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선 철학 장 보드리야르의 이론 마케팅과 프로파간다 몰락한 제국의 일원이 느껴야 되는 정체성의 혼란과 그에 대한 자학 아직도 이토록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주제의 이야기가 쓰여지고 읽혀지고 있는 러시아의 저력 난해하지만 재밌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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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어떤 계기가 있는 것이 아니면 쉽게 책을 접하지 않는 이상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억지로 책 읽는 계기를 만드는 편이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공모전에 나가는 것이다. 이번 공모전도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수많은 책들 중에서 N세대, X세대라는 용어들이 흔치 않게 쓰이는 시대가 아니기에 『P세대』라는 제목이 어쩌면 더더욱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그런 용어들을 들으면서 자랐던 것은 아니지만 분명 들어본 적이 있는 단어였다. 톨스토이가 러시아 문학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러시아 문학에 관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읽어본 적도 없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괜한 시간 낭비가 아닐까라는 두려움도 들었다. 분명 어려움은 있었다. 한국 문학이 아닌 번역된 러시아 문학이라는 점에서 문장 또한 쉽게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10여 년 전 출판된 소설의 주인공인 타타르스키의 모습이 지금 우리의 현실과도 비슷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붕괴 직전의 소련은 여러 방면에서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고르바초프가 실행한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큰 성과를 보인 것은 분명했지만 그에 비례하여 이 두 정책에 대한 반발도 심하였고 정책으로 인한 파급효과 또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던 시기였다. 여지껏 소련을 지배해오던 정통 막시즘에 입각한 지배층들은 고르바초프의 정책을 맹렬히 비판과, 소련 내 비(非)러시아 계통의 공화국들에 대한 온건책으로 인해서 여러 곳에서 발생한 독립 운동은 소련 사회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었다. 특히 공산주의의 분열로 인한 틈새에 자본주의의 요소가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소련의 붕괴는 서서히 시작된다. 더 이상 공산주의는 국가를 통치하는 사상으로서 그 힘을 잃기 시작한 것이다. 주인공 타타르스키는 이처럼 소련이 붕괴되기 직전인 페레스트로이카 시대를 살아가면서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변화의 흐름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타타르스키는 단지 그 시기의 소련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인물에 불과하다. 많은 소련 국민들이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자신들이 오랫동안 옳다고 믿었던 공산주의라는 가치의 붕괴와 그 틈을 빠르게 스며들었던 자본주의적 가치의 성장을 모두 지켜봤다. 가치의 충돌은 필연적으로 이를 겪는 사람들에게는 정체성의 혼란을 불러오게 된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도 이 시대의 ‘타타르스키’들이다. 오히려 타타르스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변화를 겪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정체성, 가치관의 혼란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의 시대를 가로지르고 있는 가치의 대립은 정의내리기도 어렵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예를 들자면, 전통의 규점과 새로운 규범의 충돌,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충돌 등으로 표현하고 싶다. 교육계에서 전통적인 교사의 권위는 새롭게 성장하기 시작한 학생 인권과 끊임없는 갈등을 불러오고 있으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우리 사회를 더욱 삭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사실 인간이 역사를 이루기 시작했던 그 순간부터 가치의 충돌이 없었던 시대는 없었다. 상응하는 가치의 충돌로 인해 역사는 소멸과 발전을 지속해왔다. 가치의 충돌이 없었다면 역사는 정체되어 진보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결국 중요한 우리 인간들이고, 우리들은 충돌의 여파 속에서도 자신의 방향을 잃어서는 안 된다. 비록 자신이 패배하여 소멸된 가치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와 의미 있는 것이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나서면 되는 것이다. 방향을 잃은 채 갈팡질팡하게 된다면 흐름 밖으로 도태될 뿐이다. 더군다나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 우리들에게는 더더욱 필요한 자세이다. 타타르스키를 비롯하여 소련 붕괴 직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에서 혼란을 겪은 세대를 P세대(Pepsi-Generation)라 한다면,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대하고도, 위대한 기로에 서있는 주인공으로서의 P세대(Protagonist-Generation)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