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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트로이카]시대의 선택에서 밀려난 혁명주의자의
"[경성트로이카]시대의 선택에서 밀려난 혁명주의자의 " 내용보기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자들의 꿈과 투쟁, 그리고 버림받음을 눈물로 읽었다. 남한의 민족주의자들의 변절과 친일파의 득세, 북한의 남한사회주의자들에 대한 정치적 매장은 맨 마지막에 나오지만, 그 마지막 장이 더 가슴을 아프게 한다. 노동운동, 사회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한계와 어려움을 어찌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자들에게 빗댈 수 있을까마는, 그
"[경성트로이카]시대의 선택에서 밀려난 혁명주의자의 " 내용보기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자들의 꿈과 투쟁, 그리고 버림받음을 눈물로 읽었다. 남한의 민족주의자들의 변절과 친일파의 득세, 북한의 남한사회주의자들에 대한 정치적 매장은 맨 마지막에 나오지만, 그 마지막 장이 더 가슴을 아프게 한다. 노동운동, 사회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한계와 어려움을 어찌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자들에게 빗댈 수 있을까마는, 그 마음만은 십분 이해되고도 남는다. 이제 들어서야 몽양 여운형 선생을 서훈하는(등급이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이 아직도 이념의 틈바구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이 땅의 기득권자들이 여전히 친일과 변절자들로 넘쳐나고 있다는 것, 과거청산이 여전히 정치적이라는 것, 사회운동의 방향이 갈팡질팡한다는 것 등등이 이들 사회주의자들에게 부끄럽기만 하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이 프랑스 68혁명을 다룬 정치적 영화라고 하면서, 이 감독의 또다른 작품인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와 비교하는 영화평을 들은 적이 있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아직도 우리 세대에 68혁명의 낭만적이지만 그들의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변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하는 비평가의 말에 적극적인 공감을 했었다. <몽상가들>을 보지 않았으니 영화에 대한 공감이라기 보다는 현대에 대한, 현재를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의 태도에 대한 그 평이 공감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   일제 강점기 하의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길,, 적극적인 친일파 김활란 같은 인간도 우리 나라 여성교육에 공이 높다는 이유로 서훈하면서, 반제독립투쟁에 목숨을 걸었던 이들에 대한 평가를 올바르게 내리지 못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반쪽의 역사를 말하는 것일게다. 이땅의 사회주의들을 위해, 사회주의로 살아갔던 이들을 위해, 반제독립운동가들을 위해,, 오늘 하루만이라도 숙연해져야겠다.
n***g 2005.04.04. 신고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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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내용보기
우리의 역사중 가까운 근대의 일이지만 모두들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기간이 있다. 교과서에도 일본의 문화통치 기간이 끝나고 폭압이 시작되었다는 식의 짧은 언급과 광주학생운동과 신간회 등은 언급이 되면서도 일제의 폭정 한가운데서 조선의 백성들을 위해 싸웠다 이들은 잊혀지고 있었다. 이재유, 김삼룡, 이현상 1930년대 어려운 조선의 한복판 경성에서 일제에 당당히 맞서 싸운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내용보기
우리의 역사중 가까운 근대의 일이지만 모두들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기간이 있다. 교과서에도 일본의 문화통치 기간이 끝나고 폭압이 시작되었다는 식의 짧은 언급과 광주학생운동과 신간회 등은 언급이 되면서도 일제의 폭정 한가운데서 조선의 백성들을 위해 싸웠다 이들은 잊혀지고 있었다. 이재유, 김삼룡, 이현상 1930년대 어려운 조선의 한복판 경성에서 일제에 당당히 맞서 싸운 경성 트로이카의 존재를 역사에 관심이 있는 나였지만 알지 못했다. 김삼룡과 이현상에 대해서는 남로당이나 남부군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름을 알고 있었지만 이재유와 박진홍 그리고 이관술과 많은 그들의 동지들에 대해선 미처 알지 못했었다. 진정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조국의 진정한 독립과 백성들을 위해 싸웠지만 격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념으로 분단된 남과 북 양쪽에서 버림받고 잊혀져야만 했던 그들이 안재성의 글을 통해서나마 다시 역사의 빛을 받을 수 있게 된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역사란 인류가 살아 온 발자취를 살피고 돌아 봄으로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반추하게 하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승자의 말만을 의미없이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잊지 않고 간직해야 할 역사를 알게 한 책이었다.
a*******e 2006.12.12.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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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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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진 모르겠다. 일본 제국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란 믿음이 있었지만, 그 이후 도래한 세상 역시 나은 것은 없었다. 이미 권력의 속성에 눈을 뜬 자들은 혼란 중에서도 앞자리에 서기 유리했고, 미군정 역시 부리기 편한 이들을 굳이 내치려 들지 않았다. 북한 보다 남한 측의 권력이, 그 정당성이 덜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많은 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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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진 모르겠다. 일본 제국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란 믿음이 있었지만, 그 이후 도래한 세상 역시 나은 것은 없었다. 이미 권력의 속성에 눈을 뜬 자들은 혼란 중에서도 앞자리에 서기 유리했고, 미군정 역시 부리기 편한 이들을 굳이 내치려 들지 않았다. 북한 보다 남한 측의 권력이, 그 정당성이 덜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많은 이들이 부인하고파 하는 엄연한 사실이다. 문제는 그것이 옳지 않다면 시정을 해야 하건만,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부재했다는 점이 아닐지 싶다. 오히려 세상은 자신이 품지 못한 반을 철저히 외면하기로 마음 먹은 듯했다. 국토가 반으로 갈린 상황이 이와 같은 움직임에 부채질을 가했다. 어떠한 노선을 택했느냐에 따라 평이 엇갈리는, 좀더 큰 줄기라 할 수 있는 독립운동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경성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면 기분이 묘하다. 이제는 쓰이지 않는 용어이지만, 서울의 옛 명칭이 주는 느낌은 어딘가 모르게 이국적이다. 지금의 시선에서 본다면 낙후된 공간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한때 이 땅에서 가장 번성한 모습을 하고 있었던, 그 곳은 큰 뜻을 품은 이들이 모인 공간이었다. 그만큼 변절자도 많았을 것인지라, 옳은 길을 걷고자 마음 먹은 자라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이에 트로이카라는 말이 붙었다. 로마 시대, 세 명의 통치자가 동시에 집정을 함으로써 독재를 막았던 삼두정치를 일컫는 이 말이 경성에 붙은 까닭은 왜일까? 이재유를 비롯하여 이현상, 김상룡이라는 잊혀진 삼인방을 다룬 책이니 이들을 가리키는 말인 것 같긴 했다. 하지만 내겐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여성 인물들에 관한 부분이 더 길게 남았다. 이효정, 박진홍 그리고 이순금. 동덕여고 동창생인 이 세 인물은 사회주의 운동을 함께 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이순금이 동시였던 박헌영을 배신하는 대가로 훗날 북한 정권의 요직에 등용되었다면, 박진홍은 월북을 하긴 했으나 그 이후의 행적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거나 숙청되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반면에 이효정은 남한 사회에 남아 갖은 핍박을 받으며 긴긴 세월을 견딘,… 하지만 이 세 인물이 일제에 맞서 벌인 행동은 순수했고, 또 헌신적이었다.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 헤매는 그 열정에 나는 반했다. 여성은 으레 이래야 한다는 식의 편견도 그들 앞에서는 미미해 보였다.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일제에 맞서 싸웠던 이들이 충분히 제 인생을 펴기도 전에 사라졌다는 사실은 우리 현대사에 있어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세 명의 여성 역시 우리가 현재 택하고 있는 체제와는 다른 노선에 속했다는 점에서 크게 부각된 적이 없다. 오히려 이현상과 김삼룡 등의 경우는 일본 아닌 우리 민족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으니, 지난 날 다르다는 것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이 간다. 만일 감옥에서 차갑게 식어갔던 이재유가 해방 이후까지 살아 남았더라면 어땠을까? 아마 그 역시도 매몰찬 대우 끝에 숙청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가 품은 이상, 매력적인 미소, 너그러운 인품 따위는 모두 왜곡된 시선에 의해 사라진 채

불과 반 세기 정도 전의 일이다. 당시 미국과 소련을 필두로, 많은 세력들은 한반도에 독립적인 정권이 들어설 역량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보았었다. 그렇지만 세력을 규합하고 조직을 창출했던 인물들의 능력은 절대로 떨어져 보이지 않았다. 우리 자신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너무도 타자의 시선을 닮았다는 사실이 다소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직 알지 못하는 역사가, 품지 못한 지난 날이 너무도 많다는 점을 경성 트로이카 사건은 나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q*****2 2010.08.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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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의 혁명가들, 또는 가슴아픈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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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이재유나 시적화자(?)인 이효정보다 박진홍에게 더 감정이입되었다. 내 나이 때 이미 혁명가로 10여년을 살고 그 중 10년은 감옥에서 보냈고, 두 명의 남자와 힘든 사랑을 하고 임신한 몸으로 고문을 당하고 정치적 망명을 하고 아이를 감옥에서, 길 위에서 낳은 상태. 하루가 멀다하고 친구들은 죽고 병들고 고문당하고 사라지고, 가족들과는 생이별하고.   10년 전쯤엔
"일제시대의 혁명가들, 또는 가슴아픈 청춘" 내용보기

주인공(?)인 이재유나 시적화자(?)인 이효정보다 박진홍에게 더 감정이입되었다. 내 나이 때 이미 혁명가로 10여년을 살고 그 중 10년은 감옥에서 보냈고, 두 명의 남자와 힘든 사랑을 하고 임신한 몸으로 고문을 당하고 정치적 망명을 하고 아이를 감옥에서, 길 위에서 낳은 상태. 하루가 멀다하고 친구들은 죽고 병들고 고문당하고 사라지고, 가족들과는 생이별하고.

 

10년 전쯤엔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고문과 박해에도 난 변하지 않을 거라고. 난 순수하게 이타적인 열정으로 살겠다고.

한지에 먹이 스며들듯이 생각이 스물스물 바뀌었고 언젠가부터는

변절에 대해 조지 오웰식의 개념을 갖게 되었다. 내가 입으로는 아무리 변절해도,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여전히 내가 바라는 것이 변하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바가 그대로라면, 고문과 회유와 박해는 실패한 것이라고. 나의 정수는 건드릴 수 없다고.

 

하지만 이제 나는 내 마음 속의 정수, 끝끝내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결정체가 어떤 것인지 확신이 없다. 이렇게 나이드는 것이 두렵다.

 

--

확실히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일제시대의 혁명가들이 지금의 운동권보다 훨씬 총명한 것 같다. 체력과 정신력이 받쳐주는 젊은 나이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그런가? 또는 어린 나이부터 활동을 시작하다 보니 필요한 언어를 쉽게 익히고 다언어체계로 사고의 틀이 넓어진 게 아닌가? 조선말과 일본말은 기본적으로 능숙하고 그 위에 중국어나 영어나 에스페란토 정도도 익힌 듯..

YES마니아 : 로얄 r****t 2010.07.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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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그 어디에도 없는 세상을 꿈꾸며
"한반도, 그 어디에도 없는 세상을 꿈꾸며" 내용보기
0.13년만에 다시 읽은 이재유와 경성트로이카의 삶. 달큰한 감동과 분노, 슬픔...소설로서의 재미...그런 것들. '자극'. 책읽기가 줄 수 있는 최종의 미덕.   1.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의 실시, 출판과 집회의 자유, 동일노동에 동일임금, 주5일제와 같은 의미가 되는 주당 40시간 노동제, 최저임금제, 하루 7시간 노동제, 아동노동금지, 1년 단위 재계약의 임시직 근로자의
"한반도, 그 어디에도 없는 세상을 꿈꾸며" 내용보기
0.13년만에 다시 읽은 이재유와 경성트로이카의 삶.

달큰한 감동과 분노, 슬픔...소설로서의 재미...그런 것들.

'자극'. 책읽기가 줄 수 있는 최종의 미덕.

 

1.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의 실시,

출판과 집회의 자유,

동일노동에 동일임금,

주5일제와 같은 의미가 되는 주당 40시간 노동제,

최저임금제,

하루 7시간 노동제,

아동노동금지,

1년 단위 재계약의 임시직 근로자의 문제..."

 

대부분은 오늘날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며 누리고 있는 것들.

물론 여전히 민주노총이나 노조의 공공연한 투쟁과제들.

그러나, 이는 놀랍게도 70년 전 이재유의 경성콤그룹(경성코뮤니스

트 그룹)기관지 [적기]에서 주장한 당대 노동자들의 쟁취목표였다.

 

2.

<1936년 크리스마스에 체포된 이재유, 이듬해에야 난 신문기사>

 

5백원.

1930년대의 경성외곽(지금의 수도권)에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돈.

바로 그 액수의 현상금이 걸렸던 사회주의자 이재유.

1936년 크리스마스날에 다시 잡히기까지 숱한 옥고와 이어지는 신

출귀몰한 도주행각, 무엇보다도 그 과정에서 보여준 초인적인 의지,

인간애, 신념 등으로 당대의 민중에게 호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인물. 그리고 그와 최후까지 함께했던 비밀결사체의 멤버들.

 

'경성트로이카'를 처음 만난 건 대학교 2학년 때인 1994년 봄.

김경일의 <이재유연구>라는 책을 추천한 선배들은 약어조차 외우

기 벅찬 학생운동의 정파와 노선의 갈등이 1930년대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리고 이재유와 경성트로이카는 우리의 원류와 같

은 것이라며, 개량주의 혹은 민족주의 노선과의 투쟁은 자본주의의

혁명으로 가는 여정에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라고도 했다.

 

'언제나 치열한 사상투쟁!'

경우에 따라서는 思鬪를 걸고 死鬪를 벌인 시절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조선공산당史'를 놓고 벌이던 그 아전인수격의 '순수

에의 과도한 집착'보다는 '빨갱이들'이 비로소 '인간의 얼굴을 한 사

회주의자'였음에 더 주목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전혀 몰랐던 인간의 역사에 대한 발견으로 인한 흥분.

"이런 모습이 진짜 훌륭한 인간의 삶이었고, 실재했었구나!"

 

사실 고백컨데 정교한 이론의 비전보다는 운동가의 삶을 통해,

사춘기도 겪지 못한 채 답답하기만 했던 내 스물한 살의 세상,

ㅡ그 깜깜한 무지의 땅을 벗어나 조금은 넓은 바다로 나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나 자신을 설득할 수 있었고,

그것만이 그때의 나를 울렸으니까.

그것이 다른 누군가를 울릴 파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렇게, 6년11학기의 대학시절ㅡ나는 '조금 넓은 바다'로 흘러갔다.

 

그때의 얄팍한 '학습기억'에 의하면,

경성트로이카의 일제하 사회주의자들은,

시대를 바로 보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했으며,

타인에게는 관대하고 겸손했으며,

문학과 예술에 관한 감수성도 풍부했으며,

목표에 대해 열정을 다 바쳤으며,

아낌없이 제것을 내놓았으며,

목숨을 걸고 동지와 조직, 신의를 지켰으며,

때로는 욕망에도 충실해 삼각의 연애관계로 몸살을 앓았으며,

그로 인해 결벽증적인 가부장제 도덕을 본의 아니게(!) 비웃었던

ㅡ진짜 휴머니스트였다. 

 

나 자신, 그런 휴머니스트가 되기 위해 얼마나 치열했었을까?

아, 늘 한계를 느끼고 말았던 것 같다.

 

3.

시대를 앞서가는 상상력과 열정, 순수, 사랑.

그들은 이데아와 권력욕에 침잠한 '현실사회주의국가'의 타락한 죄

악상의 원천과는 달랐다. 하지만 이념과 권력의 노예가 되지 않고,

타락하지 않는 대가는 컸다.

 

이재유는 일제하 고문 후유증으로 해방 1년 전 감옥에서 죽었고,

김상룡과 이주하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 남한에 의해 총살당했고,

이관술은 위조지폐사건 주범으로 몰려 남한에 의해 총살당했고,

박헌영은 한국전쟁 후 미제스파이로 몰려 북한에 의해 총살당했고.

이현상은 '남부군' 빨치산 대장이 되었다가 지리산에서 전사했고,

박진홍은 분단 이후 남과 북 어디에서도 행방조차 알 수 없었고,

이효정은 경성트로이카 멤버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그녀는 숨막히는 남한의 폭정 치하를 온몸으로 견뎌왔고,

2004년 작가 안재성을 만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본 작품의 모티브와

소재를 제공한다. 그때 그녀의 나이 94세였다.

 

"내 영혼은 떠나버린 빈 껍질

활활 불태워

한 점 재라도 남기기 싫은 심정이지만

이 세상 어디에라도

쓰일 데가 있다면

꼭 쓰일 데가 있다면 주저없이 바치리라

먼 젊음이 이미 다짐해둔

마음의 약속이었느니"

 -이효정, <약속>-

 

4.

그들의 피를 딛고 일어선 북한의 김일성은 교조화된 사회주의를 무

기로 인간이 인간의 삶을 기계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사

회 전체를 고도의 병영화 국가로 만들어 '정치를 할 자유와 정치를

하지 않을 자유조차 박탈했고, 영혼마저 박제로 만들어버렸다.'

그것이 오늘날 타락한 사회주의 북한의 끔찍한 실상이다.

 

그들이 극복하고자 했던 '식민지반봉건사회'의 남한은 자본주의로

서의 고도성장을 구가했고, 민주주의를 위해 바쳐진 수많은 목숨을

담보로 얻은, 자유와 평등을 알량하게 밑천삼아 오늘도 자본에 의한

인간의 지배와 폭력구조의 끊임없는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경성트로이카'가 바랐던 세상은 한반도 어디에도 없었다.

 

5.

남과 북으로부터 모두 버림받은 조선의 사회주의자들.

그들은 용기의 민주화가 선행되는 삶을 살았다.

그들의 용기는 권력과 명예를 탐하지 않았다.

'트로이카'라는 애칭(!) 역시 삼두마차가 이끌듯 위와 아래가 없는,

평등한 관계와 협력을 통한 혁명운동의 방식이었다.

 

설령 그들이 채 피어나지도 못할 허황된 이상을 꿈꿨다 하더라도,

그들의 상상력은 시대를 앞선 것이었고, 인간이 인간과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궁극의 삶이 무엇인지 보여줬던 모습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생활의 테제를 안겨준다.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그들이 한때 사회주의의 벗으로 여겼던 서구 자본주의국가 영국 출

신 아나키스트 버트란드 러셀이 남겼던 말이다.

그들은 그런 삶을 딱 한 번 살다 갔다.

s******4 2007.08.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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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소설사이의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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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는 진보한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의 역사는 여전히 퇴보중이다.   무장경찰들이 불법적으로 시민들을 폭행하고 연행하고 구속한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침묵한다...   경성트로이카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역사서적에 가깝다. 하지만 작가는 굳이 군데군데 대화체를 삽입하여 소설의 형태를 취하였다. 왜일까?   국방부도 눈은 높아서 아무 책이나 불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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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는 진보한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의 역사는 여전히 퇴보중이다.

 

무장경찰들이 불법적으로 시민들을 폭행하고 연행하고 구속한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침묵한다...

 

경성트로이카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역사서적에 가깝다.

하지만 작가는 굳이 군데군데 대화체를 삽입하여 소설의 형태를 취하였다.

왜일까?

 

국방부도 눈은 높아서 아무 책이나 불온서적으로 올려 주지는 않는다.

언제까지 우리의 역사는 그저 '소설' 혹은 '신화'로만 남겨지거나 사라져야 하는걸까...

독재가 고개를 쳐드는 이 시점에서 다소 덜 불온한 소설은 찝찌무리하다.

 

역사의 아쉬움을 달래고 싶은거다.

분명한 역사의 한 축이었던 국내파 사회주의자들의 활동을 되살리고 싶은거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역사의 한 축이었던 소련과 북한을 부정하려는 건 무슨 심보인가.

 

완벽해 보이고 싶은걸까.

중립적으로 보이고 싶은걸까.

객관적인 통찰력을 가지게 된 자신의 뒤꽁무니를 포장대에 올려 리본을 달고 싶은걸까.

 

그렇게 완벽하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으로 자본주의의 승리를 인정하면서

왜!

왜 일제시대 사회주의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그것도 소설로 가장하면서...

물론 자신은 역사라고 주장하겠지만

 

끝내 모든 인류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제 한 몸의 마지막 남은 핏방울까지 역사에 바친 진정한 혁명가들의 삶을 재현함으로써

오히려 그들을 모독하였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저 열심히 살았던 한 무리의 '혁명가'로서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모든 인류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 나라가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되는 세상이 건설되는 것이었다.

 

저자의 서문과

소설의 끝마무리를 통해

경성트로이카는 두번 해체당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해체를 통하여 다시 살아날 것이다.

u******0 2009.05.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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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 이재유와 경성트로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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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 떠나버린 빈 껍질 활활 불태워 한 점 재라도 남기기 싫은 심정이지만 이 세상 어디에라도 쓰일 데가 있다면 꼭 쓰일 데가 있다면 주저 없이 바치리라 먼 젊음이 이미 다짐해둔 마음의 약속이었느니 - 이효정, 「약속」     1980년대에 『파업』을 쓴 작가 안재성이 경성트로이카에 관해 알고 싶어 찾아간 생존자 이효정의 시입니다. 젊어서 다짐해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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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 떠나버린 빈 껍질

활활 불태워

한 점 재라도 남기기 싫은 심정이지만

이 세상 어디에라도

쓰일 데가 있다면

꼭 쓰일 데가 있다면

주저 없이 바치리라

먼 젊음이 이미 다짐해둔

마음의 약속이었느니

- 이효정, 「약속」

 

 

1980년대에 『파업』을 쓴 작가 안재성이 경성트로이카에 관해 알고 싶어 찾아간 생존자 이효정의 시입니다. 젊어서 다짐해둔 마음의 약속을 잊지 않고 이 세상에 쓰일 데가 있다면 한 몸 주저 없이 바치리라는 고결한 영혼의 시입니다. 이와 같이 이효정은 일흔이 훨씬 넘은 나이에 두 권의 시집을 낸, 매우 지적이고 예리한데다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입니다. 역사적 사실 이면에 숨어 있던 인간들의 이야기를, 가혹한 시련 속에서 이상 사회를 위해 살다 죽어 간 이들의 사랑과 기쁨과 절망을 마음속에 고스란히 담아 두고 있었습니다. 이효정이 들려주는 경성트로이카 이야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작가는 이효정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젊은 시절에 목숨을 내걸고 민족해방운동에 뛰어듦으로써 완전한 순결을 얻은 그이의 영혼은 해방과 전쟁의 혼란, 그리고 이후의 빈곤과 치욕에도 결코 더렵혀지지 않았습니다.

 

이효정 뿐만이 아닙니다. 이효정을 계기로 만난 경성트로이카는 아름다운 영혼들이었습니다. 자신을 보호할 최소한의 총칼조차 없이 조직과 파업이라는 무기만으로 일제와 싸운, 남은 것이라고는 고문과 질병밖에 없음에도 항상 즐거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동료를 지키기 위해 고문틀에 올라 피를 한 바가지씩 쏟아내면서도 유치장에서 만나면 서로를 끌어안고 웃어 주던, 불행한 시대의 아름다운 영혼들이었습니다. 그 정점에 이재유가 있습니다. 일제시대 사람으로는 작지 않은 키에 잘생긴 얼굴, 밝고 활달한 성격에 불굴의 의지까지 갖춘 매력적인 청년이었습니다. 아직 사회주의자에 대한 혐오가 일반적이지 않던 시절, 일제 경찰에 연행이 되고서도 수차례나 기적적으로 탈출한 신출귀몰한 신비의 영웅으로 당대 사람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 인물입니다. 이재유는 다소 느슨하고 자유로운 체계 속에서 싸움 거리를 놓치지 않는 방식으로 사회주의 조직을 만드니 곧 경성트로이카입니다.

 

경성트로이카는 이현상, 김삼룡, 이순금으로 이뤄진 지도부 아래 영등포, 인천, 동대문 같은 여러 공장에 하부 모임이 만들어졌고, 학교에서는 정태식과 변홍대의 지도 아래 그보다 더 많은 숫자의 조직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재유와 형무소에서 만난 인연으로 조직에 들어온 이성출은 농민 부분을 맡아 여주와 양평 지역에서 조선일보 지국장을 지내면서 농민운동을 통합하고 있었습니다. 인천부터 양평까지 경인 지역을 아우르는, 노동자와 농민이 합쳐진 상당한 조직망이었습니다. 이재유는 처음에 조직 이름을 정하지 않았으나 조직 방식에 관해서는 트로이카식 조직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말로 세 마리의 말이 동등한 힘을 갖고 마차를 이끄는 삼두마차라는 뜻입니다. 모든 활동가들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자신과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고 따르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입니다. ‘경성트로이카’라는 명칭을 공식 사용한 것은 1934년 9월부터입니다.  

 

경성트로이카 조직원들의 삶은 깊은 감동과 함께 인간에 대한 신뢰를 안겨주기에 충분합니다. 이관술, 이순금의 이복오빠로 일본에서 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동덕여고의 역사 선생님으로 오게 됩니다. 경상도 언양의 천석꾼 집안 아들이었지만, ‘광주학생운동’ 이후 민족주의의 한계를 느끼고 공산주의가 됩니다. 미야케, 일본인 공산주의자로 신분이 보장된 경성제국대학 교수였지만 자신의 집에 토굴을 파고 이재유를 숨겨주었습니다. 누구보다 동덕여고 동창생들의 삶은 여성 운동가들 특유의 섬세한 사랑과 우정이 담겨 있어 반짝입니다. 식민지 시대 좌익과 우익을 통틀어 가장 명민한 운동가였던 박진홍, 이재유를 놓고 박진홍과 삼각관계를 이루지만 나중에 김삼룡과 사랑에 빠지는 이순금, 야리야리한 몸매지만 경찰에 체포되고도 모르쇠로 일관한 이효정 들의 삶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경성트로이카와 사회주의는 역사 뒤안길로 사라지니 우리 민족의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09.04.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들을 위해 싸웠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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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객관적으로 소설을 읽으려고 노력을 하였다. 작가가 소설 주인공들을 미화할 수도 있어서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계속 주의를 하면서 읽었다. 이런 부분은 작가도 노력했을 것이다. 그도 이렇게 밝히고 있다.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엄청난 무력으로 북한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남한에 사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사회주의 역사의 한 부분을 긍정적으
"우리들을 위해 싸웠던 사람들" 내용보기

 이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객관적으로 소설을 읽으려고 노력을 하였다. 작가가 소설 주인공들을 미화할 수도 있어서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계속 주의를 하면서 읽었다. 이런 부분은 작가도 노력했을 것이다. 그도 이렇게 밝히고 있다.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엄청난 무력으로 북한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남한에 사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사회주의 역사의 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복원하는 일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해 보일 수 있었다."

 

 이효정 할머니의 이말은 가슴깊게 파고 든다. 거의 대부분의 의인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지금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지 몰라도, 일제시대에는 사회주의가 진리였습니다. 민족해방의 길을 열어주고, 또 그것을 이해 끝까지 싸웠으니까요.처음에는 민족주의자들이 싸웠지만 나중에는 사회주의자들이 더 많았지요. 민족주의가 가장 많은 일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사회주의도 많은 일을 했어요. 적어도 독립운동에서는 그랬어요. 나는 젊음을 사회주의운동에 바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사회주의 운동을 하였던 경성 트로이카의 주역들인 이재우,김삼룡,이현상,이관술 중심의 이야기이며, 또 하나의 축으로 동덕여고를 나온 박진홍,이순금,이효정의 이야기이다. 30년대 당시에는 독립운동을 하는 진영이 분리되어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으로 갈등을 겪으면서(해방후에도 겪지만) 분열하는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에 광주학생운동이란 큰 운동이 있었고, 당시 학생들은 이 일을 계기로 하여 동맹 휴학등의 운동을 하고, 군사독재시절의 대학생처럼 노동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주인공인 이재유는 감옥에서 나온 후, 동료 김삼룡과 이현상과 함께 조직을 만든다. 조직 이름은 경성 트로이카. ...

 

 1930년대에 경성지역에서의 혁명가들을 작가인 안재성씨가 살려내었다. 교과서에서 나오는 해방 이후의 간첩 김삼룡,이주하와 빨치산으로 유명한 이현상, 그리고 이름도 잘 모르고 묻혀 있었던 많은 혁명가들의 순수한 의지와 그들의 열정을 살려냈다. 결국 혁명가들은 실패했지만 그들의 평가는 훗날 또 달라질 것이다.

 

 가끔씩 생각하는 것인데, 순수한 것은 너무 약하다. 그들의 최후도 너무 안타깝고 또 역사상 평가도 좋지 않다. 과연 그들은 누구들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가를 생각하면 서럽고 눈물이 나기까지 한다.

 

 안재성씨는 이후 "이현상 평전" 및 "이관술"이란 두 사람의 전기를 쓴다. 이현상 평전은 곧 읽어 볼 생각이다.

 

인터넷을 통하여 이효정씨의 시를 찾아냈다. Ohmynews의 김성복 시민기자님이 만나서 기사를 올려주셨다.

 

그 중 하나를 이페이지에 남겨 본다.

 

序 詩

詩가 아니라도 좋다
노래가 아니라도 좋다

나의 넋두리
나의 하소연
나의 노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나 혼자 부르는
나의 노래

풀피리 속에서
흐르는 노래

 

 

z******g 2008.01.04.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