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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제, 그제, 그리고 더 오래전 그때의 시간. 완벽하게 기억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추억만 하기에는 아픔이 더 많이 새겨져 있을지도 모를 시간을 어떻게 담고 있어야 하나.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고. 그 순간, 마냥 힘들게 지나갔던 듯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 시간을 지나왔기에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겠나. 어른이 되어 바라보는 그 시간에 대한 시선과 청소년의 그 시선에 대해 얼마나 다를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크게 다를 게 없는 듯하다. 삶의 무게도 육중하고, 어떤 상황을 보면서 이게 맞게 가고 있는 건지 확신도 없다. 다만 바랄 뿐이다. 이렇게 가고 있는 게 옳은 것임을, 다른 것보다 나은 것임을... 어른들은 그렇게 사는가 보다, 세상은 이런가 보다, 그 안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렇게 배우고 있는 게 맞는 건가 싶은 물음표들. 그 안의 삶의 해학이 있다. ‘어떻게 웃을 수 있어?’ 하는 순간에 누런 이를 드러내면서 웃을 수 있는 연륜이 있다. 겉으로는 강인하게 보이지만 내면의 부드러움과 상처를 가진 이들의 눈물이 있다. 넘어져도, 다시 벌떡 일어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이들에게는 그런 인생이 있었다. 그 시간에...
열일곱 살 주오에게는 미혼모인 엄마 황사장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없었던 아버지는 주오에게 막연한 그리움이다. 황사장은 남산 밑 해방촌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한다. 엄마의 봉제공장에는 서울로 상경해 돈벌이하는 누나들이 있다. 몇 푼 되지 않는 월급을 이리 쪼개 쓰고 저리 쪼개 써야 하는 억척이 기본이다. 주오네 집 앞에는 난희의 엄마가 운영하는 롯데미용실이 있다. 딸 셋을 내리 낳고 호된 시집살이에, 존재감 없는 남편이 있었으나 그나마도 하늘나라로 갔다. 말 그대로 과부가 딸 셋을 키운 셈이다. 실향민인 연백 할머니는 주오를 키워준 유모 같은 분이다. 연백 할머니는 시장 길거리에 지정석을 만들어 반찬을 내다 판다. 주오에게는 친구인 태균도 있다. 태균의 집 옥탑방에는 1년이 넘게 밖으로 나오지 않는 태균의 형 태평과 아파서 누워 생활하는 엄마가 있다. 어느 날 주오의 엄마 황사장의 봉제공장에 ‘미라’라는 주오 또래의 여자아이가 새로 들어온다.
주오의 환경과 주변은 보통 이런 모습이다. 1985년의 해방촌, 공장의 미싱(재봉틀)이 돌아가는 소리, 하나둘씩 문 닫는 곳이 늘어가는 골목 상가, 돈벌이를 위해 학업이 아닌 공장으로 발걸음을 하는 소녀들. 그 이후의 모습은 언젠가 뉴스나 신문을 통해 접했던, 내가 잘 알지 못하는 1980년대의 모습과 겹쳐진다. 물론 『타임캡슐 1985』에서는 그 시대의 혼란스러웠던 배경에 대해서라기보다는, 그 시간이 십 대의 주오에게 주는 환경적 영향이나, 주오가 그런 세상을 경험하면서 자라나는 모습에 주목하게 된다. 열일곱,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첫사랑을 만나서 설렌다. 여전히 시험 성적으로 인격을 차별하는 학교가 있다. 지금과 다르지 않은 십 대의 모습을 그려보다가 그 주변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에서 혼란을 경험한다. 몽상가적인 자세로 칩거하는 태평이 형의 이론을 이해할 수 없다. 서울대생이라는 스펙을 엎어버리고 공장에 위장 취업해서 노동자들과 함께하면서 세상에 대한 도전과 불평등과 부조리에 대한 저항을 외치는 경희 누나의 외침도 이해할 수 없다. 그 와중에 경희 누나의 외침을 전하는 난희는 무얼 알고나 있었던 걸까? 혼란의 연속이다.
이해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것투성이다. 결국, 경희 누나는 수배자로 쫓긴다. 황사장의 공장은 점점 내림세를 그리더니 불까지 난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이삿짐을 꾸리고, 다시 시작하기 위해 이삿짐 트럭에 몸을 싣는 엄마와 주오. 그래야만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되는 시간이 흐르고 있을 것만 같다. 그런데 남산 밑 해방촌의 그들은 특별할 것 없는 인생들이었다. 그 시간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모습으로 살아온 게 아닐까 싶을 만큼 평범하다. 내일에 대한 기대보다는 당장 목구멍의 풀칠이 우선시 되는 절실함이다. 학업을 포기하고서라도 생업에 뛰어들어야 하는 청춘들이다. 하지만 열일곱의 시선에서는 막연하기만 하다.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지만, 그게 무엇인지 파고들어 알아내고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냥 그렇게 흘러갈 수도 있다고 넘어가는 것이 최선인 것 같은... 하지만 그게 현실임을 인정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자라나고 있는 것일까.
1985년에 대형 타임캡슐이 묻혔다고 한다. 500년 후에나 공개가 된단다. 타임캡슐이 열릴 그때, 사람들은 1985년을 어떻게 바라볼까. 인간의 수명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지 않는 한, 그 시간을 생생하게 증언해줄 사람은 없다. 타임캡슐을 열고 그 안에 들어있던 것들로, 혹은 역사적인 기록을 토대로 유추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 든 것은 한 개인이 아닌, 평범한 한 사람이 아닌, 그 시대에 크게 보이는 한 순간을 담은 것뿐이다. 그래서 다 알 수가 없다. 한 사람이, 그 시간을 가장 선명하게 살았던 사람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타임캡슐 1985』는 그 시간에 가장 평범하게 살았던, 가장 진실하고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의 기록이다. 너무 평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살았던 모습 그대로의 증언 같은 이야기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나 공개될 과거의 한때가 아니라, 나중에 열어볼 시간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오직 지금을 치열하게 살아갔던 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이다. 그 순간에 우리 눈에 들어온 광경들, 그 빛을 통해 내 안으로 스며드는 흐름, 삶을 살아가는 여러 주체의 아픔을 담게 한다. 내가 숨어든 공간 그 너머의 세상을 보는 것이 때론 두려움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청소년이 주인공인 이 소설에서 이야기 대부분이 청소년이 아닌, 일반적인 어른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그 안에 성장이 있고 흐름이 있지만, 기존의 청소년 소설들과 다른 느낌으로 읽게 된다. 그 시간이 담긴 타임캡슐, 그 안에는 한 시대를 자랑할 만한 기록적인 물건이 아닌 한 사람의 아픔이 더 많이 담긴 것이다. 열심히 살아간다고 해도 세상이 배신을 하고, 꿈이 아닌 전쟁터 같은 현실에 주저앉게 하는 삶. 1985년으로부터 30여 년이 흘러온 지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건 뭐, 타임캡슐에 넣을 필요도 없는 삶이 아니던가. 그런 삶들이 이 세상을 차지하고 있고 움직이게 하고 있다. 지극히 평범하고 보편적인 사람들, 시간, 오늘들. 그런 오늘을 해방촌 그곳에서 보고 자란 주오가 오늘도 어떻게 성장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면서, 그래도 그 시간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시간을 기대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한다. 소박한 오늘을 기록하는 타임캡슐을 여닫으면서, 세상에 조금씩 발 디디면서,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하나씩 그려 가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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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추억할 수 있는 드라마나 책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데요. 얼마전 종영한 신촌 하숙집의 추억의 드라마도 굉장히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타임캡슐 1985도 그 비슷한 책이 아닐까 생각되었는데요. 약간은 다른 촛점입니다. 1985년, 서울 남산 자락에 '해방촌'이라고 했던 동네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네요. 해방촌에 살진 않았지만 산동네 삶의 이야기가 저 또한 추억에 잠기게 합니다. 그 시대 주인공의 나이와 비슷해서일까요? 공감가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주인공 주오는 '미모사'라는 재봉공장을 운영하는 홀어머니가 있고 이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고 있어요. 어릴적부터 동네 친구 미용실하는 집 딸 난희도 있고 친구 태균도 나옵니다. 주오의 엄마는 미혼모예요. 그만큼 억척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혼자 아이 키우며 살려니 그리 될 수 밖에 없지 싶기도 합니다. 노농운동을 하는 난희의 언니 경희의 이야기가 나오니 생각나네요. 그 시대 매케한 연기가 정말 자주 대학가에선 났었죠. 학교 다닐적 이 데모때문에 참 힘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난희 언니 경희는 명문대에 들어가 동네의 자랑거리였지만 대학에 입학 후 세상을 바꿔보려 그녀는 소위 말하는 운동권 학생이 되었던 거죠. 요즘 학생들은 이해 못할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그래서 청소년 소설인가 봅니다. 시대적 배경이나 이야기가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이제 갓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사내 아이의 눈에 비친 유쾌하거나 그런 내용은 아니지만 일상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그려내 그 시대 또래의 아이의 고민과 성장과정을 엿볼 수 있고 지금의 우리 아이들과의 사뭇 다른 모습도 알 수 있습니다. 부모 시대의 또다른 모습을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랍니다. '미모사'라는 봉제 공장이 한순간 화재가 되고 더이상 해방촌에 남을 이유가 없어진 주오 가족은 떠나게 되는데요. 지금 이 시대 어디서 어떻게 살공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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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벌레들' 이라는 역사테마소설집에서 제주4.3사건을 온몸으로 겪은 가족의 상처와 아픔을 다룬 이야기로 홍명진 작가의 작품을 처음만났습니다. 아픈한국사, 지나간 시간뒤로 그 상처를 고스란히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민중의 삶, 어두운 시절의 이야기를 참으로 쓸쓸하게 그려낼 줄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타임캡슐1985를 읽으면서는 독립영화 '굿바이 보이'를 내내 떠올렸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주오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참 낯익은 풍경이고, 제 기억의 너머에도 자리하고 있는 고향의 모습같았습니다. 암울했던 1985년, 서울 남산의 한자락 해방촌이라는 마을에는 사생아로 태어난 주오가 살았고, 혼자몸으로 억척같이 공장을 일궈온 주오의엄마, 실향민으로 혼자 살면서 주오를 친손주처럼 돌봐왔던 연백할머니, 주오의 단짝 태균이, 그리고 어린시절 함께 커온 롯데미용실 딸내미 난희까지.. 주오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얘기가 펼쳐집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세상과 스스로를 단절시키며 옥탑방에 갇쳐 살아가는 태평이형이나 세상을 바꾸겠다고 세상속으로 뛰어들어 세상과 맞서 싸우는 경희누나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감히 누구의 삶이 옳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분명한건 그시절의 세상은 민중들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었음은 틀림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도 달라진건 없지만요..
자본주의는 오직 자본의 논리로 굴러가고, 초과이윤으로 굴러가는 구조인지라 거대자본(=대성 어페럴)의 소규모영세 봉제공장에 대한 착취, 미싱 노동자에 대한 착취로 굴러가는 세상이었습니다. 착취를 당하는지도 모르고 착취를 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향해 깨어나 세상과 맞서 싸우자고, 자본가의 세상이 아닌 민중의 세상을 만들자고 경희누나는 서울대(= 사회의 지배층으로 갈수있는 수단)학력을 내려놓고 민중속(=봉제공장)으로 들어갔지요.
기득권층의 논리로 만들어진 세상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고통을 당해야 세상이 바뀌는 걸까요.. 경희누나가 불법파업선동죄, 불온 선전물 유포죄 로 실형을 선고받은것 처럼 며칠전에 이석기의원 또한 국가전복 음모죄로 징역12년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기득권층- 그들에게 걸림이되고 방해가 되는 이들을 감옥으로 쓸어넣는 논리는 예나 지금이나 반복되고 있을 뿐입니다.
타임캡슐1985는 그런 그런 격동의 시대를 사는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나(주오)는 성장했고, 사춘기시절 우리가게 시다로 들어온 미라를 훔쳐보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울고 웃고 부대끼며 그 시대를 지나왔지요. 지금까지 주오엄마가 모든것을 걸고 이루어 왔던 공장을 한순간에 잃고, 익숙한 모든것들과의 안녕을 뒤로한채 그저 기억과 추억너머로 새로운 낯선곳을 향해 떠나는 모습은 참으로 쓸쓸했습니다.
하지만 그 쓸쓸함 뒤에 새로운 세상 희망이 있는 세상을 생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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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1985 |홍명진 저 | 사계절
사계절 1318 문고 시리즈 89권.
1985년, 서울 남산 자락에 타임캡슐을 묻은 해, ‘해방촌’을 터전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올해 17살인 주오는 ‘미모사’라는 재봉공장을 운영하는 홀어머니 아래 성장하였고, 이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하나 같이 주변 인물들은 개성이 강하다.
노동운동을 하던 경희가 잡히고, 태평은 엄마가 죽은 뒤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타임캡슐은?]
[해방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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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표지를 봤을때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그런 소재의 이야기인줄 알고 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책의 내용과 달라 다소 흥미로웠던 이야기였다. 각자 먹고살기도 바쁘고, 이웃간에 대한 관심도 많던 이 시대에 한 사내아이의 성장과정과 그의 엄마, 그리고 주변인물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잘 어우러진 청소년 소설이었다라고 생각한다. 1985년이라고 하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욱 새롭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타임캡슐 1985>는 제목에서 말하듯이,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해방촌에서 살고 있는 인물들과 주인공의 이야기를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지만 소소하고 정겹게 그려낸 글이다. 그때당시 흔히 청소년들이 생각하고 있던 고민들과, 그들의 이야깃거리들을 등장시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과 이떄당시의 모습을 비교해볼수 있었다.
과부로 아이들을 도맡아 키워야만 했던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굳센 "엄마"라는 이미지를 볼수 있었다. 또 그녀가 사장으로 도맡아 운영하고 있는 공장인 '미모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를 1980년대로 이끌어가는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미모사'라는 공장은 그녀의 지지대이자 혼자 아이들을 키우기까지 많은 도움이 되어준 어쩌면 그녀의 원동력일지도 모른다.
공장이 한순간에 재가 되어 버리자 자신이 이 해방촌에 있을 이유가 없는듯 마을을 떠나버리는데 해방촌을 떠나 좀더 큰 사회를 겪어 나가며 그녀와 주인공인 주오와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오랜시간이 흘러 어느덧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에 살아 숨쉬는 사람들과 그들의 인생을 여전히 책에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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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과 책 곁표지에서 느껴지는 그림을 통해 이 책, '타임캡슐 1985'는 경쾌하고 풋풋하며 당시의 시대를 알콩달콩 도출해 낼 달동네의 풍경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에 깊이를 담고 진지함과 해방촌 사람들의 어깨에 묵직한 무게를 실은 채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갔다. 그리고, 그 전개는 빗물이 줄줄 배수구로 빨려 들어가듯 술술 풀어갔다. 등장인물들의 삶은 가지각색이었고 성격도 재각각이지만, 그들이 지향하는 목표는 결국 한 가지였고, 그 목표를 앞에 두고 서로 어깨를 걸치며 살아간다.
군사정권 당시의 남산 자락의 해방촌, 문명의 이기로부터 떨어져 있는 곳에서 가난과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웃과 함께 더불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이 삶의 진면목이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작품이다. 열일곱 살 주오의 시선으로 독특한 개성의 해방촌 사람들과 저마다 삶의 진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해 살아가게 되는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픔과 설움은 따스한 행복의 빛이 되어 줌과 동시에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때 든든한 반석이 되어 줄 것이며, 알고보면 인생이라는 것이 각자의 영역에서 상대방에게 위안의 손 건넴이 되어주면 최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도 해 주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도서를 읽고 삶에 대한 나름대로의 가치에 대한 다소의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오밀조밀하거나 가슴 두근거림은 없는 내용이지만, 작가의 진정성과 진심이 쏟아내는 내용을 경험해가다보면 '타임캡슐'의 의미도 알게 되고, 짜릿한 느낌을 얻게 될 것이다. '타임캡슐' 하면 떠오르는 것이 일반적으로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문명의 이기들이다. 그러나 이 도서에는 온갖 악 조건의 환경을 배경으로 하여 하루 종일 고된 노동을 하며 살아온 청계천 사람들, 그 들을 대표하여 온 몸에 불을 지른 전태일의 휴머니즘 정신이 담겨져 있다. 그렇게 좋은 도서이고 깊이 있는 책이라,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손아귀에 올려주며 읽어보라고 권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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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문득 "엽기적인 그녀"를 떠올렸었다. 너무나 엽기적이던 그녀와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견우의 이야기이자, 긴 생머리로 전국에 있는 남자들의 로망으로 떠올랐던 전지현. 둘이서 함께 나무 아래 묻었던 그 타임캡슐. 시간이 지나서 그것을 볼때는 어떤 느낌일까? 어제는 오늘의 기억이 되고 오늘이 또 흘러버리면 내일의 기억이고 추억이 될텐데. 그런 소중한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을까? 사랑이와의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흐르는거 같아서 사진 한장 한장 남기면서 기억을 되새기고 추억을 되새긴다. 그런 시간이 흘러 사랑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테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가게 되면 엄마와의 시간보다 친구들과의 시간이 늘어가겠지 하는 아쉬움에 살짝 슬퍼진다.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앨범들은 사랑이에게는 타임캡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당신들의 이야기가 땅 속에 묻히던 그해, 세상은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미처 타임캡슐에 담지 못한 남산 아래 첫 동네 해방촌 사람들 이야기
"타임캡슐 1985"를 보는 순간 내가 태어나던 1984년은 어땠을까 생각해보지만 기억나는 건 없다. 너무나도 당연한걸까? 친정에 있는 앨범으로만 확인이 되는 나의 어릴적 시간들. "타임캡슐 1985"의 배경은 1985년의 해방촌이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시간이기에 호기심와 궁금증으로 이 소설을 접할 수 있었다.
오늘과 내일이 별반 다르지 않게 흘러가고 그런 와중에 생일이 된 황주오의 생일상도 어제와 같은 반찬에 계란후라이와 미역국만이 더 추가 될뿐이다. 그런 황주오에게 같은 동네에서 사는 미용실 딸인 난희가 찾아온다. 둘이서 이런 저런 겪는 내용들은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나도 주오와 함께 그 장소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하면서 읽어나갔다.
나는 어떤 추억들을 타임캡슐에 넣고 싶을까? 누구나 타임캡슐에 넣고 싶은 추억들이 있을것이다. 많은 추억 중에서 어떤 순간이 있을까? 우리 가족이 행복한 순간. 눈을 보면서 신나서 뛰어다니던 사랑이와 그런 사랑이를 보면서 행복한 미소 짓던 우리 부부. 소소한 일상이지만 우리에게는 행복이기에 타임캡슐에 넣을때 빠질 수 없는 추억이 아닐까? 사랑이가 조금 더 자라서 한글도 배우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남길수 있는 시기가 오면 다 같이 모여서 타임캡슐을 묻어두고 싶다. 지금은 행복한 일들과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어떻게 변해있었으면 하는 바람들을 담아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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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학교에서 타임캡슐 안에 넣을 편지를 썼다고 한다. 그 편지에는 3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적고 한 사람을 정해 편지를 쓰는 것이였다. 역시나 아이는 할머니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엄마인 나보다 할머니를 좋아하는 아이기에 당연한 일이다. 나또한 학창 시절 친구들과 각자 편지를 써서 작은 통에 담아 10년후에 다시 와서 보자며 나무 밑에 묻어 놓았지만 그 누구도 가보지는 못했다. 지금은 학교의 모습이 바뀌어 우리의 편지가 들어있던 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 타임캡슐 안에 무엇을 넣을까라는 생각은 해봤을 것이다.
이 책의 배경은 1985년의 서울 해방촌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토박이지만 해방촌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다. 남산은 자주 가 보았음에도 이 곳을 찾을 일은 없었으니 내게는 생소한 장소이다. 해방될 무렵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모여 살면서 '해방촌'이라 불리는 이 곳은 서울 시내 한복판에 우뚝 솟은 남산 아래 첫동네이다.
많은 사람들 눈에 띄는 남산과 달리 해방촌은 눈에 띄지 않는 동네이다. 오래된 건물이 있을뿐 아파트나 그럴싸한 빌딩들은 없다. 이 곳에는 해방촌 시장 삼거리에서 후암동까지 연결되는 악명 높은 108계단이 있다.
이제 열일곱 살이 되는 황주오는 봉제공장을 하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지만 여느 날과 다르지 않다. 엄마가 차려 놓고 나간 아침상에는 어제와 똑같은 반찬에 미역국과 달걀 프라이만 추가 되었을 뿐이다. 특별한 것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썰렁한 생일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 조금은 슬프다.
이 책에서는 주오 외에 다른 친구들도 만날수 있다. 황주오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이 동네에서 보낸 롯데 미용실의 딸 난희, 주오의 단짝친구 태균,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에 올라와 일을 해야만 하는 미라. 고등학생인 이 아이들을 중심으로 1985년의 해방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나와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1985년도의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이다. 주오와 친구들은 미처 내가 알지 못한 일들도 겪고 있지만 내가 공감하는 부분들도 많은 이야기이다. 참 이상한것은 학창시절 만큼 힘든 시기도 없었지만 가장 돌아가고 싶은 시간들이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세계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해나간다.
"타임캡슐이란 게 말야. 피라미드나 고대 고분 같은 역할을 하는 거라고 할 수 있지. (중략)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서 지구상에서 완전히 멸종하지 않는 한, 자기가 살았던 흔적을 남기려고 할 거야. (중략) 인간은 태어나면 죽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인간은 계속 태어나니까, 예전의 모습을 보존하고 싶은 욕망에서 만들어지는 거지." - 본문 220쪽
누구나 타임캡슐안에 담고 싶은 추억들은 한 두가지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 다시 꺼내어보고 싶은 추억도 있을 테지만 영원히 볼수 없도록 봉인해 버리고 싶은 추억들도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겪는 아픔에는 시대가 주는 것들도 있다. 분명 지금과는 다른 시대이기에 다른 상황들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어느 시대가 되었든 그 대상이 누가 되었든 공통적으로 아파하는 부분들이다. 서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와주려는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이제 열일곱 살이 되는 주오가 마주하는 현실의 무게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타임캡슐이 아닌 자신의 마음 속에 해방촌과 그 곳의 사람들을 담으며 떠나는 주오. 한층 자란 주오는 이젠 어떠한 어려움이 다가와도 쉽게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다. 마음속에 담아둔 해방촌의 추억을 언제든지 꺼내어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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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타임캡슐 1985의 내용이다. 우리아이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40~50대 이상의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런 이야기이다. 그때 당시의 힘들었던 시절 미혼모 엄마와 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남산아래의 해방촌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네 가난한 시절의 사람사는 이야기이면서 한번쯤 접했을 내용들이다. 봉제공장을 하는 엄마와 그 공장에서 일하는 여러누나들, 그리고 친구들과 주변사람들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고 있다.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 한번쯤 접한 이야기이기에 더 정감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전쟁이 나면서 피난온 후 혼자사는 연백할머니, 남편이 무능함을 탓하면서 미용실을 하며 살아가는 난희 엄마 그리고 누구보다도 똑똑했던 난희 언니인 경희언니의 이야기 천재라고 했던 친구태균이의 형인 태평이의 옥탑방 생활모습 봉제공장의 미라나 다른 누나들의 이야기 그중 봉재공장을 하면서 남이 보면 사장이지만 실속없이 월급날이 다가오면 여기저기 돈을 융통해야하는 엄마를 주인공 주오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너무나 가혹하게도 느껴지고 하루빨리 해방촌에서 탈출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공장의 화재로 인해 어쩔수 없이 해방촌을 떠나게 되는 주오에게 그동안의 모습은 추억이기도 하고 또 다른 삶의 고난이기도 하다. 이런 고난속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너무 단순하지만 그속에 품고 있는 뜻은 꿈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너무나 똑똑해 모든사람의 기대를 받고 있던 경희누나가 노동운동으로 감방에 가게 되고 태평이 형이 사람과 어울려 생활하기보다 자기안의 우리에 갖혀보내는 모습까지 일반적인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지만 모두들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자국씩 나아가기위해 발버둥치는것임이 보인다. 추억일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우리네 이야기는 언제나 가슴한편이 아릿하게 하는 뭔가가 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그때 그시절을 접할수 있었던 그런 이야기였다. 뭐니뭐니해도 꿈을 버리지 말라는 이야기로 새로운 삶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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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1985>는 지금 40대의 나이에 들어선 사람들에겐 너무나 친근한 이야기 이다.
마치 과거로의 여행을 다녀온듯한~~그런 느낌...암튼 글의 표현이라든지 시대적으로 풍기는 상황이 너무나도 이해가 잘 된다.
1985년에 타임캡슐이 묻혔다? 라는 말에 내용이 궁금해서 한번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1985년 한국에서는 중앙일보사에서 창사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남산 서울타워 옆 지하 15 m 깊이에 타임캡슐을 매설하였고, 500년 후인 2485년에 개봉할 예정이란다. 타임캡슐의 모양은 어뢰형이며, 길이는 230 cm, 외경 35 cm, 내경 33 cm이며, 그속에 실물 ·모형 ·마이크로필름 ·비디오테이프 등 466점이 담겨 있다고 한다.
분명 그 시대에 사회적 이슈였을텐데...사실 내 기억엔 없다.
그런 기억은 없지만 이 책속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일들은 너무나 흔한 보통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었다. 울 아이들, 현재의 청소년들 에게는 예전에 부모가 살았던 시대, 즉 과거로의 여행과 같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남산 아래 해방촌에서 사는 주인공 '주오'의 눈을 통해서 그들의 이웃의 모습들이 투영된다.
재봉공장을 운영하는 엄마, 그의 친구 태균과 난희...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이 책을 읽다보면, 줄거리보다는 그 순간 순간을 미끄러지듯이 전개되는 이야기에 더 맛깔나게 읽어 갈 수 있었다. 등장 인물들이 각자 개성도 뚜렷하고 특히 세상과 멀어져 버린 태평이 형의 이야기는 그 당시 뉴스에도 많이 등장 했던 소재 이기도 하다. 그가 내뱉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 속엔 지금 현재의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그토록 떠나고 싶어하던 해방촌에서의 생활... 엄마의 공장이 불타면서 빈털털이로 쫓기듯 떠나게 된 자리에 타임캡슐이 묻힌다. 미래에 기억될 1985년의 기억들... 하지만 타임캡슐이 묻힌 이곳 해방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주오의 눈에 비친 해방촌 사람들...그저 보통 사람들 속에서 그의 성장스토리를 담아 낸 <타임캡슐 1985>이다...그리고 독자에게도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아련한 기억으로 자리 잡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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