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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도전! 당찬 성교육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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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집에 들어서자 아내가 상기된 얼굴로 하며 호들갑이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이니 늦은 밤이라 해야겠다. 잠깐 기다리라며 아이들이 자는 방으로 내닫더니 금세 돌아와서는 "글쎄, 우리 예슬이가 이런 책을 보잖아요!"약간 어리둥절했지만, 아내의 호들갑에는 언제나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터라 깊은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아들 녀석이 아니고 딸이라고? 우리 딸이
"당돌한 도전! 당찬 성교육 지침서!" 내용보기

 

어젯밤 집에 들어서자 아내가 상기된 얼굴로 하며 호들갑이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이니 늦은 밤이라 해야겠다. 잠깐 기다리라며 아이들이 자는 방으로 내닫더니 금세 돌아와서는
"글쎄, 우리 예슬이가 이런 책을 보잖아요!"
약간 어리둥절했지만, 아내의 호들갑에는 언제나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터라 깊은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아들 녀석이 아니고 딸이라고? 우리 딸이 사고를...?'
늘 '사고'를 달고 사는 아들놈의 일이라면야 그저 그러려니 할 텐데, '요조숙녀의 사고'를 직감하게 되자 아찔해질 수밖에. 그렇게 어지간히 비장한 각오로 아내의 손에 들린 '문제의 책'을 빼앗다시피 하여 들여다보게 된다.

 

제목 하여, <내껀 왜 이런거야?>이다.

'음~, 이건... 뭔가... 심상찮다.'
헌데 표지 그림은 더 가관이다. 부엉이 꽁지만큼이나 길고 노란 털을 닭볏이라도 되는 양 머리 꼭대기에 붙인 사내 녀석이 제 바지 속을 들여다보며 야릇한 표정으로 놀라는 것 아닌가!
'어라, 얘는? 꽤 유명한 만화 주인공인데? 도대체 뭘까?'

 

씻는 것도, 먹는 것도 제쳐놓고 책에 몰입하는 내게 아내는 얼굴을 들이밀며 한마디 한다.
"너무 적나라하지 않아요?"
난 그저 야릇한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내껀 왜 이런거야?>라는 우스꽝스런 제목과 제목만큼이나 엉뚱하게 생긴 주인공(띠떼프)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만화형식의 사랑과 성에 대한 가이드 북'을 표방하는 책은, "9~13세를 대상으로 한 프랑스 성교육 부문 Bestseller."란다. "너무 심한 네 쪽은 과감히(?) 삭제하였다."라는 책의 소제목은 '어리바리 띠떼프의 사랑과 성 가이드 북'이다.
이거야 원, 18금 성인영화도 아니고... . 어린이 도서에도 '무삭제 완역판'이라는 홍보문구가 붙어야 할 정도로 우리는 성에 관하여 닫아둔 걸까? 알고 보니 잃어버린 네 쪽에는 '모든 성행위(sex) 체형(또는 체위)'이 담겨 있었단다.

 

하여간, <내껀 왜 이런거야?>의 성교육 지침은 체계적이고 탁월하다.

우선, "사랑이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마음으로 느끼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와 성장통을 이해시킨다.
다음 단계는 행위로써의 사랑 즉, 성적인 관계를 풀어간다.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써의 사랑 나누기는 성기와 음부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육체적 사랑(성관계), 그리고 사랑의 기쁨(오르가슴)을 정의한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지는데, 두 가지 측면에서 추천할 만하다. '입양아들도 우리와 똑같이 소중한 생명'이라는 가르침은 입양아들에 대한 편견이 없는 외국의 교육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에이즈나 성병에 대한 설명은 콘돔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와 매끄럽게 조화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 위에, 강제나 강요에 의한 성행위의 위험성과 부당성은 강한 어조로 비판하면서도 차근차근 조리 있게 설명되고, 아동 성매매의 현실과 근친상간의 나쁜 점, 성폭력(성희롱을 포함한)에 대항하는 방법과 성 고민 상담기관 안내까지 한 마디로 풀-옵션 성교육 지침이 '지령'되지만 어느 것 하나 딱딱하지 않고, 이해하기 쉽다는 점이 경이롭다. 

무엇보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 '나의 아름다운 성'을 만들고 지켜가도록 정확하게 이끌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돌이켜 보면, 중학 시절, 그 어린 나이에 '방중술'과 '소녀경', '황제경' 등을 섭렵하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친구놈들을 시범조교 삼아 교탁 위에 올려놓고 비공식 성교육을 전담했던 내가 아니던가.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굳이 숨길 필요도 없는 추억이 머릿속을 스치면서, '이 책 정말 대단하다.'라는 판단이 이미 서 있었던 것이다.
"놀랄 필요 없어요. 성교육 교재가 이 정도는 되어야지. 아주 훌륭하구먼!"
오랜 침묵을 깨고 뱉은 대답에 휘둥그레진 아내의 눈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모내 주었다.

 

"여보, 이번 기회에 당신이 예슬이 성교육 선생님이 돼 줘야겠어. 내 경험상 이만큼 좋은 교재는 구하기 힘들걸?"
"적나라한 것이 아니라, 숨김없고 정확한 거야. 우리 예슬이는 이 모든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모든 어린이들은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똑똑하거든! 당신이 수고 좀 해줘요."
"숨길 것 없이 아는 대로 설명하기만 하면 되거든? 대신 주인이가 열 살 되는 해에는 내가 책임지고 선생님 역할을 할 게."
"우리 어렸을 땐 왜 이런 책이 없었을까? 하하하... ."

 

아이들의 성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천박한 것이 아니다. 어른들이 자신들의 범주에 아이들을 가두어 버린 채 쉬쉬하는 습성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은 음지에서의 상상을 자극받는 건 아닐까? 비록 당돌한 도전으로 비칠지 모르겠으나, 외국의 사례로 당찬 성교육을 감행한 출판사의 용기에 지지와 찬사를 보낸다.
우리 아이들의 아름다운 성교육을 위하여, 아자!

z****n 2008.02.05.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