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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과 1995년의 세계 100대 기업을 조사해 보면, 30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업은 10~20%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업의 흥망성쇠야 애초부터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오랜 기간동안 생존하면서 성장하는 기업들의 내명에는 그럴만한 성공요소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이 책은 기업의 총합만한 규모를 가진 국가경영의 노하우를 배워 기업의 성공요소를 찾아보기에 좋은 텍스트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세 가지 리더십의 키워드를 추출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즉생死卽生의 리더십
“지금 가장 시급한 나랏일은 무엇인가?” 광해군이 과거시험장에서 책문策問을 냈다. “나라의 병은 왕 바로 당신입니다.” 36살의 젊은 선비 임숙영이 직격탄을 날렸다. 광해군의 진노로 임숙영은 삭과削科의 위기에 처한다.
목숨이 위태로울지 알면서도, 올바름을 지향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당시에 임숙영과 같은 이들이 없었다면, 임진왜란 등으로 크게 쇄약해진 조선이 그 후로도 300년을 더 지속할 수 있었을까? 사즉생을 개인의 인성으로 본다면 좁은 시각일 것이다. 시대와 시스템의 토대가 있었음을 임숙영 외에도 많은 선비들이 내놓은 대책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만약, CEO인 임금이 시대적인 위기의식을 공감하지 못하고, 발칙한 발언과 행동을 포용할 체계가 없었다면 임숙영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인재 활용의 리더십
많은 대책의 내용들에서는 사람을 모든 일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간곡히 간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왕은 인재를 알아 볼 수 있는 눈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한다.
더 나아가, ꡔ책문ꡕ의 선비들이 공통으로 간언하는 것은 인재 스스로가 등용되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라는 것이다. 즉, 인재들이 국가와 백성을 위해 죽도록 일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덕과 지혜를 고루 갖춘 왕의 몫일뿐이다.
수평적 리더십
‘책문’이라는 과거제도를 통해 젊은 엘리트들에게 국가경영의 대책을 구하는 것은 수평적 리더십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GE의 잭 웰치를 비롯한 많은 성공한 경영인들이 경직된 기존 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수렴 창구와 조직 전체의 통합을 도모할 유력한 수단의 하나로 수평적 리더십을 활용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조선의 리더십을 현재적 의미로 해석해 본다면 이러한 모습들이 아닐까. 사원 선발과정에서 회사와 관련된 주제를 놓고 대책을 내놓게 하여 신선한 아이디어와 인재선발의 기준으로 활용한다. 또한, 해고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옳다는 믿음으로 발언하고 실행하는 직원과 부서를 장려하고 기업의 경영층이 그것을 인용할 수 있는 언로를 충분히 보장하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명령 전달 및 보고체계를 흔들 일은 아니지만, 지위와 역할을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기회를 만들어 본다면 위기의 시대를 돌파할 중요한 무기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인상깊은구절] “창업과 수성은 형세가 다르다. 창업 때의 정치는 시의를 참작해, 손익을 헤아려서 폐단을 구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수성 때의 정치는 옛법을 좇아, 조심스럽게 지켜서 폐단을 구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 “ (신숙주가 세종에 내놓은 대책중에서) |
| 이상 사회에 대한 갈망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오래된 요구였을 것이다. 그런데도 다양한 사람들의 보편적인 욕망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충족시켜 줄 사회이길 바라는 많은 이들의 희망은 ‘이상(理想)’에서 이상(異常)으로 바뀌었다. 어떤 사람들은 인물론을 내세워 인물의 리더쉽과 능력이 된다면 이상 사회로 이끌 수 있다고도 했고, 어떤 이들은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끊임없는 분쟁과 폐단, 사회적 갈등은 이들의 주장을 허무하게 만들곤 한다. 그래서일까? 역사 속에서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고민을 어떻게 풀어가려고 했는가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이 ‘책문’이란 이 책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책만 보던 선비들이 자신들의 지식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았던 과거시험은 전통사극을 통해서 자주 접했으면서도 책문은 왠지 낯설다. 붙고 나면 땡인가? 인물의 됨됨이를 알기 위해서는 글재주와 학식만을 따지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500년 왕조를 유지했던 조선의 임금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임금이 과거시험의 합격자들에게 정치 민생 현안에 대해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을 듣는 시스템은 입사 시험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하고 비슷하다. 다만 차이점은 책문은 글로써 면접은 말로써, 책문은 직언을 면접은 감언을, 책문은 자신의 이상을 면접은 자신의 상품성을 늘어놓는다는 것이겠다. 이것은 결국 소통의 방식과 코드의 차이이다. 고용주와 사원 같은 계약적 관계에 있어서는 코드를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맞출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륜적 가치와 실천을 중시한 성리학을 사회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의 임금과 신하는 각자의 예를 다하고 진실되게 고민하고 교류하여 ‘내 안의 왕’이 되는 것을 서로가 경계를 했다. 이것은 백성과 나라의 안정을 유지하려는 가장 근본적인 코드가 맞아 떨어지면서 현명한 군주와 충직한 신하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원론적인 대책(어찌보면 너무나 추상적이고 관념적인)만 400페이지 이상 내놓은 선비들의 깊은 학문적 소양과 덕망에 감복하려고 읽는 책은 아니다. 임금의 겸허한 자세와 고민을 들어보려는 것도 아니다. 그 속에서 발견한 것은 영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과 그래도 놓치고 싶지 않은 희망적인 삶이다.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에 보면 정치의 부패는 적당량의 정치적 도덕성을 주입하여 그 뒤에 숨는다는 내용이 있다. 결국은 모든 힘의 관계는 그런 식으로 숨음으로써 모든 힘을 갖는다. 가끔가다 대중의 도덕성에 대한 요구를 고발 또는 법에 의해 처벌하지만 그것은 그들에 대한 자발적 봉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물며 수기치인을 실천하기 위해 학문을 닦은 조선의 선비들도 붕당정치로 온갖 패악질을 해댔는데, 무릇 권력과 부를 위하여 살아오면서 국회에 자주 출몰하는 '무법자'들에게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망측한 바람일 뿐이다. 시작은 언제나 아름답다. 시작하는 사랑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진리와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을 장식하기 때문이다. 때가 덜 묻은 ‘정치 초년생’들이 윤리책을 또박또박 적은 듯한 구절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비애는 우리 시대의 물음일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이것이 시대의 물음에 답하는 정답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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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지식인들은 늘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자신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펼치고자 했다. 그들이 사상적 기반으로 삼았던 유학(儒學), 즉 성리학(性理學)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학문이었다. 따라서 생활인으로서 그들의 삶의 자세는 도덕성을 중시하였고, 수양의 덕목으로 ‘수기치인(修己治人)’을 늘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 그들에게 있어 ‘수기(修己)’란 도덕적인 완성을 추구하기 위한 정신 수양의 자세를 가리킨다. 중세의 지식인들은 학문을 하는 행위를 곧 자신의 인격적 수양 과정과 동일시하곤 했다. 때문에 옛 성현들의 말씀으로 이루어진 <논어(論語)>․<맹자(孟子)> 등 유가(儒家) 경전(經典)의 습득은 학문에 있어서의 필수적인 과정이었다.
그들은 개인의 도덕적 수양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비로소 벼슬에 나아가 다른 사람을 교화할 수 있게 된다고 믿었다. 도덕적인 자기 수양을 닦은 후에 관직에 나아가 백성들을 다스리는 것이 바로 ‘치인(治人)’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관리로서 남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우선 치자(治者)의 도덕성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높은 벼슬을 한다 할지라도, 그 사람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면 세상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하였다. 능력과 학식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인격적인 면에서 도덕적 결함이 있으면 심지어 탄핵을 당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요행히 당대에 그러한 비난을 견디며 벼슬을 지킬 수도 있었지만, 후세의 냉철한 역사적인 평가를 통해서 단죄되고야 말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과거(科擧)를 통해 관직에 진출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길이었다. 과거란 유학(儒學)을 국가의 지도 이념으로 삼았던 나라에서, 주로 유교 경전의 시험을 통해 필요한 관리를 선발하는 제도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과거의 관문을 통과해야만 했고, 각 개인의 일생을 던질 정도로 막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했다. 중세의 지식인들에게 과거를 준비하는 과정은 자신의 학문적 능력을 쌓는 것뿐만이 아니라, 동시에 개인의 인격적 수양을 닦는 기간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당시의 지식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체득한 자신의 식견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현실 정치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던 셈이다. 다시 말하자면 조선시대의 지식인들은 평소에 연마한 학식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현실 정치에 참여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예비 관리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과거란 선발과정을 통과하여야만 관리로서의 공적인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때문에 과거를 치른 사람이라면, 어떤 측면에서든 국가를 경영할만한 생각과 자세를 지니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하지만 관직의 등용문으로서 오랜 기간동안 과거제도가 시행되면서, 과거에 사용되던 문체는 일정한 격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대에 따라서는 그러한 과거의 문체가 순수한 학문에는 해가 된다고 주장하여 과문(科文)의 폐단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기도 하였다. 일정한 틀에 맞는 과거의 문체를 익히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했고, 이러한 결과 각 개인의 개성적인 측면이 과문을 통해서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으나, 관직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첫 관문인 과거에 응시해야만 했기에 과거의 문체는 당시 사람들에게 쉽사리 무시될 수가 없었다.
여기에서 논할 ‘책문(策文)’은 조선시대 시행된 과거 문체의 하나이다. 소과(小科)에 합격한 사람이 고급관리가 되기 위해서는 대과(大科)를 반드시 거쳐야만 했다. 대과의 초시(初試)와 복시(覆試)를 거쳐서 수많은 응시자들 중에서 33명의 인재가 선발되었고, 이들이 임금 앞에서 치르는 최종시험인 전시(殿試)의 시험 과목 중 하나가 바로 책문이다. 흔히 ‘대책(對策)’이라고도 하는데, 시험에서 제출된 문제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대책과 정략’을 진술하는 글이다. 따라서 그 시험 문제는 임금이나 임금을 대리한 관리가 내리고, 응시자는 그에 대한 답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형식으로 쓰게 된다. 임금이 내린 시험의 문제가 ‘책문(策問)’이며, 과거 급제자들이 이에 답한 것이 바로 ‘대책(對策)’이다.
김태완의 <책문>은 조선시대의 임금이 내린 책문과 과거에 응시했던 인재들의 대책을 뽑아 엮은 책이다. 나는 과거 응시자들의 ‘대책’의 내용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보다 여러 임금들이 문제로 제출했던 ‘책문’의 내용에 더 흥미를 느꼈다. 어려운 과거의 과정을 거쳐 선발된 인재들이라면 마땅히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고 통치자였던 임금이 과거의 힘든 과정을 통과하여 발탁된 인재들에게 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당대의 현실 정치에서 시행하고자 했던 갖가지 정책이나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었을 것임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임금으로서는 아직 현실 정치의 때가 묻지 않은 젊은 인재들에게는 그만큼 이상적이고 개혁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렇기에 임금이 시험 문제로 내린 책문은 그만큼 당대의 현실 정치에서 긴요하게 여겨지는 주제였을 것이다. 때로는 통치에 필요한 장기적인 안목을 요구하는 문제일 수도 있고, 때로는 임금이 오랜 동안 간직하고 있던 통치의 철학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정치 현실에서 눈앞에 닥친 각종 현안에 대해서 젊은 지식인들에게 진솔한 의견을 구하고자 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임금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정책이나 철학적인 문제를 당대의 인재들에게 묻고 그 답을 얻고 싶은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할 것이다. 그렇기에 임금이 내린 책문의 주제를 통해서 당대 왕들이 통치에 임하는 자세의 일단을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이 책에 수록된 책문의 주제들은 당대의 역사적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이었을 것이라고 파악된다.
이와 함께 책문에 자신의 포부와 전망을 담아 응답을 한 인재들의 대책도 주목할 만하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과거의 문체는 반드시 필요한 격식을 갖춰야만 한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 무작정 자신의 생각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책문의 형식에 맞추어 일정한 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펼쳐 보여야 한다. 또한 답안에는 특정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전고(典故)를 제시해야만 하고, 자신이 그동안 읽었던 유학의 경전을 비롯한 수많은 책들을 그 속에 적절히 용해시켜야만 한다. 오늘날 과문(科文)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공식적인 문서를 읽을 때, 그 내용을 해득하기 쉽지 않고 난해하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이런 측면에서 기인한다. 형식적으로는 단순히 하나의 어구(語句)에 불과한 전고가 때로는 매우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전고가 어떠한 배경에서 쓰여졌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해당 글을 제대로 읽어내는 요체가 되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독자들이 조선 시대 지식인들의 책문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자 김태완의 오랜 기간동안의 조사가 선행된 작업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책에서는 치밀한 조사를 통해 각종 전고에 대해서 유익한 자료를 제시하고, 문맥에 맞도록 적절한 번역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 책문의 어떤 내용은 저자가 제시한 주석을 참고하지 않으면, 번역문 자체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기에 저자가 수많은 저서를 뒤져 힘들여 찾아 제시한 주석들은 이 책의 가장 뛰어난 업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노력에 의해서, 수많은 전고 속에 갇힌 난삽하기 그지없는 문장이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쉽게 읽힐 수 있는 새로운 ‘글’로 재탄생된 것이다. 그만큼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면모이기도 하다.
그런데 <책문>의 내용은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지 않다. 저자의 후기(後記)에 의하면 처음에는 30여편 정도의 책문이 수록될 계획이었던 모양인데, 검토 과정에서 그 중에서 ‘가장 흥미있고 현실감이 드는’ 글들만을 다시 추린 것이라 한다. 그렇기에 애초에 ‘정치이념’․‘정치개혁’ 등 16개 항목으로 나누어 묶었던 글들이 검토 과정에서 상당수 실리지 못해, 이 책의 목차만으로는 어떤 기준과 편제에 따라 배열한 것인가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고, 또한 저자의 후기에도 그러한 과정을 밝혀 놓았지만 독자인 나로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제목을 통해서 각 책문의 성격이 어느 정도 드러나기는 하지만, 여전히 수록 순서와 편제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차라리 애초의 편제를 적절히 살리지 못했다면, 시대순으로 배열하여 책문의 주제에 따른 역사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나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러한 지적은, 앞에서 논한 이 책의 장점에 의해서 충분히 가려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생소한 글인 ‘책문’을 상세하게 소개하고자, 앞 부분에 ‘책문을 읽기 위해’라는 항목을 설정하였다. ‘책문, 왕과 세상을 향한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과거제도와 과거의 형식들, 그리고 책문이 지닌 성격과 의의 등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저자는 그리하여 책문을 ‘한 시대의 주인공으로서 지금까지 갈고 닦은 실력과 꿈과 야망을 펼치기 위해,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한 젊은이의 청사진’으로 규정하였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책문과 대책을 수록한 본문은 전제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13개의 책문과 이에 응답한 15편의 대책을 수록하고 있다. 수록된 발문은 대체로 조선 4대 임금인 세종으로부터 15대 광해군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각 장은 임금이 내린 문제인 ‘책문’과 이에 대하여 답안을 제출한 과거 응시자들의 ‘대책’을 번역하여 수록하고, 여기에 저자가 당시의 시대 상황을 알기 쉽게 정리한 해설인 ‘책문 속으로’라는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책문’과 ‘대책’ 속에 등장하는 용어와 내용에 대해서는, 문장 속에 등장하는 각종 전고(典故)의 원전을 밝힌 ‘출전주’와 해당 내용을 자세히 풀어서 설명한 ‘역주’를 별도로 설정하여 책의 말미에 첨부했다. 특히 저자의 설명으로 구성된 ‘책문 속으로’에서는 저자의 상세한 설명으로 시대적 상황을 간략하게 짚어주고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당대의 역사적 흐름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도움이 되고 있다.
본문의 뒷부분에는 ‘조선의 책문, 지식인들의 이론적 통로’라는 제목의 저자 후기를 수록하였다. 이밖에도 여러 책문들이 수록되었던 ‘출전 문집’과, 유학의 경전인 사서(四書)를 비롯한 ‘인용 문헌’에 대해서도 간략한 해제를 달아서 부록으로 첨부하였다. 이처럼 단순히 원전을 번역하여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문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안목이 독자들에게 이 책의 내용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역사를 배우는 자세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떠올렸다. 역사는 늘 지금의 시점, 곧 현재 속에서 바라봐야만 한다. 현재적 관점이 사라질 때, 역사는 단지 과거의 기록물로서 화석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자료를 어떻게 선택하고 어떻게 다루느냐는 결국 그것을 해석하는 연구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차니)
*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소나무출판사에서 나온 초판인데, 아마도 출판사를 옮겨 개정판이 나왔던 것으로 보인다. 내용은 초판이나 개정판이나 비슷하다고 생각되어 리뷰를 남긴다.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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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패.' 말과 귀를 조심하라. 군주가 자기를 향한 직언을 외면하기 위하여 환관과 신하의 목에 걸게 한 패이다.
백성 없는 군주가 있을 수 있으며, 신하 없는 군주가 존재할 수 있는가? 하지만 그런 군주가 있었으니, 연산군이다. 직언과 간언을 폐한 그는 결국 반정에 의하여 '왕'에서 '군'으로 강등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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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등용의 경전이라 불리는 '변경'을 읽을당시 들은 이야기가 노 대통령이 당선발표가 나자마자 제일먼저 읽은 책이라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새 내각을 출범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서둘러야 할일이 인재선별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노 대통령의 측근에서는 의도적으로 그가 읽는 책에 관해서 지정을 한다는 분위기가 풍긴다. 한참 경선에 열올릴 당시는 로버트 라이시의 '부유한 노예'라는 책을 내세워 분배에 대한 자기 철학을 은연중에 비추더니 당선되고 나서는 인재활용 경전인 '변경'을 자격정지가 되었을 탄핵시에는 은연중에 그와 동일시하고 싶어하는 장군에 ' 칼의 노래'를 언급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임기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이 시점에 노대통령이 어떤책을 읽어야 할까 ? 이번에 새로나온 '책문' 을 내세운다면 틀림없이 누가 골랐는지 제대로 골라줬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것이다.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다가 선생이 가지고 있는 과거제도에 대한 회의에 깊이 공감했다. 과거의 본래의도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의도를 가졌다고 하지만 제도의 운용은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점차 변질되고 타락한것을 그대로 이어가다 보니 많은 부작용이 초래되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어찌 한치도 틀리지 않고 똑같은지 교육문제 때문에 나라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과거의 형식에는 미사여구 대구형식으로 운문적인 요소를 가진 '부 '와 임금에게 자기 생각을 건의 하는 '표' 그리고 시험으로 나온 문제에 대해 대책과 정략을 진술하는 '책'으로 구성되어있다.주로 대과의 마지막관문으로 임금앞에서 치루는 전시에 출제되던것이 책문인데 이 때는 탈락은 없고 순위만 매겨질뿐이었다.
책문의 내용은 정치, 경제,군사,문화,등 당시 사회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질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들은 일정한 형식을 갖추고 주로 정치적 해결책을 찾아 자기 의견을 서술하고 있다.
이번에 소나무에서 출간된 '책문'은 율곡의 책문을 연구했던 김태완이 현재 우리가 당면한 현실문제를 비추어 볼 수 있을만한 것들로 12개를 골라실었다.
나는 파병과 관련된 현재상황이나 권력기반이 약한 열등감등에 미루어 현재의 대통령을 볼때마다 광해군을 떠올렸다. 그 시대 명과 금사이의 외교상황은 지금의 상황과 연계해 생각할여지가 많으니 말이다. 그런데 평소에 나의 생각과 똑같은 말이 나오는 저자의 책문해석을 보니 대단히 반가웠다.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 현재의 상황을 해석해보려는 저자의 의도는 참신했고 또한 아쉬웠다.
이제 집권 중반기에 접어드는 대통령이 이 책을 읽었다는 말을 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도 여기에있다. 예나 지금이나 목에 칼이들어와도 이말은 해야겠다고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무리 현명한 사람도 자기 잘못하고 있다는데 좋아할리 없고, 달콤한 칭찬에 솔깃해지는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죽기를 무릅쓰고 광해군앞에 외척의 교만과 횡포를 언급하는 임숙영의 한마디 한마디는 비수와도 같았다. 과연 지금 노대통령 측근에는 그를 노엽게 만들 사람이 있는가? 그런 사람이 없음을 아쉬워하게된다.
신하들의 대책이라고 내놓는것이 중국 고전들에서 시작해서 또 거기서 끝날 수 밖에 없는 성리학사회였으니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부록에서 언급한 사서오경, 유교경전과 역사서들을 왠만큼 섭렵해야한다. 선행지식 없이 하는 독서는 수박 겉핧기일 뿐이다. 나같은 일자무식 독자또한 이이첨이나 조광조의 일화따위에나 흥미있어하고 김태완의 해석만이 머리에 들어올뿐 정작 본문의 내용은 그리마음에 닿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금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할말을 다하는 선현들의 자세는 감동적이었다.
그네들의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이리라. [인상깊은구절] 숙종의 '정암집을 읽고난 느낌' 죽으면서 한 말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저절로 흐르는데 지금 선생의 글 읽으니 도덕이 뛰어남을 더욱 알겠네. 조정 관리들은 성취를 기다렸고 시골 아낙들도 존경을 바쳤다네 여가에 익힌 솜씨 필세조차 굳세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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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물음에 답하라”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인 『책문』들의 엄중한 문구 앞에서 막상 물음과 대답의 주인인 “시대(時代)”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어떤 길이를 지닌 연월(年月), 또는 역사적인 특징을 가지고 구분한 일정한 기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한국사회가 그 어느 시대와도 구별되는 역사적인 특징을 가지고 구분되는 일정기간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길지 않은 기간들이 뚜렷이 구분된다. 2000년대는 1990년대와 다르며, 1990년대는 1980년대와, 1980년대는 1970년대와, 1970년대는 1960년대와 너무도 다르다. 국가와 개인 모두에게.
그런 만큼 시대의 물음도 매우 분명하다. 각자가 느끼는 물음의 표현형태는 달라도 동일시대 물음의 내용은 거의 동일할 만큼, 우린 한국인들은 공통된 시대의 물음을 느끼고 인식하고 있다.
조선왕조시대를 책임진 임금과 신하의 화살같은 물음과 대답 앞에서 심하게 전율하는 이유는 ‘왕조’와 ‘민주’의 대립적인 시대상에도 불국하고 이 시대의 그것을 마주한 것과 같은 현장감 때문일 것이다.
국가 지도자나 고위관료가 아니더라도 나라와 시국을 걱정한다. 지도자나 관료가 다른 점은 걱정의 수준을 넘어 극복하기 위한 책임있는 방향과 지도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책문』의 열두 개 장에는 방향을 고민하는 지도자에게 목숨을 걸고 책임있는 답변을 제시하는 예비관료들의 기상과 지혜가 담겨 있다--정치, 외교, 교육, 관료개혁, 관리등용, 술과 인생의 서글픔까지.
구체적인 예시와 설득의 변은 다르겠지만, 현실을 고민하는 국가지도자에게 돌이켜 보다 깊은 근본원인을 지적하고 현상을 둘러싼 진실과 미망(未亡)을 구분할 것을 논하는 내용은 오히려 지금 이 시대에 새롭다. “진리를 탐구하고 군자와 소인을 구별하는 것”, “섣달그믐밤의 서글픔”을 경계하여 “등불을 밝혀 밤늦도록 꼿꼿이 앉아” 있음을 논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정치에 “성실”과 “충직”을 간언하는 것은 조선시대보다 더욱 이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의 덕목일 것이다.
크게는 국가경영의 책략에서 작게는 개인의 마음가짐에 이르기까지 “시작에서 끝까지” 삼가고 성실하고 충직할 것을 다짐해두는 이 책에서 우리시대를 책임진, 책임지려는 이들이 대답을 구할 수 있음을 확신할 수 있다. [인상깊은구절] 시작이 잘 되었다면, 끝마무리도 잘 될 것이다. |
| <책문> 종로, 강남 등의 대형서점에서, 그리고 알라딘, 예스24를 비롯한 인터넷서점에서 인문학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책이다. 500쪽이 넘는 두꺼운 분량에 2만원이라는 부담스러운 가격까지, 선뜻 돈을 주고 사기 쉽지 않은 이 책이 그것도 고전을 다룬 이 책이 이렇듯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왜 일까? 아마도 '책문'의 내용이 담고 있는 '시대의 물음과 대답'이라는 것이 오늘날까지도 유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나의 학교 선배이자 현재 철학강사로 뛰고계신 김태완 선생님의 첫 저서이다. 길게 늘어진 턱수염과 뒤로 꽁지틀은 머리는 딱 봐도 '도'에 도달한 '도인'쯤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김태완 선생님과 이야기를 해보면, 혹은 그의 강의를 들어보면, 도에 트인 사람이 맞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외국 유학을 갔다온 것도, 우리나라의 소위 일류대라고 하는 서울대를 나온 것도 아닌 선생님이 그만한 내공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실로 대단하다. 어쩌면 비주류를 살아온 때문에 그만한 내공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교수'직함을 받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나이 40에 이제야 배움을 알았다고 하는 선생님은 이제는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하길 원하신다. 그리고 그 첫 작업이 바로 <책문>이었던 것이다. 그 시도는 성공이었다. 선생님은 저자후기에서 책은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편집진이 만든 것이라 했지만 너무나 겸손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책문'은 조선시대 과거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한 임금과 합격자의 문답이었다. 시험에 다 합격한 뒤에 임금은 당시의 어려움을 책문의 문제로 내어 그들의 대답을 듣고 싶어했다. 본래 책문은 한 무제 때 지방수령들의 추천으로 뽑힌 인재를 임용하려고, 대책을 물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것이 조선시대에 들어와 자리잡히게 된 것이다. 임금이 내는 책문의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어떻게 하면 인재를 등용시킬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정쟁을 멈출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하면 나라를 강하게 만들 수 있겠는가, 외교책에서 정벌책을 써야하는가 아니면 화친을 해야하는가, 외교관의 자질은 어떤 것인가, 교육은 어떠해야하는가, 잘하는 정치란 무엇인가 등 다양한 유형의 질문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에 대한 합격자들의 대답 또한 각기 다르다. 일례로 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을 묻는 세종의 책문에, 성삼문은 역사적 사례에서 배워야함을, 신숙주는 언로를 열어 직언을 들어야함을, 이석형은 다양한 의견을 들어 조율해야함을 대답으로 내놓는다. 책문에는 정답이 없다. 책문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오늘날 비슷하게 남아있는 형태로 대학입시 논술시험이 있는데 여기에는 사실 기교와 정답이 존재한다. 없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우리네 교육현실에서 논술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법은 학원에서 다 가르치고 있고 그 기교가 통하는 것이 현실이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라면 모를까? 우리나라에서는 폭넓은 독서와 깊은 사유에서 비롯된 자기만의 논술을 보기는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 저자 역시 책에서 이런 의견을 내놓고 있고 나 역시 저자에 동감한다. 우리가 <책문>을 읽어야하는 이유는 그 물음과 대답이 비록 당시의 제도와 풍습에 맞춰져있지만, 질문은 현재에도 유효하고 대답은 그 구체적인 내용을 보기보다는 국가와 사회와 역사를 바라보는 응답자의 태도와 식견을 보고자 함이다. 오늘날의 정책자들은 소위 행정고시, 외무고시라는 시험을 통해 뽑히지만 그저 달달 외우고 정답을 맞추기에 불과할 뿐 그들의 사회, 국가, 역사, 세계에 대한 가치관이나 식견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들의 암기력이 아니라 가치관과 국가관, 세계관인데도 말이다. 분명 뭔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이를 고칠만한 제도적인 보완책이 마땅히 생각나는 것도 아니다. <책문>은 베스트셀러이지만 스테디셀러가 될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성인이라면 누구나 읽어야할 교양서의 목록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간접적으로 고전을 접함과 동시에 역사를 접하고, 그들의 사유를 접함으로써 우리의 현실을, 우리의 미래를 보는 시각이 트일 것이다. |
| 조선의 관리등용책이자 지배층의 효율적인 제어수단이 되었던 과거 그 과거의 최종합격자 33인과 임금과의 첫 알현이며, 조우이자 정책세미나였던 '책문'의 소재로 한 권의 책이 나왔다. 책문의 내용을 완전히 자세히 읽지 않은 덕에 자세한 이야기보다는 여담에 가까운 이야기만 하게 될 것같다. 책문의 원래 텍스트가 된 책들은 책문에 참여한 관리로 임용될 사람들, 또는 관리가 된 사람들의 문집이다. 문집의 성격상 책문이 있고 나서 바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시일이 지나 좀더 정리한 시점에서 지었을 것인데, 자신의 이름으로 나가는 문집이나 책의 서술에 있어 다분히 주관적인 입장이나 관점은 당연한 것이다. 조선의 개국과 동시에 왕도주의나 덕치주의라는 미명 하에 통치자의 권력이 대신들에 의해 효율적으로 제어될 수 있었던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책문의 내용들은 통치자의 입맛에 맞기보다는 대신들의 입장에 더 가까운 글들, 또는 왕권의 견제에 가까운 내용들이다. 통치자 입장에서 왕권강화를 위해 자신과 뜻이 맞는 똑똑한 신하를 한 명 끌어들여 뭇 신하들을 견제하다보면 그 똑똑한 신하를 견제할 다른 신하가 필요한 셈인데 신하들의 붕당을 잘 이용하여 붕당집단들을 쥐락펴락할 만큼 능력이 되는 왕이었는가 하면, 이러지 못한 왕은 신하들의 등쌀에 꽉 잡힌 왕이 되었다. 이것이 붕당정치의 묘미되겠다. 자세한 당시의 시대상황을 모르겠지만, 그동안 배워온 역사를 놓고 이러한 내용을 두고 책문을 바라본다면 재밌는 내용들이 많다. 신하에게 무시당한 왕이라면 조롱조의 글도 심심찮게 나오고 (맹자에서 나오는 양혜왕이나 제선왕같다고나 할까?) 성군이라고 칭송받는 왕들과의 책문에서는 임금과 신하의 문답대결의 재미가 있다. 다양한 지식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볼 때 같은 텍스트라도 다양한 이해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되며 나같은 무식한 공돌이도 재밌게 봤던 책이었다. (띄엄띄엄 보았지만 ㅡ.ㅡㅋ)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읽혀졌으면 한다. |
| 요즘 사회의 화두는 블루오션이면 인재경영 이라는 주제를 가진 많은 책들이 등장하고 있음을 신간을 찾으면서 느끼고 있다. 나라의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회사의 경영상황 또한 어려워지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다. 인재경영은 인재를 어떻게 활용함으로서 개인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함으로서 난관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블루오션은 나 한사람만의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단체의 극복방법을 개발하는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어느 시대, 즉 과거, 현재, 미래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적용되어지는 상황이다. 어느 시대에도 어려운 점은 있을것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또한 지금과 다름이 없을것으로 생각된다. 오늘의 블루오션과 마찬가지로 예전에도 인재경영에 뛰어난 임금이었다면 이러한 책문에 올바르게 답하는 인재가 많았을 것이며, 블루오션에 대한 개념이 없는 임금이었다면 책문을 내리지 못하였을것으로 생각된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올바른 인재를 등용하며,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을줄 알며, 이를 실천할 줄 아는 사람만이 오늘날 인정받는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
| 책안내를 보고 바로 샀습니다. 조선시대 그많은 대신들과 유생들이 뭐하고 있었는지가 늘 궁금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온 현재의 치열한 삶을 확인하고픈 갈증을 채워주는 책입니다. 지금도 읽고 있지만 일단 재미있고 바로 오늘의 현대사와 비교가 됩니다. 그리고 역사 운운등의 거창함을 제외하고서라도 개인적인 문제의식의 계발과 문제를 풀어나가는 논리와 논리가 걸처져 있는 사고의 범위등이 보여서 읽고 생각하는 기쁨을 주는 책입니다. 돈이 안될지도 모르는 책을 만들고 출판한 출판사와 저자에게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