로 써내 인문교양의 향기 빼어난 여행서들도 있다. 이런 책들에서 우리는 왜 더부룩한 소화불량을 느끼는가. 거기엔 기름진 머리 무거운 주체만 있고 맛있게 교감한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한 달 간의 국토종단을 날적이 형식으로 써나간 1부와, 걷기 좋은 흙길 10곳을 다녀본 소감을 밝힌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좀 많이 다르다. 일기같은 글 행간에 무엇보다도 사람 냄새가 진하게 배어난다. 곤궁의 맨얼굴로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따뜻한 교감이 구석구석 스며 있다. 그 과정에서 저자의 삶이 자극받고, 나아가 그 새로운 깨달음을 담는 자신의 그릇이 커져가는 변화의 모습도 생생히 드러난다. 발의 물집을 터뜨려가며 걷는 국토종단길, 그녀는 자신의 삶의 물집 역시 하나하나 고통스럽게 터뜨려간다. 길 위에서 조금만, 정말이지 조금만 아집의 물집을 터뜨려 마음의 틈을 연다면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이 쏟아져나오고 새 세계가 열리는 것을... 혼자 길떠남을 좋아하는 나는, 땅과 산과 물만 보며 걸었던 나 자신의 폐쇄적 외곬 여행에 절로 뜨끔해졌다. 저자는 내게 '인간에 대한 가장 큰 죄악은 인간에 대한 둔감함'임을 새삼 상기하게 해 준 열린 감성의 소유자였다. 사실 그녀의 글은 저 높은 곳에서 독자를 굽어보며 압도하지 않는다. 문자향 짙은 미문이라고 할 수도 없을 듯하다. 일기나 편지를 쓰듯, 대화를 나누듯 그저 편안하고 재치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온갖 수사의 껍질과 관념의 기름기를 뺀 이 담백한 글은, 그렇기에 바삭바삭 감칠맛으로 씹힌다. 한번 잡으면 단숨에 읽어나가게 할 정도로 속도감 있고 위트 넘치는 글이다. 사실 처음 책표지에 실린 저자의 사진을 보고 갸우뚱했다. ‘전혀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워 보이지 않게 생겼는데?’하고 말이다. 그리고 책을 펴들고 여행기 첫 부분을 읽어봐도 그랬다. 길에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 스님 등 수많은 사람들과 너무도 천연덕스럽게 어우렁더우렁 얽혀드는 모습이 재미있어 절로 미소를 지었고, 그 넉살좋음에 질투 섞인 부러움도 느꼈다. 그런데 중반 이후 한참 읽으니 알 것 같았다. 단순히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움’을 넘어 저자가 대단히 여리고도 섬세한 감성으로 단단히 무장했다는 것을. 그 다듬고 벼린 감성의 촉수가 길 위의 사람과 사물에 닿으면 곧 온몸으로 전율한다. 주목하고 싶은 건, 이런 순간에도 화장 짙은 표현을 동원하거나 싸구려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수식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절절함을 전한다는 것이다. 웃으며 읽다가도 저 눈밝은 예리함에 찔리고, 이 진정어린 뜨거움에 데이기도 한다. 헤밍웨이가 "가장 훌륭한 글은 사랑할 때 나온다"고 했듯이, 그녀의 글에는 우리 땅과, 거기 발 딛고 질척이는 사람들에 대한 사무치는 사랑이 묻어있어, 아름답다. 이 사랑의 대상은 막연한 자연과 사람들로 국한되지 않는다. 예컨대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죽음의 위협 무릅쓰고 기어가는 달팽이, 피하려다 자신이 잘못 밟아 죽인 여치 등 '살아가는 징역의 슬픔으로 가득한' 모든 것들이다. 슬프지 않고는 아름다운 길이 없다고 했던가. 슬프도록 아름다운 장면과 경험들이 길 따라 이어진다. 이같은 '경이'를 직접 포착해낸 사진들이 눈을 촉촉하게 한다. 연민의 필터를 끼운 카메라로 찍은 이 사진들은 소박하고 정겹다. 다만 몇몇 컷들은 인쇄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흠이다. 또 아쉬운 점을 찾자면, 지도 표기가 좀 더 친절했으면 하는 점이다. 실제 걸은 여행길을 별도의 선으로 표시했더라면 눈에 확 들어왔을 것이다. 2부 각 길편 말미에 첨부한 여행정보는 형식치레에 그치지 않는 상세한 안내가 돋보인다. 지역과 길에 대한 개요, 명칭 유래에서 교통, 숙박 안내까지 꽤나 꼼꼼하고 빼곡히 챙겨놓아 실제 여행길을 떠날 때 유익할 것 같다. 이 책은, '여행'이 아닌 '위생처리된 관광'과 그 사전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여행지의 인문지리에 대한 전문적 깊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또한 인문학적 향기 넘치는 '기행 교양 독서'를 고고히 즐기는 분들에게도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길이 곧 집'인 영혼의 자유를 맛봤거나 맛보고 싶어하는 분들, '불안 없이 자유 없다'는 말에 동의하는 분들, 혼자 떠난 길 위에서 이유모를 슬픔에 몸을 떨어본 분들, 그리고 사람 냄새와 온갖 날감정이 풍요롭게 넘치는 여행서를 원했던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 아울러 소박하게 일상의 진부함을 가끔은 헝클어뜨리고 '끈 풀린 연'이 되어봤으면 하는 모든 분들께도 한 권 건네고 싶은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이렇게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쯤이면 걷는 동안 내내 마음을 어지럽히던 수많은 생각의 갈피들도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머릿속이 말갛게 비워진다. 아무런 상념도 없이 무심하고 담백한 눈으로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이 순간을 나는 사랑한다. 이 찰나의 비워짐을 잊지 않는 한, 걷는 행복을 포기하지는 못할 것 같다.
m*******n 2004.08.19. 신고 공감 4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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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길을 나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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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서 망설임 없이 구입한 책.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나처럼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도 용감하게 길을 나서 길 위에 설 수 있을까... 설렘과 기대로 읽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 달에 나온 책인데도 어릴때 낙서용으로 사용하던 갱지같은 종이에 약간은 흐린 듯, 뭔가 부족한 듯 소박한 사진들... 재생 용지라 눈도 안 아프고 책 무게도 가볍고 화려한 사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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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서 망설임 없이 구입한 책.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나처럼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도 용감하게 길을 나서 길 위에 설 수 있을까... 설렘과 기대로 읽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 달에 나온 책인데도 어릴때 낙서용으로 사용하던 갱지같은 종이에 약간은 흐린 듯, 뭔가 부족한 듯 소박한 사진들... 재생 용지라 눈도 안 아프고 책 무게도 가볍고 화려한 사진이 아니라 사진보다는 '글'에 먼저 눈이 가도록 만드는 책이다. 두 발로 걸어 직접 본 우리 산하와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들, 길에서 만난 사람들... 나도 느껴보고 싶다. 조금... 용감해진 것 같기도 하다. 서서히 계획을 세워서 올 가을엔 소박하나마 내 발로 걷는 여행을 떠나리라...!!!

[인상깊은구절]
지난 며칠간 왜 걷는가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내가 왜 이 뜨거운 아스팔트길 위에서 하루 여덟 시간씩 30 킬로미터를 꼬박꼬박 걸으며 북상하고 있는가를. "사람은 걸을 수 있는 만큼 존재한다"고 이브 파칼레가 그의 책 '걷는 행복'에서 말했다. 나는 걷고 싶었다. 내가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어봄으로써 내 존재의 깊이를 확인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길의 끝까지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나 자신을 보기 위해셔였으며,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위해서였는데, 어느 새 나는 나를 보는 다른 이들의 눈을 의식하고 있었으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었다....(중략) 솔직히 말해 그 사이 시골 밥상에도 물려서 스파게티와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이 그리워졌고, 더운 물에 씻고 싶다는 욕망에 늘 시달렸으며, 정신 사나운 시골 살림살이를 보며 정돈되고 안락한 내 방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지금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것도 나에게 돌아갈 일상의 삶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pp.74~75 6월 30일 토요일, 또 비. 왜 걷는 지도 모르는 채, 아무 생각도 없이, 땅만 보며 걸었다. ----------- p.129 7월 1일 일요일, 흐리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걷는 길. 아스팔트 위로 기어나온 여치를 피하려다 밟아 죽였다. 풀섶에 가만히 있지, 그 안에서 그냥 다른 여치들처럼 그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갈 것이지, 기어이 밖으로 나가다가 밟혀 죽은 여치가 꼭 나 같아서 도로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길 위에서 울며 보낸 오후가 저문다. ------------------ p. 130 서른 둘의 찬란한 여름, 그 여름을 통과하며 나는 여기까지 걸어와 가로막힌 벽 사이의 작은 틈을 발견했다. 그 작은 틈으로 호흡하며, 벽 바깥의 세계를 상상하며, 맑은 공기를 받아들인다. 그 틈으로 내 몸을 조심스레 디밀어본다. 아직은 틈이 내 몸에 비해 너무 작다. 몸을 구겨 넣어야 할 것도 같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손이나 팔을 다치기도 하겠지만 더 이상 겁내지 않으리라. 나는 곧 세상 밖으로 나갈 것이며, 그 곳에서 내가 볼 최초의 것이 사람의 얼굴이기를 꿈꾸어본다. ------------------- pp.167~168
YES마니아 : 플래티넘 m*****5 2004.10.29.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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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삶을 돌아보고, 다시 걷고...
"길 위에서 삶을 돌아보고, 다시 걷고..." 내용보기
돌이켜 보면 나에게는 오랫동안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막 스무살에 접어들 던 시절에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땐 알지 못했기에 떠나지 못했고, 두려웠기에 떠나지 못했다. 때문에 내 지난 추억의 회상속에는 길어야 4박 5일의 여행과 2일 전후의 여행의 추억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랬기에 나는 기를 쓰고 그 시간들을 잊지 않으려고 기록을 남겼고, 내가 보고 느끼고자 한 것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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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나에게는 오랫동안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막 스무살에 접어들 던 시절에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땐 알지 못했기에 떠나지 못했고, 두려웠기에 떠나지 못했다. 때문에 내 지난 추억의 회상속에는 길어야 4박 5일의 여행과 2일 전후의 여행의 추억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랬기에 나는 기를 쓰고 그 시간들을 잊지 않으려고 기록을 남겼고, 내가 보고 느끼고자 한 것보다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던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온 여행지를 물어보면 나도 웬만해서는 다녀온 듯 하였다. 여행전문 잡지의 간편 소개에서도 내가 다녀온 곳이 많았지만 그것은 누구나 다녀온 곳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느 누군가가 이곳 저곳을 물어보았을 때, 내가 사는 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만 다녀왔음을 알았다. 물론 기차며 고속버스를 타고 그 먼 곳도 가보긴 하였으나... 이 책을 처음 발견하게 된 것은 아마도 인터넷 서점의 국내도서 메인화면을 통해서 이다. 나 역시 사람인지라 그러한 메인 추천에 혹하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뒤, 오프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중 잠시 보게 되었다. 내가 가지 못한 곳에 대한 막연한 동경, 그리고 막상 시간이 있어도 용기가 없어 떠나지 못하는 자들의 대리만족 같은 것이 느껴져서 내가 볼 때나, 혹 남이 이런 여행기를 볼 때면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여행기인정, 나의 여행기는 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이 책을 구입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그냥 가볍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앞으로 살아갈 날에 있어 어쩌면 혼자서 가는 먼길을 한 번 즈음 생각해 보았기 때문이다. 여행을 한다는 것과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다르지만 그 태도는 비슷하게 이해되어지기에 혹 하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그래도 읽기를 잘했다고 했던 것은 이 책의 필체가 좋아서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떠난 그녀를 만나고 있다는 것과 혼자서 하루에 많게는 40키로를 때로는 빗속을 거닐며 떠나고, 몇 번의 재를 넘어 가는 그녀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간히 글 속에서 서른을 살짝 넘긴 그녀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다지 나의 인생과 무관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길 위에서 만난 정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게도 감격스러우리 만큼 희망이었다. 김남희씨는 매년 한 달씩 여름 휴가를 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어 느날 우리땅을 밟아보고자 하는 야무진 다짐을 하게 되었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왜 여행을 하려는 걸까'.'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급기야 '꼭 가야만 하는 것일까' 라고 바뀌던 무렵 결국 포기하고 돌아올지언정 그 때 결정해도, 그 때 후회해도 늦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땅끝 마을에서 부터 걷기 시작하였다. 간간히 그녀가 걷는 길은 내가 몇 해전 친구와 차로 함께 여행을 한 기억이 났고, 해마다 자전거 순례를 떠나는 예비복지사들과 영원한 나의 스승님 생각이 났다. 언젠가 주릿재를 넘던 날, 너무도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 고개를 넘고 다시 돌아오니 웬만한 어려움은 그냥 넘길 수 있더라는 것이었다. 고개를 넘고, 비를 뚫고, 낯선 곳에서 만날 사람들에 대한 기대감, 시나리오 없이 즉석에서 대본을 만든다 던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그렇게 29일 동안 그녀 나름의 원칙을 정하고 걸어오던 동안 포기하고 싶었던 날도 많고, 그녀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도시 문명에 익숙한 그녀였지만 한 달간의 혼자 떠난 여행은 돌아온 날 그녀를 이전의 그녀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 요즈음은 블로그를 통해서 정말 글을 잘 쓰고 감정에 충실하고, 여행기를 잘 쓰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런 것처럼, 그녀의 글 역시 오마이뉴스라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전해진 것이고, 그 자신이 말한 것처럼 때로는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어 지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으나, 그 시선을 너머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여행을 하게 되겠지..라고 마음속으로 되 뇌인지 오래지만 나는 아직도, 그리고 언제 그렇게 떠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그녀의 용기는 그저 떠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마치 요사이 내가 삶의 가장 중심에 와 있다는 생각과 이전과는 다른 길을 가야한다는 그 막막함과 어려움 속에서 만난 책이었기에 그냥 위안이 되었다. 그녀의 용기가 내 용기로 이어지지는 않을지언정 모르지만 소박하고 솔직한-내가 책으로 만난 김남희씨는-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그녀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퇴근 후에 일찍 돌아와서 담박에 다 읽은 책이었다. 읽고 싶은 책이 많이 있었지만 그 리스트를 제치고 이 책을 보게 된 것이다. 그냥 반가웠다.

[인상깊은구절]
모범 답안이 정해진 나라에서 사는 일의 피곤함, 나이가 들어갈수록 요구되는 삶의 길도 한결같아, 내 의지대로 살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과 충돌해야 했고, 가까운 이들을 아프게 했다. 나는 늘 버둥거렸으며, 그래서 이 땅은 내게 늘 벗어나고픈 곳이었고, 내려놓고 싶은 짐이었다.
d***e 2005.03.0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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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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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라는 30 부근 나이의 여자가 혼자서 국토 종단 걷기 여행을 하면서 적은 기록이다. 걸으며 느낀 느낌들, 사람들과의 교류들, 걷는 시간 내내 머릿속을 채웠던 생각들, 여행하며 겪었던 힘든 점들을 과장이나 포장 없이 편하게 썼다. 역시나 인상 깊은 건 시골 사람들의 푸근하고 부끄럼 모르는 인심, 그리고 나무나, 메뚜기, 비 같은 사소한 것들에 생명을 부여하고 의미를 찾아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내용보기
김남희라는 30 부근 나이의 여자가 혼자서 국토 종단 걷기 여행을 하면서 적은 기록이다. 걸으며 느낀 느낌들, 사람들과의 교류들, 걷는 시간 내내 머릿속을 채웠던 생각들, 여행하며 겪었던 힘든 점들을 과장이나 포장 없이 편하게 썼다. 역시나 인상 깊은 건 시골 사람들의 푸근하고 부끄럼 모르는 인심, 그리고 나무나, 메뚜기, 비 같은 사소한 것들에 생명을 부여하고 의미를 찾아내는 감수성, 그리고 여행자로서의 뻔뻔함이다. 예를 들면, 길가의 구멍가게에 들어가 라면을 끓여 달래서 먹고 내친 김에 그 집 대청마루에서 낮잠까지 늘어지게 자고 나서는 식이다. 혼자서 28일의 시간 동안 내내 걸었지만, 그녀는 외롭지 않더라. 전화로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하기도 하고, 선배나 후배가 주말을 이용하여 같이 걷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고, 친구의 친구나 가족에게 신세를 지고, 생판 낯선 사람을 만나서도 친구가 될 수 있더라. 내내 혼자인 건 아니었다. 그러나 길 위에서 그녀는 늘 혼자였다. 자신의 두 발로 길과, 마을과, 외진 곳, 나무 사이를 걷는 것 자체를 즐겼다. 발바닥으로 땅을 어루만지듯. 세련되지 못한 표현력이 부끄럽지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b***a 2005.04.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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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나도 가고싶어지는...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나도 가고싶어지는..." 내용보기
나처럼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있을까... 그런데 이 글을 읽는동안엔 마음이 동한다. 가고싶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흙을 만나고 싶어지는 것이다. 소박하고 잔잔한 감동이 읽는내내 함께했다. 바쁜 일정가운데 저녁에 잠깐 읽을 책으로 구입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일단 그녀의 용기에 그냥 이대로 책을 덮으면 안될것같은... 그런 미안함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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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있을까... 그런데 이 글을 읽는동안엔 마음이 동한다. 가고싶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흙을 만나고 싶어지는 것이다. 소박하고 잔잔한 감동이 읽는내내 함께했다. 바쁜 일정가운데 저녁에 잠깐 읽을 책으로 구입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일단 그녀의 용기에 그냥 이대로 책을 덮으면 안될것같은... 그런 미안함과 또 여행을 함께 다니는 듯한 고마움으로... 사진화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거기가 어디라고 나라도 내려가 짐을 당장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그다지 감동에 누를 끼칠정도는 아니다. 우리나라 흙냄새를 맡을 수 있어 좋았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고... 그녀의 용기에 설레임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어 좋았다. 이 가을 이 책으로 국토종단을 한번 해 보는 것은 어떨까...
b****6 2004.10.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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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씨의 국토종단기랑의 차이점은?
"한비야씨의 국토종단기랑의 차이점은?" 내용보기
한비야씨가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한달동안 걸으면서, 혼자사시는 할머니댁에 머물고, 도중에 응원와주는 친구들과 수다와 먹거리로 스트레스를 풀고. 좀 뭔가 다른가 하고 구입해봤는데, 음...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것 같다. 먼저 한비야씨의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어서인가? 독창성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고, 좀 식상한 감이 없지 않다. 한비야씨도 그렇고, 김남희씨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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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씨가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한달동안 걸으면서, 혼자사시는 할머니댁에 머물고, 도중에 응원와주는 친구들과 수다와 먹거리로 스트레스를 풀고. 좀 뭔가 다른가 하고 구입해봤는데, 음...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것 같다. 먼저 한비야씨의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어서인가? 독창성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고, 좀 식상한 감이 없지 않다. 한비야씨도 그렇고, 김남희씨도 그렇고, 저렇게 걸어서 국토종단하고 그러면 꼭 무좀이 걸리던데.. 한달간 본인의 일을 쉬면서, 무좀까지 걸려가며 혼자 걸어서 여행을 한다는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그만큼 멋지고 얻는 것이 많으니까 다들 그렇게 걷는가 싶기도 하다. 2권에서는 좀 색다르고, 독창적인 내용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1권은 한비야씨 책과 너무 흡사하다.
c********k 2006.09.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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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에 감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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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책입니다. 지난 여름. 늦게 떠난 휴가. 구례구에서 내려 성삼재에 닿았을때 호우경보가 내려 더이상가지못했는데 그 아쉬움이란,.... 다행이 혼자여서 털털털 아스팔트길을 걸어내려왔는데 이남희님이 밟았던 그길은 아니지만 혼자 여행하는 고독의 즐거움(?)을 느낄수있는 책이네요 그때 "압록"이라는 지명이 그저 스쳐지나는 인연이었는데 이책에서 다시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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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책입니다. 지난 여름. 늦게 떠난 휴가. 구례구에서 내려 성삼재에 닿았을때 호우경보가 내려 더이상가지못했는데 그 아쉬움이란,.... 다행이 혼자여서 털털털 아스팔트길을 걸어내려왔는데 이남희님이 밟았던 그길은 아니지만 혼자 여행하는 고독의 즐거움(?)을 느낄수있는 책이네요 그때 "압록"이라는 지명이 그저 스쳐지나는 인연이었는데 이책에서 다시 볼수있다니, 아니 그절경을 다시 떠올릴수 있다니, 강과 산과 푸르른 숲의 빛깔이 어루러지는 그 잔영이 아직도. 아 그때 이책을 읽고 갔더라면 오마이 뉘우스 기자님 집에서 일박 했을텐에.... 아뭏튼 남희님이 걸었던 그길은 머지않아 제가 갈겁니다. 원래 농촌태생이라서 더 적응도 잘할 것이고, 또 꼭 집이 아니어도 하늘을 덥고도 별을 벗삼아도 하루쯤은 쉬이 지낼수 있는 청춘 아직 40대는 아니기에 정말 누구나 마음만 있지 실행을 못하는 그 어려운 여정을 마친 남희님으 글에 새로운 힘이 우러남니다. 제2탄을 기대 합니다. 화이팅 !!

[인상깊은구절]
맨발족의 느낌 말로하는 웰빙이아니고 원초적인 웰빙이기 때문에 올가을 북한산 아니 모든 고향산천 산이란 산에서 맨발로 걸어보면 오장육부 정신까지 건강해지는 행운을 느끼실 겁니다.
n****i 2004.09.0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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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지리산 종주를 하고, 걷기 여행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국토종주다... 해남에서 통일전망대까지... 한번쯤은 우리나라 국토종주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더 많이 갈망하게 됐다.   하지만, 언제나 여자라서, 아줌마라서, 혼자라서.... 이런 생각들 때문에 겁이 난다... 또한 망설여진다... 이번 가을에는 꼭 도전해 볼 생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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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지리산 종주를 하고, 걷기 여행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국토종주다... 해남에서 통일전망대까지...

한번쯤은 우리나라 국토종주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더 많이 갈망하게 됐다.

 

하지만, 언제나 여자라서, 아줌마라서, 혼자라서.... 이런 생각들 때문에 겁이 난다...

또한 망설여진다...

이번 가을에는 꼭 도전해 볼 생각이지만, 언제나 겁은 난다...

 

해 지기 전에 잠자리 구하기

꼭 할머니 혼자 사시는 분 집에서 잠자기

휴대폰 지참하기

 

이런건 여자 혼자 여행하기에 필수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소개되었던 장소는 메모해 두었다.

꼭 한번은 가보리라고 다짐하면서...

d******4 2011.06.08. 신고 공감 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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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으면 길이 없으면길을 만들며 간다여기서부터 희망이다-고은 <길>도보여행가 김남희의 걷기여행 시리즈 첫 책이다.나의 경우는 다른 책들을 먼저 읽었고, 최근에 나온 <일본의 걷고 싶은 길>까지도 먼저 읽고 나서야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해외여행에 기웃거리다가 요즘 들어서야 우리 땅을 밟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면서도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고, 두렵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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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으면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고은 <길>

도보여행가 김남희의 걷기여행 시리즈 첫 책이다.
나의 경우는 다른 책들을 먼저 읽었고, 최근에 나온 <일본의 걷고 싶은 길>까지도 먼저 읽고 나서야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해외여행에 기웃거리다가 요즘 들어서야 우리 땅을 밟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면서도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고, 두렵기도 해서, 
국내여행 관련 서적을 찾아 읽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에게 국토종단여행은 무언가를 해냈다는 뿌듯한 느낌보다는 고행길이라는 생각이 앞서나보다.
한비야의 책을 읽을 때에도 그랬고, 이 책을 읽을 때에도 그랬고, 
내가 직접 짐을 꾸려 국토종단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도시에 사는 소심하고 까탈스러운 여자의 걷기여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니 말이다.

요즘들어 특히 걷기 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고 있고,
혼자 혹은 둘 셋씩 걷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살아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여행, 되도록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여행, 온전히 내 몸을 사용해서 걸어볼 수 있는 여행, 걷기여행의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가을 흙내음의 즐거움’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숨어있는 우리 흙길 열 곳을 찾아서 떠난 여행!
우리 땅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풍경에 나 자신을 던져놓고 온몸으로 그 곳을 보고 오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래도 국토종단은 내게 무리지만, 흙길 여행 정도는 가능할 듯도 하다.



s*****a 2010.08.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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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느 낯선길을 걷고있을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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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매 징한것, 여그서 거그가 어디라고 걸어 간댜?"   정말 징하다.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820킬로미터.  김남희의 29일간의 국토종주기!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가, 혼자 떠난다.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 첩첩시골을 가다가 늙은 홀아버지와 장가들지않은 아들 둘이 사는 집에서 공짜숙박을 할때는 얕은 잠에서 몇번이나 깨어나고 문고리를 잡고 잠못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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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매 징한것, 여그서 거그가 어디라고 걸어 간댜?"

 

정말 징하다.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820킬로미터.  김남희의 29일간의 국토종주기!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가, 혼자 떠난다.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

첩첩시골을 가다가 늙은 홀아버지와 장가들지않은 아들 둘이 사는 집에서 공짜숙박을 할때는

얕은 잠에서 몇번이나 깨어나고 문고리를 잡고 잠못들기도 하는데, 

이런 장면에서는 상상하면  슬며서 웃음이 난다.

남들은 신경안쓰고 쿨쿨 자는데 왠지모를 불안감에 혼자서 야단법석이다.

 

 

 

  

나도 혼자 여행을 할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바로 숙박인데. 

어느집에서는 문고리가 심하게 부실해 보여서

텔레비젼장식장을 끙끙 밀어다 옮기고 텔레비젼까지 올려 문을 막고 잔 적이있다.

그러고보면 나도 꾀는 조조요  힘은 임꺽정이란 말인가! (자화자찬)

물론 깊은잠을 자지 못하는건 매한가지지만, 이러면 살짝 위로가 되기도한다.

그런데 이런 소심함은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로구나!

김남희같은 사람도....., 동질감을 느끼며 더 큰 용기를 얻는다.

 

그녀의소심하고 겁많고 살짝 까탈스러움이 오히려 정스럽다.

그러면서도 늘 떠나 있는 도보 여행가 김남희! 

왠지 그녀의 수식어는 행복한 투정처럼 느껴진다.

 

29일간 도보를 하면서

농촌에 일손이 딸리면 대신 농약도 쳐주고 고추도 따주고

밥을 공짜로 얻어먹었을때는 소박하게나마 꼭 답례도 한다.

나는 그녀에게서그런 매너와 몸소 체험에서 얻는 여행의 진가를 배운다.

 

길에 핀꽃, 나무열매, 동물들, 아이들, 산과 들을 사진으로 담아가면서 

두 발을 딛고 간 땅은, 오롯이 모두 그녀의  땅! 그녀의 몫! 그녀의 것!이다.

명승지를 지날 때는 그 곳의 교통편도 자세히 기록해 주고 있다.

 

스스로를 소심하고 겁이많다고 하지만 어째 내 귀에는 반어적으로 들린다.

가장 씩씩하고 용기있고 쾌활하고! 멋진 여자 김남희!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걸어, 유럽의 구석구석을 걷고, 중국 라오스, 미얀마를 딛고, 네팔 트레킹을 마치고

지금도 어딘가를 걷고 있을 그녀의 여행길에 즐거움과 건강을 내리소서!!!

 

 

j*******2 2009.09.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