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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낱말은 그 의미를 정확하게 규정하는 사전적 의미로 정의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물들은 특별한 경험이나 감각과 함께 지각되어, 사전적 의미와는 다른 독특한 의미를 파생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시인이나 소설가들은 이처럼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그러한 의미를 얼마나 알아채는가 하는 점이 독자들의 감상력을 좌우하기도 한다.
‘닮은 듯 다른 듯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열여섯 가지 단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4명의 저자가 참여하여 같은 단어에 대해서 자유롭게 에세이로 풀어낸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으로서 ‘글을 쓰고 공연을 하며 변호사로 일’하는 김원영, ‘어린이책 편집자’인 김소영, 귀가 들리지 않는 농인(聾人) 부모를 둔 청인(聽人)이며 ‘글을 쓰고 영화를 찍으며 코다코리아의 대표’인 이길보라, 그리고 ‘동물복지학을 연구하는 수의사’인 최태규 등이 바로 이 책의 저지들이다. 이들은 서로 하는 일만큼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를 수밖에 없는데, 동일한 낱말에 대해 글로 풀어내는 내용들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겠다.
아마도 독자들 또한 이 책에서 제시된 단어들에 대해서 각자의 생각을 쓰라고 한다면, 참여하는 사람들 수만큼이나 다양한 내용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단지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그것이 사용되는 환경을 고려하여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언어학에서는 ‘화용론(話用論)’이라고 지칭한다. 그리하여 같은 표현이라도 맥락을 고려하여 이해한다면, 그 의미가 미묘하게 혹은 정반대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장애인인 김원영의 글을 읽으면서 평소에 비장애인으로서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김소영의 글에서는 대체로 어린이와의 관계 혹은 어린이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본인은 청인이지만 농인인 부모를 둔 이길보라의 글에서는 농인들이 접했던 일상의 불편함을 인지할 수 있었고, 최태규의 글을 통해서는 동물복지의 문제를 새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겠다.
아마도 이 책에 제시된 낱말들은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위해, 서로 다른 상황에 있는 4명의 저자들에게 베시하여 방송했던 내용들이라고 이해된다. 모두 4개의 범주로 설정된 단어들은 ‘반복되는 리듬’과 ‘속삭이는 사물’, 그리고 ‘움직이는 마음’과 ‘고요히 흐르는 시간’ 등의 제목에 각각 4개의 단어들이 배치되어 있다. 예를 들면 ‘반복되는 리듬’의 항목에는 ‘커피’와 ‘양말’, ‘밥’과 아침‘ 등이 제시되는 식이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는 사물, 경험을 뜻하는 낱말’들을 통해서, 각자의 입장에서 ‘우리의 일상을 이해하고 성찰할 계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책을 읽는 동안 4명의 저자의 생각들을 접할 수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 단어들에 대해서 내가 에세이를 쓴다면 그 내용이 무엇일까 하는 점도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서 있는 위치와 삶의 조건이 다르면 볼 수 있는 시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 하겠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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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분 작가님의 서로 다른 에피소드가 스쳐 지나가던 '일상의 낱말들'을 꺼내보게 합니다. 북 토크 참여하고 나서 <예술가적 양말 거부자>, <가지고 노는 구슬이 좋지> 챕터는 한 번씩 더 읽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경험이 덧칠해졌거든요. 연말 친목 모임에서 작가님들처럼 일상의 낱말들을 꺼내 서로 이야기해봐도 좋겠어요. 포털에서 다 봤음직한 따분한 하루짜리 토픽이나 연예인 얘기 대신에요. 이렇게 일상의 낱말들을 꺼내어 나누고 듣고 말하다 보면 모르던 사이도 가까워지고, 알던 사이는 더 깊어질 테니까요. 책을 한 번 더 읽고 나면 네 분 작가님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겠지요? 우리만의 '수어로 비밀 말하기'를 하는 것처럼요. 참, 이 글을 쓰면서 맞춤법에 어긋난 데는 없는지 톺아보는 자세를 갖춰봅니다. <외우기로 해요>가 인상적이었던 독자 드림 (방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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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가지 단어를 두고 네 명의 작가님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연 덩어리 [일상의 낱말들]을 읽었습니다. 그야말로 일상에서 방금 뽑은 듯한 열여섯 가지 단어는 네 갈래 주제들-반복되는 리듬, 속삭이는 사물들, 움직이는 마음, 고요히 흐르는 시간-마다 네 가지 글감으로 묶여 네 명의 작가님의 이야기 옷을 입고 일상의 비일상을 되돌아 보게 만들었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생활을 하시는 김원영 작가님은 '커피'라는 단어에서 대학생 시절 법대 도서관에서의 추억과 함께 자판기에서 우당탕 떨어지는 '캔커피'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경제적 또는 선호도에 따른 선택이 아닌 '캔커피'여야만 한 이유에 대해 비장애인 입장에선 쉽게 떠올리기 어려웠습니다. 휠체어는 누군가 밀어주는 사람이 없는 한 이동을 위해선 양손이 필요하다는 것, 흔들리면 쏟아지는 테이크아웃 커피는 작가님의 일상엔 들어올 수 없는 기호식품이었다는 것, 그래도 지금은 텀블러가 있어 일상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 등을 알게 되면서 전혀 모르던 타인-사람을 점점 알아가는 듯 열여섯 단어들 마다 실려 있는 작가님의 글들은 다른 눈높이로 사물을, 세상을 보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말하기 독서법]과 [어린이라는 세계]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된 김소영 작가님은 어떤 단어에 쓰신 글이든 '어린이'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독서교실에 다니는 제자 어린이들과의 일화, 어른이지만 소아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던 이야기, 기다림에 대한 주제에서도 자신의 차례를 꾸욱 참았다가 화장실을 다녀와도 되는지 묻는 귀여운 '기다림'에 조물락조물락 그 느낌이 느껴지는 '액체 괴물', 문방구가 사라지듯 '장난감 가게'가 사라진 요즘의 일상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이길보라 작가님과는 [반짝이는 박수 소리] 완독챌린지 책거리 줌토크에서 영상으로 만나(?) 뵌 적이 있습니다. 수어로 하는 박수 동작이 '반짝반짝 작은 별' 노래 동작과 같아서 신기했었는데 그 이외에도 촉각과 시각으로 소리와 음악과 울림을 알아가는 이야기는 늘 감동입니다. 청인의 세계와는 먼 라디오라는 매체, 우리는 그 소중한 이야기들을 흘려듣고 때론 소음으로 치부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얼마나 비일상이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동물복지학을 연구하는 수의사 최태규 님의 글은 처음인데도 공감되고 뜨끔하고 반성도 좀 하며 읽었습니다. 종이 상자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를 모셔와 가족들이 모두 나가고 없는 빈집에 방목으로 키우고 있는 집사이면서 써니와 쌔리라는 이름의 코뉴어 앵무새 두 마리와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 제로의 물고기들까지 뽁짝뽁짝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동물복지'라는 개념도 낯설었고, '반려'라는 단어를 붙여 부르지만 진짜 한 평생 함께하는 존재로 여기며 사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커피, 양말, 책, 기다림, 병원 등등 주변에 늘 있는 '일상의 낱말들'에 대한 4인4색의 에세이 [일상의 낱말들] 신기롭고 특별한 일상을 선사하는 글들로 꽉채워져 있습니다. 알면 이해하게 된다는 말처럼 일상을 낱말들을 통해 그 일상들이 얼마나 특별한가를, 비일상인가를 배워갑니다. #일상의낱말들 #김원영 #김소영 #이길보라 #최태규 #에세이 #사계절 #열여섯_가지_단어_이야기 #책추천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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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작가님의 신간 알림 문자에 반가워하며 서점 앱을 열었을 때, 생각지 못했던 네 분이 모여계셔서 놀랐던 기억이 이 책의 첫 인상이었다. ‘일상의 낱말들’이라는 약간의 평범한 제목에 존경하는 분들의 글들이 모였다. ‘커피, 양말’이라는 일상 속 사물부터 ‘소곤소곤, 흔들흔들’이라는 다양한 낱말까지 작가님들의 경험이 가득 묻어나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시각에서, 어린이를 사랑하는 독서교실 선생님의 시각에서, 농인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의 시각에서, 곰의 보금자리를 지키는 수의사의 시각에서 펼쳐지는 글들은 다채로웠다. 네 분의 작가님들이 쓰시는 글은 저마다의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휠체어를 타면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책을 여러 개 쌓아 앉았다는 김원영 작가님의 ‘책’에 관한 글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휠체어에 탔을 때의 시점을 상상해보게 하였다. 이길보라 감독님의 ‘장난감’ 글을 통해 부모님과 함께 터널을 지나가며 입으로 소리를 냈던 그 어느 것보다 특별한 장난감의 추억을 읽으며 농인 부모 자녀의 어린시절을 함께 회상해 보았다. 김소영 작가님의 ‘게으름’, ‘기다림’에 관한 글들은 아이들에게 부지런함을 강요하던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늘 그랬듯이 작가님의 어린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그려져서 마음이 포근해졌다. 처음 알게된 최태규 수의사님의 글에서는 반려동물과 동물권에 대해 새로 알고 느낀 지점들이 많았다. 고양이 모모의 마지막 장면이 병원이 아니길 바라며 모모의 입장에서 편안한 마지막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했던 작가님의 모습을 보며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이 느껴졌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모모 이야기는 더 크게 와닿을 것 같았다. 또한 웅담채취용으로 사육되는 곰들을 해방시키고 곰의 보금자리를 지키는 행보를 글로 알려주셨다. 콘크리트에서 생활하며 발이 까진 곰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고통받는 동물들이 그들만의 리듬을 찾고 생활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었다. 작가님과 동물권 단체들의 활동에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 마지막 글의 주제어는 ‘안녕’이다. 네 분이서 각자의 방식으로 모두의 안녕을 그린다. 여러 사건들이 많았던 작년 한 해였어서 그런지 ‘안녕하길 바란다.’는 안부인사가 소중하게 들린다. 나 혼자 안녕한 삶이 아닌, 모두가 안녕한 삶을 위해서는 내가 서 있는 위치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과 위치에서 서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경험을 간접적으로 해보게 한다. 올해는 장애인, 어린이, 농인과 코다, 동물들의 안녕이 보장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