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으로 담백한 책이다. 일반적으로 맑고, 깨끗한 맛을 나타낼 때 ‘담백하다’고 표현을 한다. 여기까지 좋은 의미이고, 또 다른 의미로 담백하다고 표현을 하는데, 맛이 닝닝하고, 뭔가 빠진 듯 한데 썩 끌리지는 않으면서 개성은 없고, 딱 뭐라 표현하기 뭐할 때 ‘담백하다’라고 얼버무린다. 그래서 이 책은 ‘담백하다’고 말할 수 있다. 명상책들의 보편적인 성격이기도 하지만, 뭔가 있긴 있는데 어디서 들어 본 듯 하고, 읽다 보면 그게 그 내용이라 심각하게 지루하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은 형식이 의미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상징으로 볼 수 있다. 고로 말을 배움으로써 거짓의 지식을 알게 하고, 그것이 진리와 나를 멀어지게 함으로써 불행이 나를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영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화내지 말며, 진리를 추구하고, 사랑하라는게 이 책의 테마이자 줄기로 요약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주장을 듣다 보면 몽실몽실한 뜬구름을 잡으려고 손짓하는 나를 보게 된다.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모습이 진리에 다가가는 행위일까? 읽으며 내내 고민했다. 계속 읽어 말어. 합리적이고,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세상을 살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관념덩어리로 이루어진 이 책을 보는 건 심한 인내력을 요구한다. 좋은 재료는 음식 맛의 전부가 아니다. 손맛이 있어야 하고, 주방장의 요리철학이 담겨 있어야 참 맛이 살아난다. 흔하면서 늘 다루는 주제를 식상한 방식으로 요리한 이 책에서 그나마 발견한 것을 굳이 꼽자면, 사람, 음식, 책에는 공통적인 것이 있었다. 바로 궁합. 그리고 나와 이 책은 상극이라는 사실. |
| 말을 배우기 전에 세상은 아름다웠단다. 멕시코 인디오의 피를 타고 테어났으나 서양식 교육을 받아 외과의사가 되었다는 그가 되돌아보면서 하는 말이다. 말을 배우기 전... 그가 말하는 말을 배우기전이란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어려운 말들을 떠나 나는 그 재목을 내내 생각하며 책의 표지와 책에 담긴 사진들을 열심히 보았다. 그리고 몇마디 글들을 읽어보았다. 즉 나는 이 책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왜? 나는 말을 배운 사람이고 말로 쓰여진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말에 길들여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역시 말로 쓰여진 이 말을 배우기 전.... 이라는 책은 글로 쓰여졌지만 어법이 달라서인지 나에게는 읽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대충 알 수 있었고 많은 감동을 느꼈다. 그가 말하듯이 말을 배우기 전의 언어로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
| 어린시절에 우린 세상을 향해 한결같은 마음과 포용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언어를 습득하고 지식이라는 매개체를 세상을 접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보왔던 관점과는 달리 정해진 아니 편협된 틀안에서 그것을 보게 되었다. 이것이 세상 만물의 뜻과 진실을 가지고 있는 척도인냥 생각했고, 행동했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다는 것을 이 책을 보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그러한 잘못된 지식들을 우리의 행복을 만들어 주지 못하고, 늘 불안하고, 자학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버렸고, 끝내는 극단적인 죽음을 생각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외과의사라는 안정된 일을 하다가 큰 사고를 통해 자신이 그동한 맹신하고 추종했던 진실들이 끝내는 자신의 삶에 독이 되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생각을 보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우리가 그토록 의탁하고 있는 종교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의 영혼이 참된 진리를 찾고 내면적인 자기 완성을 만들게 하고 있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이런 지식의 폐해에서 벗어나 진정한 진리와 자아를 찾기 위한 방법들을 이 책에서 그는 소개해줌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순수했던 어린시절 같은 순수한 영혼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이 주는 깨달음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자기 고백과 성찰이 있어야하리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 한 구석에 얼룩지고, 흩어진 영혼의 조각들을 서서히 털어내고, 다시끔 정리하는 시간과 여유를 준 책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