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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지 못했던 '전기수' 이야기
조선시대부터 있었다는 전기수는 이야기꾼으로 장터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직업이었다. 즉 이야기를 돈 받고 팔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들만의 자부심과 예술적 긍지심을 가진 이들이었다. 책속엔 여러 명의 보이들이 나온다. 수한과 장생, 동진은 스승인 도출 밑에 같이 살았다. 모두들 전기수라는 꿈을 가지고 키워 나가며 살았는데 1920년대 일제 강점기의 혼탁스러운 사회분위기에서 전기수로 살아간다는 것이 힘듦을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사회는 점점 변화되어 더이상 사람들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기수 옆에 모이지 않게 되고 무성영화라는 새로운 쟝르에 빠져든다. 서양의 문물이 한국땅에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것들의 존립감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동진은 무성영화의 변사로 살 길을 찾아 떠나게 되고 한결같은 제자 수한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인 도출 곁에서 전기수로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단성사라는 극장이 등장하고 무성영화의 성업에 극장은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전기수는 돈벌이가 되지 않아 도출과 수한, 장생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면서 동진의 이복형인 진우의 제안으로 도출이 조선어연구회 일을 하면서 일본 순사들의 표적이 되고 단성사에서 막간 이야기 공연을 하면서 그 소재를 일본장군을 죽인 조선 기생이야기를 하며 그는 결국 끌려가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출은 죽게 되고 수한은 도출의 뒤를 이어 책을 짊어지고 떠난다, 까막눈이던 장생은 글을 배워 수한처럼 전기수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이야기를 읽으며 새로운 직업인 '전기수'에 빠져 들게 되었고, 일제 시대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펼쳐지는 전기수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 소년들의 가슴 속에 담겨졌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재미나게 들은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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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도서관을 가면 동화책 읽어주는 엄마나 할머니분들의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같은 책을 읽는데도 어찌나 맛깔스러운지. 아이들이 어렸을때 종종 책을 읽어주면서도 참으로 딱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상황에 맞게 재미나게 읽으면 아이들이 더 좋아했을텐데 그러지 못해서인지 읽으면서도 혼자 쑥스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단순하게 책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각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마음까지 들여다볼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를 전해주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빠져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보며 조금은 색다른 직업을 만나게 됩니다. 전기수. 사람 이름 같기도 하고 전기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전기수는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전기수와 함께 나오는 또다른 직업은 변사입니다. 원래는 활동사진 해설가라는 이름이 있지만 우리들에게는 변사라는 이름이 익숙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전기수만큼이나 변사가 낯설지만 제가 어렸을때만해도 방송에서 종종 변사 할아버지의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무성영화는 아니였지만 종종 옛 이야기들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에서 신출 변사가 나와 비련의 여주인공도 되었다가 다시 멋있는 남자 주인공이 되어 한편의 영화를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물론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방송을 통해 종종 보았기에 변사가 그리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참으로 낯선 전기수와 변사를 만나게 됩니다.
어릴 적 이불속에서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이야기만큼이나 정겨운 이야기들을 만나게 됩니다. 지금이야 글을 읽을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고 수많은 이야기 속에 살고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넘쳐나고 있기에 우리들이 외면하지 않는한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들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책도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접하지 못해서였을까요? 책속 이야기를 전해주는 전기수의 인기는 설명할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유명한 전기수 도출 어른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 수한과 동진. 누구보다 이야기에 자신있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이들에게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무성영화가 들어오면서 변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돈과 명예를 위해 전기수가 아닌 변사를 하려는 동진과 평생 이야기꾼으로 남고 싶은 수한.
이 둘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어느 시대나 변화의 바람은 불어옵니다. 그 변화에 발맞춰 따라가는 동진의 눈에 수한은 변화하지 않는 고집불통인 사람인것이고 자신의 것을 고수하려는 수한의 눈에 동진은 자신의 것을 지켜내지 못하고 발빠르게 이익을 찾으려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어떤 아이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두 아이 모두 많은 이들에게 진심어린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은 같지 않을까합니다.
"사시사철 바람과 햇빛이 다르듯, 사는 때마다 사는 곳마다 이야기도 다 다른 법이다. 글자가 없을 때는 이야기가 순전히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이백 년 전 조선에는 소설이라는 책으로 전해졌고, 지금은 무성영화가 대세지. 그러나 변하지 않는 건 그게 모두 이야기라는 것이야." - 본문 199쪽~200쪽
우리가 만난 전기수들은 책속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야기 속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아픔은 나누어 짊어지려하고 슬픔마저 자신들이 안고 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힘이 참으로 없었던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 전기수들이 전하는 이야기들이 다른 감정보다 아픔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들의 힘 앞에 끝까지 굴복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지켜내려하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언제까지 남아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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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라는 말은 국어 시험에서 봤던 단어이다 고전과목이였는지 어디였는지 생각은 나지 않지만 책을 읽어주던 직업이였다는것을 답안에 써넣었던 기억이 난다, 시험문제에서만 보던 전기수라는 직업의 사람을 직접 눈으로 본 느낌의 이야기였다, 전기수를 너무나도 하고 싶어서 모인 삼인방 수한과 동진과 장생은 도출이라는 선생의 밑에서 문하생으로 있으면서 전기수 일을 한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일을 시작한 동진과, 어려서 부터 밥보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전기수라는 직업을 너무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수한과, 글은 한글자도 모르는 까막눈이지이고 각설이를 따라다니면 생활하던 구차한 인생이지만 한번 들을 이야기는 귀신같이 기억하는 남다른 기억력의 소유자 장생이 같이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점점 뒤바뀌는 일제 치하의 변화기에 한복판에서 점점 그 설자리를 일어가는 전기수의 자리에서 방황 하고 있다, 전기수의 심청전이나 흥부전 장화홍련전등등의 이야기보다는 무성영화라는 새로운 조류에 사람들은 더욱 관심을 가지고 몰리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시대의 변화에 발바추의 그 행보를 빠르게 바꿔버린 동진과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며 변사로 들어올것을 권유받는 수한은 갈등을 한다, 일제하 신문물의 도입과 거기에 변화되는 세상이 눈에 보이는듯 펼쳐지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고 영화를 보듯이 그 장면들이 상상이 된다, 옛날이나 현대나 변화의 물결속에서 자신의 것을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이나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는 마음이나 모두 그 부분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옛스런 단어들이나 여유로이 전기수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평온한 마음을 느낄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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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카세트, 플로피디스크, 비디오테이프, 레코드판 등등 예전엔 존재했지만 지금은 기억속에 사라지는 물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이란 하나의 통합된 기기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예전의 아날로그적인 멋을 더 이상 향유하긴 힘들기에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것은 물건 뿐만이 아닌, 직업에서도 같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며 새로 생긴 직업들도 있겠지만 사라진 직업 또한 얼마나 많으랴. '전기수' 도 지금은 사라진 직업중에 하나다. 전기수. 처음 들었을 땐 전기 관련직인 줄 알았다.; 허나 그게 아니라 말로써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 즉 이야기꾼을 예전엔 전기수라 불렀다. 전기수란 직업이 서서히 사라지게 된 이면에는 변사라는 새로운 직업이 있다. 변사는 예전 무성영화가 처음 도입된 시기에 소리가 나지않는 흑백영화에 설명과 몸짓, 이야기를 섞어 생명을 부여하는 직업이다. 극장이 처음 생기고 영화관이 들어서던 날, 변사라는 직업도 함께 생기게 된 것이다. 전기수와 변사라는 직업은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내가 잘 몰랐던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전기수라는 알지 못했던 직업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야기의 흐름 또한 매끄롭고 흥미로웠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이야기의 마지막이 너무 정직했다는 점이랄까. 항상 책이나 만화를 볼 때 나라면 이렇게 전개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보는데 개인적으로는 수한과 이선의 러브라인에 좀 더 변화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물론 작가님이 중점에 둔 화두는 그런 부분이 아니었겠지만.. 그래서인지 단순히 양념정도로 쓰신 느낌이랄까. 분량이 좀 더 많았다면 그런 부분에도 어느 초점이 더 맞춰지지 않았을까 하는 쓸 때 없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이 첫 작품이라셨는데 글을 구성지고 매끄럽게 잘 쓰셔서 읽는 내내 첫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게 바로 교정과 타이핑의 경험에서 축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어떤 책을 보더라도 대게 50 대 50 인데 이 책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잡자마자 읽기 시작해 한 번도 놓지않고 다 읽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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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결강이 있으면 들어오시곤 하시던 교감 선생님께서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어서 역사과를 진학하였다고 하셨다. 마을에서 삼국지 이야기를 구수하게 풀어내는 사람, 어릴 때부터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선생님께서는 가끔 들어오셔서 삼국지 이야기나 지역 역사를 이야기해 주시곤 했다.
부모님이 계모임 가신 밤, 어린 우리 형제들은 한 이불을 덮고 자면서 형이 풀어놓는 이야기를 듣다가 자곤 하였다. 지금음 기억나지 않지만 형이 해주던 이야기는 재미 있었고 우리 동생들은 하나 더, 하나 더를 조르곤 했다.
7년 반이나 차이나는 우리 집 아이놈들은 그만 들어가 자라는 부모의 명령에 마지 못해 들어가서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게임, 만화, 영화 등 소재도 다양하다. 동생이 주로 묻고 형은 이야기를 푼다. 그러다가 동생이 재미 있어할 만 한 게임이나 만화, 영화 이야기를 찾아 이야기하곤 한다. 그 다음 날이면 동생 녀석은 형의 사주를 받았음인지 어떤 영화를 보러 가자 한다.
전기수.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은 엽전을 던지곤 했단다. 1920년대 영화가 들어오고 영화보다 못한 전기수의 자리가 위협을 받고 있던 시기.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전통을 지키려는 수한과 시류를 따라 돈을 쫓아 가는 서출의 서러움을 간직한 동진. 게다가 일제 강점기 친일이냐, 항일이냐? 이들의 이야기는 요즘 청소년들의 진로 고민을 들어주어야 하는 교사에게 또 하나의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아이들에게 어떤 길을 가라 할 것인가? 진로 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10년 뒤 세상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나는 모른다. 진로를 고민하는 뽀이들에게 나는 어떤 답을 할 것인가? 스승 도출의 알듯 모를듯한 말들은 뽀이들 스스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게 할 것이다. 동진은 동진대로, 수한은 수한대로, 또 장생은 장생대로. 수한이 도출의 뜻을 따라간다면, 동진은 거스르며, 장생은 어리석음으로 인해 갈팡질팡하리라. 그게 인간 세상인 것을. 100년이 지난 지금 이 땅의 '청소년들'은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지켜보는 나는 어떤 가르침을 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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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책이 흔해지고 어렵지 않게 책을 빌려볼 수도 글을 읽는 일이 어렵지 않으나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자 만능 엔터테이너는 아니었을까? 아님 말고~^^ 시대가 변해 앞으로는 종이책도 사라질 질지 모를 위기에 처했다. 교과서도 전자교과서로 바뀐다는 발표도 있었잖은가. 그러니 책을 읽어주는 행위 자체가 매우 낯설어질 수도 있겠다.
1920년 근대, 식민지 시기의 경성은 이제 막 무성영화가 들어와 변사가 지금의 아이돌처럼 인기를 끌던 때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것을 꺼리낌 없이 받아 들일테고 또 다른 사람들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타까움이나 의리로 고민해야 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이야기꾼인 전기수가 종로통이나 청계천 근처에서 목소리를 바꿔가며 맛깔나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로 부터 전해지는 목격담은 직접 보기 전엔 믿기 어려울 만큼 신기함에 영화를 동경하게 된다. 서양의 문화를 끌어와 연애나 전쟁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라는 것은 엄청난 문화 충격이었으리라. 마치 날 것 그대로를 보여 주듯. '금방이라도 옥양목을 뚫고 나올 것 같던 기차'란 표현에서 짐작 할 수 있듯 당시 사람들에게는 새롭고 신기했고 당연히 그곳으로 눈이 쏠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변사의 인기는 새로운 직종으로 인기가 높았을테고.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지, 눈이나 귀를 홀리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라는 말이 동진에게 와 닿기는 커녕 오히려 스승에게 반발심만 생기고 전기수를 그만두고 변사의 길로 가려한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이야기에도 힘이 생긴다'는 동진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책이 됐든 다른 것이 됐든 아이들은 책보다는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에 의해 보여지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책의 세계로 끌어들일까는 그래서 고민인 것이다.
<뽀이들이 온다>는 '전기수'라는 다소 낯선 직업에 대해서 또 강점기에 일본은 공연장까지 감시의 눈길을 뻗었고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저항하려 했는지 등을 엿볼 수 있다. 또 방정환이 번역한 세계명작집 <사랑의 선물>이란 책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동화책이란 것도 설명되었다.
"두고 보라고. 책보다 영화가 대세인 세상이 될 테니까. 전기수는 지는 해고, 변사는 뜨는 해야"(21쪽) 비록 전기수는 사라졌지만 책은 여전히 굳건히(?) 존재한다. 책의 생명력을 믿고 싶다. 아직은 손끝에 만져지는 종이의 느낌과 책장을 넘기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전자책보다는 더 좋다.^^
사라지는 직업도 무척 많고 새로운 직업도 매우 많다. 그렇기에 책은 이렇게 묻는다. 너 앞으로 어떻게 살래? 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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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전기수가 뭐예요?"
전기수... 어디서 들어본듯도 그렇지않은 듯도 한 '전기수' 수한의 이야기가 우리를 조선어학회와 무성 영화, 그리고 변사의 세계로 끌고간다. 돈 받고 이야기를 읽어주는 아이 '수한'은 밥보다 책을 사랑하고, 책을 듣기위해 모인 아이들과 어른들 사이로 눈물, 콧물을 쏙 빼기에 ' 그 스승 도출의 그 제자' 라는 말을 들을 만큼 이야기를 맛깔나게 끌고 가는 신통한 재주를 가진 아이이다. 전기수라는 책 읽어주는 직업이 '딱'인 아이라는데, 어떤 솜씨일까? 수한이의 앳된 모습에 한소리 하던 사람들이 그가 끌고가는 이야기에 눈물과 웃음으로 '그래서 그 다음은,,,' 하며 궁금해하는 모습이 그려질만큼 대단한 솜씨를 가진 수한이지만 달라진 시대라며, 책 읽어주는 소리보다는 변사가 들려주는 무성 영화를 보기 위해 몰려가는 사람들때문에 고민이다.
나나 울 아이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왜일까를 생각해보게된다. 자꾸만 수한에게 심청이가 잔치벌이는 대목만 읽어달라고 졸라대는 장생처럼 듣기만 해도 마음이 즐겁다거나 대부분 이야기의 끝을 맺는, 좋은 이들이 결국은 행복해진다는 우리의 바램과 희망이 담긴 마음때문이였을 것이다 싶다. 이렇게 이야기가 주는 막강한 인기를 안았던 전기수에서 변사로의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기가 힘든 스승 도출과 이미 유명 변사가 된 최 한기가 버리지 못한 '최고'라는 재능에 대한 질투, 도출의 제자인 동진과 수한 역시 그러한 재능과 욕심으로 보이는 갈등은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가 가진 곳에서 변하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우리 말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이들을 잡아들이기 위한 일제의 음모라는 여러 이야기가 어울어져 전기수라는 낯선 직업이 어느 새 우리를 그 시대, 아마 영화도 사람도 흑백임에 틀림없었을 시대와 이야기의 힘이라는 이야기속으로 우리를 끌고간다.
어렸을 적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그 다음은요?' 하는 궁금증에서 엄마가 읽어주는 이야기 소리에 잠이 들며 그 꿈을 꾸던 아이들, 그 마음 그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만 알고 있는, 그 직업으로 명성을 얻고자하는 이들은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가진 비밀을 예전 소년들이 가졌던 꿈, 야망, 그리고 순수를 통해 우리 눈으로 보게된다.
재주가 최고라고 믿는 이들 사이에서 끝까지 무엇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이 되는 이야기' 를 해야 하는 것이 진짜 전기수라는 고집을 꺽지않던 스승 도출의 뜻을 알게 된 제자 수한, 그들이 만들어가는 믿음과 떠밀리는 혼란에서 우리가 지금까지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 그리고 이야기가 가진 진실이라는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이야기마다 제격인 품이 있듯이 사람도 그런 게야." "아, 옷차림에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 몰랐어요. 역시 사람은 오래 살아야 한다니까요." 장생이 제 말실수를 알아채고 입을 비트는 시늉을 했다. "오래 살아야가 아니고 배워야 한다고 하는 거야."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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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바람과 햇빛이 다르듯, 사는 때마다 사는 곳마다 이야기도 다 다른 법이다. 글자가 없을 때는 이야기가 순전히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이백 년 전 조선에서는 소설이라는 책으로 전해졌고, 지금은 무성영화가 대세지. 그러나 변하지 않는 건 그게 모두 이야기라는 것이야."
그래요. 우리도 이야기를 쫒지 않고 무조건 유행만 쫒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책읽어주는 엄마'입니다. '뽀이들이 온다'에 나오는 수한이나 장생, 동진처럼 말입니다.
매주 화요일은 일주일 중에서 제일 바쁘지만 제일 행복한 아침입니다. 초등학교 아이들 교실에서 '아침 책읽어주기'를 하는 날이거든요. 일 학년이던 녀석들이 이 학년이 되고, 이제 삼 학년이 되었습니다. 어떤 책을 읽어줄까 책읽어주기 회원들끼리 의논도 하고, 읽고난 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책을 정하곤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이 제일 좋은 건 역시나 전래동화입니다.
지금까지 읽어준 책을 세어보니 50권 가까이 됩니다. 참 신기해요. 기승전결의 형식도 딱 정해져 있고, 권선징악이란 주제도 딱 정해져 있어서 이야기 책보다 더 재미있는 개콘이나, 짱구만화나 드라마도 많은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마법에라도 걸린것 처럼 책속에 빠져버린답니다.
수한의 스승이자 최고의 전기수, 도출의 마지막 말처럼, 이것이 "변하지 않는 이야기의 힘'일까요?
글자가 생기면서 이야기는 소설이 되었고, 그 소설 속 이야기를 전해줄 전기수가 필요했고, 이야기가 무성영화가 되었을 때는 영화 속 이야기를 전해줄 변사가 필요했지만, 이제 글도 모든 사람들이 읽는 시대엔 전기수가 필요 없어졌고, 유성영화가 등장하면서 변사도 사라졌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도출의 말처럼 '이야기'군요.
이 책의 결말에 수한은 떠납니다. 아마, 그는 세상의 이야기를 찾아 다니며 그 속에 살아있는 우리의 정신과 말과 글을 기록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승 도출이 그랬던 것 처럼 말입니다.
뽀이들이 온다의 작가 윤혜숙 씨는 이 책이 첫 책이라고 하네요. 잘 쓰는 글은 처음 몇 장만 읽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작가 만만찮은 작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는 느낌이 팍팍 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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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이들이 온다 사계절 1318문고 83 윤혜숙 지음 사계절
스승 도출 밑에서 뛰어난 전기수로 자라난 수한. 같은 동무였지만 동진은 돈을 쫓아, 더 큰 성공을 쫓아 변사가 되기 위해 떠난다. 무성영화들과 영화관이 늘어가면서 전기수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몰려있던 사람들은 줄어간다. 어느 날 수한은 동진의 이복형인 진우의 심부름으로 온 이선을 만나게 된다. 조잘조잘 떠들어대는 이선이지만, 수한은 그런 이선이 밉지 않았다. 진우와 함께 명월관에 간 날, 수한은 장생에게 변사 최한기가 수한을 변사로 키우라고 했다는 말을 듣는다. 수한은 스승에 대한 의리와 돈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어느 날, 수한은 자신을 훔쳐보고 있던 자를 쫓아가고, 단성사에서 최한기를 만나게 된다. 최한기는 알 수 없는 웃음과 함께 수한을 변사가 되게끔 유혹한다. 수한은 애썬 단성사를 나오지만 자신의 가족들을 떠올리며 몹시 고민한다. 수한은 이선과 함께 무성영화를 보면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은 변사가 아닌 전기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장생을 찾던 수한은 장생이 단성사에서 몇 번 들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그 곳에서 최한기가 수한의 스승 도출을 잡기 위해 사족이 나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변시의 길로 유혹한 것도 도출을 잡기 위해서 라는 것을 알게된다. 한 달이 지나고, 이선과 함께 극장에 가게 된 수한은 무대 위에 나타난 도출을 보고 놀란다. 왜군 장수를 물리친 계월향 이야기를 하던 도출은 이야기가 끝나고 순사들에게 잡혀간다. 수한은 도출이 한글로 쓴 이야기 책 때문에 최한기에게 협박당했다는 사실과 그 책들의 비밀을 알게 된다. 일주일이 지나고, 도출은 세상을 떠난다. 최한기와 동진은 그제서야 용서를 구하며 후회한다. 수한은 소설이건 무성영화건 모두 다 이야기라는 도출의 말을 잊지 않고 목적지 없는 긴 여행을 떠난다. 일제강점기 때의 역사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서 기대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작가의 첫 소설인 만큼,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혀서 좋았다. 특히 전기수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점이 눈에 띄였다. 전기수란 조선 후기에 청중을 앞에 두고 소설을 구연하던 전문적인 이야기꾼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 기대가 된다. 2013.5.14.(화) 이지우(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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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에서는 가 보지 못한 세상, 살아 보지 못한 시간 속으로 갈 수 있잖아. 공자 왈 맹자 왈 어려운 말이 아니라 재미나고 생생한 이야기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___ 65쪽
『뽀이들이 온다』
이 책은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이 충돌한 문명의 대전환기 1920년대, 책 읽어 주는 전기수로 살아간 세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아마도 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 전기수' 이야기>>라는 글귀처럼 ' 전기수' 에 대하여 나처럼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 이다. 지금보다 너무나 부족한 것이 많았던 시절이었기에 글을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었고, 책을 사고 싶어도 비싼 책값 때문에 살 수 없었던 사람들, 그리고 우리글을 읽는 것조차 어려웠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 때문에 생긴 직업이라고 한다. 사전적인 의미로 찾아보니 < 조선 후기에 청중을 앞에 두고 소설을 구연하던 전문적인 이야기꾼을 지칭하는 말 > 라고 나와 있다.
책 속으로 들어가보면 수한과 동진, 장생은 ' 전기수'의 길을 가고 있지만 각자의 처해진 환경과 사고의 차이로 걸어 가는 길이 서로 다르다. " 선생님은 이야기를 좇으십시오. 저는 돈을 좇겠습니다......" 같은 길을 가고 있었지만 서로가 생각이 달랐기에 모든 일이 항상 잘되고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듯이 ' 전기수 ' 의 길이 어엿한 직업인이었고 민초의 사랑을 독차지했지만, 활동사진이 등장하던 1900년 초엽부터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문제가 되고 갈등이 발생한다. 스승을 잃는 아픔을 겪으며 어려움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당당히 시련을 헤쳐 나간 세 소년의 모습을 읽고 있노라니 괜시리 내가 젊어지는듯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우리가 몰랐던 조상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었기에 유익한 책읽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