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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I라는 시술로 이십대의 젊음을 영원히 유지할 수 있지만 시술한 날로부터 100년이 지난 시점이 오면 생존권을 비롯한 기본 인권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이 소설의 골자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위 '백세 시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시점인데 붙어있는 목숨을 기꺼이 나라를 위해(?) 내놓고 사라지라니 이게 무슨 횡포고 날벼락인가! 또한, 서민들은 법대로 터미널 센터에 명줄을 끊으러 자발적으로 출두해야 하지만 잘난 정치인들은 특례법이라는 횡포에 면죄부를 사사받기까지 한다. '살 권리'는 사람이 당연히 누려야 할 인권에 해당되는데 이 점을 화두로 내세운 작가의 심도있는 비판력과 섬세한 필력, 논리적인 접근과 설득력으로 독자를 사로잡고 있어 책에서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한국을 긍정적인 평가로 추켜올려준 부분들이 자주 눈에 들어와 무척 만족스럽다. 만약 현실에서도 HAVI라는 시술이 용인된다면 난 기꺼이 받게 될까, 아니면 가와카미 미나처럼 혐오감을 느끼고 자연의 모체에서 탄생한 나를 정답으로 여기게 될까?
![]() HAVI의 기원 일본 공화국의 대다수 국민들은 이십대에 대부분 HAVI를 받는다. HAVI는 불로시술로써, 몸은 시술을 받은 당시의 나이로 '영원한 젊음을 유지'한다. HAVI의 기원은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 미국의 조류학자, 윌리엄 할로 박사가 당시 멸종 위기에 처한 여행비둘기 무리 중에서 아주 드물게 늙지 않는 개체가 존재함을 발견한다. 20세기에 들어서자 그것이 바이러스에 의한 현상임이 밝혀졌고 그 바이러스를 결정화하는 데에 성공한다. 변이를 시킨 결과 우연히 인간에게 강력한 감염력을 얻게 되어 인간 불로화 바이러스가 탄생했고, 시행착오를 거쳐 인간에게 접종하는 기술(HAVI, human antiaging virus inoculation)이 확립되어 인간 불로화에 성공한 게 1932년, 1940년에는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인간이 늙지 않고 영원히 살면 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미 의회는 HAVI의 개시에 맞춰 생존제한법을 제정했다. 시술을 받고나서 백년 뒤에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이른바 백년법이다. 당시 정치적인 열세로 미국의 점령하에 있던 일본은 미국의 실용화된 HAVI를 도입했고 일본도 백년법을 제정했다. HAVI의 부작용
HAVI의 영향으로 죽음은 지극히 희귀한 현상이 되었고 주변에서 죽음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HAVI를 받으면 영원한 젊음을 얻을 수 있지만 불사의 몸이 되는 건 아니다. 사고나 부상을 입어 죽을 수도 있고 병에 걸리기도 한다. 나이가 든 뒤에 시술을 받은 사람은 육체적으로 질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그다지 오래 살지 못하고 병에 걸려 죽기도 한다. 젊을 때 시술받더라도, 여성은 각종 부인병의 위험지수가 높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출산을 포기했고, 출산이나 아이 양육은 돈이 드는 개인의 고급 취미의 영역에 속했다. 육체가 젊으니 도시에는 신흥 환락가들이 늘어만 가고, 오래 살다 보니 결혼과 이혼을 수차례 반복했다. 겉모습으로 나이를 구분할 수 없으니 연상연하의 개념도 없으며 부모자식 간의 관계도 성립하기 힘들다. 남은 건 회사나 조직 내부에서의 상하관계 뿐이다. HAVI가 도입된 지 약 150년, 10년쯤 전부터 기묘한 병례가 연이어 보고됐다. 여러 장기에 동시다발로 암이 생겨나 급속히 증식해 단기간에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SMOC(스모크) 라 불린 이 질병은 하나의 암이 여러 군데로 전이되는 게 아니라 각 장기에서 차례차례 발생했지만 원인은 알 길이 없고 종전의 암과는 전혀 다른 발생구조를 나타냈다. 암 치료 전문가 ‘가토 다로’조차 SMOC 앞에서는 진통제로 고통을 달래주는 정도에 불과했다.
백년법 적용 前 생존제한법을 거부할 경우, 미국이나 유럽연합을 비롯해 한국과 중국의 ‘거부자 처벌 방식’은 사형이다. 하지만 일본은 백년법 시행 유무를 국민투표로 갈음한 결과, 동결되고 백년법 시행을 준비해온 특별준비실은 해체된다. HAVI를 도입한 국가 중 생존제한법을 시행하지 않는 국가는 일본공화국만이 유일했다. 특별준비실 책임자인 유사 아키히토에게는, 백년법 동결 앞에서 우시지마 료이치가 마지막 희망이었다. 백년법 시행찬반을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당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며 탈당하여 신시대당을 창당한 신념 있는 인물인 이유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니언은 이미 포화 상태라 가입 대기자만 수십만 명에 달했고, 높은 수입은 기대할 수 없지만 일정 수준의 생활이 평생 보장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신세대 취업난은 심각하고, 취업난 해소를 위해서라도 백년법 시행은 반드시 필요했다. 유니언에 가입하지 못한 여성들은 금지된 매춘을 다시 합법화 하여 수용하게 했다. 2048년 실시된 국민투표로 백년법이 일시 동결되면서 그 직후에 자살자와 살인사건이 날마다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당시 사상 최악의 경기에 실업자가 전국에 흘러넘쳤고 그들은 HAVI를 받은 지 얼만 안 된 청년층이 대부분이었다. 청년층의 희망은 백년법이었다. 현실에 절망한 그들의 요구는 오로지 유니언에 가입하게 해달라는 수천 명 군중의 시위행진으로 이어졌지만 정부는 폭력으로 대응하여 수많은 사상자를 낳는다. 이 모든 것의 원흉은 백년법 동결에 있었고, 당당히 백년법 찬성을 표명한 신시대당 대표 우시지마 료이치가 주목받기 시작한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여 전대미문의 수치를 기록하며 당선되고 총리로 자신의 브레인 유사 아키히토를 지명한다.
백년법 적용 後 법률을 개정하면서 명예직에 불과하던 대통령은 실질적인 권력자가 되고, 공화국의 권력구조 자체를 전환시킨 역사적인 사건이 된다. 2054년부터 생존제한법을 실시하기로 정한 신 백년법이 통과되지만, 대통령이 특별히 승인한 경우에는 생존제한법의 적용을 면제하는 법안으로 정치인들은 대통령의 임기연장을 반대하는 건 꿈도 못 꾸고 생존가능시한이 닥친 정치인들은 그의 꼭두각시가 되는 구조였다. 그래서 우시지마 료이치는 사실상 종신대통령이 되고 만다. 상하 양원에 소속된 의원의 70퍼센트가 대통령 면제권 덕분에 목숨을 부지하니, 그들의 명줄이 대통령 손에 달려있다. 우시지마 료이치와 유사 아키히토가 국정을 장악하면서 비효율의 대명사였던 유니언 해체, 국민건강보험 제도 재정립 등 국민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질 게 분명한 개혁을 연이어 단행하면서 재정파탄 위기를 모면한다. 경제는 성장궤도에 들어섰고 경기도 회복됐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못했고 지난 수십 년간은 정체 상태에 놓이고 만다. 모든 원흉은 대통령 특례법에 있었다. 특례에 따라 생존가능기한을 연장하는 제도는 다른 나라들도 채택하고 있지만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연장하기 때문에 국민들도 납득을 하지만 일본만은 대통령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어서 의원이라는 이유로 특례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걸 국민들이 납득할리 없었으며, 백년법 시행의 대전제인 공정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이유다. 순순히 백년법을 지키는 놈만 바보가 되는 세상인데 누가 지키고 싶겠는가. 특례법을 폐지하고 백년법을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적용해야 했다. 대통령 특례법은 우시지만 료이치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유사가 고안한 방책이었다. 국가 재건을 위해 고안했던 법률이지만 번영을 위해 버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백년법은 공식적으로 생존제한법이라 하며, 105년이라는 기간을 뜻한다. 처음 시행되기 직전에 국민투표에 의해 동결되면서 다시 시행되기까지 5년의 공백이 생겼고, 백년법을 피해가기 위해 거부자(백년법으로 정해진 생존가능기한이 지났는데도 터미널 센터에 출두하지 않고 달아난 이들)들은 은밀하게 위조된 아이디카드(고스트 아이디)를 구매했다. 시술 받은 지 105년째에 터미널 센터의 안내 메시지(저승길 초대장)를 받게 되고 만 106년이 되기 전에 터미널 센터에 출두해 안락사 처치를 받아야 한다. 그 기일을 넘기면 현상금이 걸린 범죄자로 전락한다. 거부자들끼리 모여 비밀리에 공동체를 형성하는 경우가 늘고 있었으니 그것이 거부자 마을이었다. 생존가능기한이 지났는데도 터미널 센터에 출두하지 않는 자들의 수는 8만 명을 웃돈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신종 단어들 운전자가 필요 없고 안전벨트를 매고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운전으로 이동하는 4인용 도시형 이동수단인 '오토캡슐', 아이디카드를 수납하는 홀더에 통신기능까지 갖춘 ‘그립’, 아이디카드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인식해 이용자의 이름을 부르며 공감, 배려, 위로의 말을 끊임없이 건네는 ‘마음친구 메시지’, 하층노동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설립된 거대한 공영조직으로 한 번의 가입으로 평생회원이 되는 ‘유니언’, 늙은 부모를 부양하는 전통도 그 의미를 잃은 까닭에 친자관계의 해소를 일컫는 ‘패밀리 리셋’, 보안요원들이 소란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안개 같은 가스를 분사하는 길쭉한 캡슐 모양의 빨간 통 ‘빨간 바나나’, 수사 관계자들에게만 휴대 및 사용이 허가된 전자 잠금장치 해제 장치 ‘조커’, 터미널 센터에 출두한 사람들의 심리적 허들을 낮추기 위한 선도자 ‘프라이머’ 고인의 뼛가루를 플라스마 압축해 만든 ‘애시크리스탈’ 등 작가가 고안한 놀라운 신종단어를 발견하게 된다.
다기능 아이디카드의 실용화가 패밀리 리셋에 박차를 가했다. 아이디카드법의 시행에 따라 아이디카드가 개인을 특징짓는 유일한 수단이 된 까닭에 존재의의를 잃은 호적제도가 폐지된 것이다. 이것이 노쇠에 이어 가족이라는 개념을 결정적으로 붕괴시킨 계기였다. 최소 구성단위인 가족이 사라진 사회에서는 뿔뿔이 흩어진 개개인이 계속해서 불규칙적으로 이동해 훗날 액체사회라 불리는 상태에 이르렀다. -p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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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다는 것은, 죽지 않는다는 걸 말한다. 사고나 질병을 제외하면 모두가 영원히 살 수 있다는 걸 말한다. 인류는 이제껏 질병과 장애를 극복하고,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추구해 왔고, 많은 걸 성취했다. 이 소설은 약 20세기 중반쯤에서 실제 인류의 역사와 다른 가상의 길을 간다. 우리가 암을 극복해가고 있는 시점인 1900년대 중후반쯤 소설에서는 HAVI라는 시술이 전세계적으로 도입되는데, 그것은 바로 영원히 늙지 않는 시술이다. 20세가 되면 HAVI 시술을 받을 선택이 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시술을 받고 20대의 생김새와 건강을 죽을 때까지 유지한다. 늙지 않으므로 노화에 따른 죽음도 겪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HAVI 이전에 이미 늙어가던 사람들이 모두 죽은 후 이 세상에 주름지고 늙은 사람들은 희귀한 존재가 되어간다. 낙원일까? 지옥일까? 부모와 자식간의 구분이 없어진다. 젊은 아이와 엄마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모두 20대 모습이므로 그들의 가족관계는 위계질서가 사라지고, 노후로 인한 경제활동의 중지도 없어지고, 부모를 봉양할 필요성도 없어지므로 패밀리리셋이라는 제도를 통해 가족관계를 무효화할 수 있다. 그들은 완벽하게 혈육의 관계로부터 자유로와지므로 누가 부모인지, 누가 조모인지도 모른채 거리에서 만나 서로 근친관계를 맺어도 서로 모른다. 몸이 영원히 젊다면 마음도 늘 젊을까? 20대 청춘이 세계를 향해 갖는 마음을 20대 몸을 가지고 100세를 살아온 '청춘'도 그대로 간직할 수 있을까? 퍼득거리는 빛나는 육체가 아름다운 건, 그 속에 그만큼 젊고 싱싱한 정신, 아직 세상 맛을 충분히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감을 잔뜩 안고 있는 그 호기심어린 눈빛 때문인 건 아닐까. 그런 똑같은 표정과 눈빛을 100년의 변하지 않는 세대들이 정체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백년법은, HAVI 수술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돌파구다. 그러니까, 너무 오래 사니 사회가 정체되고 경제도 악화되고 점점 몹쓸 나라가 되어버리고 있으므로, HAVI 수술을 받은 후 100년이 지나면 터미네이션 센터에 가서 안락사하는 걸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책의 초입은 이 백년법의 실현을 앞두고, 스스로 100년이 되어 가는 오래 산 의원과 총리들이 꼼수를 써서 이 법을 유예시키고자 하는 정치적 갈등을 소재로 한다. 후반부는 백년법이 실효되고 나서부터 나타나는 사회 정치적인 현상들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한다. 유니언이라는 제도도 흥미로웠다. 사람들이 늙지 않으므로, 피라미드의 맨 꼭대기 층에 있는 기득 지배계층에는 바틀넥이 생긴다. 의원들, 각료들, 최고 행정가, 대통령 등등이 영원히 해먹을 기세다. 사회가 발전했어도 서비스와 육체 노동이 필요한 일자리는 계속 존재하지만, 똑같은 과자 포장을 하며 100년을 살아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등장한 것이 유니온인데, 한마디로 에이전시 같은 곳이지만, 모든 회원들에게 월급을 꼬박꼬박 주고 세 달에 한 번씩 일자리를 돌린다. 그러니까 계속 단순노등으로 이런 일 저런 일을 세 달에 한번씩 바꾸어가며 하고, 낮은 임금을 받고, 유니언에서 주는 식당밥이라던가 바라던가 주택이라던가 하는 최소한의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직업이 바뀌므로 만나는 사람들도 세 달에 한 번씩 바뀌고, 세 달에 한 번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고, 늙지 않으므로 젊은 얼굴로 연애도 하고 때로 애도 낳으며 살아간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공산주의적 이상이 실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늘어나는 인구를 다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에 적자에 허덕이다가 하편에 가서는 그도 폐쇄되고 만다. 이윤추구가 목적이 아닌 것은 모두 없어진다는 게 마치 진리인 것처럼.. 영원한 젊음이라는 인류의 이상이 실현되었을 때의 여러가지 상황을 오로지 상상 속에서만 창조해내간 세계는 너무나도 흥미 진진하다. 어쩌면 이런 것까지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싶게 디테일한 생활상들 역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딱 한 가지 맘에 안드는 점은 의원과 정치가들의 정책에 대한 토론 내용들이 많은데 그것 역시 재미있기는 하나, 어쩐지 좀 거부감이 드는 부분이 있다. 한국을 의식하는 것도 그런데.. 소설 속에서는 일본이 한국에 비해 경제적으로 매우 뒤쳐지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 이유는 한국이 HAVI 이후 40년이 되면 생이 마감되는 법이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나온다. 상, 하 두 권으로 되어 있는데, 하편의 앞부분을 읽고 전자책 대여로 있던 중이었는데, 대출 기간이 만료되었다. 다시 빌려보면 된다. (파블01_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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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계신 엄마로 인해 요즈음 나는 생각이 많다. 보험을 재정비했는가하면, 내 건강과 가족 건강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오래 살겠다고 건강에 집착을 보이고 싶지는 않지만, 살아있는 동안 가능하면 건강하고 싶다. 그게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을 테니까. 물론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아 심난하다.)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았던 나에게 ‘백년 법’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상, 하 두 권으로 알고 있는데 도서관에서 발견한 건 상권 하나뿐이다. 일단 빌려 집으로 왔고 하권은 예약 신청 해 놨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로 시술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게 과연 축복일지.. 생각하게 된다. 2048년 일본. 이곳엔 젊은 외모 그대로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바로 ‘HAVI' 시술법 덕분. 이 시술을 받는 대신 100살이 되면 죽어야 한다는 조건에 동의를 해야 한다. 처음엔 반발 없이 동의하지만 점점 100세가 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그들은 백년법이 시행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무성 생존제한법 특별준비실 실장 유사 아키히토는 이런 일본의 모습에 위기감을 느낀다. 국민 투표를 통해 백년 법 시행이 늦춰지고, 이에 유사는 우시지마 의원을 찾아간다. 둘은 모종의 거래를 통해 우시지마가 대통령이 되고, 유사는 총리가 된다. 그리고 백년법이 시행된다. 이후 2076년. 백년 법을 통해 강요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람들. 누군가는 백년 법을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죽음을 거부한다. 삶마저도 권력에 의해 이어가게 되고 사회는 광기와 불안으로 뜨거운 기름 같아진다. 그리고 전설 같은 영웅 ’아나타 도진‘이란 이름이 회자되며 사람들이 모여들고, 권력의 중심에 있는 우시지마와 유사에게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게 되는데... 삶이 아름다운 건 죽음이 있기 때문 아닐까? 만약 삶이 무한했다면 삶에 욕심을 부릴 필요도, 삶이 아름답다고 이야기 하지 않을 것 같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사람들이 득실거리고 외모를 봐서 나이도 알 수 없다. 모두가 가장 아름다운 시점에서 멈춰 버린 외모. 굳이 아이를 낳을 필요도 없고,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어느 순간 자식을 독립(?)시킨다. 모두가 젊은 외모이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누구와도 사랑에 빠진다. 심지어 자신의 친 할머니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니.. 족보가 이상하게 꼬이기도 한다. 100년을 살고도 사람들은 더 살기 위해 욕심을 부린다. 100년을 살아도 여전히 건강하고, 돈이 많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서민들에게는 100년 법을 지키라고 하면서 윗사람들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계속해서 생명을 연장해 간다. 난 종교가 없지만 삶과 죽음은 어느 정도 신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그 영역을 건들이면 어떤 재앙이 올지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의학 발달로 사람들의 생명이 연장된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딱 거기까지. 더 이상 인간이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에 한계가 있고, 그 욕심을 인간 스스로 제어할 줄 안다면 모를까... 영원히 산다는 것. 사실 너무 무서운 일 아닐까?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과 젊음을 간직할 수 있지만 서민들은 그렇지 못한다. 나라가 시키는 대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또 누군가는 반발하면서 사회는 혼란스러워진다. 과학이 발달하고 의술이 발달하는 것. 때론 그게 누구를 위한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세상은 평등하다 말하지만 살면서 이 세상이 평등하다 생각되지 않는다. 출발선은 같을 수 있지만 출발하는 방법은 모두가 다르니까. 앞으로 책 내용이 어떻게 전개 될지 모른다. 유사가 대통령 우시지마에게 반기를 들지, 아님 더욱 충성하게 될지 모른다. 그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궁금하고, 아나타 도진이라 칭하는 집단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도 궁금하다. 아직은 삶이 유한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삶에 감사하고 삶이 소중하다 느낀다. 준비되지 않은 영원한 삶은 인간에게 대재앙이 올지 모르겠다. 백년 법 하를 읽게 되면 삶과 죽음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을까? 멀지 않은 미래의 모습일 것 같아 씁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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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의 숙원이었던 불로불사의 사회를 이 소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러고보면 인생은 삶과 죽음으로 축약되는 것 같다. 어쩌면 죽음이 주는 시간의 유한성이야말로 삶의 밑거름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대상 수상작으로 줄거리는 단순하다 볼 수 있다. 불로불사가 이루어진 사회에서 벌어지는 인간 내면의 욕망과 첨예한 갈등을 통해 '삶과 죽음'을 투명하게 반추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필수불가결한 문제들임에도 무심하게 넘겨왔던 정치와 국가, 나아가 인권의 문제까지 굉장히 포괄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정치적이다. 서기 2048년, 불로화기술HAVI이 보급되면서 불로불사의 사회를 맞이한 일본사회. 스무 살 전후에 불로화시술을 받는데 뱀파이어나 드라큐라처럼 노화가 진행되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불로불사가 이루어지고 나니 노쇠하지 않는 육체보다는 노령화된 두뇌가 문제이다. 게다가 각계각층에 포진된 정치지도자들의 장기집권과 젊은 이들에게 일자리가 배분되지 않는 사회에서 오히려 불로불사는 심각한 문제들을 불러일으키는 원흉이 되어 버린다. 자구책을 찾던 중 '생존제한법'이라는 백년만 살게 하는 법 시행을 앞두고 국민투표를 하지만 백년법은 동결된다. 다수의 반대로 백년법이 동결되었지만 일본 사회는 전례없이 더 혼란해지고 산발적인 폭탄테러와 자살자들의 증가로 백년법을 시행하게 되는데 민심을 담보로 자신의 정치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정치지도자들과 백년법의 도입과 거부자들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사건들, 영원한 생명을 주었지만 반대로 HAVI가 낳은 암덩어리 SMOC로 일본사회는 또 한번의 멸망의 위기를 맞이한다.
생과 사의 경계를 잃은 자에게 영원한 삶이란 죽음과 동일한 의미지.
나는 이 책이 정말 재미있었던 것이 요즘 우리 지역 사안과 맞물려 있어서 더욱 실감나게 읽었다. '백년법'을 두고 자신의 정치적 욕망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수많은 반대와 악평에도 대의를 위해 희생을 각오하는 사람도 있다.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군상들을 통해 투명하게 비춰지는 욕망들이 작금의 사회를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찍어낸 듯 하였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념과 사상을 편견과 왜곡없이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백년법을 두고 벌이는 일련의 사태들이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작가의 통찰로 빚어내는 삶과 죽음에 대한 천착이 깊이있게 느껴진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어 죽음이 삶을 견고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죽음이 없는 사회가 오히려 어마어마한 공포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센세이션하면서도 놀라운 발견이었다. 죽음에 대한 자각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가치있게 하며 앙금처럼 기억 저편에 자리잡고 있는 죽음이란 존재야말로 유한한 시간성에 갇혀 있는 우리의 삶을 반짝거리게 하는 것임을 반추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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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제한법(백년법) : 불로화 시술을 받은 국민은 시술 뒤 100년이 지난 때부터 생존권을 비롯한 기본 인권을 모두 놓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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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진시황은 오래오래 살고 싶어서 아니 천년만년 살고 싶어서 몸에 좋은 별별 것들을 다 찾아 먹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진시황은 오래 살았을까? 내가 그 사람이 언제 죽었는지 알지는 못해도 아직까지 살아 있지는 않은 걸 보니 천년까지는 못 살았나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유한한 존재이다. 언젠가는 끝이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 끝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고 떨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종교라는 것을 믿는 것은 아닐까? 무한한 존재에 대한 갈망이나 믿음이라고 할까. 비록 끝이 있는 존재가 인간이긴 하나 그래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 끝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마 사람들이 다 자기가 죽을 날을 안다면 그 누구도 지금처럼 열심히는 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원제와 번역된 제목이 똑같다. 백년법. 제목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백년에 관한 법이라는 것인데 풀어 설명하면 백년동안 살았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백년이라고는 하지만 정확히는 자신이 HAVI를 받은후부터 백년이다. 그렇가면 HAVI는 또 무엇일까.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노화하는데 그것을 막는 시술이 이 HAVI이다. 이 시술을 받음으로 인해서 인간은 겉으로 보여지는 노화는 중지되어 있는 상태가 되고 속으로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다. 겉으로 노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당연히 죽음이라는 것도 없고 영원히 살수 있는 존재가 되어 간다. 진시황이 봤더라면 부러워 했을까?
그러나 이것에도 문제가 있었으니 사람이 죽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언제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니 고여버린 물처럼 썩고 발전은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걸 방지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백년법. HAVI를 받은 이후 백년이 되면 자발적으로 스테이션에 가서 그날 바로 죽어야 하는 것이다. 누구도 내 죽음을 정해주지는 않지만 시술을 받는 시점으로부터 자신의 죽음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 시술을 받을까 하지만 노화되어 죽으나 그렇게 죽으나 같은 생각이라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HAVI를 받는다. 몇몇 나라에서는 돈을 많이 내거나 세계적으로 중요한 인물이다 하면 죽음을 연장해주기도 한다.
처음 시작에는 아직 백년법이 실행되지 못했다. 그래서 일본이라는 나라는 지극히 못 사는 나라가 되어가고 중국이나 한국에도 밀려난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빨리 백년법을 제정하고 실행화 시키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하지만 고위층 관리들은 백년법이 실행되면 당장 자신부터 죽을 위기에 놓이기 때문에 반대를 하고 결국은 국민투표라는 마지막 카드를 제시하는데 국민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백년법이 실행이 되면 국민에게 어떤 파장을 가져올까.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이 법을 찬성하기도 또는 반대하기도 한다. 결국 국민투표의 결과는 반대로 나오고 백년법은 실행이 중지되어지고 이 법의 실행을 준비하던 유사는 이 법을 실행해 줄 인물을 찾아서 새 당을 창단한 우시지마를 찾아간다. 그들의 동맹은 과연 이루어질수 있을까?
3부로 구성된 이야기는 각기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첫부분은 유사의 이야기로 그리고 두번째는 유니언에 속해진 지극히 평범한 한 사람인 겐의 엄마이야기. 1부에서 유사가 우시지마를 만나서 백년법이 어떻게되어 왔는지의 이야기도 그려내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상권의 마지막인 3부에서는 의사 가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모두가 영원하 살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HAVI에도 부작용이 있었던 것이다. SMOC라는 불치병이 생기면서 그 병에 걸린 사람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 볼 도리도 없이 그저 진통제만으로 연명하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런 것이었을까?
이야기는 이 백년법에 반대하고 자신만의 마을을 만들어 살아가는 일종의 거부자 마을을 나라에 대응하는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그들의 대장이라는 아나타도진이라는 사람을 잡기 위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예전에 테러문제로 잡혀서 사형을 당했던 아나타도진은 가짜였고 실제의 아나타도진은 살아있는 걸까? 거부자 마을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해서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 사는 걸까? 백년법이라는 것이 계속 존재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페단이 많으니 중지해야 하는 것일까? 돈이 많은 사람들은 언제나 피해갈 길이 있는 이 사회에 백년법은 존속되어야만 하는 법일까?
한사람 한사람 각자의 이야기들로 나열된 것 같은데 자연스럽게 어느샌가 앞의 이야기와 연결이 된다. 앞에서 있어던 이야기가 시간이 흘러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시간의 흐름도 알수가 있다. 목넘김이 좋은 맥주를 마시는 느낌이랄까. 과연 백년법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자꾸 앞으로 달려가는 마음을 잡아가며 읽어야 한다. 지금 이 시대의 사회상이 그대로 반영된 한권의 책, 실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내용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하나의 법으로 인해서 국민들의삶이 얼마나 달라질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는, 그저 SF소설일뿐인데도 불구하고 소설속의 이야기들이 자꾸 현실이 되어 나나타니 이 또한 언젠가는 실현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섬찟함이 몸을 휩쓸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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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법 상,하》
우리는 막연히 오래 살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래서 때마다 좋은 것을 챙겨먹고 운동을 하며 매년 종합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체크한다. 의료, 과학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불치병이라 불리는 질병들의 치료법은 물론 한발 앞서 예방하는 법까지도 알 수 있게 되었고, 그 때문인지 우리의 수명은 불과 몇 십 년 전에 비해서도 많이 늘어났음을 피부로 느낀다. 이제는 누구나 100수를 바라보고 이에 발맞춘 듯 보험도 모두 100세가 기준이다. 이제는 50대 퇴직 후 나머지 인생 50년을 어떻게 살지가 고민인 세상 아닌가. 그런데 우리수명이 완전히 늘어나 늙지도 죽지도 않게 된 다면 어떻게 될까? 일본에서 이런 주제를 가진 소설이 나왔다. 초 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에서 이런 소설이 나왔다니 참 의미심장하다. 우리 대한민국도 이미 일본처럼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다니 말이다. 1945년, 총 6발의 원자폭탄으로 일본의 도시들이 송두리째 폭파되면서 일본제국은 패망하고 미국의 점령 하에 놓이게 된다. 소련과의 냉전 중이던 미국은 일본을 다시 일으켜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방파제로 만들기 위해 이미 미국에서 실용화된 <인간 불로화 바이러스 HAVI> 를 접종하고 이에 따른 생존제한법인 <백년법>을 제정한다. 누구나 HAVI시술을 받을 수 있지만 백년 후에는 더 이상 시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되며, 안락사를 위해 자진 출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후 100년. ID카드 한 장으로 모든 것이 통제되고, 노화가 사라진, 과학이 눈부시게 발달된 사회. 일본에서 첫 백년법을 시행해야 하는 시기가 오자 사회도 정치권도 요동치기 시작한다. 정치권에서는 집권을 의식한 듯 백년법 시행을 동결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또 한 쪽에서는 미래를 위해서 백년법을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 한 쪽에서는 살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소요가 예상되면서 갈등은 커진다. 그러다 이 문제로 국민투표까지 실시하게 되고 일정기간 유예시간을 가지자는 것으로 일단락된다. 그러나 일정 기간 유예일 뿐 몇 년 후에는 정말 죽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다시 백년법이 시행 되어야 하는 시점이 오자 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형태는 그렇지 않지만 실제로는 독재나 마찬가지인 대통령제가 시행되고 대통령의 특별 지정을 받은 사람은 백년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도 되는 법률이 제정된다. 자연히 권력자들은 대통령에게 종속되는 처지가 되고, 반대로 백년법의 적용을 피해 사회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들은 사회와 공권력의 눈을 피해 그들 스스로 마을을 만들어 살아가고 여러 마을이 연대하여 공권력에 대항하는 세력이 된다. 그리고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HAVI시술을 받지 않은 노화인간인 주인공은 그 한 군데 마을의 수장이 되어 이들을 돕게 된다. 누구나 죽지 않는 사회가 되면 과연 행복할까? 사고나 특별한 질병이 아니고서야 누구도 죽지 않는 사회. 이 소설에서는 예상처럼 그런 사회가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땅도 재화도 일자리도 한정되어 있으니 자연히 경쟁은 치열해 지고, 자녀가 HAVI시술을 받게 되면 가족관계는 종료 되어 사회의 가장 기본 단위인 가족이 해체되고 신체는 젊지만 정신은 늙어버린 사회. 법이 없다면 과연 이 사람들은 언제 죽어야 할까. 누구는 시기가 되면 강제로 죽어야 하지만 누구는 죽지 않아도 된다면 이는 생명에 대한 차별이 아닐까? 이런 고민들 속에 영원한 권력을 갖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사람이 국가 기관을 장악하여 주인공과 대립하는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독재관>이라는 제도의 당위성을 주장하는데, 유사시에는 의사 결정이 느린 <대의 민주제> 보다는 한명의 책임감과 도덕성이 있는 <독재관>이 더 효율적이지 않은가 하는 질문까지 던진다. 물론 이 소설 안에서는 모두가 죽지 않는 사회를 뒤엎는 엄청난 반전의 설정이 있기에 어쩌면 적절했는지 모르지만, 독재의 잔재가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정말 위험한 생각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 불편하기도 했다. 소설은 상하권 합쳐 800쪽을 넘는 꽤 많은 분량이지만 가독성이 좋아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흥미로운 소재, 메시지, 매력적인 등장인물, 사건 전개와 구성, 반전까지 흠하나 없이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 어쩌면 우리의 미래일 수 있는 이야기, 가볍지 않은 주제, 인간성, 삶과 죽음, 생명의 철학적 고민, 인간이 모여 만들어가는 사회와 국가 시스템에 대한 진지한 질문들. 소설을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쉬 사라지지 않는 여운까지. 소설의 재미를 지키면서도 사회성까지 갖춘 소설,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설은 아니지 않는가. 추리, 스릴러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도 재미있는 소설을 찾는 사람도 모두 만족 시킬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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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의 경계를 잃은 자에게 영원한 삶이란 죽음과 동일한 의미지"(하, 120).
인류는 오랫동안 불로장생의 꿈을 꾸어왔습니다. 에덴동산을 잃어버린 인류의 역사는 죽음을 정복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죽음이라는 불합리 앞에 자살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라 주장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자손을 통해, 업적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역사에 새기고자 분투하기도 했습니다. 인간이 죽는 것이 늙는 것 때문이니 노화를 막으면 영원히 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논리로 과학자들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노화를 억제하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간단한 시술만으로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시술을 받으시겠습니까? 선택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라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제66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백년법>은 "인간 불로화"를 정복한 미래 사회를 다루고 있습니다. 깊이 고민하지 않고 영원한 젊음을 덥석 받아들인 인류에게 닥친 문제. 그것은 바로 극복했다고 생각했던 죽음의 문제였습니다.
영원한 젊음을 얻은 인류는 축배를 들지 못했습니다. HAVI(일간 불로화 바이러스 접종)를 도입한 뒤, 일본 사회에 젊은 피는 줄어들고 오래된 피만 고이는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나자 국가는 새로운 고민에 빠집니다. 정책결정자들은 처음으로 HAVI 시술을 도입한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백년법이 일본에서도 실시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습니다. "백년법"이란 "생존제한법", 즉 "HAVI를 받고 100년이 지난 시점에 '생존권을 비롯한 기본적 인권은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법률입니다. 다시 말해, HAVI 시술로 영원한 젊음을 얻었다 해도 시술 받은지 100년이 지나면 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안락사를 위한 전용 시설을 건설하고, 만일 이를 거부하는 '거부자'는 아이디를 몰수 당하기 때문에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지며 죽을 때까지 도망자 신세로 지내거나 발각되면 강제로 안락사에 처해지게 됩니다.
백년법 시행에 불안을 느끼는 국민 대 정책 결정을 해야 하는 정부. 정치적 입지를 잃고 싶지 않은 책임자는 백년법을 국민 찬반투표에 부치고 결국 백년법 동결이라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백년법 동결 된 뒤 전국에서 자살과 살인 사건이 늘어나고, 정체 모를 광기와 불안이 사회를 뒤덮습니다. 생물학적인 영원한 젊음을 얻었지만 생명의 광채는 잃어버린 일본. 이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백년법>은 영원한 젊음을 얻게 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들이 깊이 있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먼저 가족의 리셋문제.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아도 자녀가 20대가 되면 겉모습으로는 누가 부모이고 누가 자녀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자녀가 독립을 하면서 가족은 자연히 분해됩니다. HAVI 시술은 순전히 본인의 선택이라고 하지만, 도시구조와 생활용품도 사람들이 HAVI를 받은 걸 전제로 하기 때문에 노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세상이 됩니다(상, 72). 겉모습은 똑같은 20대라고 해도 공유하는 추억과 삶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개인은 점점 더 고립되어 갑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구증가에 따른 일자리 부족과 사회의 노화입니다. "생존제한법이 없으면 옛날 사람들이 사회에 영원히 존재하게 됩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죠. 육체는 늙지 않아도 정신은 늙습니다. 마음이 늙은 사람은 더는 혁신을 이루어낼 수 없죠.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지 못합니다"(상, 94).
물론 사고사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여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더 나을까요, 아니면 HAVI 시술을 받고 100년 동안 젊음을 유지하다가 강제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더 나을까요? 언제 어디서 맞닥뜨릴지 모르는 현실적인 죽음과, 죽을 날짜를 세고 있다 받아들여야만 하는 죽음, 어떤 것이 더 생기 있는 삶을 사는 길일까요?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인간에게 장수의 복을 주실 때, 형통의 복도 함께 약속해주십니다. 그 삶이 형통하지 않다면 오래 사는 것이 오히려 저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백년법>을 보면, 영원한 젊음을 얻은 사람들에게서 활력이나 생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잃어버린 죽음을 좇습니다. "죽음의 상실은 삶의 상실이나 다름 없어"(상, 302).
<백년법>은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미래사회를 살짝 엿보면서 죽음이라는 묵직한 문제를 독자에게 던져줍니다. 죽음이라는 결말이 있어 삶이 더 아름답게 빛나고, 슬픈 이별이 있어 사랑이 더 애틋해지는 역설, 그게 인생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일본 사회와 비교되며 자주 등장하는 한국 때문에 더 친근감이 드는 소설, 현재의 모습과 다른 듯 닮은 미래, 영원한 젊음이라는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의 고뇌와 갈등,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는 재밌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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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신, 그 깊숙한 곳에 자리한 본질 중 하나는 욕구에 관한 것입니다. 한편, 욕구가 아무리 다양하다고 해도, 오래 살고 싶은 욕구, 불멸을 지향하는 욕구만 하겠습니까? 충족될 수 없는, 아니, 그래야 만 할, 갈망, 희구가 충족되는 그 순간, 인간은 바로 신(神)이 되거나, 아니면 바로 파멸할지 모릅니다. 인간의 정신은 불멸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나의 불멸 뿐 아니라, 타자의 불멸, 혹은 추상으로서의 불멸도 감당할 수 없어 종교에 열광하는 게 인간입니다.
단 한 명의 개체라도 불멸의 혜택을 입는 순간, 인간 사회가 애써 가꿔 왔던 윤리, 도덕, 예술적 가치, 정치 제도는 모두 무너지고 맙니다. 불멸을 관장하는 그 권좌를 차지하기 위해, 인간은 제 터전이 초토화될 때까지 싸우고 또 싸울 것입니다. 모두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는 바로 모두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요, 이 중에서 누군가는 영원히 살고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면, 그 선택된 자의 특권을 인정하느니 차라리 모두가 같이 죽는 길을 걷자고 들 것입니다. 불멸은 바로 즉시 파멸을 부른다는 역설이 눈 앞에 뻔히 드러납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런 혁명적인 의학 기술이 고안되기보다, 차라리 그런 감당 못할 결과를 미연에 방지할 사회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사실(그리고 더 까다롭다는 사실)은, 이 인간 불멸의 시술(소설에서 HAVI라고 설정된)이란 게 까마아득한 공상의 세계에나 소속되어야 함을 반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는 과학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정신의 성숙 문제, 사회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HAVI의 본체는 사실 불멸불사의 레시피가 아니라, 불로(不老)의 시술입니다. 물론 후자가 더 좋은 것입니다(쭈그렁바가지로 천 년을 산들 그게 뭐가 부럽겠습니까). 소설의 설정에 따르면, 병에 걸리거나 교통사고을 당하거나, 아니면 국가 기관에 의해 사형이 집행되거나 해서, 인간들은 목숨을 "여전히" 잃을 수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가끔, "영원히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건 정말로 끔찍해."라고 말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건, 그런 의미에서 약간 일관성을 결여한 미장센이자 자리를 잘못 잡은 클리셰 같은 인상마저 줍니다. 그런 회오(悔悟)는 버지니아 울프의 "올란도", 스탠 리(혹은 제임스 맨골드)의 "울버린"의 입에서 나오기에나 어울리죠.
그저 현생 인류가 지니고 있는 일상 수준의 주의력만 유지해도 영원한 청춘("청춘"이라는 단어도 이미 오래 전에 死語가 되었다는 재미있는 설정도 등장합니다)이 가능하다니, 그보다 훨씬 하잘것없는 가치를 놓고도 목숨을 거는 인류의 원시성에 비추어 보면, 고작 법안의 효력 발생 여부를 두고 "정상적인 수준의 여론 충돌"을 보인다거나, 지극히 국지적 수준에서 제도에 대한 개별적 도전을 보인다거나 하는 모습이 차라리 우습게 보입니다. 그 정도면 얌전한 것입니다. ID의 소비행위, 계좌 관리, 소속 직장 배당 등의 통제 장치가 있지 않느냐고요? 그 시스템은 누가 장악하고 있나요? 고위 정치인, 행정 관료의 권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양순한 일본인"들만 사는 사회라야 이 모든 상황이 최소한의 설득력을 지니고 다가옵니다.
영원히 늙지 않고 20대의 미모를 유지하는 건 좋은데, 정신도 성숙하지 못한다는 게 큰 함정입니다(명확히 규명되지 못한 의학적 미스테리라고 하네요). 해서, 가족이라는 게 또 의미를 못 가집니다. 영속적인 배우자 관계를 맺는다든가, 2세를 낳는다든가 하는 게, 알고 보면 다 "나"란 존재의 사멸을 가정하고 벌이는 일종의 안전 장치였으니(정말요?), 이제 영원한 청춘(낡은 유행어입니다)을 얻은 지금, 결혼과 이혼은 밥 먹듯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정도가 아니라, "패밀리 리셋"이라는 제도적 장치도 등장하네요. 아직 그래도 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책임은 있는지, 스무 살 정도까지만 같이 살다가 이후 헤어져서 수십 년 동안이나 생사도 모르고 지내기 일쑤입니다. 늙지 않는 양친과 같이 살면 서로의 자유로운 생활을 서로가 방해할 뿐 아니라, 여태 인류가 채 알지 못하던 다른 종류의 온갖 불편이 끼어들기 때문이랍니다. 사실, 성년기 이후 부모와 떨어져 소식이 뜸해진 채 살거나, 그 부모가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전혀 다른 생을 시작하거나 하는 모습은, 서구에서는 지금도 흔히 보는 일입니다. 개인주의적 삶을 보다 지향하거나, 자신의 잘 관리된 외모에 자신이 있다거나 하는 개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사회에서는 HAVI 따위의 도움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가능한 현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 인간, 아니 괴물들(마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서 엡실론 분자들을 연상시킵니다. 물론 엡실론들은 늙습니다. 늙기도 하는 주제에 아무 불평 불만 없이 사회 최하층 노동 공급을 담당하며 말초적 쾌락에 탐닉한 채 소모품으로서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합니다)은, "유니온"이라는 시스템에 등록되어 실직에의 위험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3개월마다 한 번씩, 유니온의 지침에 따라 직장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러면 자생적 노조(레이버 유니온)의 결성을 애초에 차단할 수 있고, 생산 설비로부터 노동자를 철저히 소외시킨다는 점에서 더없이 좋은 통제 장치로 기능합니다. 이런 단조로운 삶, 아무 지향성이나 성취 가치 없는 삶이 환영을 받을 리 없지만, "영원한 청춘"이라는 닽콤한 당근이 그 모든 아쉬움을 잊게 해 줍니다. 결국, 피지배계층은 영원히 그 바닥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또 하나의 장치가 생기는 셈입니다. 사실 저는 이 소설에서 불로의 시술보다, 이 사회제도적 장치에 대해 더 큰 관심이 가게 되더군요. 물론 HAVI라는 반대급부가 없으면 유지가 어려운 면이 있겠지만 말이죠.
똑같이 늙지 않는 인생이라고 해도, 상류층과 지배 엘리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기존 가족 관계가 더욱 공고화됩니다. 귀족들 사이에서는 정략 결혼이 확고히 자리잡고, 장래 유권자 앞에 나서서 선택을 받아야 하는 정치인은 불로 시술을 비교적 늦게 받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 관록이 잡힌 외모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네요. 위에서는 전통적 컨벤션이 완결성을 더해가며, 반대로 아래에서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감각적 즐거움만 추구하는 사회, 사실은 바로 지금 우리들이 수렴해 가고 있는 일종의 디스토피아로 봐도 되는 모습들입니다. 이 점에서, 이 소설은 현실 풍자 소설입니다. SF라기보다 말입니다.
하권 리뷰에서, 이 소설의 "백년법"이 과연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지에 대해 제 생각을 더 구체적으로 적어 볼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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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실제로 생명연장에서 더 나아가 생로불사의 꿈이 이뤄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사실 그런 상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데 '백년법'의 기본 전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러한 세상은 현실적인 것을 떠나서 결코 지상낙원과 같은 곳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백년법,은 생존 제한법으로써 영원히 죽지 않는 일종의 불로화 시술인 HAVI를 받은 사람들에게 시술 후 백년이 지나는 시점이 되면 법으로 생존권을 제한한다는 법이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백년동안의 삶이 지나면 법으로 죽음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의 시작은 이미 불로화 시술이 대중화 된 이후, 백년법의 첫해 시행을 앞두고 강요된 죽음을 순명으로 받아들여야하는가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전개되기 시작한다.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것에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은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 그에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도 만만치않다. 그렇다고해서 백년법의 시행에 예외조항을 둔다면 그것은 또 다른 불평등을 초래하면서 현시대의 자본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빈부의 격차, 불평등, 권력의 남용 등 온갖 문제점들을 그대로 드러내게 된다. 여기에 더하여 미래세계의 불로화 시술은 가족의 해체와 청년실업의 증가와 같은 문제점도 심각하게 드러낼 수밖에 없다. 사실 이 책에서는 불로화시술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점으로 소설을 전개해나가고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직면해있는 문제점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그저 가볍게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불로화시술이라는 발상 자체가 독특하고 이야기 구성 자체도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이 생활하는 환경과 일상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현사회의 문제점들을 톡톡 튀어나오게 하는 것이 이 소설을 재미있으면서도 깊이있게 읽을 수 있게 하는 매력이다. 백년법을 구상할 당시 비슷한 소재의 만화가 먼저 출간되었다고 해서 어떤 책일지 궁금했는데, 그 책이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이라는 것을 얼핏 본 것 같다. 그러고보니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지만 또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상과학소설이라면 언제나 현재를 떠올리게 하는 먼미래의 이야기라고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이러한 소설이 단순히 '공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의 세계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소설 백년법의 결론은 어찌보면 별다른 해답없이 자연의 순리에 맡겨놓는 것일수도 있는데, 또 어쩌면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의 결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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