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2권 마지막장을 덮었다. 1권을 다 읽고 답답하던 가슴이 어느덧 눈녹듯 스러진다. 그랬구나...결국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 주위에 소외되어있던 사람들에 대한 추악한 편견이었구나... 사실 현지원식의 이야기 풀이가 다소 정형적인 플롯에 어긋나있고 지루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종반에 다다르면서 어느덧 자폐아인 소담이의 이야기로 무게중심이 옮겨가 1권에서 보여준 포석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게 했다. 작가의 후기에서 보여지듯 이 소설의 각 캐릭터는 나름 의미하는 바가 컸다. 작가가 자폐아인 소담이를 핵심으로 끌어들이게된 이유 역시 자폐아를 키우는 지인에서 기인된 만큼 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녹어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말도 안되는 극닥의 캐릭터가 등장한 것이고...어찌 보면 이런 극단의 상황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반복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데 생각에 미치니 섣불리 분노하고 답답해했던 내가 부끄럽기까지 하다. 다정과 경민의 갑작스러운 화해무드가 결국 경민의 아이에 대한 사랑의 자각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구태의연하긴 하나 겉이 멀쩡하지만 속에 곯은 현대사회의 장애인과 겉으로는 모자라 보일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넓고 순수한 다정과 소담이, 그리고 그의 주변인물들과의 대비를 위해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준거라면 이해가 된다. 극악으로 치닫는 경민의 어머니인 송여사라는 캐릭터가 대부분 편견으로 곯아터진 일반인들이라는데 절망이 앞서긴 하지만...개인적으로 이는 소설적인 흥미를 배가시키기 위한 장치라고 위안을 삼고 싶다. 이 책에서 보여지는 또 다른 묘미는 재벌가와 연예인으로 엮어진 황색 스캔들의 실상과 양산에 대한 부분이다. 매력적인 재벌 사장인 경민의 주위에는 늘 연예인이나 방송관계자등 미인이 들끓었고 그들은 최상의 스폰서인 경민을 잡기위해 안달한다. 물론 로맨스 주인공인이 경민은 자각하지 못함에도 다정을 위해 그들의 질척거림에 응수하진 않지만 이를 빌피로 스캔들은 조금씩 불거져 나온다. 그들 주위에 빠질 수 없는 스포츠 연에지 기자들의 암투 또한 현실성을 떠나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든다. 10여년 전, 나도 자폐아를 키우는 어머니를 만난적이 있다. 인터뷰를 하기위해 지방의 한적한 교외에 자리한 아파트를 방문했는데 들어서자 마자 나는 숲속에 온듯한 착각에 빠졌다. 아이를 위해 전문직을 포기한 아이의 어머니는 자연과 벗삼아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자폐아 가족들 커뮤니티의 성공담을 따라 아이를 위해 집안을 아이들과 함께 만든 천연 소개 놀이공간으로 만들었다. 7살짜리 정상인 형과 5살짜리 자폐인 남동생은 그렇게 내 눈에 들어왔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꼬챙이처럼 마른 아이들의 어머니는 처음 자폐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으러 다니면서 세상의 높은 벽에 절망하고 동반 자살도 시도하려 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좀 부끄러움을 타는 정도로 보이던 아이가 서너설때만해도 전혀 외부와 소통하지 않았다고 하니...부모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국내 유명한 의료진을 다 뒤져 치료를 받고 해외 자료를 탐독하면서 몸을 버린 아이들의 엄마는 내가 살아야 내 아이도 산다며 기체조를 하고 천연식을 아이들과 함께 하며 세상에 대한 삶에 대한 전의를 불태웠고 그 결과가 지금의 호전된 상태로 나왔다고 했다. 인터뷰하는 기자 입장이었던 나도 눈물이 맺힐 정도였던 그 사연이 이 책을 통해 어제 일처럼 되살아 난다. 현지원작가는 정말 그들의 마음에 많이 다가가 책을 집필한 것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여성지 기자인 주환과 세현의 로맨스가 또 다른 속편으로 파생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가능할까? 늘 처연한 여주인공만 그려낸 현지원 작가에게 유쾌 발랄 쾌활 엽기인 주환은 맞지 않을까?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