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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고 책을 읽어왔던 기간이 오래 되었음에도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잠을 잊어가며 책속에 빠져드는 습관은 여전하다. 요즘 나의 코드가 <신라>인가 신라를 배경으로 하는 책들이 자주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이도흠의《이사부》가 그러했고, 김정산의 소설《위화》가 그러했으며 김정현 작가의《황금보검》과 김재희 작가의《황금보검》이 모두 신라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이다. 나이가 들면서 무언가를 자주 잊어버리게 되지만 그것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것이 바로 책이자 독서다. 삶에서 내가 거의 유일하게 기쁨을 누릴수 있는 오락과 같은 것이라 더 오래도록 기억에 담고 있는 것인지도. 읽어야 할 책이 많아질수록 행복함을 느끼는 나의 습관도 병이라 말해야 할런지도. 일주일넘게 끌어오던 비가 물러가고 오늘은 하늘이 어여쁘게 맑은 얼굴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우중충하게 느껴졌던 내 기분도 함께 맑아지는 것 같아^^
이야기를 제대로 이어가자면 소지 태후이 소생부터 소개해야겠지? 소지 태후에겐 네 명의 자식이 있는데 첫 남편인 상대등 비춘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미영 공주와 선왕인 태륭 대제를 모시며 그와의 사이에서 현 태흥제 장천과 장현이 태어났으며 선왕이 돌아가신 후 다시 전 남편 상대등 비춘에게 돌아가 미진부를 낳았다. 태흥제는 원화 단희에게 관심이 있으며 소지 태후는 천관녀 취선을 둘째 아들인 장현의 아내로 주려하지만 막내 아들인 미진부가 형수가 될 취선을 원한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조선과 신라는 엄연히 다른 나라이고 자유 연애를 인정하는 나라이기에 여인의 순결을 중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아니 오히려 신국에서 색사(色事)는 죄가 아니라 신성한 의무였다. (p.114) 소지 태후의 소생인 미진부는 황실의 일원이었고 그에게 색공을 바치는 일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지만 그것은 스스로 원했을때를 말함이지 강제로 겁탈당하듯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나라 신라, 하지만 지나친 아름다움은 오히려 자신이나 타인에게 있어서 독이 되기도 한다. 단희와 함께 원화 경합에 나섰던 취선, 1편을 읽으며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그녀가 왜 그리 독기를 품고 살아가는지 궁금했는데 2편에서 그 궁금증을 풀수 있었다. 가야를 뿌리로 둔 취선의 부친은 가야가 신라에 병합되면서 자신의 지위가 낮아지고 볼품없어진 것을 딸들을 통해 되찾고자 야욕을 부린 비정한 아버지였다. 딸들을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켜 줄만한 사람에게 보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하는 아버지라, 취선 또한 원화 경합에 나서기 직전 아버지에 의해 노인의 첩으로 팔릴 위기에 처했으나 경합에 나섬으로서 위기를 모면했다 한다. 혹여 취선이 원화가 된다면 더 비싼 가격에 팔아먹을수 있것으로 여겨 미뤄둔 것이겠지만. 나라를 기울어지게 할 만큼의 미인이란 뜻의 '경국지색'(傾城之色)의 미녀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여인이 취선이다. 그런데 태흥제는 왜 아름다운 취선이 아닌 단희를 원하는 것일까?
천관녀 취선과 천언부의 중심 수장인 윤이 어떤 사연을 통해 인연을 맺었는지? 품에 들어오지 않는 여인을 탐하기 위해 나라를 팔아먹을 위인이 소지 태후의 막내 아들 미진부라는 찌질이 사내다. 그는 천관녀 취선을 취하기 위해 당나라 사신단의 장인 '사마탄'에게 나라를 위기에 빠트릴수도 있는 정보를 넘겨주는 짓을 저지른다. 갖은 선물을 보내 취선을 유혹하지만 넘어오지 않자 흉계를 써서 강제로 그녀를 취하려 하는데 미진부의 흉계는 성공할수 있을까? 그것은 저자가 사필귀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느냐 아니면 연약한 여인을 음흉한 늑대의 입에 그대로 넣어주느냐에 딸려 있겠지. 천관녀 취선과 천언부 수장 윤의 스토리는 '외전'편에 자세히 나와 있다. 역사 소설을 가장 좋아하고 로맨스 소설과 추리·스릴러 소설을 두번째로 좋아한다. 고로 역사와 로맨스가 합쳐진 소설이라면 앞 뒤 안가리고 보고야 말지. 정은궐 작가의《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읽으면서 나의 로맨스 사랑을 시작되었다. 그래서 후회하느냐고? 아니 앞으로 더 열심히 읽어갈 것이란 말을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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