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읽어 온 노자와 장자에 대한 책은 단순히 주석을 다는 수준이었다. 이 말에 오해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주석을 다는 형식이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불만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평범한 독자들을 위한 주석이다 보니 인상비평 수준에서 머무르려고 했다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문제제기는 다분히 나의 책 선택에서 생긴 것이다. 아마 그럴 것이다. 이 책은 원문을 중심으로 해서 주석을 다는 방식이 아니라, 저자의 철학적 해석을 중심으로 꼭 필요한 부분마다 노장의 원문을 인용한다. 이 방식의 서술은 나에게 낯설음과 이해의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부제가 '철학적 해석'이다보니 가끔 철학적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아,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저자는 '도덕경'과 '장자'를 '철학'의 차원, ''종교'의 차원, '이념'의 차원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노장을 읽으면서 당연히 그렇겠지라고 생각하던 부분들에 대해 이 책은 다시 분석을 시도한다. 그래서, 왜 그것이 당연해야 하지, 또는 왜 우리는 그것을 신선하게 여겨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책의 결론은 일반적인 노장 관련서의 결론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의 신선함 또는 과정이 나에게 주는 무지에 대한 자각을 충분히 즐기게 할 수 있는 책이었다. 반체제적이고 실천적인 사상으로서 노장을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은 읽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여전히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