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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하토 Gohatto / Taboo> 1999년 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1865년 어지럽던 시절 일본 쿄토에서 치안을 맡아 다스리던 신선조 무리 속에서 일어난 일을 그렸다. 빛깔이 너무 달라 보는이가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는 영화다.
일본의 역사 소설가 시바 료타로가 쓴 '신선조 혈풍록'이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바람의 검 신선조>처럼 신선조를 다룬 일본 영화가 많다. 아마 일본 근대사에서 빠지지 않고 나타나는 무리들이어서 그럴 것이다.
2. 새로 무리에 들어올 사람을 뽑는데, 신선조에서 가장 빼어난 오키타 소지(다케다 신지)가 나무칼로 솜씨를 알아본다. 여기서 뽑힌 사람은 두 사람이다. 하나는 몸이 빠르고 힘이 있는 카노 소자부로(마츠다 류헤이)이고, 한 사람은 타시로 효죠(아사노 타다노부)다.
그런데 카노는 열여덟 살의 싱싱한 사내이지만, 계집보다 아름답게 생겨 무리에 들어온 날부터 뭇 사내들의 눈길이 닿는다. 같은 날 같이 시합을 거쳐 들어온 타시로는 남달리 카노를 대하려고 하고, 이들을 보는 신선조의 총장 콘도 이사미(사이 요이치)와 총무부장인 토시조 히치카타(기타노 다케시)의 눈길도 예사롭지 않다.
피를 보고 사람을 죽이기를 파리 죽이기 보다 쉽게 생각하는 신선조 무리들은 가장 사나이 답다고 하지만, 계집들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같은 사내를 사랑하는 이들도 있다.
카노가 날쌘 칼잡이가 되었지만 낮과 달리 밤에는 계집 노릇을 해야 하는데도 뿌리치지 않고 견디다니 놀랍다. 마음이 바르다면 거기서 달아나야 하는데...어디서 이런 마음가짐이 생겼을까?
옛날부터 사내끼리, 계집끼리 몸으로 마음으로 부대끼며 사랑하는 이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하늘과 땅이 있듯이 양과 음이 조화를 이루어야지 어찌 한쪽으로만 치우칠 수 있는지...요즈음이라면 정신과에서 치료를 오래 받아야 고쳐지겠지만, 그 때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3. 카노를 밤에 사랑(?)하는 칼잡이는 죽거나 어두운 밤길에서 칼이 날라온다. 사내들도 계집 노릇을 해주는 이를 두고 시샘을 하는가 보다. 옛날 우리네 할아버지들이 여름에 덥다고 껴안고 자던 시원한 대나무로 만든 죽부인도 아무나 같이 쓰지 않았다고 했지만.
그래서 누가 이런 짓을 하는지 토시조 부장은 나서서 살핀다. 신선조 무리에 들어온 첫날부터 카노를 점찍어두고 추근대던 타시로가 맨 먼저 손가락에 꼽힌다.
"난 아닌데요. 내가 추근대면 카노가 싫어해요..." 그러면 누굴까? 아름다운 사내를 둘러싸고 싸움 끝에 칼부림으로 목숨이 없어지는 판을 만든 이를 빨리 찾아야 한다.
사내들이 아름다운 계집을 사랑하였다면 영화가 더욱 좋았을 것이지만, 그래도 칼싸움과 사나이들의 어두운 욕망, 시대의 아픔을 그려 볼거리가 많다. 영화 감독이면서도 이 영화에 배우로 나온 콘도 총장과 토시조 부장은 영화의 무게를 잘 받쳐준다.
칼싸움을 벌일 때 카노의 목에 타시로의 칼이 닿았지만 카노가 타시로한테 무슨 말을 하자 타시로는 힘이 빠져버린다. "너를 사랑해!" "난 네가 싫어!" "다시 만나지 말자!"...과연 무슨 말을 했을까?
디브이디는 화면이나 소리가 좋다. 감독과 나온 배우들이 제 생각을 들려주는 보너스도 소박하지만 나름대로 괜찮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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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는 좋은데 자막이 그 내용에 기여를 못한것이 아쉽다. 인명이나 고유명사가 제멋대로라는 것이다. 키타노 타케시가 연기한 신센구미 부장인 '히지카타 토시조'를 누구나 '토시'라 부르는 걸로 자막을 표기한 것이다. '토시'라고 부르는 건 어릴적부터 막역한 사이였던 신센구미 국장인 '콘도 이사미'만이 부르는 애칭이다. 그런데 다른 이들은 음성으로는 '토시조'라고 하며 '토시'라고 부르는 콘도와의 차이를 보여주는데, 자막은 '토시'라고 죄다 표기해 자칫 인물의 상관관계나 역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들이 보면 서로가 동급이거나 이름에 대해 오해할 소지가 있다. 거기에 신센구미의 대표적인 유명한 사건인 '이케다야' 사건을 영화내내 '이케다'로 자막이 나온다. '야'자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곳곳에 자막의 의역과 축약이 심해서 내용을 확실히 전하는데도 부실했다. 차라리 직역을 하는게 영화를 이해하는데 더 수월할텐데 말이다. 자막을 만들 때 프로의식을 가지고 만들 수는 없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