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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큰 틀 안에서 보는 르네상스
"'역사'라는 큰 틀 안에서 보는 르네상스" 내용보기
객관적인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는 어느 각도에서 그리고 얼마나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그렇기에 어느 시대에나 역사를 평하는 것은 쉬운 작업일 수가 없었다. 수많은 역사서들이 출판되고 있지만 어느 시대에 출판된 것이냐에 따라 그리고 누가 저술한 것이냐에 따라 관점이 사뭇 다를 수밖에 없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동, 서양 어느 곳의 역
"'역사'라는 큰 틀 안에서 보는 르네상스" 내용보기
객관적인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는 어느 각도에서 그리고 얼마나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그렇기에 어느 시대에나 역사를 평하는 것은 쉬운 작업일 수가 없었다. 수많은 역사서들이 출판되고 있지만 어느 시대에 출판된 것이냐에 따라 그리고 누가 저술한 것이냐에 따라 관점이 사뭇 다를 수밖에 없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동, 서양 어느 곳의 역사를 다룰지라도 마찬가지이다. 서양의 중세는 소위 '암흑기'라 불리곤 한다. 신과 교회가 중심이 된 중세로부터 인간이 해방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르네상스'라 부르고 있는 일종의 문화운동 덕분이었다. 이는 이탈리아에서 14세기 후반 시작되어 약 2세기간 유럽 전역에 퍼져나갔으며, 중세와 근대를 나누는 기점으로 르네상스는 파악되고 있다. 스위스 역사 학자인 부르크하르트의 경우 르네상스를 중세동안 잊고 있었던 인간성을 재발견하게 해줌으로써 인간에게 합리적인 삶을 가능케 해준 근대문화의 선구라고 평하였다. 하지만 이는 결코 새로운 평이 아니다. 르네상스의 기본 요소들을 다듬었노라 평가되고 있는 페트라르카의 경우 중세는 인간의 창조성이 묵살당한 암흑기였으며 고전문화의 부흥을 통하여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르네상스가 결코 중세와 완벽히 단절된 새로운 흐름이었다고 평하는 많은 이들의 관점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래서 그는 일반적으로 르네상스를 이야기할 때 다루어지곤 하는 시기보다 조금 더 긴 시기를 다룸으로써 단절된 것만 같은 중세와 근대의 연결고리를 찾으러 노력하였다. 이러한 그의 관점을 본다면 그가 이미 1085년 이탈리아 피사에서, 고대 로마의 공화정에서 볼 수 있었던 콘술형 정부형태를 채택했음에 주목하였음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피사만의 독특한 움직임이 아니었다. 이탈리아 대다수의 도시들이 12세기가 끝날 무렵 이미 공화제적 자치 정부를 채택하고 있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권에 맞서 싸우면서 서로 단결할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한 이들 도시는 자신들의 자치권을 지켜나가기 위하여 당대 황권을 지탱해주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었던 유스티니아누스 법전에 대항할 새로운 이론을 필요로 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필요성으로부터 비롯된 학문적 부흥이 후대 르네상스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일제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과거 봉건 문화와는 다른 '계몽'이 필요하다가 이야기했던 몇몇 이들의 논리와도 흡사하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저자는 특정인으로부터 르네상스가 비롯되었다는 식의 사고는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르네상스 초창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되고 있는 몇몇 이들이 그 전까지는 전혀 존재하지 않던 르네상스를 갑작스레 창조했을 리는 없다는 것이다. 페트라르카의 키케로에 대한, 고대 로마에 대한 열광은 페트라르카만의 독창적인 것이기보다는 12세기 초반 볼로냐에서부터 비롯된 아르스 딕타미니스, 즉 수사학이라는 고전적 토대에 기반한 것이었다. (근대로부터 현대까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주지주의 vs 주의주의의 논쟁 역시 적지 않은 부분 중세 스콜라철학에게 빚을 지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이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방대한 양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데다가 전체적이기보다는 미시적인 방법으로, 개개의 인물들이 전개한 사상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것이 르네상스라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는데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살펴 본 저자의 결과물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개괄적으로만 보아왔던 서양의 역사를 이토록 자세히 살펴보았던 적은 아마 없었으리라. 그렇기에 그만큼 난해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어떠한 배경이 르네상스를 가능케 했는지, 단절되지 않은 시각으로 르네상스를 재해석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q*****2 2005.09.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