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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나라 쿠파』우화속에서 우리 삶을 들여다 보다.
"『밤의 나라 쿠파』우화속에서 우리 삶을 들여다 보다." 내용보기
우화를 좋아하는가, 묻는다면 글쎄라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 우화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아는 것을 좋아하는가, 묻는다면 그건 괜찮다,이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속에 우화가 꽤 많았다. 우화 속에서 말하는 풍자와 교훈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아이들의 마음속에 깃들기를 원하기도 했다.    이사카 코타로의 『밤의 나라 쿠파』는 우화이다. 톰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가 바라
"『밤의 나라 쿠파』우화속에서 우리 삶을 들여다 보다." 내용보기

우화를 좋아하는가, 묻는다면 글쎄라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 우화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아는 것을 좋아하는가, 묻는다면 그건 괜찮다,이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속에 우화가 꽤 많았다. 우화 속에서 말하는 풍자와 교훈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아이들의 마음속에 깃들기를 원하기도 했다. 

 

이사카 코타로의 『밤의 나라 쿠파』는 우화이다. 톰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가 바라보는 자신만의 세상을 담았다. 다른 한 명의 주인공은 인간 남자. 인간과 고양이가 대화를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알아듣는 인간이 신기한 고양이와 고양이가 어떻게 말을 하나 싶다. 고양이 톰은 인간에게 자신의 나라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건넨다.

 

고양이 톰이 살고 있는 나라는 오랜시간동안 철국과 전쟁을 해 온 통에 그 나라의 성벽엔 독이 묻은 가시가 있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다. 8년 간의 전쟁 끝에 철국에 지고 철국 병사들이 이 나라로 들어와 왕이었던 칸토가 죽고 이제 그들이 지배를 하려 한다. 이 나라에서는 위기에 닥쳤을 때 쿠파의 병사들이 구해주러 돌아온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었다. 오래도록  쿠파의 병사들을 차출해 쿠파를 물리치러 떠났었다. 그들이 쿠파를 절벽에서 떨어뜨리면 몸이 터져서 수분이 사방으로 튀어 그것을 몸에 맞은 병사들은 그로 인해 투명해지며, 투명해진 병사가 자신의 마을에 돌아와 구해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고양이인 톰은 쥐의 꼬리를 발견하기만 하면 무의식적으로 쥐를 쫓기 위한 본능적인 자세를 취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투명한 병사가 말을 타고 돌아온 줄 알았지만 말 속에 있던 멀리서 온 쥐의 영향인지 쥐들 속의 중심의 쥐가 그런 톰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쥐들을 쫓지 말아달라고, 다른 고양이들에게도 말해 쥐들을 쫓지 않게 해주면 고양이들이 원하는 일을 해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자신이 약해지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하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키겠다는 생각을 하는가 보다. 인간은 어떤가. 자신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백성들을 거짓말로 꼬여내어, 오래전에 전쟁이 끝났지만 전쟁중이라고 말하며, 또한 철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지만 자신의 영욕을 위해 거짓말을 내뱉는 인간들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책의 대부분의 시선이 고양이가 바라보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일까. 문장들이 단순하다. 철국의 병사들이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색칠을 하고 나타났을때 무슨일인가 궁금해하는 인간들의 모습들을 나타내는 장면들을 보면 정말 동화같은 느낌이 든다. 예를들면, 수군수군수군수군, 소곤소곤, 숙덕숙덕, 중얼중얼 이런 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수군거리는 소리,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소리를 많이 나타내기는 하지만, 소설 속에서 이처럼, 자주, 나타내는 건 상당히 재미있었다. 무슨 일이 생겼을때, 여러 명이 모여 있을때 나는 소리지만, 막상 책 속에서 보니 느낌이 생소했다.

 

책을 읽으며 고양이가 바라본 인간들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보았다. 퇴근후 아파트 인도를 걷다보면 노란 줄무늬를 한 고양이가 나를 피하지도 않고 나에게로 다가온 적이 있었다. 고양이를 무서워하지만 피하지 않고 지나가노라면 그 녀석은 나에게 무언가 기대하는 눈빛을 보내는 것 같았다.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며 먹이라도 줘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겠금하는 눈빛을 건넨다.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 고양이를 보며 문득 노란 줄무늬의 길고양이가 생각났다.

 

또한  『걸리버 여행기』에서의 걸리버처럼 갑자기 주인공 인간이 거인이 되어버리는 것과 고양이 톰이 살고 있었던 나라가 소인들이 사는 나라처럼 보여버리는 것 또한 동화를 읽는 듯한 작은 즐거움이었다. 고양이의 시선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라를 통치하는 자와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려했던 소시민들의 삶,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도 오직 사람들이라는 것을 강하게 일깨운 작품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4.08.26. 신고 공감 5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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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게 진짜가 아닐 수 있다
"우리가 아는 게 진짜가 아닐 수 있다" 내용보기
올해 이사카 고타로 책 자주 나오는군요. 새로 나오는 것도 있고 예전에 나온 게 다시 나오기도 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보다 적지만. 전에는 차가 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고양이가 말을 합니다. 책을 보는 우리는 우연히 톰을 만난 ‘나’처럼 톰이 사람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을 알지만 이야기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릅니다. ‘나’와 사람들. ‘나’는 아내가 바람을 피워서 낚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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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사카 고타로 책 자주 나오는군요. 새로 나오는 것도 있고 예전에 나온 게 다시 나오기도 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보다 적지만. 전에는 차가 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고양이가 말을 합니다. 책을 보는 우리는 우연히 톰을 만난 ‘나’처럼 톰이 사람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을 알지만 이야기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릅니다. ‘나’와 사람들. ‘나’는 아내가 바람을 피워서 낚시를 하게 됐습니다. 아내가 바람을 피웠는데 무슨 낚시 할지도 모르겠군요. 이것 말고 다른 취미도 있었습니다. 아내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바깥을 돌아다니게 된 거겠지요. ‘나’가 배를 타고 낚시를 하는데 배가 뒤집힙니다. 그때 바람이 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니 잿빛 고양이가 ‘나’ 가슴 위에서 말을 했어요. 톰이 알고 말을 한 건 아니고 그냥 했더니 ‘나’가 톰 말을 알아들은 거예요. 그때는 서로 놀랐습니다. 배가 뒤집혔을 때 ‘나’는 어딘가 다른 세상에 간 것인지도. 톰이 사는 곳은 우리가 사는 곳하고 달랐습니다. 원을 그리면 반은 철국이고 반은 톰이 사는 나라였어요(나라 이름은 모르는군요). 반원 안에서 왕이 있는 마을이 톰이 사는 곳입니다. 나라가 반원보다 작을지도 모르겠어요. 그 작은 나라를 철국이 지배하게 된 이야기를 톰이 ‘나’한테 들려줍니다.

톰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딘가 조금 이상합니다. 저는 그런가 했을 뿐이군요. 아니 그 나라에서는 왜 나라 바깥으로 나가지 못할까 하는 생각은 했군요. ‘나’는 톰이 해준 말을 듣고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철국하고는 오래전에 싸우다 지고, 다시 여덟해 동안 싸움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게 끝나고 철국 병사가 그 나라에 와서 왕인 칸토를 죽이고 마을 사람 몇을 잡아갔습니다. 겁에 질린 사람들은 쿠파 병사가 자신들을 도와주러 오기를 바랐습니다. 쿠파 병사는 뭐냐구요. 십년 전까지 그 나라에서는 해마다 몇 사람을 뽑아서 삼나무가 쿠파가 되었을 때 무찔렀습니다. 삼나무가 생물이 된다니 조금 믿기 어려운 일이지요. 그 나라 사람들은 모두 믿었습니다. 쿠파 병사에 뽑히는 걸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쿠파 병사가 되면 다시는 집에 돌아올 수 없었거든요. 왜냐하면 쿠파를 무찌를 때 사람들은 쿠파 속에 든 물을 뒤집어써서 투명해지거든요. 이 이야기는 그 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겁니다. 십년 전에 왕 칸토는 쿠파가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는 쿠파 병사를 뽑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투명해진 쿠파 병사가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철국 병사가 왔을 때 아무도 타지 않은 말이 한마리 있었습니다.

앞에 나온 알쏭달쏭한 일은 나중에 다 풀립니다. 톰이 ‘나’한테 철국 병사를 쫓아내달라고 했을 때는 어떻게 혼자 그것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그럴만 해서 한 말이더군요. 어떤 이야기든 끝까지 보면 앞에 나온 수수께끼는 풀리는군요(아니 끝까지 알 수 없는 것도 가끔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한번 생각해볼까요. 예전에는 반공만화라는 게 있었습니다. 거기에 나온 북한군은 늑대였습니다(아주 어릴 때 본 건데도 기억하다니). 어린이는 그것을 보면 북한 사람은 늑대인가보다 생각하겠지요. 어떻게 보면 이것은 거짓 정보군요. 톰이 사는 그 나라도 누군가 정보를 바꾸었습니다.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해서지요. 다른 것을 사람들이 모르게 하려고 왕은 적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는 까닭으로 나라를 높은 벽으로 둘러쌌습니다. 적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그 나라 사람이 밖에 나가는 것도 막은 겁니다. 적도 진짜 적이 아니고 만들어낸 겁니다(쿠파). 철국은 있지만. 앞에서는 누군가라 하고 뒤에서는 왕이라 했군요. 아주 작아도 자기 나라라고 생각하면 좋은 건지도 모르죠. 그것 또한 힘이군요. 사람은 힘 맛을 알게 되면 그것을 놓고 싶어하지 않기도 하지요. 아무리 좋은 말을 하고 착한 얼굴을 하고 있다 해도 힘을 가진 사람 진짜 마음은 모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사카 고타로는 비슷한 말을 자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진짜라 믿고 있는 게 거짓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라고 하네요. 어느 한쪽만 생각하지 말고. 무엇이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 그렇구나 하기보다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스스로 판단해야 하죠. 어렵다고 해서 그냥 있기보다 뭐라도 해 보기. 쥐도 비슷했습니다. 쥐는 늘 고양이한테 쫓기는 신세였는데 바깥에서 온 쥐가 고양이와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어요. 고양이는 쥐가 말을 하는 걸 듣고 놀랍니다. 말을 나누면 고양이는 쥐를 잡기 어렵겠지요. 사람도 동 · 식물이 말을 못한다고 생각하고 괴롭히죠. 우리가 말을 못 알아들을 뿐이고 동 · 식물도 괴로움을 느끼겠지요.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려고 하면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같은 말을 하니 더 잘 통할 텐데 그게 어렵기도 하군요. 그것은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럴 때는 아무리 말해도 싸움밖에는 안 될지도. 사람은 왜 잘 모를까요.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것도 맞는다는 것을. 언젠가 저도 그렇게 될까봐 걱정입니다(한번도 그러지 않은 것처럼 말했군요). 마음을 닫지 않아야 할 텐데.

쥐와 고양이는 우리나라 사람과 다른 나라 사람으로 바꾸어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 안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쥐는 힘없는 쪽이군요. 고양이가 말해서 나쓰메 소세키 소설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그 고양이는 사람을 보기만 했던가요. 실제 고양이와 개가 사람 말을 알아듣고 모르는 척할지도 모르죠. 그래도 사람은 그러면 안 되겠지요. 만나고 말을 하게 되어서 힘들어하면 모르는 척할 수 없다고 말한 사람도 있어요. 요괴를 만난 나츠메예요. 힘든 사람을 보면 모르는 척하지 않고 말이라도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제가 다른 것은 못해서 이런 말을 했네요. 말 들어주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냥

이 책을 봐서 그런지 꿈에 고양이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고양이가 아니고 햄스터였는데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먹이를 줘야 할 텐데 생각하고 그것을 찾으러 밖에 나갔더니 고양이도 따라서 밖에 나왔습니다. 그것을 보고 저는 고양이가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전에도 이런 일 있었으니 괜찮겠지 한 듯합니다. 먹이는 안에서 찾아야지 왜 밖에서 찾았을까요. 다음날에는 쥐가 나왔습니다. 이 책 하루에 다 못 봤습니다. 하루 만에 보는 책 별로 없네요. 쥐는 한두 마리가 아니고 떼로 나왔습니다. 그곳은 학교 교실이었습니다. 쥐떼가 나와서 ‘발을 들어야 해’ 하고 생각했는데,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아무것도 아닌 꿈이군요.

여기 나온 고양이를 톰이라고 한 건 이사카 고타로가 만화 <톰과 제리="">를 좋아해서일까요. 쥐 가운데는 이름이 제리인 쥐가 있었을지.



희선




☆―

“(……) 지금까지는 커다란 돌을 앞에 두고 그것을 피해다니고 있었을 뿐입니다. 두려운 마음에 겁을 먹고 눈을 돌린 채 그 옆으로 돌아서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밀어 봐야 한다’고. 밀어보면 돌은 움직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땅에 박힌 산처럼 꼼짝도 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밀어는 봐야 한다고요.” (170쪽)


서로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고양이와 쥐 관계는 평행선일 것이다. 그러나 아주 조금이라도 상대한테 다가서고자 마음먹는다면 두 선은 언젠가 어딘가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가능성은 남는다. (529~530쪽)


n***8 2014.11.27.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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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눈에 비친 인간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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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이라면 그들과 대화를 나눌 것이다. 말이 통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말은 목소리가 아니라 몸짓이나 눈으로도 가능하니까. 때로 개나 고양이에게 고민이나 비밀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게 전부다. 동물들에게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우화소설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이사카 고타로의 장편소설 <밤의 나라 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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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이라면 그들과 대화를 나눌 것이다. 말이 통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말은 목소리가 아니라 몸짓이나 눈으로도 가능하니까. 때로 개나 고양이에게 고민이나 비밀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게 전부다. 동물들에게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우화소설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이사카 고타로의 장편소설 <밤의 나라 쿠파>도 고양이가 등장하는 우화소설이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간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은 ‘톰’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낚싯배의 표류로 낯선 곳에 도착한 주인공 ‘나’를 발견하고 말을 걸면서 시작한다. (우스갯소리를 하자면 쥐도 등장하지만 이름이 제리는 아니다.) 고양이와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 나는 톰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톰은 말에 실려 마을 밖으로 왔다. 톰이 사는 나라는 독이 있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아주 작은 곳이다. 거대한 나라 철국과 8년 간 전쟁 끝에 패하고 지배를 받는 상황에 놓인다. 옛날부터 철국의 속국으로 살았지만 병사들이 나라 안으로 들어오기는 처음이다. 항상 철국과 관계가 좋다고 말하던 국왕 칸토는 이런 상황에도 평화를 자신한다. 철국의 말만 잘 들으면 괜찮다고 말이다.

 

 “국왕이라는 건 대체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자기 삶을 위한 지지대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아.” (142쪽)

 

 국왕이었던 칸토가 철국 병사가 지닌 총이라는 낯선 무기에 의해 죽자 인간들은 모두 두려움에 떤다. 톰을 비롯한 다른 고양이들도 마찬가지다. 칸토의 아들 산토는 자신의 안위만 챙기자 인간들은 철국 병사를 마을에서 내쫓기 위해 대책을 세운다. 그러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아준 쿠파의 투명한 병사를 기다린다. 마을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 살아 움직이는 삼나무 쿠파와 싸우기 위해 마음의 복안 대장에게 뽑힌 쿠파의 병사. 이야기는 쿠파의 병사의 목소리로 이어진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 가족을 떠나 쿠파의 병사가 되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거대한 삼나무 쿠파에게 목숨을 잃을 각도를 해야 한다. 쿠파의 병사는 건강한 사람이 아닌 투명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나는 이런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 궁금하다. 고양이와 말을 하고 있는 현실도 놀랍지만 움직이는 삼나무, 독을 품은 벌레, 투명한 병사까지 정말 기이한 나라다. 톰은 나에게 자신과 함께 마을로 돌아가 철국 병사와 싸워주기를 부탁한다. 철국 병사들이 인간들을 해친 후 나중에는 고양이들도 죽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다. 톰과 함께 벽에 둘러싼 마을 근처에 도착한 나는 몸을 숨이고 신호를 기다린다. 여전히 벽 밖에는 철벽 병사가 주둔하고 있다.

 

 마을로 돌아온 톰은 놀라운 장면과 마주한다. 칸토를 죽이고 마을 사람들을 하나 둘, 불러 모은 철국의 애꾸눈 병장은 마을 사람들이 다 아는 복안 대장이었다. 복안 대장은 사람들에게 쿠파에 대한 진실을 알려준다. 그동안 마을 사람들이 믿고 있었던 진실은 모두 거짓이었다. 쿠파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쿠파의 병사는 어디로 사라졌나? 복안 대장은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처럼 보인 칸토 국왕의 실체를 밝힌다. 철국에게 복종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그곳으로 보냈고 쉬운 통치를 위해 위협적인 대상인 쿠파를 만들어낸 것이다. 왜 복안 대장은 이제야 그 모든 사실을 이야기하는 걸까.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441쪽)

 

나는 시킨 대로 하지 않고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일을 하기로 했다. 단지 그뿐이야. (461쪽)

 

 복안 대장의 말처럼 우리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고정관념은 소설 곳곳에서 발견한다. 고양이에게 자신들을 잡지 말라고 당부하는 쥐,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쿠파의 존재, 아주 작은 나라의 사람들이 소인국이라는 사실까지 말이다. 그러니까 나는 걸리버 여행기 속 걸리버처럼 그들에게 거인이다. 작가는 말하는 고양이라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설정을 시작으로 결국엔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에 대한 의심과 사물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힘이 필요한 시대에 주변을 돌아보게 만든다. 함께 만드는 사회를 위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해도 좋을 소설이다.

 

r*********s 2014.08.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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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나라 쿠파] 무지 속의 행복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은 노예나 다름 없다
"[밤의 나라 쿠파] 무지 속의 행복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은 노예나 다름 없다" 내용보기
이사카 코타로가 전해주는 민주사회에서의 올바른 시민의식입니다. 자칫, 딱딱하고 교조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친절하고 재미있게 그러면서 강압없이 전해주는 것은 이사카 코타로만의 재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사카 코타로라는 이름 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그리고 설령 이사카 코타로라는 타이틀이 없어도, 이런 책이라면 그 자체로도 읽을 가치가 있는 그런 책이었습니
"[밤의 나라 쿠파] 무지 속의 행복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은 노예나 다름 없다" 내용보기

이사카 코타로가 전해주는 민주사회에서의 올바른 시민의식입니다. 


자칫, 딱딱하고 교조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친절하고 재미있게 그러면서 강압없이 전해주는 것은 이사카 코타로만의 재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사카 코타로라는 이름 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그리고 설령 이사카 코타로라는 타이틀이 없어도, 이런 책이라면 그 자체로도 읽을 가치가 있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딘가에 있는 작은 성. 이 성의 바깥에는 쿠파라는 괴물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괴물을 막기 위해 일년에 한번, 성에서는 젊은이 3명을 선발해, 모든 사람을 위해, 쿠파를 무찌르기 위한 여행을 떠나 보냅니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돌아오는 사람은 언제나 단 한명, 길안내를 하는 복안대장 뿐이었지요. 


사람들은 믿고 있었습니다. 마을을 위해 희생한 3명의 젊은이는, 투명해져서, 저 어딘가에 살아있고, 언젠가 마을에 큰 위기가 닥치면, 돌아와서 다시 한번 구원해 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매년 3명씩의 대표가 마을을 위해 쿠파와의 전투에 나섰습니다만 언젠가부터, 쿠파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도 마을의 전설이 되어가던 어느 날, 이웃나라의 군대가 쳐들어왔습니다. 


이 군대의 대장은 성의 왕을 총살하고, 사람들을 가둬두었습니다. 


왕이 죽자, 마을 사람들은 우왕좌왕 하면서, 적의 군대가 자신들을 어떻게 다룰지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적의 앞잡이가 되어서 마을 사람을 억압하는 자도 있었고, 군대에게 저항하며 자유로운 삶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앞잡이가 이기는 것이 현실이지요. 마을 사람들은 앞잡이에게 배신당하고, 몰살당하려는 순간, 적군의 대장이 오히려 이 앞잡이를 혼내줍니다. 


어랏? 이게 뭐지?


그리고, 적군의 대장은 이 마을에 전해지는 전설에 얽힌 진실을 말해주지요. 


100여년 전에, 마을은 이웃나라와 전쟁을 했고, 패했습니다. 당시의 왕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시켜준다면, 매년 3명의 청년을 노예로 바치기로 약속을 했지요. 


하지만, 외세에 무릎을 꿇고, 마을 사람을 공물로 바친다면, 내란이 일어날 것이 뻔했습니다. 


그래서, 왕은 쿠파의 전설을 만들었지요. 마을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는 젊은 영웅의 이야기로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 젊은이는 이웃나라로 끌려가, 광산에서 죽을때까지 노역을 하다가 생체 실험의 재료로 사용되고 결국은 죽는 삶을 살 뿐입니다. 


이 꼴을 보다 못한, 대장(희생자들을 안내하는 실무자였지요)은 왕에게 이런 짓을 그만 하자고 하지만, 오히려 왕에게 죽임을 당할 처지가 되고, 겨우 겨우, 달아납니다. 그리고 그 달아난 곳에서 힘을 키워 다시금 마을에 돌아온 것이지요. 


대장은 자신의 권력만을 유지하려던 악한 왕을 처단하고, 마을을 위해 떠납니다. (어찌되었던 이웃나라 적국의 신임을 받고 있던 왕을 죽인 것이니까요) 


그동안, 착하게 시키는 일만 하던 사람들은 왕도 없어지고, 또 자신들에게 자유를 준 대장도 사라지자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릅니다. 


스스로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손에 넣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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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나도 조금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어"
"그럼 왜 그렇게 이야기한거야." 고고가 기가 막혀서 말하자 간 할아범은 웃음과 함께 "이 설명으로 납득하면 더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라며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국왕이란 건 대체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자기 삶을 위한 지지대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아. 공물만 바치면 된다고 말이야. 그래서 아이가 1년 넘게 걸려 만든 돌탑을 허물었을 때도, 웃으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헛수고가 되어 버렸구나. 인생이라는게 녹록한게 아니지' 하고 놀리듯이 말한게 전부였어"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어"
"이것은 저희가 필요로 한 이야기니까요. 그리고 저희는 쭉 의문을 품지 않았습니다. 아니 의문은 있지만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쥐가 쫓기고 고양이가 그것을 사냥하는 것은 역할 분담이 되어 있는 거라서 어찌할 도리가 없는 거라고요"

고고, 네가 한짓이라면 당신이 한 일이라면, 그 용기는 존경하지만, 부탁이니 우리까지 휘말려 들게 하지 마.

"옛날에 칸토가 나에게 말한 적이 있지. 국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비결을 아느냐고."
"비결 같은 게 있습니까"
"그 남자가 말하기에는"
"뭐야 그건" 이이오가 물었다. 
"'바깥에 위험하고 무시무시한 적을 준비하는 거다' 라고 , 그렇게 말했어"
"적을 준비한다?"
"그래 놓고 당당하게 이렇게 말하는 거라고. '걱정 마라. 내가 너희를 그 위험으로부터 지켜 주겠다; 라고 말이야. 그러면 모두가 자신을 의지하고 반항하는 인간은 줄어든다. 칸토는 그렇게 말했어"

나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복안 대장 일행은 이기러 가는 게 아니다. 틀림없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싸우러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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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6 2014.11.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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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나라 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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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코타로의 이야기는 이야기를 읽는 그 자체로도 재미가 있다고 기억하고 있다. 한때 많은 책을 읽으며 좋아했지만 한동안 읽지 않아서 그런지 밤의 나라 쿠파의 첫 느낌은 그저그랬다.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은 이야기,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은유와 비유를 친절히 풀이해주듯 설명하는 등장인물... 이런 설정들이 그리 썩 맘에 들지 않았는데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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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코타로의 이야기는 이야기를 읽는 그 자체로도 재미가 있다고 기억하고 있다. 한때 많은 책을 읽으며 좋아했지만 한동안 읽지 않아서 그런지 밤의 나라 쿠파의 첫 느낌은 그저그랬다.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은 이야기,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은유와 비유를 친절히 풀이해주듯 설명하는 등장인물... 이런 설정들이 그리 썩 맘에 들지 않았는데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이사카 코타로가 준비해놓은 이야기의 실타래가 끝을 보여주는 것 같은 그때 그저 그랬던 내 느낌이 휙 뒤집어져버렸다. 역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어느새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그만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던 것이다.

"하품이 난다. 인간이 볼 때는 하품이 태평함의 상징인지, 우리가 그럴 때마다 '팔자 한번 좋네'하고 비꼬곤 한다. 생트집이 따로 없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밤의 나라 쿠파의 이야기는 너무 쉽게 알 수 있는 상징과 비유처럼 읽혀 빤한 글로 읽혔지만 그 끝을 보고 나면 그리 단순하게 말해서는 안되는 거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센다이의 공무원인 '나'는 아내가 바람을 피운 충격으로 바다낚시를 떠난다. 갑작스런 날씨 변화로 파도가 거세어지고 배가 뒤집히며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보니 온몸이 꼼짝못하게 덩굴로 묶여있고 가슴 위에는 고양이 한마리가 앉아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릴새도 없이 그 고양이가 말을 하는 것이다. 고양이가 말을 하는 것인지, 내가 고양이 말을 하는 것인지 배가 뒤집히며 받은 쇼크로 환청을 듣고 있는 것인지, 아내가 바람을 피운 충격으로 정신적 불안정이 말하는 고양이를 등장시킨 것인지...

잠깐의 환상이 아니라 고양이는 덩굴에 묶인 나를 풀어주고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밤의 나라 쿠파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밤의 나라 쿠파는 그 내용에 대해 미리 알고 책을 읽기 보다 그냥 무작정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럴수록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대로 넘겼던 부분들이 결말에 이르를수록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시야가 확 넓어지는 느낌이 강해질테니 말이다.

몇몇의 추리소설은 범인을 알게 되면 이야기자체가 재미없어지기도 하는데, 밤의 나라 쿠파는 이야기속에 숨겨져있는 진실이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재미가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솔직히 아직 두번째 읽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내게 있어서 이 책은 두번째 읽을 때는 첫번째에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소소한 재미가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이사카 코타로의 글은 그렇게 읽는 재미가 있음을 새삼 다시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말은 쓸데없는 덧붙임이 되겠지만, 그가 밤의 나라 쿠파에 담고 있는 은유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사실 나는 그러한 것들이 이야기속에 스며들어 있는데다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게 씌였기 때문에 더 이 이야기가 맘에 든다.

 

 

 

 

 

 

 

 

r***2 2014.09.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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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 수 없는 넉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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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나라를 위협하는 쥐들과 깨어난 독충들. 밤의 나라는 뭔지.  번역자는 쿠파라고 햇지만 GOOPER라고 읽으 수도 있는 구빠. 처음부터 도데체 뭔 예기를 하는 지 알수가 없다. 이런 거는 자기 혼자서 쓰고  혼자 보던가...   B급 대표 이사카. B급 이전에  정체불명이야기. 말이라도 되야 B급이던 C급이던 가져다 붙이텐데...  갑갑하다.  예기다 된다면 틤없는 C급 이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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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나라를 위협하는 쥐들과 깨어난 독충들.

밤의 나라는 뭔지.  번역자는 쿠파라고 햇지만 GOOPER라고 읽으 수도 있는 구빠.

처음부터 도데체 뭔 예기를 하는 지 알수가 없다.

이런 거는 자기 혼자서 쓰고  혼자 보던가...

 

B급 대표 이사카. B급 이전에  정체불명이야기. 말이라도 되야 B급이던 C급이던

가져다 붙이텐데...  갑갑하다.  예기다 된다면 틤없는 C급 이사카..

작자 후기나 번역자후기나 한심하다... 

아무 이야기도 쓰지 말던가....

YES마니아 : 로얄 d******3 2014.09.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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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 이사카 고타로] 고양이가 들려주는 불온한 은유의 세상 - 밤의 나라 쿠파
"[일본 소설 / 이사카 고타로] 고양이가 들려주는 불온한 은유의 세상 - 밤의 나라 쿠파" 내용보기
"국왕이라는 건 대체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은 아무래도 상관업다고 생각해. 자기 삶을 위한 지지대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아. 공물만 바치면 된다고 말이야. 그래서 아이가 1년 넘게 걸려 만든 돌탑을 허물었을 때도, 웃으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헛수고가 되어 버렸구나. 인생이라는게 녹록한 게 아니지?'하고 놀리듯이 말한 게 전부였어."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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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왕이라는 건 대체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은 아무래도 상관업다고 생각해. 자기 삶을 위한 지지대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아. 공물만 바치면 된다고 말이야. 그래서 아이가 1년 넘게 걸려 만든 돌탑을 허물었을 때도, 웃으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헛수고가 되어 버렸구나. 인생이라는게 녹록한 게 아니지?'하고 놀리듯이 말한 게 전부였어."

 

-P.142-

 

1.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정작 책을 다 읽고 난 후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하기엔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 경우엔 너무 어려운 책이 그렇고, 또 너무 많은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책이 그렇습니다.

 

 <밤의 나라 쿠파>는 재밌게 읽었지만 그 느낌을 어떻게 글로 표현해야할지 참으로 애매한 책입니다. 아마 후자의 경우에 가깝기 때문일텐데요. 우화 형식으로 구성된 소설은 고양이 톰의 시각으로 진행되고 그가 바라보는 세계로 우리의 세계를 풍자하고 있습니다.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속 지배구조를 다양한 상징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은 '이사카 코타로'의 전작들과 어느정도 맥을 함께하는데요. 쉬운 문장으로 환상의 세계를 그려나가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모르겠지만 이 나라 바깥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어쩌면." 나는 거기서 번뜩인 생각을 머리로 곱씹어 보기 전에 이야기했다. "어쩌면 그 '멀리서 온 쥐'가 있던 장소에서는 고양이와 쥐가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스스로 말해 놓고, 그래, 그럴거야, 하고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쪽 쥐들에게 고양이와 이야기를 해 보라고 권했을 가능성이 있어. 자기들이 성골한 일이니까 남에게도 권했다. 이런 거 아닐까."

 

-P.203-

 

2.

 

  센다이 시의 공무원인 ‘나’는 아내가 바람을 피운 충격으로 바다낚시를 떠났다가 거센 파도에 표류하고 맙니다. 낯선 풀숲에서 정신을 차린 ‘나’의 앞에는 말하는 고양이 ‘톰’이 나타나 자기 나라에서 일어난 놀라운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높은 성벽에 둘러싸인 ‘밤의 나라’ 그리고 그들과 오랜기간 전쟁 중이었던 강대한 나라 ‘철국’. 전쟁은 철국의 승리로 끝나게 되고 곧이어 철국의 병사들이 '밤의 나라'로 찾아오게 됩니다. 고양이 톰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들 사회는 자신이 속한 고양이들의 사회와 쥐들의 사회를 닮아 있습니다. 희생양을 보내고 그 조건으로 계약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국군주의 시대의 일본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데요. 이러한 일들은 비단 일본의 과거사뿐이 아닙니다. 한국 사회에서 기득권과 비 기득권의 모습과도 맞물려 있고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는 강자와 약자와의 모습들 입니다.

 


 

 

 

 "이 나라는 쭉 같은 집안이 국왕이 되어 왔어. 뒤집어보면 국왕이라는 근거는 '대대로 이어져 왔으니까' 하나밖에 없는 거야. 능력은 상관이 없지. 따라서 국왕인 자기들이 철국에 굽실거리는 한심한 인간인 줄 안 순간, 그 자리에서 끌려 내려올 거라는 불안을 안게 됐더라도 이상할게 없어. 자기들 입장이 위태로워질 거라고 생각하고. 중요한 것은 진실을 전하는 것보다 위엄을 지키는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거야 "

 

-P.448-

 

3.

 

 이 불온한 은유의 세계 속에는 많은 사회 문제가 녹아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강자와 약자의 문제 외에도, 인간의 자유의지라던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의지라던지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재미있는건 이런 메타포 외에도 다른 명작들의 오마주가 표현되어 나타난다는 점이였는데요. '걸리버 여행기'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요소들이 녹아들어 있다는걸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생각해볼 수 있었을 겁니다.

 쉽게 읽히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그만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작품이였습니다. 말하는 고양이 톰의 갸르릉 소리와 함께 말이죠.

 

l****4 2014.10.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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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이야기- 밤의 나라 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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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나라 쿠파 이사카 코타로 지음 | 김수현 옮김 민음사 2014.08.01 펑점  재미있는 책을 만날 때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만큼이나 즐겁다. 책은 재밌어야 하고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밤의 나라 쿠파]는 근래 읽은 책 중에 제일 재밌게 읽은 책이다. 장르마다 가지고 있는 기준에 부합해 독자의 취향과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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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나라 쿠파

이사카 코타로 지음 | 김수현 옮김
민음사 2014.08.01
펑점


 재미있는 책을 만날 때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만큼이나 즐겁다.

책은 재밌어야 하고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밤의 나라 쿠파]는 근래 읽은 책 중에 제일 재밌게 읽은 책이다.

장르마다 가지고 있는 기준에 부합해 독자의 취향과 맞아 떨어지면 '재밌다'는 말을 쓰게 되지만, [밤의 나라 쿠파]는 장르가 이건데 이래서 재밌었다 라고 꼬집에 말하기엔 뭔가 다 2% 부족하다.

 

환타지인가 싶다가도 모험 이야기 이고, (책표지에 우화라고 써 놓았지만) 우화라고 생각하기엔 그다지 큰 교훈이 없을 뿐 아니라

숨겨진 비밀을 캐내는 과정엔 긴장과 스릴이 느슨해 조마조마해 지지 않는다.  

심오한 교훈도 없고 놀랄만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의 흐름이 빠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재밌다. 자꾸 손이 가는 새우깡 같다.

읽다 보니 '어, 벌써 끝난거야? 아쉽군. 재밌었는데...'하며 손에 묻은 새우깡 가루를 빨게 되는 기분이다.


이사카 코타로의 대표작은 영화화되어 더 유명해진 [글든 슬럼브]가 되겠지만, 이 양반 일본에서는 꽤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내 놓은 작품마다 좋은 상도 많이 받고 우리나라에도 그의 팬이 많다. 나는 아니다.

재밌게 읽은 책이 몇 권 되긴 하지만 음산하고 피냄새가 많이 나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가 밝고 향기로운 사람이라는 건 아니다.)


이 책은 묘하게 재밌다.

음산하지도 않고 피냄새도 안난다.

시골마을 사람들이 오골오골 모여 침입을 받아 위기에 빠진 마을을 어떻게 해 봐야 하는데 어째야 하는지도 모르고 나서는 사람도 없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 위험할 때 마을을 구한다는 삼나무 숲 속 '쿠파의 병사'를 기다리며 옥신각신, 고양이가 사람말을 알아듣고 쥐가 고양이 말을 알아 듣는 중 서로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며 타협과 출구를 모색해 나간다는 줄거리다.

해프닝으로 시작해 해프닝으로 끝났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이 책을 손에서 못 놓는 이유는, 삼나무 숲에서 쿠파 괴물과 싸우다가 임무를 완수하면 투명해 진다는 쿠파의 병사들에 대한 궁금증이다.  

존재의 모호성을 띠고 있는 그 신비의 병사들이 언제 나타날 것인지, 진짜 살아있는 것인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지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은 삼나무 정령같은 쿠파와 함께 미스테리의 극을 이룬다. 

그들의 실체가 벗겨지는 반전은 허를 찔렸다는 느낌보다 눈채 채고 있었어 정도지만 이 반전이 고양이와 쥐가 말이 통하는 동화적(우화적이라 해야하나?)상황을 노스탤지어가 스민 인간적 세상으로 건너오게 하는 따뜻함이 있어 실망스럽진 않았다.


이사카 고타로의 진면목이 나타는 것은, 교훈 따위를 주려고 쓴 책은 아니야! 라며 술술 써 내려 간 것 같으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대화를 통한 촌철살인의 일침이 있다는 거다.


아내의 바람으로 쿠파의 나라까지 온 평범하고 잘난 구석 하나 없는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승격시키고 고양이 톰은 쥐들과 좀 더 바라직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 그리고 쿠파를 무찌르고 마을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역시 제일 좋은 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는 걸 복안 대장은 알고 있다.

 

"전쟁에서 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무슨 일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는 거야."(P.129)

"만약에 누군가의 이름을 대야 한다면 내 이름을 대거라."(P.304)

간 할아범은 누워서 마을의 비상사태를 의논하러 오는 젊은이들에게 주로 이런 말을 하는데, 뾰족한 대책이나 위력을 가진 말은 아니지만 휩쓸리지 않는 중심이 서있다. 생을 통해 사건을 바라보는 통찰의 힘이 있다.


굵직한 역할을 담당하는 복안 대장과 원로의 사명을 다하는 간 할아범은 오에 겐자부로의 [동시대 게임]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에서 빌렸다는데 이사카 코타로의 오에 겐자부로를 향한 오마주로도 읽힌다.

오에 겐자부로 같은 문학의 거성을 둔 일본작가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동시대 게임]이라... 일단, 위시리스트에 넣어 둔다. 언제 사서 읽을 지는 몰라도 책 속에서 다른 책을 발견하는 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세상의 이야기들이 무겁거나 침울하고 가볍거나 경박하다 못해 무섭거나 소름끼치는 얘기들이라 입맛이 쓸 때, 입 안을 헹구어 주는 이야기가 뭐 없나? 찾고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아이스크림 슈팅스타를 먹을 때 만큼이나 입 안이 화~ 해진다.

달고 시원할 뿐 아니라 입 안에서 톡톡 들까불며 축제를 연다.

뭐지? 하는 순간 아이스크림은 다 먹어 버리고 페이드 아웃. 여운만 남는다.


톡.톡.톡. 그래서 재밌다.  

a********3 2014.09.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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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나라 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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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 권위의 나오키 상에 다섯 번이나 후보로 선정되고, 일본서점대상에도 5년 연속 후로로 올랐다는 것은 이사카 고타로가 심오한 영혼을 자유자재로 펼쳐내는 필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능력을 다수의 대중 속에서 독창적인 문학적 접근으로 풀어낸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이 도서, '밤의 나라 쿠파'에서 문학의 고유한 정형과 대중이 원하는 서술의 경계에 서서 십자가처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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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 권위의 나오키 상에 다섯 번이나 후보로 선정되고, 일본서점대상에도 5년 연속 후로로 올랐다는 것은 이사카 고타로가 심오한 영혼을 자유자재로 펼쳐내는 필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능력을 다수의 대중 속에서 독창적인 문학적 접근으로 풀어낸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이 도서, '밤의 나라 쿠파'에서 문학의 고유한 정형과 대중이 원하는 서술의 경계에 서서 십자가처럼 양방향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이 작품은 평범을 뒤엎는 이야기꾼, 빨래를 넓게 펼쳐서 바지랑대에 걸쳐 놓은 것처럼 예측 불가한 줄거리를 한올 한올 풀어나가는 저자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이다. 동물을 의인화하여 간접적으로 사람의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인 '나'를 통하여 직접적으로 사람의 세상을 바라본다. 얽히고 설킨 우리들의 사고를 툭툭치며 내용을 이끌고 간다. 날카롭고 심오한 언어적 유희를 통해 문장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읽기 쉽고 이해하기 편한 언어를 구사하며 뾰족한 문학의 깊이에 접근한다. '나'라는 존재를 철국의 병사가 저벅저벅 거니는 밤의 나라 안에서 말하는 고양이 톰이 이끌고, 억눌림으로부터 기지개를 펴는 쥐들과,  걸어다니는 나무 쿠파와 쿠파의 병사 등등 이 도서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설정들이 독특한 작가의 세계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흥미로움에 의해 젖은 스폰지처럼 독자들은 저자가 만들어 놓은 판타지나라의 올가미 속으로 스며들어 단 번에 책의 끝까지 내달리게 될 것이다. 그러다 끝으로 가서 의미 심장한 울림을 짜주는 아주 깊이 있고 잔잔한 감동의 우화소설이다.

재미도 있고, 판타스틱하고,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 않으며, 오히려 보편적 생각을 갈아 엎는 진행 속에서 철학적 영혼의 울림이 존재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한 마디로 이사카 고타로의 뛰어난 걸작이라 생각한다. 그의 작품을 접한 것은 이 도서가 처음이다. 대개가 우화의 세계에는 강한 메세지가 담겨져 있다. 아니나다를까 역시 '밤의 나라 쿠파'에도 잔잔함 감동이 담겨져 있다. 잔잔한 감동을 장편의 우화 안에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담고 뚜껑을 닫는 저자의 작품을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쁘다.

일본 문학, 특히 꽤나 이름 난 소설가들의 작품들은 줄거리가 아기자기하고 상당히 섬세하며 구성력도 뛰어나다. 게다가 복선에 따른 치밀한 짜임새와 첨예한 반전을 이끌어내는 등 필력이 대단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문학적인 면에서만은 일본 작가들을 높게 보곤 한다. 저자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을 통해 느낀 점도 그러하다. 사고의 내공이 놀랍고, 결국 다정다감하게 다수의 독자들을 위해 손을 건넨 줄 아는 훌륭한 필력의 작가라 생각한다. 그도 일본을 대표하는 인기작가의 반열에서 있다고 본다. 일본서점대상 수상작이면서도 오락적인 소설, '골든 슬럼버'가 아주 재밋다고 하는데, ​그 외에 이사카 고타로의 다른 많은 작품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s**********4 2014.09.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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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나라 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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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학교에서 처음 접한 이솝우화의 신선한 충격과 재미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 선생님이 이솝우화를 틀어주길 바라고 기다린 시절이 있었다.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내게, 이사카 코타로 작가의 <밤의 나라 쿠파>는 내 어린 시절 이솝우화를 처음 접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다. 독특한 세계관과 함께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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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학교에서 처음 접한 이솝우화의 신선한 충격과 재미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 선생님이 이솝우화를 틀어주길 바라고 기다린 시절이 있었다.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내게, 이사카 코타로 작가의 <밤의 나라 쿠파>는 내 어린 시절 이솝우화를 처음 접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다. 독특한 세계관과 함께 소설 <밤의 나라 쿠파> 이야기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치밀하게 짜인 설정 때문에 이사카 코타로 작가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말하는 고양이 톰(어플이 아니다)의 매력 터지는 말투에 읽는 내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눈만 동그란 녀석이 톰인 듯 한다. 저 눈으로 그런 말투라니… 상상만 해도 매력 터진다.

 

이 책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어른을 위한 우화다. 우화지만, 유치함이 없고 예상 가능한 뻔한 결말도 없다. 개인적으로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고양이 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나'라는 인물은 취미로 소액 주식 거래나 하는 단조로운 인생을 보내는 공무원이다. 그는 아내가 바람을 피운 충격으로 바다낚시를 떠났다가 배가 뒤집혀 표류하고 만다. 그렇게 순간 의식을 잃었고, 눈을 뜬 뒤에는 낯선 풀숲에 덩굴로 꽁꽁 묶여 있었다. 우화답게 어디서 본 듯한 상황이 곳곳에 연출된다. 그리고 톰이라는 고양이가 가슴 위에서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었고, 그렇게 '나'라는 인물은 톰이 사는 나라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말하는 고양이 톰이 사는 작은 나라는 높은 성벽이 둘러싸여 져 있고 성벽에는 외부에서 침입할 수 없도록 흑금충의 독이 발라져 있다. 그런 톰의 나라는 적국인 철국과의 8년간의 전쟁에 패해 철국 병사들이 생전 처음 보는 짐승인 말과 그들 나라의 무기인 총을 들고 나라 안으로 들어왔다. 국왕 칸토는 두려워할 것 없다며 마을 사람들을 진정시킨다. 하지만 철국 병사를 이끌던 애꾸눈 병장은 국왕 칸토를 총으로 쏴 죽인다. 칸토의 머리에 구멍이 뚫리는 것을 본 마을 사람들은 당황했지만, 간 할아범 집에 모여 해결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던 중 마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투명한 쿠파의 병사 이야기가 등장한다. 톰이 사는 나라 근처에는 삼나무 숲이 있는데 그곳에 삼나무가 살아 움직이는 쿠파라는 존재가 있었고, 마을에서는 이 쿠파를 제거하기 위해 매년 병사를 뽑아 보냈다. 뽑힌 병사들이 임수를 완수하면 몸이 투명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투명해진 쿠파의 병사가 마을 사람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언젠가 도와주러 온다는 이야기다. 한편 고양이 톰은 자신에게 더는 쥐를 잡지 말아 달라고 협상을 시도하는 '쥐'를 만나 당황하게 되는데…

 

이렇게 보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들이 얽히고설켜 촘촘한 한 편의 이야기가 된다.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한 묘사는 이야기의 몰입도를 더하고 상상력이 부족한 나의 머리를 자극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책을 덮었을 땐 조각난 퍼즐이 모두 짜 맞추어지는 모습에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한 편의 긴 동화로 생각하며 가볍게 읽던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아! 다시 읽어야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밤의 나라 쿠파>를 다시 읽는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느낌이 들거란 생각이 들었다. 읽을수록 진가가 드러나는 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고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s******o 2014.09.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