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분명 '육아실용서'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돌잔치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하면 아기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없다. 이 책은 오히려 아기가 얼마나 잔치를 좋아하고 기다리는지, 어떻게 하면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이 다른 육아책과 가장 다른 점은, 실용서라는 틀 안에 분명하고 일관된 교육관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이 교육관이란, 국경과 문화를 넘어 아이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성장을 바라는 모든 부모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자칫 유행에 휩쓸리기 쉬운 어른들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주방의 소쿠리와 청소함의 막대걸래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장난감이 될 수 있는지, 오려붙인 잡지쪼가리로 만든 파일이 얼마나 소중한 책이 될 수 있는지, 기저귀를 떼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조바심이 얼마나 쓸데없는 것인지, 이 책은 차분하게 알려준다. 또한 이 책은 성장의 각 단계마다, 어떤 방향으로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이끌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 해결책들은 부모의 의지만 있다면 쉽고 간단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행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의미가 있다.
인생에는 연습이 없다고 한다. 잘못 끼운 첫 단추는 어렵지 않게 다시 끼울 수 있다. 그러나 이 첫 단추가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고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를 좌우하는 것이라면 경우가 전혀 다르다. 사회가 빠르게 돌아가면 갈수록, 금전적이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면 없을수록, 또 이 땅에서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우리에게는 더욱 전통의 지혜와 현대의 정보들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받아들이며 그것들을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찾고 있는 부모들에게 적절하고 실용적인 지침서가 될 것이다.
최근에 이 책을 읽은 한 아기엄마는, 몇 주전부터 까닭 없이 울어대며 엄마 품에서 잠시도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팔 개월 된 아기 때문에 심리적인 우울증에 빠졌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평소와 다름없이 울며 보채기만 하는 자신의 아이가 "이제까지와는 달라 보였다"고 한다. 이는 아마도 아이에 대한 이해가 더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적절한 정보의 도움으로 이 엄마와 아기는,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고 앞으로 닥칠 수 있는 다른 문제들을 현명하게 풀어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 아기에게 전해진 것은, 이 아이의 신체와 정신을 고루 발전시켜줄 수 있는, '아기를 생각하는', 엄마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인상깊은구절] 건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연구가 증명한 바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해서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말하면, 건강은 운이 좋거나 혹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기 보다는, 정신상태에 달려있다.
따라서 너무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저항력을 가진 인간 --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는 지극히 건강하다 -- 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잠재적인 환자로 간주한다. 부모들은 최소한의 위험에 노출되거나 습관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일을 하게 되면 이를 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아이가 모자를 쓰지 않고 나가거나 초콜릿을 먹거나 햇빛에 쏘이거나 수영장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하게 되면 수도 없이, 불쾌한 말을 아이에게 퍼붓는 것이다.
한편 아프다는 것은 아이에게는 큰 행운이다. 더 자상하게 자신을 돌봐주고, 병원에 데려가고, 선물을 주고, 좋일 잠자리에 누워 있어도 되고, 미음이나 대합죽말고는 먹기 싫은 것은 안 먹어도 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