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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인 김종민 디자이너. 인터랙티브 디벨로퍼이면서 디자이너이기에 자신의 개념찬 생각을 담은 사이트를 종종 제작하고,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그. 지인들 사이에서도 그는 흠모의 대상이다. 그런 그가 제작한 프로젝트 사이트 중, 데스크 프로젝트(DESK project, http://desk.cmiscm.com)가 있었다. 2012년 늦봄, 막 입사했을 즈음 fwa에 소개된 이 사이트를 접하게 됐고 가벼운 마음으로, 앉아 있던 내 사무실 자리를 찍어 올렸다. (http://desk.cmiscm.com/#/desk/kim-kkan) 한참을 잊고 있었는데 작년 초, 책으로 출간될 예정인데 100명에 선정되었으니 고화질의 사진과 몇 가지 코멘트를 회신 달라는 김종민 님의 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또 잊어버리고 말았었다. 그렇게 1년하고도 반년이 훌쩍 넘게 지난 후, 우연히 어떤 이의 서평에서 <데스크 프로젝트>라는 책을 접했다. 내가 게시물을 올렸던 프로젝트를 떠올렸고, 동일한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책이 정말 출간 됐었구나. 설마했는데 정말 내 필명이 목차에 있었다. 일종의 테스트로 회사에서 찍은 사진으로, 회사 사진과 함께 회사 주소를 기입해, 필명으로 남겼던 가벼운 게시물이었다. 그럼에도 수많은 게시물 중 꼽혀 책과 포스터로 인쇄되었다는 게 참 신기했다. 크리에이터들의 책상이라는 군집에 내 책상이 속했다는 건 부끄러우면서도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거의 맨 마지막 주자로 실려있는 만큼 내 위치를 알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멋진 프로젝트를 소장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보다 솔직하고 개인적인 이유로 내 입사 당시의 책상을 기억하기 위한 기념물을 갖고자 구입했다. 언제든 이 책을 꺼내 내 책상이 나와 있는 페이지를 보면 초심을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야무진 마음도 품었다. 2년 반이 흐르고 내 책상은 훨씬 단정하고 업무 효율에 맞추어졌다. 어떻게 보면 당시의 내 책상이 자기표현 욕구가 더 강한 책상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사진을 찍어두고 얼마 뒤 다리가 부러져버렸던 기린모형이나 벽에 붙여두었던 올림픽 시간표 등을 보면 그렇다. 지금은 프로젝트별 스케줄이 붙어 있고 안전한 자리에 안착한 몇 개의 피규어들만 곳곳에 남아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간 내가 그렇게 변해온 것이다. 이 책에서도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책상에 대해 이야기하듯, 책상은 그 사람이 중요시 하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가끔씩 자신의 책상을 사진으로 기록해두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상을 보살피고 가꾸는 데 감이 오지 않는다면, 이 책을 보거나 앞서 소개한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볼 것을 권한다. 어쩌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다른 이유로, 타인의 책상들은 그냥 재미로 보기에도 충분히 흥미롭다. 가장 개인적인 공간을 구경하는 일은 아무래도 설레는 일이니 말이다. 디자이너의 작업실을 소개하는 책도 서점에서 접했는데, 아마 비슷한 목적과 비슷한 감상을 지니고 있을 것 같다. 기회가 되면 함께 들춰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크리에이터라면 돈이나 좋은 차같이 물질을 얻는 것만을 좇기보단, 그 분야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장인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상 앞에 앉아 하는 나의 모든 작업은 장인이 되기 위한 작은 한 걸음 한 걸음이다. (29쪽)
이곳은 내 작업이 시작된 곳이며, 더 큰 기회의 장소이다. 내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물질적인 상징과 같은 곳. (43쪽, 산데르 크롬바흐, 그래픽 디자이너)
내게 있어 책상은 어제가 차곡차곡 담겨 있고, 오늘이 놓여 있으며, 내일을 만들어가는 곳이다. (179쪽, 홍성은, 광고기획자)
저는 크리에이터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멋진 것을 알아보는 '안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목은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게 절대 아니죠. 억만금을 주어도 살 수 없고요. 오직 꾸준한 훈련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만 생겨난다고 믿습니다. 안목을 기르는 좋은 훈련의 한 가지가 바로 책상을 자기답게, 멋지게 꾸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9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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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프로젝트>는 인터렉티브 디벨로퍼이자 디자이너인 저자가 회사 동료들의 책상을 보며 '이 사람들의 책상을 한데 모아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언뜻 생각하기엔 사진을 모으면 그만이니 쉬웠을 것 같지만, 저자는 무려 4년에 걸쳐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587명의 크리에이터로부터 책상 사진을 수집했고, 그 중에서 100장을 엄선하고 인터뷰를 더해 이 책을 만들었다. 비슷한 컨셉의 책 <인 마이 백>처럼 참여자 전원의 인터뷰를 실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책상 '사진'을 보여준다는 본래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