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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한 과학책 2 - 정인경
"통통한 과학책 2 - 정인경" 내용보기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전하는 '스토리텔링'이 다양한 방면에 적용되면서 효과적인 설득 또는 의미전달 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통통한 과학책] 시리즈에서 저자 역시 마냥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과학사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원자, 빅뱅, 유전자, 인공지능'이라는 네 개의 키워드로 구성된 2권은 바로 이 스토리텔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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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전하는 '스토리텔링'이 다양한 방면에 적용되면서 효과적인 설득 또는 의미전달 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통통한 과학책] 시리즈에서 저자 역시 마냥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과학사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원자, 빅뱅, 유전자, 인공지능'이라는 네 개의 키워드로 구성된 2권은 바로 이 스토리텔링의 효과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1권에서는 과학이 질문과 철학으로부터 출발함에 따라 인문학적인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면, 2권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1권의 내용을 보다 깊게 파고들면서 좀더 어렵고 복잡해질 수 있는 내용들을 저자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2권의 주제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주 접하면서도 정작 세부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스토리텔링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루려는 내용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더불어 그것을 이야기의 방식으로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 2권에서 첫번째로 다루는 '원자'라는 키워드에 대한 내용에서 우리는 그러한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게 된다. 만약 '원자'와 관련된 과학사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설명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권에서 다룬 '질문, 물질, 에너지, 진화'를 하나로 연결하는 개념이 원자라고 설명하는 저자는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을 시작으로 오늘에 이르는 시간적 순서에 따른 방식이 아니라 누구라도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을 토대로 '원자'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시작한다. 19세기에 발견된 방사능 물질이 바로 그 시작인데, 우라늄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태양 광선이나 전기 방전과 같은 외부 에너지원과는 아무 상관없이 빛 방출이 가능하다는 점에 저자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주 짧은 이 문장에서 '외부 에너지원과는 아무 상관없이'라는 표현은 1권의 물질과 에너지와도 관계가 되는 것인데, 언뜻 열역학 법칙에 배치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를 통하여 1898년 마리 퀴리는 "방사성 물질의 질량 감소로 에너지가 방출될지 모른다."라는 주장을 하게 된다.


 방사능의 미스터리는 원자를 탐구하는 데 분기점이 되었는데, 이를 기점으로 저자는 이전의 원자에 대한 무수히 많은 연구에 대한 내용을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험프리 데이비에 의하여 모든 물질이 전기를 띠고 있고 이 전기로 인하여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추측은 이후 전기분해를 통하여 다양한 원소들로 분리될 수 있음으로 연결된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을 깨트리면서 그 유명한 돌턴의 원자설이 등장하게 된다. 원소는 양과 상관없이 근본적인 물질이고, 원자가 바로 그 물질의 기본 단위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아보가드로의 '분자'에 대한 개념으로 인하여 돌턴의 원자로 설명할 수 없는 화합물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졌으며, 원소마다 독특한 색과 선의 스펙트럼이 존재함도 밝혀졌다. 이러한 것들을 토대로 하여 멘델레예프는 원소의 속성을 추론하여 예측한 주기율표를 만들어 냈으며, 아인슈타인은 브라운 운동을 통하여 원자와 분자의 실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비로소 원자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었다.

 

 이 짜임새 있는 저자의 스토리텔링은 이제 원자에 그치지 않고, 더욱 그 내부로 향하게 된다. 진공인 전기장에서 휘어지는 음극선의 존재로 전자가 발견되었고, 이 전자는 원자의 내부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만들어내면서 이후 러더퍼드는 원자핵을 발견함에 따라서 우라늄과 라듐에서나오는 방사선이 원자핵의 일부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앞서 처음에 언급한 마리 퀴리의 주장에 이제 도달하게 된 것이다. 방사선을 낸다는 것은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다른 원소로 변하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또한 원자 속에는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서 전자기력이 작용하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 사이에 강한 핵력이 작용하는 것이 밝혀지면서 인공적으로 원자핵을 붕괴시키는 단계로 이어지게 된다. 핵무기의 위협에 노출된 우리로서는 아인슈타인이 에너지와 질량에 대한 관계를 설명한 E=mc^2(E : 에너지,m : 질량, c : 광속)을 바로 이 핵분열의 원리와 함께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라늄 원자핵이 바륨과 크립톤으로 쪼개지면서 질량 결손이 일어나고, 이 잃어버린 질량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어떻게 방출되는지를 아인슈타인의 수식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핵 분열 과정에서 남는 중성자가 원자 밖으로 방출되어 다른 우라늄 원자와 부딪히면서 또 다른 원자핵 분열을 일으키며 이로 인하여 핵분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엄청난 폭발력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핵폭탄인 것이다. 즉, 핵폭탄은 핵분열과 연쇄 반응을 어떻게 일으키느냐와 그것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로 구현되는 것이다.


  퀴리 부부의 라듐의 발견을 전후로 한 '원자'에 대한 키워드가 오늘날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는 핵폭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물흐르듯이 설명한 이후에 이어지는 개념은 바로 우주의 기원과 관련된 '빅뱅'이다. '빅뱅' 역시 이 시대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것이고, 우주는 물론 우리의 사회 현상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역시 '빅뱅'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데, 이에 대한 내용도 저자는 예의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하여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조지 가모브와 랠프 앨퍼에 의하여 주장된 빅뱅 이론은 수소와 헬륨을 만든 원시 원자핵(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얽혀 있는 상태)의 합성이 단 5분 안에 이루어지면서 수소와 헬륨의 핵이 생기고, 폭발로 인하여 온도가 너무 높아 원자핵이 전자를 잡아 둘 수 없어서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어 있는 '플라스마' 상태로 존재하다가 30만 년이 지나서 우주의 온도가 섭씨 3000도 정도로 떨어지게 되면서 전자와 원자핵이 결합하여 우주가 중성 입자로 가득 차며 남은 빛이 우주 공간으로 구석구석 퍼져나가고 있다는 이론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원자'에 대한 설명들을 떠올려야 한다.

 

 즉 최초 수소와 헬륨으로 탄생된 1세대 별들이 폭발하면서 탄소를 우주 공간으로 퍼뜨리고, 2세대 별은 탄생부터 탄소를 포함하고 있기에 역시 폭발하면서 탄소보다 더 무거운 원소를 생성하게 되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무거원 원자핵의 합성이 일어난다는 호일의 이론에 의하여 우주의 탄생부터 지구의 탄생까지를 바로 빅뱅이론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이론은 기술의 진보에 따라 허블의 주장처럼 우주가 현재에도 팽창하고 있음을 통하여 증명되는데, 심지어 전파 망원경을 통하여 우주 배경 복사(원자핵이 전자를 잡아두면서 그 와중에 분리된 빛)의 존재마저 확인하게 되면서 138억 년이라는 우주의 나이까지 밝혀지게 된다. 이 여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원자'는 물론 그 이전의 모든 물리학적인 지식이 동원되었으며, 기술의 진보에 따른 전파 망원경의 존재와 함께 이루어진 것인데, 이로 인하여 우리는 '우주론'이라는 거대한 이론을 만나게 된다. 즉 모든 기원을 하나로 통합한 빅 히스토리로서 우주와 지구, 인간이 출현한 138억 년의 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아야 하다는 것이다. 우리 몸속에서 산소를 운방하는 철(Fe) 역시 이러한 우주의 탄생과 관련이 있으니 이러한 우주론에 이르기까지 이 책이 보여준 스토리텔링은 과학이 인문학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과도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유전자'는 과학이 대상이 바로 인간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나 깊은 성찰이 필요한 분야이다. 이 분야는 한때 우생학이 인종 차별과 제노사이드로 이어지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지만, 이 우생학을 극복한 것이 바로 유전학이었던 것이다. 러시아 태생으 도브잔스키는 모건과 마찬가지로 초파리를 이용한 유전자 실험을 하다가 야생의 초파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면서 유전자의 변이가 바로 자연환경에 의하여 이루어짐을 밝혀내게 된다. 야생 초파리의 유전자가 기온의 높낮이에 따라서 이후 세대에 유전자 변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를 통하여 유전자의 세계에서 도덕적으로 옳은 것은 없으며 생물학적으로 우월한 것도 없음을 통하여 우생학자들이 인위적인 선택을 통해 인류의 '선'을 도모하자는 주장을 반박하게 된다. 즉, 자연에서 '선'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은 애초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어떤 개채가 선하고 우월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다윈이 말한 대로 진화는 우연적이고 맹목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유전학의 가치 역시 인문학의 의미와 연결됨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유전학은 유전자의 전달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 화학과 결합하여 유전자의 화학적 성분은 물론 DNA와 RNA의 발견은 물론 이들에 대한 해독과 복제는 물론 크리스퍼(CRISPR)와 같은 유전자 가위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성과를 거두게 되지만, 그 대상이 인간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 기술의 방향성에 대해 숙고하고 성찰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1970년대의 애실로마 회의에서도 과학자들이 자신이 만든 기술에 경각심을 가지고 스스로 연구를 규제한 사례가 있는데, 이는 과학이 무조건 발전으로 향하는 것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원자'와 함께 설명된 내용 중에서 전쟁을 끝내려는 목적으로 그 누구도 그 위력을 예상치 못한 핵폭탄을 개발하고 그 위력을 실감하였을 때의 그들이 느꼈던 충격은 바로 이러한 기술의 방향서에 대한 숙고와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핵폭탄이 인류의 파멸과 관계가 있다면 유전자에 대한 내용은 바로 인류의 창조와도 연관된 것이기에 이전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하여 과학은 인문학이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스스로에 대한 방향성 검토가 필요한 학문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역시 그러한 관점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인류의 고귀한 사랑과 감정마저도 이온 농도의 차이에 의해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활용하는 뇌와 신경 세포의 진동으로 해석할 수 있으니 그동안 다뤄진 인간의 존재에 대한 많은 회의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심지어 인간을 사회적 동물로 특징짓고 있지만, 그마저도 공감 뉴런이라 불리우는 '거울 신경 세포'에 의하여 타인의 행동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기에 가능하다는 사실도 거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뇌와 너무나 유사한, 아니 이제는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의 등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혜택과 더불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함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인공지능에 끌려가지 않기 위하여 거꾸로 인간의 가치를 확인하고 우리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즉,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인공지능을 만드는지, 또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를 먼저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위하여 새로운 기술을 내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기술에 녹아 있는 철학과 인문학적 통찰에 대한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철학과 인문학은 크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큰 그림에서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향하는 미래의 세상은 바로 이러한 통찰이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당부한다. 1권의 '질문'으로 시작하여 2권의 '통찰'로 가는 여정에 위치한 이 시리즈의 8개의 키워드는 모두 과학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여정이 철학과 같은 인문학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저자는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과학 그 자체에 대한 내용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 그에 담긴 인문학적인 가치와 통찰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우리가 왜 과학에 대하여 보다 관심을 갖고 또 통합하고 통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중요성을 우리는 그저 어렵고 딱딱하다는 이유로 과학 자체를 외면하고 있었으니 아마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그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g*******7 2020.02.07. 신고 공감 13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