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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진보신학의 명문인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 아시아계 여성 최초의 종신교수인 저자는 여성, 환경, 평화 운동가이며 신학적 예술가이자 종교학 교수이자 세계종교간 동시 통역사이고 에코 페미니스트이다. 이 밖에도 그녀가 가진 타이틀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여성이라는 사회적 지위나 평화는 강함보다는 연약함의 대명사다. 이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리더십을 발견한 저자는, 지구별을 여행하며 '연약함의 힘(The Power Of Valnerability)'으로 자신과 주변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아냈다. 핵심은 소통과 연결에 근거한 사랑의 힘이다. 연약함의 힘은 힘 있는 자 앞에서 쫄지 않고 힘없는 자 앞에서 우쭐대지 않으며 진정한 자기 내면의 빛을 따라 살게 한다. 그래서 이 연약함을 부드러움 속에 감춰진 물 같은 힘과 균형으로 끌어올려 표현했다. '지배와 복종이라는 맹수의 힘이 아닌 부정의와 억압이라는 거대한 피라미드에 수억의 구멍을 내어 무너뜨리는 건강한 개미의 힘이 필요한 때이다.'
TED 강연에서 만난 캠프 디바의 창시자 안젤라 패튼이 들려준 아빠와 딸의 사랑, 비파사나(직관 명상법)의 가장 중요한 모토인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만 하라'와 '두카(고통)'의 가르침, 쿠바에서 제일 존경받는 바발라오(샤먼) 중의 바발라오 '이파'의 충고, 우리들의 뚱보 신모님 '아다', 여신 같은 열정의 할머니 '타라', 봄 같은 남자 '체 게바라', 세 어머니의 유산, 세계에서 사회복지가 가장 잘되어 있는 이상 사회 스칸디나비아의 불행, 조선의 마지막 프린세스, 단식을 통해 치유된 불치병, 제국의 돈에 팔려 간 이집트 청년들의 영혼, 케냐 나이로비에 세워진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저자 카렌 블릭센 문학관, "I love you" 보다 훨씬 깊은 사랑 고백 "I see you", 베트남전에 참전한 흑인 군인 '배트맨', 멋진 노년을 준비하기 위한 노력, V-Day 10억 여성 일어나기 '아티비스트' 운동, 1950년대부터 유럽에서 시작된 밀러 박사의 심층심리 치유 '숨 작업', 타인에게 감정적인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문화적 억압을 지닌 나라 '일본',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극작가 이브 엔슬러의 사랑의 정의는 '연결의 우선성'을 회복하는 것, 함께 가야 하는 100%의 행복을 위해서, 죽음과 삶을 안내하는 책 <티베트 사자의 서>, 홀리요크의 청년 시장 알렉스 모스, 삶에 '모름'과 '다름'이 찾아왔을 때 두려움으로 맞을지 사랑으로 맞을지, 빛을 그리는 화가 방혜자, 남북 여성 평화 모임 '조각보'에서 만난 탈북 여성들, 다수자와 다른 소수자의 선택, 세계 여성운동의 상징 글로리아 스타이넘,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베스트셀러 작가 마야 안젤루, 평화를 꿈꾸는 피스보트 여행, '블랙 달리아' 엘리자베스 쇼트 .. 짧게나마 정리해야 나중에 어떤 에피소드를 읽었는지 뇌가 기억할 것 같다. 정리하는 동안 기억이 머물러 있음을 느낀다.
고통에는 두 가지의 모습이 있는데 하나는 너무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과, 그토록 원해서 가져보니 그마저도 아닌 것이다. 우리를 절망하게 만드는 것은, 원하는 걸 위해 죽자 살자 뛰어 들어 간신히 손에 쥐었는데, 그것이 고통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적게 가져서 싸우는 경우는 드물다. 많이 갖기 위한 집착과 욕심의 결과는, 인간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자연 재해'로 이미 우리들의 앞에 나타났다. 위대한 여성들의 삶 속에는 그녀들을 멍들게 한 '가질 수 없는 나쁜' 남자가 낸 상처로 인해 여자들의 존재 자체가 잘 익은 술처럼 농익게 된다. 영혼의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더 깊은 차원을 향해 삶이 열리고 병까지 치유토록 한다. 이것이 진리라면 종종 찾아오는 불행을 불청객이 아닌 귀빈으로 대접해서 보내줘야겠다. 불행 덕분에 행복의 가치와 그 고마움을 알게 되니, 불행이야말로 우리 영혼의 '마스터 클래스'다. 브이데이를 통해 '10억 여성 일어나기 운동'을 시작해 '한'이 아닌 '흥'으로 운동하자는 변화 속에서 진화된 아티비스트 운동이 흥미로웠고, 스물두 살이라는 솜털 보송보송한 청년이 홀리요크의 시장이면서 동성애자라고까지 커밍아웃한 당당한 게이 청년 알렉스 모스 시장의 사연도 센세이션이었다. 아름다운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미모의 페미니스트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은, 남자 고객만 들어갈 수 있는 플레이보이 클럽에 '바니걸'로 위장 취업을 하여 여성의 성(性) 상품화에 대한 폭로 기사를 쓰면서부터라는데 팔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건강하고 젊은 그녀가 있기에 나이 들어가는 모든 여성들은 삶의 위안(?)을 얻는다. 서른이 넘어서야 출생의 비밀을 알았다던 현경 교수의 용기 있는 고백 역시 기억에 남는다.
심리학자들은 우울증을 '분노가 우리 안으로 들어와 버린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분노의 정당한 대상에게 내 분노를 향하게 하고 그 분노의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면 우울증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그 분노의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내 잘못이라고 자책하며 분노를 나 자신에게 향하게 할 때 우울증에 걸립니다. -p105
연약함의 힘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 참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힘,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공감할 수 있는 힘, 진실대로 살기 위해 모험할 수 있는 힘, 모험에 동반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견뎌 내느 힘, 자신이 원하는 것과 남이 원하는 것이 상충될 때 관계의 성장을 위해 균형 있게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는 힘입니다. -p163
킨제이 보고서(미국의 동물학자 킨제이가 조사 발표한 현대인의 성생활 싱태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인류의 10%는 날 때부터 100% 동성애자로, 또 다른 10%는 100% 이성애자로 결정되어 나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80%의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동성도 이성도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 제가 그들을 상담하면서 어쩌다 성 정체성에 대해 묻게 되면 학생들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교수님, 저는 그 사람의 인간성을 보고 사랑하지, 성기 보고 사랑하지 않습니다."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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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힘이 곧 연약함의 힘 [연약함의 힘]
연약함의 힘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 참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힘,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공감할 수 있는 힘, 진실대로 살기 위해 모험할 수 있는 힘, 모험에 동반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견뎌 내는 힘, 자신이 원하는 것과 남이 원하는 것이 상충될 때 관계의 성장을 위해 균형 있게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는 힘 등입니다. -166
The power of vulnerability
[연약함의 힘]이라는 책의 부제는 마음 살림 에세이 이다.
20세기 후반으로 넘어오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빛과 기운을 보고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미세한 떨림이었고, 부드러운 흐름이었고, 가슴속 깊숙이 스며드는 설렘이었습니다. 힘 있는 자 아래 모두 바짝 엎드려야 하는 거대한 피라미드의 뾰족한 기운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그 중심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둥글고 변화무쌍한 기운이었습니다. (..) 이 힘은 모든 생명을 가장 자기답게 자라며 꽃피우고 열매 맺게 합니다. 이것은 모든 생명체의 근원인 자기다움의 떨림에서 나오는 힘이라 누구도 통제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살림'의 힘을 '연약함의 힘'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연약함의 힘만이 진정한 변화와 진화를 가능하게 하며, 모든 생명체를 생생하게 살려 낼 것이라 믿습니다. -7,8
이 책의 성격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경이 어떤 사람인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아나운서, 디자이너, 철학자 등등 딱 떨어지는 직업으로 그녀를 말하기가 참 어려울 정도로 그녀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길디 길다. 그녀의 삶이 다이나믹하게 변해왔고, 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활동을 하리라는 것이 예측되는 부분이다. 현경은 기독교 신학자이며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의 종신교수로,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 생태여성신학, 종교와 평화운동 등을 가르치고 있다. 세계 80여 나라를 다니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대화를 하며 영향을 주고 받았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숭사 스님, 틱낫한 스님, 달라이라마, 마틴 루터 킹 목사님, 토마스 베리 신부님, 존 치시스터 수녀님, 대학 시절의 장원 교수님, 이슬람 수피 스승 푸미, 페미니스트 멘토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등. 어느 하나로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이들을 만나는 동안 실로 그녀의 정신세계는 풍성해졌을 것만 같다. 그녀는 그들과의 만남을 "연애"라고 표현했지만 재미있고 맛있는 도입부가 끝나고 서로 깊이 사랑하는 때에 도달하면 인생 밑바닥에 고여 있던 모든 찌꺼기가 의식의 수면으로 떠오르게 된다고 한다. 찌꺼기를 걸러내고 연애에서 진정한 활력소를 얻게 된 그녀가 풀어놓은 마음 살림의 방법들은 결코 연약하지 않았다. 부드럽게 변화를 일구어내고 있었고 그녀가 만난 다양한 사람들에게 직접 변화의 기운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1. 내가 사랑이니까요 2. 가끔은 행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3. 연약함의 힘 4. 우주는 웃고 나는 세운다.
이름난 위대한 영적 스승 말고도 그녀가 만난 사람들은 다양하고 그 다양한 만남 속에서 그녀가 얻은 것들은 그녀의 "연약함의 힘"의 원천이 되어 주었다.
캠프 디바를 운영하고 있는 안젤라 패튼이라는 흑인 여성의 TED 강연은 사연을 읽는 즉시 울컥하게 된다. 아버지 없이 자라난 흑인 소녀들이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워 아무 남자에게나 빠져들고 무책임하게 임신 출산을 겪으며 학업, 직업 교육을 포기하게 된다. 아버지와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하고 아빠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춤을 추고 싶다고 대답한 소녀들. 그 중 한 소녀의 아빠가 교도소에 있어 올 수 없다고 하자 소녀들은 경찰서장에게 편지를 보냈고 마침내 교도소의 강당에서 댄스파티를 열 수있게 되었다. 소녀들은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꽃과 리본을 달았다. 교도소에 있는 아빠들은 푸른 죄수복을 벗고 신사복 정장에 넥타이를 맸다. 오~ 이건 정말 영화다. 이제 '아빠와 함께 춤을' 프로그램은 미국의 많은 교도소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남미 대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볼리비아를 찾아가 봄 같은 남자 체 게바라를 위한 순례를 하고 체 게바라의 게릴라 활동과 죽음에 대해 배우고 왔던 경험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모자를 쓴 아름다운 노년의 이 박사님, 조선 왕조의 마지막 옹주, 의친왕의 따님 즉 조선의 마지막 프린세스가 독신으로 미국 암병원 실험실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내용도 놀라움 투성이였다. 옹주님은 이스트 할렘의 폐교를 구입해 아파트로 만들고 맨 아래층에 '시인의 서재'라는 아트 개러리와 소극장을 지어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거의 무료로 빌려준다. 대한제국을 잃어버리고 외국에서 혼자 살아온 옹주님은 니카라과에 뉴욕 맨해튼 크기의 토지를 사서 니카라과의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주고자 개발되지 않은 녹지로 묶어두겠다고 한단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일들이다.
미국 홀리요크 시에서 전 시장과 각축전을 벌이다 단 한 표 차이로 영화처럼 22살에 홀리요크 역사상 최연소 시장이 된 알렉스 모스를 만난 이야기도 흥미롭다. 열여섯에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게이이지만 힘든 환경에서 아이비 리그에 입학하여 도시 계획과 도시 발전을 전공한 그는 카지노를 지어 경제를 일으키자는 전직 시장의 비전에 반대했다. 대학의 연구 시설을 좋은 조건으로 끌어들이고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폐허가 된 다운타운의 집들을 제공하여 홀리요크를 예술과 학문의 도시로 부활시키자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선출되었다. 우리나라의 소도시에서도 알렉스 같은 젊은 시장들이 나와 한국의 정치판을 바꾸는 꿈을 꾼다는 작가의 의견에 슬쩍 마음이 동요된다. ^^
어쨌거나 열린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연약함의 힘을 부르짖으며 변화를 꾀하고 있는 그녀의 행보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종교인도 아니고 영성을 추구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남성적 우월주의가 횡행하는 요즘에 세상을 움직일 새로운 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조용한 운동을 지지해주고 싶다. 쉽게 따라하긴 힘들지만 지칠 틈 없이 살아가는 그녀의 삶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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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여리여리한 종도 없을 거 같다. 그럼에도 각종 화려함으로 치장한 우리는 서로를 향해 내가 더 강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분주하다. 누군가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곧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이는 그리 없다. 한때의 부와 명예가 우리를 진실로 기쁘게 할 수도야 있겠지만 순간은 영원할 리 없다. 내 곁을 지키던 이들도 나의 거품이 걷히기가 무섭게 사라진다. 결국 남는 건 내용물은 쏙 빠지고 껍질만을 움켜쥔 내 자신뿐이다. 힘을 잃는다는 것은 두렵다. 죽음을 기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지닌 몇 안 되는 것조차도 내려놓는 일에 우리는 망설인다. 그것이 이제껏 자신의 정체성을 결정해 왔기 때문이다. 물질을 잃으면 정신도 잃을지 모른다는 착각 속에서 우리는 쓸모없이 우리 자신의 몸집을 부풀리고자 안간힘을 써왔다. 그렇지만 힘이 좀 없다 하여 우리의 생이 다 하는 건 아니다. 힘이라는 장막을 거둬내고 나면 오히려 내면의 상처입지 않은 자아가 보인다. 우려했던 대로 연약하고, 끊임없이 돌보아야 주어야만 하는 존재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녀석은 강하다. 짓밟으면 신음을 내뱉으면서도 꿈틀거리는 지렁이마냥 스스로가 살아 있는 존재임을 입증해보인다. 연약함은 추함과는 다르다. 연약함은 심지어 강하기까지 하다. 모두가 강자가 되려 노력하는 시대에 연약함을 고수하는 이는 신선하다. 그것은 어쩌면 세상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 승리의 법칙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전에도 저자의 작품을 몇 읽으면서 그랬었다.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한 목적 하에 쓰여진 글일 수도 있겠지만, 읽는 내내 나는 저자가 자신의 마음을 보듬으려 애쓰고 있음을 느꼈다. 독재자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떠올랐다. 화려함 이면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가 내 눈엔 보이지 않았기에 난 언제나 소위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곤 했다. 그와 같은 경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란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그들에게도 평등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려 한다. 저자 역시 이력만을 놓고보면 남부럽지 않아 보인다.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 아시아계 여성 최초의 종신교수. 이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그의 치열함을 상상해본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은 지천에 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택함을 받은 데엔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녀의 내면에 깃든 평온이 부러웠다. 다방면에 걸쳐 다양한 주제를 섭렵하면서 결국에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입증해보이려 들었던 그의 행보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시련은 존재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삶은 젊음과 맞닿아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여전히 사랑으로 인해 고민하고 있었다. 안정적인 직장만큼이나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그녀가 젊다는 일종의 방증일지도 모른다. 일상 속에서 모국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역시 단순한 불편함 이상이었다. 언어에는 뉘앙스라는 게 있다. 기계적으로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일지라도 태생적으로 특정 언어를 사용하면서 온몸으로 뉘앙스라는 것을 체득하는 이를 따라잡기란 어렵다. 나는 그녀가 호소하는 외로움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았다. 굳이 따지자면 그녀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몇몇 부분의 약함에 대해 토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강했다. 낳아주신 어머니와 길러주신 어머니, 꿈을 주신 어머니. 평탄치 않아 보이는 삶으로부터 얻은 지혜에 대해 그녀는 예찬했다. 가장 낮고도 비천한 곳이라 할 수 있을 교도소에서 펼쳐진 아버지와 딸들의 춤 행렬, 직접적인 제 죄가 아님에도 끊임없이 명상하고 사죄하며 자유롭고자 노력 중인 독일인들의 모습 등 책을 통해 내가 만날 수 있었던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오롯이 강한 무언가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의 행위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갉고 닦음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하지만 마음보다 더 강렬한 것은 없다. 객관적인 조건이 암울하고, 끝끝내 운명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지라도, 우리의 마음까지 주관할 수 있는 타자는 아무도 없다. 결국 가장 여려 보이는 마음이야말로 우리 자신을 뒤흔들 수 있는 가장 강한 힘을 지닌 것이다. 마음은 우주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굳이 말로 털어내지 않아도 서로 간에 긴밀하게 오가는 것이 마음이다. 여린 마음들이 모여 만든 성(城)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필요가 하는 것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무기가 아니라 침묵 속에서도 서로를 알아차리는 마음이자, 흔들리는 존재를 향해 힘을 보태는 ‘연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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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작가들은 제 삶의 뮤즈(muse)입니다. 가끔씩 사는게 지겨워지면 여성 작가의 책을 들고 방에 틀어박힙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때 까지 그녀의 글 안에 뒹글 뒹글합니다. 그들의 가르침과 글은 잘 숙성된 술처럼 우리 세포에 스며듭니다.]
나 역시 저자의 가르침과 글이 내 세포속에 스며들어 희망을 얻고,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세상의 이모저모에 안타깝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다. 저자 현경은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의 아시아계 최초의 여성 종신교수이고, 이렇게 책을 쓰니 여성작가이기도 하다. 내게는 그녀의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 종교를 아우르는 행보가 특이하게 보였다. 신학대학 교수이면서 불교를 공부하고 스님을 스승으로 모신다. [불교에서는 부처처럼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인간이 되어 자비와 지혜의 보살행을 하며 살면 행복한 것이고, 기독교에서는 죄의 멍에에서 벗어난 자유인이 되어 그리스도처럼 사랑을 실천하고 살면 행복한 것이라고 그 길을 제시했습니다.] 종교를 초월한 열린 영성과 지혜의 글이 새로왔다.
[저 또한 개인적으로 심리 치료도 받고 종교적인 수행도 하고, 또 개인에게 상처를 주는 사회제도를 바꿔 보려 사회운동도 하면서 행복을 찾기 위한 치유 과정을 계속 밟아 왔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그녀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책속에 빠져들게 한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를 너무 궁금하게 해서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았다. 쉰살의 그녀는 긴 머리에 까만 미니 원피스를 입고 굵은 벨트에 부츠를 신은 모습이었고, 얼마나 매력적인지 쉰 살의 여성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녀는 페미니스트로 전 세계로 강연을 다니며 여성운동에 투신하는 삶을 살고 있다. 베트남전에서 돌아와 심각한 정신적 방황을 하던 이가 노숙자들의 배트맨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와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여성 시인 마야 안젤루와 그녀의 시 <여자가 꼭 가져야 할 것>을 만나볼수 있었다. 4페이지 가득 나열된 모든 여자가 꼭 가져야 할 것들 중..내 맘에 제일 와닿는 것은 혼자 살 수 있는 법, 비록 그것일 싫을지라도 였다.
이너프 마인드(enough mind) 저자가 큰 스승으로 모시는 숭산 스님이 하버드 대학에서의 강의때 가르친 해탈의 메시지다. 지금 이곳에서 충분함을 느끼며 삶을 축하하는 것! 내 삶을 축하하며 사는 것, 그런 삶에 다가가는 여정이 이 책에 저자의 생각과 경험으로 채워져 있다. 내가 지금껏 지녀왔던 생각과 다른 생각, 삶의 양식을 만나볼 수 있어 굉장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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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함의 힘이라니 마치 간디의 비폭력 투쟁이 떠오른다. 오로지 권력과 재력으로 찍어누르는 이 시대에 우리는 강력한 힘을 가지는 것만이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배웠고, 그 힘을 얻기 위해 제일 좋은 대학과 학점과 스펙을 쌓기 위해 열을 올린다. 마치 성공과 부가 보장되는 골든로드인냥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서바이벌 게임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방법만을 배웠기에 연약함이라는 단어는 왠지 낯설다. 연약하다는 건 힘이 없고 매번 져야한다는 이미지 때문인지 무슨 힘이 있을까라는 반문이 들었다. 화려한 표지와 그림들은 박방영씨가 그렸는데 세한대 서양학과 교수, 동양화사, 박사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치면 못할 것도 없다는 믿음을 더욱 공고히 심어준 책이다. 그리고 아픔이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이기도 하다. 에세이의 매력은 독자들을 편안하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까닭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아빠와 함께 춤을'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비록 죄를 지어서 교도소에 갇혔지만 딸들은 그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비슷한 환경에 놓인 어느날 아빠와 함께 추는 댄스파티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일행 중 안젤라 패튼은 아버지가 교도소에 갇혀있어 데려올 수 없다고 얘기를 꺼내자 교도소장에게 편지를 써서 교도서에서 아버지와 함께 댄스파티를 열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요청했고 딸들이 사인들로 채워진 걸 본 교도소장의 마음을 움직여 댄스파티를 강당에서 열 수 있도록 허가를 내렸다. 죄수인 아버지들에게 양복을 내어주고 딸들과 춤을 출 수 있도록 했는데 딸들은 여전히 내게는 자상하고 멋진 아버지라고 하자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부분에서 감명을 받았다. "아빠와 함께 춤을"이라는 프로젝트는 이후 많은 교도소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재범률을 확실하게 대폭 낮춰주었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하는데 큰 힘을 발휘하였다. 우리는 죄를 지으면 강력한 처벌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후의 관리에 대해선 무지한 경우가 태반이다. 왜 성범죄자나 사기, 경범죄에 대한 재범률이 높은걸까? 그 해답은 바로 이 책에 이미 다 나와있다. 연약함이라는 건 부드러움으로 마음을 움직였다는 점이다. 이 책에 담긴 에피소드들은 바로 그 점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씌여졌는데 힘 없는 자들이 힘 있는 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건 힘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절실히 알 수 있었다.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진정성과 부드러움으로 다가서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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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함의 힘은 강함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이 연약함이 없이는 절대로 강함이라는 것이 만들어지지 않는다.저자는 동,서양의 종교를 두루거치면서 깨달은 것을 이 책에 기록하고 있다.이것을 깨닫는 것은 다양한 종교적인 체험 그리고 자신의 깨달음에서 비롯되어진다.인간의 삶의 심오한 부분을 터치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기를 연약함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집중해서 조명하고 있다. 연약함의 힘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참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힘,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공감할 수 있는 힘, 진실대로 살기 위해 모험할 수 있는 힘,모험에 동반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견뎌 내는 힘,자신이 원하는 것과 남이 원하는 것이 상충될 때 관계의 성장을 위해 균형 있게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는 힘 등입니다라고 말한다. 자연의 이치는 모든 것이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꽃이 피어야 그 다음에 열매를 맺는 것이다. 인간 세상에서 우리는 연약한 여인의 몸에서 잉태되어 자라고 세상에 빛을 보는 것이다.그가 말하는 연약함은 그저 가녀린 부드러움이 아니다.소통과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성숙한 부드러움이다. 단순히 부드러운 여성들의 세상이 도래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피라미드의 정점으로만 향하려는 남성에게도 부드러운 여성성,즉 여신의 힘을 배우라고 강조한다.우주속에 있는 나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자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참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힘,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공감할 수 있는 힘,진실대로 살기 위해 모험할 수 있는 힘,경험에 동반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견뎌 내는 힘,자신이 원하는 것과 남이 원하는 것이 상충될 때 관계의 성장을 위해 균형 있게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는 힘 등이다.약하다고 항상 약한 것은 결코 아니다. 세상의 부조리와 모순을 한 번에 깨부수기란 쉽지 않다.권력 앞에 쫄지 않고 힘없는 자 앞에서 우쭐대지 않으며 자신의 진정한 자아에 굳건히 서서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지면 도무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이 세상의 제도들도 서서히 바뀌어 갈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믿음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연약함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연약함의 힘 그것은 바로 내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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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펼쳐들었을 때, 그리고 다시 이 책을 펼쳐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저자의 화려한 이력이 '연약함'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다시 꺼내읽게 된 것은 한참이 지나고 난 후였다. 어느 순간, 표지의 야생화 그림이 눈에 들어왔고, 지금쯤 내 마음을 가라앉혀 줄 에세이 하나쯤 읽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 책 『연약함의 힘』속의 글을 하나씩 차근차근 마음에 담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 현경 교수는 지구별을 여행하며 '연약함의 힘'으로 자신과 주변을 변화시키는 많은 분들을 만났고, 그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고 이야기한다. 연약하고 부드러운 힘,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부드러운 생명의 힘이다. 저자의 생각에 동참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연약함의 힘들이 모여 생명력으로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즐겁고 신 나는 소망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9쪽)
이 책은 처음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책은 아니었다. 하나 하나 에세이로 구성되었는데, 짧은 이야기를 읽으며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책이었다. 여러 주제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해준다. 이 책을 읽을 때에 그런 느낌이 들 것이다.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가다가 어느 부분에서 갑자기 멈추게 되고, 그 부분에서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될 것이다.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듯 '번쩍'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나에게 그런 부분은 '가끔은 행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였다.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란 주제로 공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중략)
강연을 준비하며 제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저 역시 얼마나 오랜 시간 '행복'이란 신기루를 좇아 열심히 뛰어다녔는지 모릅니다. 행복을 찾아 헤매던 제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좀 달라졌습니다. 전처럼 열심히 '기를 쓰며' 행복을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경이롭게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112쪽)
누군가의 편안한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 그 이야깃 속에서 문득 얻는 것도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이 그런 생각을 채워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읽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고, 공감하게 되는 부분도 다양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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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베스트셀러의 책 제목을 보면 아프다, 약하다, 참아야 한다 등의 어휘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우리에게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무능력의 한 부분이라 생각했는데 세월이 참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이젠 약한 것을 더이상 부끄러워하지 않는 페러다임의 변화가 이뤄졌다. 그래도 그 연약함이 어떤 힘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아봐야 한다. 아름다운 꽃 그림으로 책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우아하게 해준 현경님의 [연약함의 힘] 책 속엔 다양한 꽃그림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글과 그림이 주는 멋진 조화가 참 좋다. 처음 만나본 현경님의 글은 따뜻하면서도 의지가 강하고 자기 주장이 분명했다. 그러면서 연약함이 주는 힘을 책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속에서 풀어내고 있다. 그녀의 이력은 특색이 있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불교법사이기도 하며 다른 종교의 좋은 점들을 수용하여 그녀를 성장시켜왔다. '우울증의 선물'에서 그녀는 우리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떠오르는 단어인 우울증을 긍정의 이미지로 변신시켰다. 우울증은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든다. 그런 우울증을 그녀는 이렇게 말해준다.
"우울증은 내 안에 풀지 못한 분노가 있으니 그것을 밝혀 풀어내고 상처받은 나 자신을 잘 보듬어 돌보라며 우주로부터, 참 자아로부터 온 선물이고 메신저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슬퍼하고 있을 때 너무 빨리 어른스럽게 넘어가라고 재촉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슬픔과 분노는 영혼의 암이 되고 이유 모를 우울증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나지 않기 때문입니다."(p105) 암환자에게 암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이러니하게도 암을 친구로 여기라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우울증이 주는 선물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참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었다.
항상 행복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은 그렇게 자주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늘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곤했는데 작가는 '가끔은 행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라고 위로해준다. 그녀의 생각은 이렇다. "아,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구나! 이 순간 편안히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구나! 바로 다음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 삶을 이토록 재미있게 하는구나!"(p113)
불행은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그 순간 일어나는 감정이다. 남보다 가지지 못해서, 누리지 못한 것들이 비교의 저울을 내리꼿지만 결국 가장 현명한 것은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불행 덕분에 우리는 영혼의 근육을 기르게 되고 행복의 고마움을 알게 됩니다."(p116) "우리 영혼에 상처가 나 가슴에 구멍이 생길 때 그 구멍을 통해 빛이 들어옵니다. 불행이 찾아오면 잘 대접해서 보내 줍시다. 그가 떠난 후, 장마 뒤 부쩍 키가 커지는 푸르른 나무처럼 내 영혼의 키가 자란 행복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우리가 싫어하고 약하다며 회피하는 것들을 작가의 눈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은 의미있었다. 삶에 있어서 우연이란 없는 것 같다. 모두가 우리에겐 어떤 이유로든 다가오는 인연인 것 같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마음이 훈훈해짐을 느낌이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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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종교 어디에나 구원의 길이 있다하여 종교간의 대화를 주장하는 종교다원주의 신학자인 현경의 새로운 신간이다. 신학교 교수라고는 하지만 목회사역자를 배출하기 위한 일반적인 신학교가 아니고, 신학자이면서도 불교 법사로도 활동하는 그녀의 신학적 논조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단 본 도서는 신학적 논쟁이 될 소지가 있는 글이라기보다 저자가 평소 살면서 생각하고 느꼈던 글들을 적은 에세이 성격의 글이기에 기독교 신자 입장에서의 비판보다는 일반인 입장에서 그녀가 쓴 인생에 대한 성찰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미국에 있는 신학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겪었던 일들이 기록되어 있어 역시나 행동반경이 넓은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누구에게나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그 기회가 주어졌다 하더라도 도전의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많더라는 점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슬람 순례 중에 케냐의 나이로비에 방문했을 때의 일과가 인상적이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저자 카렌 블릭센의 집에 방문한 일이다. 카렌 블릭센은 1931년부터 1931년까지 케냐에 와서 커피 농장을 하다가 모국 덴마크로 돌아가 작가가 되었다고 하는데 저자가 그곳에서 저자와 영혼의 교감을 하며 쓴 글을 보니 나도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케냐에서 상처받고 불행한 삶을 살았던카렌 블릭센을 성찰하며 저자는 자신에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삶의 스승이 되어 준 애인들은 모두 제 영혼의 청소부들입니다. 그들은 '님'의 모습으로 다가와 내 안에 숨어 있던 정화되지 못한 삶의 욕망들을 판도라의 상자를 열듯 끄집어냈고, 그 사람의 불곷 속에서 저는 조금씩 정화되어 갔습니다. 그들이 데리고 간 용광로 속에서 존재의 순도가 높아진 것이지요. - p.97 책의 제목인 '연약함의 힘'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뉴욕 주 북부의 숲 속에 있는 세계적인 영성센터 오메가 인스티튜트가 해마다 열고 있는 ;여성의 힘' 수련회의 주제가 '연약함의 힘'이었다고 하면서 저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연약함의 힘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 참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힘,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공감할 수 있는 힘, 진실대로 살기 위해 모험할 수 있는 힘, 모험에 동반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견뎌내는 힘, 자신이 원하는 것과 남이 원하는 것이 상출될 때 관계의 성장을 위해균형 있게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는 힘 등입니다. - p.166 인생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내가 누군지, 왜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된 사람에게만 하늘이 허락하는 힘이라고 하며, 그 힘을 가진 사람이라야 이 세상의 제도들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처음 책의 제목을 보며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우리나라의 속담을 가볍게 떠올렸는데 연약하고 부드러운 것의 힘이란 것이 만만치 않은 능력을 갖춘 인생의 자산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각국의 방문을 통한 성찰도 인상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소한 것으로도 많은 경험과 사색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아바타>를 보고 난 뒤 저자는 영혼과 물질의 분리가 없는 세상을 향해 가고 있다고 성찰한다. 9.11테러 직후 비워주어야 했던 교수아파트 빌딩 대신에 살게 된 꽃밭이 있는 집에 살며 어린 시절 아름다운 꽃밭이 있던 오래된 한옥집에서 함께 했던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pp.171~175). 정통 신학자들 입장에서 논쟁이 될 만한 소지가 없지 않아 있어 간략히만 소개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다(p.141)고 하거나, 인류의 조상은 네 발로 기어다니던 침팬지(p.144, p.143)와 유사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비성경적이고 반기독교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인류의 조상으로 네 발로 기어다니던 침팬지와 유사했던 루시(Lucy)가 두발로 걷게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p.145)라는 말도 참 어이가 없다. 그 밖에 오해를 살 수 있는 여러 표현들이 있지만 자아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본 책의 목적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들이기에 생략하고자 한다. 강력한 힘으로 다른 사람을 억누르고 피해를 주어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힘이 아니라는 사실이 보편적인 진리가 되기를 바란다. 책의 제목인 '연약함의 힘'처럼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가식이 아닌 진정한 자기 모습을 사랑하고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야 말고 다른 사람을 포용하여 함께 사는 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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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이 그의 역저 '팡세(Pensees)'에서 'Man is a reed, the weakest of nature, but he is a thinking reed.'(사람은 갈대다,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갈대, 하지만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인간은 대자연 앞에 참으로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갈대는 연약하지만 거센 바람에도 견뎌내고 폭풍에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다. 미풍에 살랑살랑 미소 짓는 여유도 부린다. 역설적이게도 연약한 것이 가장 강인하다는 말이다. 파스칼이 인간을 연약한 갈대에 비유한 이유는 자만과 유혹에 쉽게 빠지는 인간의 본성을 바람에 흔들리는 연약한 갈대에 비유했다. 그리고 거친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갈대처럼 인간은 비록 연약하지만 결코 꺾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간은 연약하지만 결코 꺾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참 자아로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야 하고 ‘연약함의 힘’이 그 원천이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다. ‘연약함의 힘’ 『연약함의 힘』은 여신 3부작으로 진정한 자아를 찾아 방황하는 여성들에게 ‘내 안의 여신 찾기’ 붐을 일으켰던 현경 교수의 신작 에세이다. 이 책의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샘터’에서 발간했다. 그녀는 40대 초반에 국내 대학 교수로 미국대학의 종신교수로 잘나가던 삶을 살아가던 돌연 삭발한 채 히말라야를 간다. 삶이 너무 고통스러워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연약함의 힘』이 책은 3개 파트로 나누어 갈대와 같은 연약함은 아무 짝에도 쓸데없이 단순히 가녀린 것이 아니라 갈대와 같이 성숙한 부드러움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제1장에서는 ‘내가 사랑이니까’라는 주제로 ‘아빠와 함께 춤을’, ‘너무 느슨하지도, 너무 팽팽하지도 않게’, ‘가장 위험한 곳으로 떠나라’ 등 14개의 사례를 들어 잔잔한 감동과 함께 마음을 명상케 해준다. 제2장에서는 ‘가끔은 행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라는 주제로 ‘우울증의 선물’, ‘나이 듦에 대하여’,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말아야 할 이유’ 등 12개의 살아가는 이야기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제3장에서는 이 책의 제목인 ‘연약함의 힘’으로 ‘사랑의 진화(進化)’, ‘삶의 허기를 채워 준 영혼의 양식’, ‘죽음 연습' 등 14개의 선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4장에서는 ‘우주는 웃고 나는 세운다.’라는 주제로 ‘별이 지다’, ‘신 없이 신 앞에’, ‘참으로 깨달은 이의 삶’ 등의 11개의 소주제로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해준다. 연약함의 힘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연약함의 힘’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린다. 연약함의 힘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 참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힘,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공감할 수 있는 힘, 진실대로 살기 위해 모험할 수 있는 힘, 모험에 동반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견뎌 내는 힘, 자신이 원하는 것과 남이 원하는 것이 상충될 때 관계의 성장을 위해 균형 있게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는 힘 등입니다. - 166쪽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곳은 ‘아빠와 함께 춤을’이다. 미국의 흑인사회는 노예제도에서 시작되었다. 노예제도가 폐지된 지 100여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까지 흑인가정은 차별을 받고 있다 한다. 흑인가정은 엄마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많다한다. 그래서 대다수 흑인 소녀들이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해 아버지의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다 한다. 소녀들의 소원이 아빠와 함께 댄스파티를 하고 싶다 할 정도다. 어느 날 캠프 디바의 창시자인 안젤라 패튼이 댄스파티를 열기로 했다. 그런데 앨리스란 소녀가 아빠를 모시고 올수 없다고 한다. 그 소녀의 아빠는 감옥에 계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묘책을 짜내어 감옥에서 댄스파티를 연다는 내용이다. 이 사례는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빠들은 출소후 다시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로 돌아가는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한다. 영국의 대문호인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이니라.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책에서 저자 또한,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세상을 바꾸는 연약함 속에 감춰진 여성의 강한 힘을 보여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은 호방하면서도 활달한 화풍으로 유명한 동양화가 박방영 작가의 화폭과 가녀리지만 강인한 현경의 문장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참 고운 수필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