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제가 잃어버린 왜를 못보셨나요? 그건 악마의 거래였어요 . 그림자를 팔아 버린 사나이처럼 저도 어른이 되려면 그걸 자기한테 넘겨 버려야 한다는 시간의 마녀에 꾐에 넘어가 그만 왜를 팔아 버렸어요. 물론 저의 왜가 엄마를 피곤하게 만들었던건 사실이에요. 엄마는 제가 빨리 자라서 엉뚱한 왜를 남발하지 않기를 바라셨지요. 하지만 왜가 없어진 저의 세상은 찬란한 컬러사진에서 색을 지워버린 것처럼 아득해졌어요. 저는 잘 살고 있어요. 색이 없는 세상에서도 어른들은 돈을벌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키우느라 색이 없는지 몰라요. 왜가 없어도 아무 문제 없거든요. 마녀가 잘 가져가 버렸지요. 덕분에 밥벌이에 지장없는 얌전한 어른이 되었어요. 다행이에요. 다행일거에요. 아니 다행인줄 알았어요. 지미가 왜가 있는 세상의 색들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그렇게 찬란한 색들이 반짝이고 있는 왜의 세상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왜가 없어도 잘 살고 있다고 믿었는데 그만 슬퍼졌어요. 알지 말아야 할것을 알아 버린 기분이에요. 지미가 보여준 왜가 있는 세상은 저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잃어버린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시간의 마녀가 빼앗아가버린 왜의 주머니속에 그런것들이 들어있다니 지금이라도 물려달라고 하면 물려줄까요 ? 물려주지 않을거라고요 ? 그럼 할 수 없지요. 지미가 보여주는 왜로 만족해야겠네요. <<눈물도 한 떨기 꽃송이처럼 키울 수 있을까? 바람을 키울 수는 없을까. 내 휘파람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도록 ? 젖소 한 마리를 키우는 건 어떨까? 우유를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내가 읽는 시를 들어줄 친구가 필요해서 .... >> 마녀에게 팔아버린 왜가 그리울 때면 지미의 책에 얼굴을 묻고 백일몽이라도 꾸어야겠어요. 그럼 저도 젖소를 친구삼아 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도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