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현의 두 번째 소설집을 읽었다. 정제된 언어로 잘 쓰인 소설은 정제되지 못하는 일상을 배회하는 인물과 함께다. 불순물과 순수함의 간극은 무얼까, 읽는 내내 기억의 저 깊은 곳으로 들어가, 우리의 기억을 되새김 하게 만든다. 우리의 일상이란, 기껏 이렇게, 소설 속처럼, ‘이울었다가도 다시 차오를 테니까’ 누군가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켜 보였다. 그 손가락이 마치 갈고리처럼 내 가슴에서 심장을 빼낼 것 같았다.’ 일상에 상처를 주고, 혹, 그들도 누군가로부터 상처받겠지만, 그러나 이 모든 상처를 김주현의 소설 속 인물들은 그닥 맞서지 않는다. 방치라는 말보다, 자연 그대로, 본연으로 놓아두어 관조한다. 그것으로 융합하고 화합하여 살갑게 보듬는다. 어쩌면 그편이 이득인지도 모르겠다. 인물들은 오늘도 내일도 사물과 스치고 지나간다. 애기똥풀, 달개비, 뿔테 안경 남자, 체홉의 세 자매, 영화 세트장, 터미널, 고래밥, 완두콩, 식당 주방. 백팩 멘 여자, 등등. 그것들과 함께 도회인의 삶을 살아가는 노마드적인 일상은 부유하는 삶이 아닌, 그것이 오히려 구원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지난 기억을 반추하고 싶은 이들에게, 김주현의 이 소설집을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