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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9] 홍계월, 조선 여인들의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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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독자를 의식한 여성 영웅 소설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아버지 혹은 사임당(師任堂) 신씨(申氏)의 남편으로만 기억되는 이원수(李元秀, 1501~1561)가 처가살이를 했듯이, 16세기까지 조선의 혼인 풍습은 남자가 여자 집에 가서 혼인한 다음 자식을 낳고 사는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조선사회를 좌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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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독자를 의식한 여성 영웅 소설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아버지 혹은 사임당(師任堂) 신씨(申氏)의 남편으로만 기억되는 이원수(李元秀, 1501~1561)가 처가살이를 했듯이, 16세기까지 조선의 혼인 풍습은 남자가 여자 집에 가서 혼인한 다음 자식을 낳고 사는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조선사회를 좌우했던 양반의 무능함이 드러나면서, 양반의 권위에 대한 의심과 도전이 이어지게 된다. 이에 대한 반발로 양반들은 17세기에 예학(禮學)과 보학(譜學)을 내세워 적장자(嫡長子) 중심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강화하였다. 그 과정에서 제사에서 여성이 배제되고, 재산 상속에 있어서 여성의 지위도 하락되었다. 이렇게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약화되면 약화될수록 여성들은 고구마를 삼킨 듯 꽉 막힌 상황에 답답해할 수 밖에 없었다.

 

홍계월전(洪桂月傳)>은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주는 작품이었을 것이다. 물론홍계월전이 이런 류의 유일한 소설은 아니다. 이미 수정전(鄭秀貞傳)>1)이나황운전(黃雲傳)>2) 등 비슷한 유형의 소설들이 여성 영웅 소설이라는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나홍계월전은 조금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홍계월(洪桂月)평국(平國)’이라는 이름으로 남장(男裝)을 하고 수련을 하다가, 과거에 장원 급제하고 한림학사가 되어 자신의 글솜씨를 발휘하고, 북방에 침입한 서달의 무리를 격파하고, 군사적 재능을 뽐냈다. 이렇게 남장을 통해 정체성을 숨기고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나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발각된 후 남장(男裝)을 포기하고 결혼을 하는 것까지는 다른 여성 영웅 소설과 차이가 없다.

 

하지만, 홍계월은 대부분 여성영웅 소설에서의 양처(良妻)’가 되지 않았다. 여기서 양처는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양처가 아니라 연산군의 아내였던 폐비 신씨처럼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울면서 말리는 정도에 그치는 등 불행이 닥쳤을 때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아내를 가리킨다.

오히려 그녀는, 한때 부하였던 남편 보국(輔國)에게 마냥 휘둘리지 않고, 대놓고 대립하는 주체적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면, “보국이 전일 중군으로 소녀의 부리던 사람이라. 내가 그 사람의 아내 될 줄을 알았으리요. 다시는 군례를 하지 못할까 하오니 이제 망종 군례나 차리고자 하오니 이 뜻을 천자께 상달하소서” [p. 85]라고 하여 남편을 권력을 써서라도 제압하여 서열을 확고히 했다.

, 자신이 본 궁으로 돌아올 때, 남편의 애첩인 영춘(永春)이 난간에 걸터앉아 구경하며 꼼짝하지 않는 것을 보고 교만하다고 군법을 적용, 베어버리는 등을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여성 우위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물론 이러한 묘사는 난설헌(蘭雪軒) 허초희(許楚姬, 1563~1589가 그녀의 재주를 시기한 남편의 질투와 시어머니의 학대와 질시 속에 시들어갔던 것처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맹종해야만 했던 조선시대 여성들의 좌절감이 역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소설이 나와 유행하던 시기에 여성들이 얼마나 힘들었는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홍계월전은 이 시기 조선 여성을 독자로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과 정반대 사회 분위기 묘사

 

홍계월의 남편인 보국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그녀가 지닌 능력을 인정하고, 그녀의 권위가 보국보다 위라는 것에 대해서도 당연하게 여긴다.

 

예컨대 그녀의 시아버지인 여공(呂公)은 아들이 욕본 사연을 낱낱이 고해도

내 며느리는 천고의 여중군자(女中君子)로다.”하고 계월이 너를 욕 뵘이 다름이 아니라 어명으로 너와 배필을 정하매 전일 중군으로 부리던 연고라, 마음이 다시는 부리지 못할까 희롱함이니, 너는 추호도 혐의하지 말라.” [pp. 86~87]라는 반응을 보인다.

아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영춘]이 죽었음을 하소연해도 계월이 비록 네 아내는 되었으나 벼슬 놓지 아니하고 의기 당당하여 족히 너를 사람이로되, 예로써 너를 섬기니 어찌 심사를 그르다 하리오. ~ 계월이 그릇 궁녀비를 죽인다고 하여도 뉘라서 그르다 책망하리오.” [p. 89]라고 했다.

이러니 아군 하나 없는 보국으로서는 계월과 잠자리를 갖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드러낼 수 밖에.

 

재미있는 것은 홍계월 뿐 아니라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다른 여성도 자신의 삶을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개척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계월의 어머니인 양 부인은 수적(水賊)인 장맹길의 무리에게 잡혔으나 탈출하고,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남편을 찾아 나선다. 역시 장맹길에게 잡혀 왔던 양각로의 딸 춘랑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남자의 아내가 되기를 거부하고 때를 기다려 양 부인 일행과 함께 탈출한다.

이처럼 운명에 순응하여 굴욕적이고 소극적인 삶을 살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돌파하려는 모습에서 역설적으로 당시 조선 여성들에게 씌어진 굴레가 느껴진다.

 

참고로 이들 여성 영웅 소설의 모델이었을지도 모르는 존재가 있다. <명사(明史) 진양옥전(秦良玉傳)에 실린, 명말(明末)청초(淸初)의 명장 진양옥(秦良玉, 1574~1648)이다. 그녀는 1599년 도적을 토벌하기 위해 석주() 선무사(宣撫使)인 남편 마천승(馬千乘)과 함께 백간병(白杆兵)을 이끌고 활약했다. 후에 남편이 누명을 쓰고 죽자, 그의 관직을 물려받아 석주() 선무사(宣撫使)가 되어 3,000명의 백간병(白杆兵)을 이끌고 장헌충(張獻忠, 1606~1647)의 난 등에서 크게 활약했다. 한때 낙향했으나 명()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일선으로 복귀하는 등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했다. 이러한 활약으로 그녀는 충정(忠貞)이라는 시호도 받고 정사에 공식적인 열전을 가지게 되었다.

 

남의 나라이기는 하지만 이런 사례가 여성 영웅 소설을 짓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마침홍계월전의 배경도 명()나라였기에 그런 생각이 든다.

 

 

옥의 티

 

p. 43

자도 집에 떠나오다가 ~  ⇒ 정사도 집에 떠나오다가

 

p. 52

서달이 비사장관 악대와 비웅장군 철통골~  ⇒ 서달이 비사장군 악대와 비웅장군 철통골 

 

p. 63

동골이 여쭈오되~ 동골이 여쭈오되~

 

p. 65

도로 가사이다 ⇒ 벽도로 가사이다

 

     오타가 제법 많이 나온다.

 

     작품 해설을 보면 북방을 침입한 무리의 우두머리처럼 묘사된 서달이 서번과 가달국의 국가명인 것처럼 되어있는데, 본문에서 서달서번과 가달국의 우두머리인지 아니면 서번과 가달국이라는 국가인지 명확한 주석이 달려 있었으면 더 좋았을 듯 하다.

 


 

1) 고아가 된 주인공 정수정(鄭秀貞)이 남복을 하고 무술을 연마하여 과거에 급제하여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뒤 정혼자와 결혼한다는 내용의 소설

2) 부모가 유배당한 황운(黃雲)과 그의 정혼녀인 설학사의 딸이 산에 들어가 수련하다가 반란이 일어나자홍계월전이나정수정전처럼 여자가 대원수로, 남자가 부원수로 출전한다는 점은 동일하나 남주인공 황운의 성명에 전()을 붙여 작품의 제목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w******f 2018.11.04. 신고 공감 9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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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계월전
"홍계월전" 내용보기
신원문화사에서 나온 홍계월전을 읽고 남기는 후기입니다. 우리 문학을 예스24에서 좋은 기회에 구매하게 되어 만족스럽습니다. 여성 영웅 소설 속이 흔치 않은 고전문학에서 홍계월전이 인상에 남아서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천천히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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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t********7 2025.01.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