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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큰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책을 고르는 기준에서 작가와 제목은 중요하다. 끌리는 제목의 책이 있으면 잘 모르는 작가의 책도 구매한다. 정보라의 소설집 또한 제목을 보고 작가가 추구하는 SF 세계가 궁금해서 구입했다. 이 책을 계기로 작가의 책을 더 찾아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너의 유토피아』는 2021년에 출간된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으로 데모하는 여성, 일하는 여성, 나이 든 여성의 평등을 위한 행동이 인상적이었다. SF소설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린 작품으로 진취적인 여성상을 비추었다.
단편은 총 여덟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작품은 「영생불사연구소」다. 직장인의 애환일 거로 여겼다. 소설의 결말을 보고는 깜짝 놀라 달리 평가하게 되었다. SF 소설의 즐거움을 알게 한 소설이었다. 살아있는 한, 먹고 살아야 한다는 밥줄에 대한 걱정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피할 수 없으리라. 그럼에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귀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다.
이 글의 표제작이기도 한 「너의 유토피아」에서 생명이 있는 존재는 누군가로부터 보살핌을 받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발걸음이라는 것을 일깨웠다. 멸망한 근미래의 지구, 살아있는 인간은 찾아볼 수 없고 AI만 남은 세상에서 인간을 위해 일했던 로봇은 다른 로봇 일련번호 314가 묻는 ‘너의 유토피아는?’이라는 질문에 지금 남은 에너지의 숫자를 말한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의 남은 양 말이다. 전력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고, 314와 대화도 할 수 있다. 근미래의 지구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에너지 비축량도 부족해 스스로 돌보아야 한다. 만약 더 큰 존재가 태양열 패널과 전지를 제공해 달라고 하면서 그의 시스템은 유지된다고 해도 그를 이용할 뿐이다. 인간의 형상을 한 314가 뒷좌석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 위안이 된다고 표현한 장면은 감동이다. 인간이든 로봇이든 폐허에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의지가 되는 존재라는 것을 말하는 부분이다.
인간에게 치명적이었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떠오른 「여행의 끝」에서 좀비는 매우 이성적이다. 한 가족으로부터 발병된 전염병의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소설 속 좀비는 인간을 먹잇감으로 볼 뿐이다. 인간의 모든 것을 먹어 뼈만 남겨두고 형체를 없앤다. 다음 대상자가 나타날 때까지 정상적인 인간으로 행동하며, 필요할 때 그 정체를 드러낸다. 만약 실제로 좀비가 나타난다면 혼란에 빠지고 말 것 같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두리번거리다가 결국에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다른 사람을 찾아 헤맬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 따위 존재할 리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신해 있다가 다른 해결 방안이 나올 때 돌아오려고 노아의 방주 즉 과학자들을 태운 우주선을 띄웠다. 감염되지 않은 사람을 선택했으나 어떤 장소에서든 바이러스를 묻혀 왔을 터, 우주선 내부에서도 전염병이 발병하여 사람들을 해치웠다. 언어학자가 우주선에서 알게 된 유일한 친구를 그리워하는 장면에서 불온함을 느낀다.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상치 못한 결말에 놀라며 다른 한편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주 보통의 결혼」은 제목부터 보통의 결혼을 뜻하지 않는다. 처음 만났던 순간, 우연히 마주치게 된 순간을 운명이라며 결혼하게 된 남자. 남편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전화하는 아내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자기가 아파 누워있던 새벽에도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아내를 의심하기에 이른다. 누군가 있을 거라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마음을 엿보인다. 아내의 고백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SF소설이기에 가능한 에피소드다. 몇십 년을 함께 살아도 배우자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본래 인간은 나 외에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닌가. 배우자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거 같다. 그저 인간을 이해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이 100살까지 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미래의 상상력일 뿐이라고 여겼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80세 만기 보험 적용 기간이 이제는 100세 만기로 바뀐 것처럼. 미래의 인간 수명은 100세 이상 그 너머를 바라볼 것이다. 이러한 상상력으로 구현된 소설이 「그녀를 만나다」가 아닐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던 여성은 바로 뒤에 줄 서 있던 젊은 남자로부터 성추행을 떠올리는 말을 들은 후 줄 앞쪽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줄 서 있던 사람 중 많은 사상자가 생겼다. 폭발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테러 용의자가 되었다. 120살이 되는 시점에 말이다. 용의자를 찾기 위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에 이른다. 전투적인 여성상을 나타냈다. 차별 반대에 관한 투쟁을 말하는 소설이었다.
차별 반대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섰던 작가의 외침이었다. 이러한 작품이 많아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었다. 아무튼 시리즈로 나온 『아무튼, 데모』가 궁금하다. 어떤 마음으로 데모했을지 그 내력을 파악하고 싶다. 『너의 유토피아』가 필립 K. 딕상 최종 후보였다고 한다. 이 작품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작품이 외국에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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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블랙코미디같은 단편들 우주,외계인이 나오는 이야기 근미래에 있을 법한 내주변의 일상 그리고 깊고 심오한 사회문제를 담은 단편들을 sf소재와 잘 어우러지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작가님의 필력, 마지막 작가님의 말 까지 그 어느하나 놓칠수 없었던 작품집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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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 너머 희망을 향하는 질문들 살아남아 애도하고 다시 나아가는 사람들 마지막 초판 작가의 글이 나는 왠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작가는 말했습니다. 살아남은 누군가 앞에서 최소한 부끄럽지 않고 싶다고. 그 말에 동의 합니다. 그러지 못해 면구스럽습니다. sf소설이지만 지독히도 현실과 닮아있는 이야기라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 [영생불사연구소] 영생은 과연 축복인가 저주인가. 그 물음에 답을 하자면 축복이었던 저주이겠지. 분명 영생불사는 축복이었을 것이다. 내가 만약 영생불사라면 점차 발전해가는 미래를 내 눈으로 볼 수도 있고. 끝이 없음에 고민 없이 여러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끝없음은 오히려 두려움을 낳았을 것이다. '나'와 다른 존재는 언젠가 무심히 스러질 것이고 영생불사인 '나'는 사랑하는 것이 두려워질 것이다. [너의 유토피아] "나는 이동하는 존재이다." [여행의 끝] 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편이다. 나는 어쩌면 첫 장에서 그들의 여행의 끝을 예감했을지도 모른다. 서로를 잡아먹는 인간들은 지금 인간들과 다르지 않다. 살점이 아닐 뿐이지 그 본질은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주 보통의 결혼] 보통을 연기하는 보통이 아닌 결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 [One More Kiss, Dear] 기계가 감정을 가지면 이러할까? 왜. 너는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타인인 누군가가 평안하길 바라는 사람의 마음이 너를 만들 때 작용되었을까? [그녀를 만나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무섭다. 또한,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안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옳고 다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스스로 성을 확정하고 세상을 인식하는 형태가 다르고 어떤 나이도 삶을 살아가는 구성원이다. 어느 무엇도 잘못됨이 없는 것들에서 굳이 미워하고 싶은 것을 찾을까. 우리는 왜 서로를 혐오할까. [Maria, Gratia Plena] 그녀에게 약물은 그래. 유토피아였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옹호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저 그렇게 된 모든 상황이 안타깝고, 미안하고, 분노할 뿐이다. 나도 학대에서 살아남았다. 살아남았을 뿐이다. 여전히 나는, 그 어린 나는 그 당시에 묶여있다. 그녀 또한 그랬을까? [씨앗] 인간은 어쩜 그리도 이기적일까. 글은 자연의 입장에서 쓰였다. 그래서 나는 우습게도 자연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제 그들과 하나 되어 인간을 욕했다. 어쩌면 이 글이 씨앗이 되어 나에게 들어와 뿌리를 내렸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연의 존재다. 우린 한순간도 그러지 않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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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의 임팩트가 확실히 강해서 결국 이 책까지 이끌어 준것 같네요 정보라 작가의 단편들은 그저 재미있게 읽기에도 좋고 생각하며 곱씹어보면 특유의 분위기속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입니다 SF적 상상력이 깃든 이야기지만 그속의 인물들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되는 매력적인 단편집입니다 |
| 정보라 작가님만의 기발한 상상력과 때론 서늘하고 때론 뭉클한 시선이 인상적인 책입니다. 특히 전 엘리베이터가 감정이 생긴다는 발상과 마지막 나무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저마다 너무 어울리는 끝맺음을 맞은지라 마음 한켠이 씁쓸해져요. 너무 잘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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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짧은 소설은 싫어하지만(내용이 너무 짧아서) 정보라 작가님의 작품이라 구입하였습니다. 제목에서 알다시피 '너의 유토피아'가 이 소설집의 대표작입니다. 멸망한 지구에서 AI만 남은 세상에서 로봇도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으로 의지가 됩니다. 정보라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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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라는 단어의 뜻은 가장 완벽하고 이상적인 사회를 뜻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유토피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음을. 그렇다면 정보라 작가가 그리는 유토피아는 어떤 모습일까? 많은 SF소설들이 그렇듯, 미래의 모습은 지금보다 생명이 연장되고 사람의 기억을 스캔할 수도 있는 즉 우리가 상상 속에서만 그려오던 것이 실현되는 사회일 것이다. 여덟 편의 소설들이 수록된 《너의 유토피아》 소설집 또한 여러 미래들이 그려진다. 그렇다면 작가가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먼저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너의 유토피아」의 이야기를 본다. 표제작인 「너의 유토피아」에서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다. 인간들이 죽거나 떠나버린 행성에서 홀로 남은 재생에너지 충전용 차량이다. 주인이 죽고 아무도 없는 이 행성에 로봇 자동차는 햇빛에 의지하여 겨우 살아간다. 로봇 자동차가 태우고 있는 기계 314. 그 기계는 로봇 자동차에게 단 하나만을 묻는다. 너의 유토피아는... 1부터 10까지 …… 아무도 없는 이 행성에 홀로 남겨졌는데 유토피아를 묻는다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힘들게 살아가는 로봇자동차에게 건물이 유혹한다. 내 곁에 와서 충전을 하고 자신의 일부가 되라고. 하지만 로봇자동차는 알고 있다. 이동하는 존재로 살아가지 못하는 한 어디에 있든 유토피아는 없다는 걸 말이다. 314라는 기계가 묻는 로봇에게 '너의 유토피아'를 묻지만 결국 모든 이야기 속에 저자가 묻고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첫번째 단편 「영생불사연구소」에서는 일제시대부터 살아남은 영생하는 연구소이다. 하지만 저자는 묻는다.
영생불사해서 행복하십니까? 무병장수가 진정 유토피아를 누리고 있습니까?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살아 있는 한 인간의 삶은 끝없는 걱정과 생계에 대한 집착은 끝까지 이어져오고 있으니 말이다. 「One More Kiss, Dear 」에서 로봇이 모든 걸 다 해주는 시대, 개인의 정보를 스캔해서 완전맞춤형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시대 또한 마찬가지다. 인간의 삶은 편해졌을지언정 인간의 근본적인 질문은 해결되지 않는다. 모든 걸 다 아는 챗GPT와도 같은 AI '사물의 둥지' 또한 인간의 죽음을 끝까지 알지 못한다. 인간이 끝까지 풀 수 없는 인간의 유한한 삶과 죽음은 풀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이다. 언젠가는 닳고 사라진다. 엘리베이터는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하지만 과연 인간이 영생하는 길이 유토피아일까? 앞서 말한 단편 「영생불사연구소」는 영생하는 사람들이지만 살아있는 한 밥줄에 대한 걱정은 평생을 따라다닌다. 평생을 걱정에 매어 있는 삶이 과연 유토피아일까? 또한 「너의 유토피아」 에서 로봇자동차가 건물의 유혹을 물리치고 이동하는 존재라는 자신의 신분에 맞춰 사는 삶을 선택했듯이 인간 또한 인간의 숙명에 따르며 살아가는 삶이 진정한 유토피아에 가깝지 않을까? 아무리 기술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인간의 유토피아는 쉽게 오지 않는다. 폭력은 여전하고 대기업의 횡포와 자연 훼손은 여전히 심각하다. 그럼에도 작가는 <그녀를 만나다>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차별을 딛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녀를 만남으로 한 줄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한다. 그래서 여행의 끝에서 녀석이 말하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생각건대, 희망이란 본시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유토피아는 정말 있는가? 우리는 유토피아를 꿈 꿀 수가 있는가? 우리가 있다고 믿으면 있다고 할 수 있고 없다고 믿으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질문에 대답하는 건 결국 우리의 몫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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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 느낌이 있는 sf 소설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너의 유토피아]가 그런 느낌인 것 같아서 구매했습니다! 단편이나 소설집보다는 장편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이 책은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정보라 작가님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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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저 래빗홀 출간 정보라 작가는 저주토끼로 처음 읽었다 서늘한 게 재미있었다 단편집답게 어떤 편은 유독 좋기도 어떤 편은 아쉽기도했다 어쨌든 팬이 되어 신간을 기다렸다 리뷰를 쓰는 이 시점은 더이상 신간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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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저, 너의 유토피아 리뷰입니다. 동명의 단편소설을 비롯하여 영생불사연구소, 여행의 끝, 아주 보통의 결혼, One More Kiss, Dear, 그녀를 만나다, Maria, Gratia Plena, 씨앗 등 총 8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된 단편 소설집입니다. 독특한 느낌이 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