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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무 위로 올라간 까닭 - [나무 위의 남작]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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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무 위로 올라간 까닭<나무 위의 남작>을 읽고  사는 동안 나무 위에 오를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어린 시절(을 보내는 아이와 함께) 놀다가 나무 위로 올려버린 무언가를 찾으려 할 때나 내 키보다 높은 곳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보고 싶을 때 정도가 될 듯하다. 그마저도 요즘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경험해볼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런데 여기, 열 두살에 나무 위로 올라간 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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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무 위로 올라간 까닭

<나무 위의 남작>을 읽고



  사는 동안 나무 위에 오를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어린 시절(을 보내는 아이와 함께) 놀다가 나무 위로 올려버린 무언가를 찾으려 할 때나 내 키보다 높은 곳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보고 싶을 때 정도가 될 듯하다. 그마저도 요즘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경험해볼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런데 여기, 열 두살에 나무 위로 올라간 후부터 (죽었다는 얘기는 쓰여 있지 않아서 ‘죽을 때까지’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다) 단 한 번도 땅으로 내려오지 않은 남자가 있(었)다. 이탈리아 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나무 위의 남작>의 주인공 ‘코지모’가 그러하다.


  코지모를 나무 위로 올려보낸 것은 (죽은) 달팽이다. 정확히는 그가 어느 날 식탁 위에 오른 달팽이 요리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무 위에서 시위하면서 거부한 것이다. 다소 터무니없는 설정 앞에서 독자로서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심오한 질문이 불현듯 떠오르는 걸 막을 수 없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산 자(코지모)를 구원하기 위해 죽은 자(달팽이)를 소환시켰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남작 가족은 코지모의 이상(異常)행동이 얼마 가지 않아 멈추리라 예상했으나, 정작 그는 나무 위에 오른 이상(以上)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이상(理想)을 실현시키겠다고 마음 먹는다.


  보통 사람이 나무 위에서 생활하기란 여간 쉽지 않을 테다. 그렇지만 숨겨진 야성을 일깨워 당장 먹고 입고 자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야생에 적응해나가는 코지모에게서 또 하나의 영웅상, 그러니까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우상의 면모를 엿본 듯하다. 소설의 화자가 그가 아니라 그의 동생인 ‘나’인 점도 영웅담스러움을 더한다. 곁에서 보고 겪거나 형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은 것들을 재구성한 이야기들이 마치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는 나뭇가지 같아 보인다. 몇 차례 큰 사건ㅡ크고작은 전쟁ㅡ에 연루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에 좌충우돌하면서 대처하는 코지모가 친절한 이웃으로 소문이 자자한 스파이더맨처럼 여겨지는 건 나뿐일까 싶기도 하다.


  뭇사람들과 같이 땅 위를 걷다가 나무 위를 걷고 뛰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깨달음을 얻는 그를 지켜보노라면, 땅 위를 활보하며 나무 위 생활 따위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던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가 묻는다. “제가 몇 미터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훌륭한 교육을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102쪽)?” 자연 현상을 탐구하고 세상의 지식을 습득함에 있어 그에게 장소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날마다 나무 위에서 일하는 농부나 하인들을 관찰하며 그들이 하는 일들의 이모저모를 배우고 그들과 스스럼이 없이 소통하는 법을 터득한다. 특히 모종의 이유로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비사교적으로 살아가는 기사 변호사 삼촌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타인과 연결된 삶을 지향하게 된다.


  “『백과전서』를 읽으며, 또 꿀벌, 나무, 숲, 정원같이 아름다운 말 때문에 그는 주변의 모든 사물을 새롭게 재발견할 수 있었(172쪽)”을 뿐 아니라, 잔가지는 쳐내고 굵은 가지로 나무와 나무를 잇대어 자신과 타자들을 위하여 나무랄 데 없는 나무길을 낸다. 이쯤에서 눈치 빠른 독자라면 묻지 않을 수 없는 주제가 하나 있으리라.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나무 위로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나무에 매달은 그네를 타던 한 소녀를 만났으나 곧 이별한다. 성인이 되어 운명 같이 재회하면서 그야말로 전쟁 같은 그리고 철새 같은 사랑을 나눈다. 과연 두 연인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궁금한 독자는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란다.


  <나무 위의 남작>은 단순한 환상 동화가 아니다. 한 소년이 치기어린 충동과 일종의 광기로 벌인 웃지 못할 촌극 또한 아니다. 소설 중반부에 나무 위에 올라 사는 사람이 코지모만 있는 게 아님을 알게 된다. 스페인의 어느 세습 귀족이 법령을 어겨 추방되어 땅이 아닌 나무 위로 쫓겨난 것이다. 대비되는 상황 속에서 자발적 저항과 비자발적 수용의 의미를 되묻게 된다. 그렇다. 코지모란 인물은 “문명의 힘, 불합리한 자연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활동에 대한 강한 충동, 열의, 투쟁 의식(343쪽)”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저자의 화신인 셈이다. 기존의 세계와 제도를 회의하고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터 혹은 삶의 방식을 바꾸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가꿔나갈 수도 있음을 일깨우고 싶었으리라.


남을 배려하지 않는 세대,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며 세상 모든 것, 심지어는 자기 자신에게도 호의적이지 않은 세대의 출현으로 세상은 변해 버렸다. 이제 나무 위로 당당히 걸을 수 있는 코지모 같은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174쪽)


YES마니아 : 로얄 k*****o 2026.10.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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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의 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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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로 칼비노의 나무위의 남작. 요즘 고전 다시 읽기를 하면서 민음사 인스타나 유튜브 등을 자주 찾아보고 있는데 민음사 직원들이 재미있는 책이라며 종종 추천하길래 구입해 본 책이다. 이탈리아 문학은 다른 고전으로 접해 보았지만 이탈로 칼비노라는 작가는 처음 들어봤고 직원들이 설명해 주는 줄거리도 재미있기는 했지만 왠지 끌리지 않아 계속 두고보다 구매했는데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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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로 칼비노의 나무위의 남작. 요즘 고전 다시 읽기를 하면서 민음사 인스타나 유튜브 등을 자주 찾아보고 있는데 민음사 직원들이 재미있는 책이라며 종종 추천하길래 구입해 본 책이다. 이탈리아 문학은 다른 고전으로 접해 보았지만 이탈로 칼비노라는 작가는 처음 들어봤고 직원들이 설명해 주는 줄거리도 재미있기는 했지만 왠지 끌리지 않아 계속 두고보다 구매했는데 이탈리아 현대 문학의 거장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듯하다. 처음에는 달팽이 요리가 싫어 평생 나무위에서 살겠다며 나무위로 올라가는 코지모늘 보며 황당하기도 했지만 그 곳에서 땅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정말 흥미로웠다.
e********0 2022.07.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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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는 코지모의 일생
"실감나는 코지모의 일생" 내용보기
제목 그대로 나무 위의 남작의 삶을 자세하고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읽다보면 이게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구분하게 어려울 정도로 자세한 묘사가 인물과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칼비노답게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잘그려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울창하게 펼쳐진 숲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코지모는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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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나무 위의 남작의 삶을 자세하고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읽다보면 이게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구분하게 어려울 정도로 자세한 묘사가 인물과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칼비노답게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잘그려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울창하게 펼쳐진 숲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코지모는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여러 시대상 속에서 어찌보면 가장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인물같습니다. 이타적인 성격으로 주변인들의 신임을 얻고 사랑도 하고 이리저리 휩쓸리며 사는 사람보다 더욱 현실에 발을 딪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합니다!
w******5 2023.06.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