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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을 접하기 전 우리 신화에 대한 나의 배경지식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재미있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나라엔 이런 신화가 정말 없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렸을적 배운 것들은 기껏해야 단군, 주몽 등 건국신화가 고작이었다. 그나마 그 짧은 이야기의 줄거리만 알 뿐, 행간의 의미를 몰랐다.
2. 책을 접하다!-어라, 표지 디자인?
이 책은 나오자마자 눈에 띈 것은 아니다. 촌스런(?) 표지 디자인 때문이랄까? 나중에 알았지만 그것은 옛부터 전해내려온 우리 신들의 그림을 리터치한 것이었다. 이 책에는 여러 종류의 그림들이 들어있다. 옛부터 내려온 그림들을 리터치한 것, 현대의 감각으로 일러스트 한 것과 애니메이션의 한 컷 등 얼핏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우리의 신들과 그들이 만들어 가는 장면들이 읽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처음에는 색감이 익숙한 일러스트 컷 등이 눈에 들어왔으나 보면 볼수록 옛그림이 편안하면서 진중한 맛도 담고 있는 것 아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본 표지 디자인....성스러움이 조금씩 묻어나온다고나 할까?
3. 우리가 잊고 있었던 참신한 우리 신화의 세계로....
이 책은 단순히 그리스로마신화가 유행하자 나온 아류작이 아니다. 그들과는 전혀 다른 내용과 전개 방식, 그리고 소재들은 우리의 신들이 신이 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아니 겪을 수밖에 없었던 과정들의 면면을 저자의 뜨거운 열정으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가 재미있고 참신해서 놀랐지만, 한 가지 더 놀라웠던 것은 저자의 열정이다. 대학 교수시라길래 뻣뻣하고 현학적인 문체로 따분할 것이라 추측한 것은 편견이었다. 우리 신들 하나하나를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았고, 그들이 겪었던 일들을 체득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장을 넘길수록 나도 모르게 우리 신화의 세계로 깊이 깊이 빠져들었다.
4. 이제 당당한 한국인으로...
내가 중고생 시절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내 인생은 정말 달라졌을 것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것이 바로 신화고, 이것이 바로 삶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이제 남부럽지 않은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한국인임에 어깨가 절로 펴진다!! [인상깊은구절] 신이란 무엇인가. 파란만장한 삶의 역정을 거치면서 우리 안에서 찾은 우리의 신성이다. 신을 마음에 품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신성한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다. 많고도 많은 세상의 신, 나는 다른 누구가 아닌 우리 자신의 삶의 표상인 우리의 신들을, 가슴에 품는다. 눈을 감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신의 이름을 불러 보라. '바리---.' 그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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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고 있던 국내의 다양한 신화와 전설을 취합 정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내용의 절반은 실제 신화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주와 해설, 의견으로 가득차 있고, 신화 내용에 있어서도 겉핧기 식으로의 정리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 신화에 대한 궁금증으로 책을 구입한 저로써는 매우 실망했습니다.
(제가 몇 년간 YES24에서 구입한 책값만 해도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서평을 한 번도 안 썼었는데, 이 책은 다른 사람이 보지 않았으면 해서 이렇게 서평을 적게 되었습니다)
신화가 잠깐 나오다 신화 분량 혹은 그보다 더 긴 저자의 해설과 생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구성은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데다가, 신화와 저자의 의견도 분리가 명확하지 않아서 어디까지가 신화고 어디까지가 저자의 생각인지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는 것도 심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편집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적어도 저자의 생각과 수집된 자료에 의한 신화 정리는 폰트 차별화 혹은 박스 구성 등에 의해 분명히 쉽게 구별될 수 있도록 구성했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신문사에서 출판된 책인만큼 편집 자체의 노하우나 실력이 떨어져서 이렇게 구성한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게다가 제가 색안경을 끼게 되면서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일 수도 있겠으나 중간중간의 삽화에 삽입된 출처는 해당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동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책을 구입하라는 말로 보이는 건 어째서일까요. 물론 제가 좀 심하게 평가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아래 인상 깊은 구절을 읽어보시고 나쁘지 않다고 느끼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솔직히 저는 책 제목에 사기(?) 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저자의 상상과 추측을 읽으려고 책을 산 것이 아니라, 우리 신화에 대한 자료 수집 및 우리 문화를 공부하고자 하는 갈망 때문에 이 책을 샀는데 제 기대를 너무나 무참히 짓밟더군요.
1만원이 넘는 가격의 책인데... 물론 내용을 수집하고 정리하신 저자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차라리 책 제목이 [우리 신화의 이해] [한국 신화 개론] 뭐 이런 식이었으면 오히려 이런 불만은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 책 제목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일 터...
다음부터는 저자와 이 출판사의 출판물에 대해서는 구입을 상당히 꺼리게 될 거 같네요.
p.s. 책이 마음에 안드는 거지 신문사에는 별 불만 없습니다. 혹시라도 괜히 책 하나에 대한 글로 정치적인 해석을 하는 건 삼가해주시길. 전 좌파도 우파도 아니니까요. [인상깊은구절] 다소간의 추리와 상상을 동원하여 정리한 이야기다. 물론 자료에 따른 상상이다. (중략) 다만 한 가지, 하늘을 차지하기 위한 신들의 약동이라는 화소만큼은 거의 순전한 상상이다. 하지만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의 대변동에 그러한 약동이 없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일 터이다. (후략) (P.21 세상이 처음 열리다 중) |
| 몇몇 이름은 들어봤지만 대다수가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었다. 비슷한 내용의 얘기들은 몇몇은 알고 있었다. 이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하느라 고생한 저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신화의 내용을 처음부터 상세히 적었으면 좋았다. 물론, 저자의 글 전개상 필요했겠지만. 또, 저자가 주저리주저리 사족을 너무 많이 달았다는 점이 아쉽다. 독자들이 사리판단이 부족한 사람들이라면 도움을 주는 내용일테지만, 마치 영상물심의위원회에서 '이 영화는 국민이 봐선 안돼. 이부분은 잘라야 해.'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책 내용이 신화라고 하지만 근세의 내용이 많이 가미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도도 그렇고. 저자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신화 그 자체로만 책을 써 주셨으면 한다. |
| 보통 신화를 얘기하면 로마신화나 그리스 신화 등을 떠올린다. 우리에게도 그만큼 풍부하고 아름다운 신화들이 전해져 내려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르고 살았다. 단절됐던 역사 탓인지 우리의 무관심 탓인지 이제야 우리에게로 다가오는 우리의 옛날 이야기가 이렇게 많이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고 자긍심도 느껴지게 하는 책이다. 역사가 깊다면 당연 구전신화도 많을 터인데, 우리는 우리 것에 무관심 한것이 너무나 몸에 배여 있는 듯하여 부끄럽게도 만드는 책이다. 우리의 신화속에 나오는 신들은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처음부터 신과 인간이 구분되어 있는 로마신화와 다른점이 아닐까 한다. 인간과 같은 신.. 고난 속에서 인간을 초월하고 신성을 얻어가는 과정.. 이것이 우리 신화다. 힘든 삶속에서 얻어지는 신성.. 어린이들에게도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 보다 우리의 신화속에 인물들이 더욱 더 교훈적이고 동화적이며 꿈과 희망을 심어 줄수 있을 것이다. 우리것이 소중한 것이라는 말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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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에 빠졌을 무렵 난 '우리나라 신화는 뭐가 있지?'라는 고민에 빠졌었다. 물론 약간의 신화는 알고 있었다. 단군왕검의 고조선 건국신화, 고주몽의 고구려 건국신화 등등. 그런데 생각해 보면 거의 건국신화와 관련된 것이 전부였다. 그때 약간 부끄러웠다. 남의 나라 신화만 알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찾아서 읽게 되었다.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번에 중국신화를 읽으며 다시 이 책을 꺼내 읽었다. 역시나 재미있었다. 그리고 중국이나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달리 굉장히 한국스러운 맛이 있었다. 바리데기 신화가 특히 재미있었다. 가끔 불교 이야기도 나오는데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신화와 많이 섞여서 그런 것 같다. 우리나라 신화가 궁금할 때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도 잘 되어 있고 진짜 우리신화를 누가 옆에서 이야기 해주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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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주변 세계에 대해 왜? 라는 질문을 할 줄 알았던 민족만이 갖고 있는 문화유산이다. 이 책을 접하기 전 나는 우리 나라에 이처럼 훌륭한 신화들이 있는 줄 몰랐다. 강림차사 본풀이의 장대하고 촘촘한 서사구조! 프쉬케 신화를 능가하는 자청비 신화의 아름다운 이야기! 저자의 간섭이 조금은 과하게 느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우리에게도 왜? 라는 질문을 던진 선조들이 있었고 그 질문의 대답이 만들어낸 꿈같은 이야기의 바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강림차사 본풀이의 한 장면 - 헹기못에 뛰어드는 강림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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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에 관한 세 권짜리 세트를 반값에 팔고 있길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포함한 북유럽 신화를 자세히 공부해보고 싶어 결제 코스를 밟고 있는데 문득 '뭐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영화 <적벽대전>을 보면서 동양 철학도 모르고 서양 철학만 공부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던 때의 기분과 비슷했다. 동양 철학은 배우려고 보니 방대학 중국 철학을 배우지 않으면 공부라고 할 만한 걸 찾기가 어려워 당장의 졸업을 핑계 삼아 수업 한 두 개 듣는 선에서 마무리하며 포기했었다. 하지만 어차피 단순한 흥미로 만나보려던 신화인데 우리 신화도 모르는 주제에 북유럽 신화를 먼저 만나려 하는 건 도저히 스스로 용납할 수가 없었다. 자꾸 부끄럽다, 부끄럽다 생각하고 있자니 기억 저편에 지워져가고 있기는 하지만 이윤기 선생님의 도움에 힘입어 각종 문화콘텐츠들 덕에 꾸준히 만나고 있는 그리스 · 로마 신화를 알고 있는 것도 민망해지기에 이르렀다. 결국 결제 버튼은 누르지 않고 우리 신화에 관한 책을 곧바로 구입했다. 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살아있는 우리 신화>.
우리 신화 속 인물들은 이름조차 생소한 신들이 많다. 최근 많이 조명되고 있는 '바리데기'나 '오늘이'라든지, 주류로 익숙한...... '자청비', 일상 생활에 많이 쓰여서 꽤 알려진 '삼승할망' 정도를 제외하면, 당금애기니 강림도령이니 백주또며 궤네깃또며 온갖 이름들이 뜻모를 사투리처럼만 들린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 신화는 구전으로 이어져 내려온 것이 대부분이며 제주도 같은 언어가 꽤 분화된 지역에서 전해진 것들이 많단다. 그 유래가 확실치 않고 해석 또한 분명치 않은 것이 많아 우리에게 알려질 일이 적었다. 또 요즈음처럼 기다 아니다를 구별지을 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알고 나니 이렇게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또 있을까 싶다. 서구 신화와 달리 소박하고 인간적이다. 질투나 욕심 등의 부덕은 누구나 가질 만한 수준이며, 못되게 그려지는 인물들도 동네에서 나쁜 놈이다 욕 좀 먹을 정도의 수준이다. 물론 흔치 않게 능지처참 같은 끔찍한 장면도 나오고 부모의 원수를 갚고자 죽음을 불사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해학적인 표현과 구수한 입담(구전!)이 버무러져 있고 한이 서린 정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현명한 여성의 힘이 생각보다 막강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또 신이라고 해도 결점 없고 권위있는 신이 아니라 보통 인간과 비슷한 모습이며 인간과 어우러지는 정도가 그리스 · 로마 신화 보다도 친근하다. 주로 다뤄지는 것이 날 때부터 신이었던 인물보다도 인간이었다가 신이 된 인물의 이야기가 많아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성이 그려지는 양상은 차치하고서라도 이야기 전반에 한국인의 정서에 딱 들어맞는다고 여겨지는 부드럽고 서민적인 이미지가 많이 그려진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바리데기 정도를 제외한 우리 신화라고는 교과서에 실렸던 '아기장수 우투리' 정도가 생각났었다. 어릴 적 <전설의 고향>을 보면서 '에잇, 오늘은 안 무섭잖아!' 하며 실망했던 이야기들 중에 이 책에 실린 신화가 있었을 것도 같다.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잊고 지냈던 우리 고전 문학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끼도록 해주는 이 책. 일부 중학교에서 권장도서로 선정하기도 한다는데 보다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어떤 사연들이 있는가. 자신을 버린 세상을 구원하러 서천서역 무간지옥 속을 하염없이 흘러가는 바리. 작은 가슴에 우주를 품어안는 들판의 딸 오늘이. 사랑을 찾아 어디라도, 불구덩이라도 가는 자청비. 땀 내음만으로 남편을 가려내는 지조의 막막부인. 거친 바다든 광활한 대륙이든 겨자씨만 한 거침도 없는 영웅 궤네깃또. 목이 잘린 채로 눈 부릅뜨고 불의를 향한 항변을 토해내는 양이목사……. 그간 호깃라도 우리 신화에 대하여 가졌을지 모르는 아쉬움이나 실망은 이들 민간신화의 생동하는 사연과 만나면서, 마음을 한바탕 흔들어놓는 주인공들과 만나면서 어느덧 놀라움과 뿌듯함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5쪽)
명진국따님애기가 하릴없이 인간세상 생불왕으로 명 받아 행차를 차리는데, 모습이 볼 만하다. 만산 족두리에 남방사주 저고리, 북방사주 붕에바지, 대홍대단 홑치마 물명주 단속곳으로 치장하고 은가위 하나에 참실 세 묶음, 꽃씨 은씨를 들었다 .아기를 낳아주고 닦아주고 업어줄 시녀들 거느리고 사월 초파일에 노각성자부줄 타고서 인간세상으로 내려와서 임보로주 임박사네 집으로 나는 듯이 들어간다. 비단 치마 벗어놓고 짚자리에 올라앉아 아기어미 열두 궁 뼈를 늦추어 자궁문을 열고 은가위로 아기 코를 툭 건드리니 양수가 터져나온다. 산모한테 큰 힘 작은 힘 불어넣으니 임박사 아내가 없던 힘이 불끈 솟아나 고운 아기를 낳는다. 참실로 배꼽줄 묶어 은가위로 싹둑 잘라 아기를 번쩍 쳐드니 응애 응애 목 놓아 운다. (42쪽)
원수를 갚은 한락궁이는 청대밭으로 향했다. 어머니 시신이 뼈만 앙상하게 흩어져 있는데 원한이 사무쳐서인지 이마에 동백나무가 자라 있고 가슴께는 오동나무가 서 있었다. 한락궁이는 한참을 통곡하다 서천꽃밭 꽃을 꺼내 어머니 시신에 뿌리기 시작했다. 뼈오를꽃을 뿌리니 뼈들이 절그럭거리며 서로 맞붙었다. 살오를꽃을 뿌리니 살이 뽀얗게 피어올랐다. 피오를꽃을 뿌리니 몸에 발그레 피가 돌았다. 숨트일꽃을 뿌리니 맥박이 둥둥 뛰기 시작했다. 때죽나무 회초리로 몸을 세 번 때리니 어머니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설운 아기야, 내가 봄 잠을 많이 잤나보다." (134~135쪽)
궁상이가 소 한 마리를 사다주자 궁상이 아내는 제 손으로 고기를 점점이 저며서 밤낮으로 포육을 떴다. 포육을 떠서 내다 말리기를 거듭하니 소 한 마리가 솜처럼 되었다. 궁상이 아내는 포육을 솜으로 삼아 궁상이의 옷을 지었다. (…) 궁상이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쪽은 온통 갈대밭이고 한쪽은 출렁이는 물인데 배는 고프고 쓸쓸은 하고 갈대는 우거져서 시름시름 우는 소리 나고 마음은 슬펐다. 갈수록 배는 고파오는데 사방을 돌아봐도 먹을 게 없다. 속절없이 배를 곯다가 우연히 옷섶을 입에 물고 질근질근 씹으니까 고기 맛이 돋아났다. 옷섶을 뜯어내고 살펴보니 그 안에 든 것이 온통 소고기 포육이다. 포육을 먹다보니 허기가 가시고 흐려지던 정신이 맑아져왔다. (271쪽,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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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수업을 하면서 서정오라는 분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 그 분의 옛이야기 모음책이나 우리 신화를 엮은 책을 알 수 있었다. 책 이야기를 하다가 아는 분이 한겨레 신문에 연재된 우리 신화 이야기가 재밌다면서 권해주신 책이다.
그리스로마신화와 가장 크게 느껴지는 차이점은 바로 스케일이다. 그리스로마신화의 경우 세계적이라는 느낌이 든 반면에 우리 신화의 특징은 천상과 지상 지하 그리고 저승과 이승이 아시아적이었다. 또한 그리스로마 신화는 스펙타클한 전투라던가 때로는 너무할 정도의 복수전 등이 그려지지만 우리네 전통이야기가 그러하듯 늘 권선징악이나 용서로서 이야기가 마무리되곤 한다. 그리고 부엌신, 조왕신 등 매우 소규모의 신들의 존재도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은 무엇이 더 좋은 지 모르겠다. 우리 신화를 더 좋아해야한다는 것은 알겠다만 사실 아직 나조차도 그리스로마신화에 너무 길이 들여진 것이 사실이라 신들이 너무 인간적이고 자잘한(?) 느낌이들 어 허전한 것도 사실이다. 바로 이점이 우리 신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글쓴이는 말하고 있지만 말이다.
작가에 대한 느낌은 좋다. 어렵지 않은 말로 신의 체계를 세우고 헷갈리지 않을 정도의 이야기를 풀어놓아 우리 신화를 전혀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부담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다만, 도치법과 생략법을 너무 사랑하시는 지라 간혹 문장해독이 멈칫할 때가 있다는 것만 유의하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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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란 역시나 재미있다. 특히 조금은 낯선 우리의 신화를 읽는것이 참 흥미로웠다. 이야기의 주체로 나오는 많은 신들은 외국의 그들과는 다르게 고통과 한을 겪은 인간이 신으로 바뀌었다는 점도 이채롭다. 그리고 곳곳에 나오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주체적이고, 용감하며, 모든것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양성이 평등하지 못한 현실의 증명일지는 모르겠으나... 어린이 책도 있다니 사보고 싶고, 세계의 민담전집도 하나씩 사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2005/01/20 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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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우리의 삶이란 어떠한가. 한(恨)을 피할 수 없고 죄를 면할 수 없는 삶이다. 그러한 우리의 영혼을 온몸으로 감싸서 눈물로 씻어줄 구원의 여신이 바로 바리다. 힘들고 쓰라린 삶 뒤에 또다시 냉엄한 단죄가 우리를 맞이한다면 이는 얼마나 가혹한가. 떠나는 이들에게 너그러운 안식(安息)을! 그것이 바리의 박애의 형상에 실은 우리 경레의 작은 소망이었다. 죽은 이를 떠나보내는 남아 있는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었다. - 바라데기 中에서
* 바리데기는 우리가 이제껏 만나온 그 어떤 신들과도 다르다. 그러나 그녀는 얼마나 친근하고 또 익숙한지. 그것을 가리켜 우리는 한국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힘들고 쓰라린 우리의 삶 뒤에 냉엄한 단죄가 아니라 부디 너그러운 안식을~ 그것을 바랬던 우리 조상들의 마음이 아니 우리들의 마음이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신화란 어려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면 한없이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겹고자 하니 또 얼마나 정겨운지. 책을 펼치니 그런 정겨운 그림과 더불어 정겨운 신(神)들이 한가득 우루루 쏟아져 나왔다. 당금애기, 사라도령, 과양각시, 바리데기, 공덕할미, 천년장자, 서수왕애기,조왕할머니....신화속 그들의 이름은 하나같이 예쁘기 그지없다. 그들의 삶은 화려하거나 대단하기 보다는 우리들의 한많고 서글프고 곡절 많은 삶을 닮아있다. 우리들의 서러움의 정서는 그렇게나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가 보다(에구야, 고단하기도 해라~!!) 요새는 아이들 동화에도 신화 속 인물들을 주제로 한 게 많은데 좋은 현상같다. 그렇게 신화와 신들이 먼 먼 어느 옛날의 이야기 속이 아니라 우리들 생활 속 어딘가에, 때론 우리들 가슴 속 어디 한구석을 차지하고 떡하니 버티며 살아가고있어야 함을 생각했다. 할머니 곁에 앉아서 이야기를 도란도란 듣는 그런 겨울밤은 이제 사라지고 없지만 그들은 책 속에서 이 긴긴 겨울밤에 누군가 책장을 펼쳐주기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차가운 가을비 내리는 밤 따뜻한 고구마 쪄놓고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서 멀리 서역서천국으로 아버지를 찾아가는 한락궁이와 남장을 하고 사랑을 찾아 떠나는 자청비 이야기와 염라대왕을 잡으러 저승으로 떠나는 강림도령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고 싶어라~ - 다락방 구석에서 허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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