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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끝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중세의 끝에 오면 유럽 나라들의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이 책은 중세의 끝으로 설명되는 많은 사건 중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중세의 끝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역사를 서술해 간다. 책은 전형적인 역사서 답게 배경, 사건의 경과, 결말과 영향을 서술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내가 중세 유럽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아 읽으면서 인터넷 검색을 많이 해야 했다는 개인적인 무지의 아쉬움이 있었다. 중세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이 아니라 마지막 사건에 대핸 설명이다 보니 인과관계를 책에서 어느 정도 설명해 주지만 내가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이해가 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그런 아쉬움을 저자도 인식했는지 마지막에 영향과 연표 부분을 추가해 주어서 그래도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중세는 단순히 암흑의 시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유럽사는 정말 내가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던 유익한 책이었다. 그리고 유럽사는 결국 로마사와 같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도 알려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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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한 것은 도서관에서였다. 당시 동로마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집약된 콘스탄티노플에 매료되어있던 나는 도서관에서 나의 이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구 제국의 수도에 대한 궁금증을 혹시 해소할 수 있을지 알아보던 중 마치 나를 위해 만들어진 듯한 제목을 보고 불현듯 집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훌륭했다. 학교의 길고 고리타분한 교과서처럼 지루하거나 한 십 년 전에 출간되어 고어와 사어가 난무하는 옛 책처럼 어렵지 않았고 그 빈 자리를 쉽게 읽히는 문체와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는 문장 구성은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이 책이 교과서만큼 알차고 옛 책보다 깊이가 있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이 책의 장점들은 동로마 제국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입문자들에게 그것들보다 나을 것이다. 나는 도서관에서 이 책을 여러 번 빌려보고 소장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한 번 읽어서는 부족하다. 여러 번 읽고 되새김질하며 이 책의 깊이를 느껴보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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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스티븐 런치만/이순호/갈라파고스/2004 이슬람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이라는 책을 읽다가 오래 전에 읽고 넣어두었던 책 줄리어스 노리치의 비잔티움이 생각나더군요. 그렇게 대단한 제국이었으나 지금은 완전히 잊혀졌지요. 그런데 이 책을 다시금 읽다보니, 아 그렇지도 않구나. 비잔티움도 오스만투르크도 사라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단하고도 잘나신 유스티아누스 대제가 지배했던 시대처럼 후광이 휘영찬란했던 시대까지는 아니더라고 비잔티움은 발칸반도와 현재 터키 지역을 지배했었지요. 오스만투크르에게 멸망한 이후라고 해도 이 지역은 바진티움의 역사를 이은 사람들과 새로이 이주해 들어온 투르크 사람들이 혼재된 채로 분리와 연합을 지속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온 겁니다. 콘스탄티노풀의 함락 이후 지금의 터키지역은 공고한 투크크 족의 이슬람 국가가 되었습니다만, 아테네를 비롯한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을 비록 함락되어 2등 시민 취급을 받았지만 줄기차게 항쟁하여 거의 400년이 지나서 마침내 독립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역사란 참으로 아이러니 해서 오스만투르크의 정복 이후 정교회의 수장은 러시아로 넘어갔습니다만, 그리스 정교회는 부활했고 최근에는 러시아 정교회가 동방 정교회와 단절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제국 쇠망사나 혹은 다른 책에서 이 비잔티움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인 내용의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기번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비잔티움이 평가 절하된 것인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20세기 후반 들어서는 다른 관점의 사료 연구도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출판물들도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오래되고, 쇠락해 영향력이 많이 시들어 버린 비잔티움이 1453년에 멸망을 하든, 그 조금 전에 아니면 그 조금 뒤에 멸망을 하든 별 차이는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 나라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거나 별 가치가 없었다거나, 그런 것을 쉽게 말할 부분은 아닌것 같습니다. 비잔타움은 분명, 서유럽 문명과 중동 문명의 가교역할을 했고 그 사이에서 중후한 문화와 예술을 꽃피웠으며 분명 지금까지도 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아직 살아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나라가 사라짐으로써 충돌이 격화되고, 현재에 이르게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에서도 역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말 뿐인 동맹, 실리만을 챙기려는 전술, 설마설마 하다가 이웃나라의 몰락을 직접 보았을 때도 여전히 내 나라는 아니니까 하는 생각으로 방관하는 모습들... 어쩌면 그때부터 서방과 중동은 지금까지 계속 전쟁을 할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몰락은 언제나 내분에서 오는 법, 그리스와 제노바 그리고 베네치아의 연합은 결국 동상이몽이었으니... 또한 콘스탄티노플을 끝까지 지휘했던 인물이 마지막에 부상으로 입고 성밖으로 나가려고 했다는 점에서는 저도 아연실색했습니다. 어차피 살 수 없는 전쟁인 게 아니었을까. 그런데 굳이 ... 재밌는 자투리 지식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발칸반도의 알바니아가 오스만 투르크의 정복 후 이주 정책 때문이었구나. 그리스는 그때까지도 한 나라가 아니라 도시국가들의 연합체여서 맥을 제대로 못 쓰고 멸망한 건 아닐까. 이 책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지만 그리스가 독립하게 되는 과정도 유럽 역사의 또다른 한 단면으로 살펴볼만 하다 싶었습니다. 서유럽과 동유럽 그리고 러시아와 오스만 투르크까지 광범위하게 관련된 어찌보면 프랑스 혁명이후 가장 큰 사건인 것 같기도 하네요.
재밌었습니다. 저자의 번역도 무난해서 용감하게 저자가 번영한 엄청나게 두꺼운 책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