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2차 대전 이후 독일에 점령당했던 유럽 각국에서는 나치협력자에 대한 대대적인 청산이 이루어졌다. 이 책은 유럽 각 국 중에서도 가장 나치협력자에 대한 청산이 활발했던 프랑스의 나치협력자 청산을 통시적으로 다룬 글이다. 반면 일제강점기를 지내고 세계 2차 대전 이후 해방한 우리나라의 경우 친일파에 대한 청산은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친일파의 자손들이 기득권을 차지하고 독립운동가의 자손들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친일파 청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친일파청산의 차이점과 그러한 차이점이 나타나게 된 이유를 살펴보자.
이 책에서 나치협력자 청산을 지휘했던 드골은 나치협력자중 언론, 작가 등 지식인에 대한 청산을 아주 확실하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드골은 “나치군에게 모르고 달걀을 팔아 나치에 협력한 농부는 용서가 가능하나 나치에 협력함으로써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천재와 석학은 책임의 화신이다” 라고 하며 그들의 청산을 확실히 했다. 그 결과 나치에 협력했던 수많은 작가들, 언론기자들이 사형당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해방후 친일파들을 청산하려는 반민특위가 형성 되어 친일파 지식인을 청산하려 했으나, 이승만 정부는 반민특위 집단을 무력으로 해산시키고 친일파 지식인들을 행정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다시 새 정부의 고위 관료로 등용하였다. 또한 적극적인 친일 논조를 담았던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언론도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에 비해 우리나라의 친일파 청산이 너무나 미미했던 이유에 대해 살펴보자. 이 책에서는 프랑스의 나치협력자를 두 부류로 나눈다. 첫 번째, 나치의 사상에 동조해 처음부터 나치에 협력한 경우. 두 번째, 나치의 지배하에 변질되어 나치에 협력한 경우. 그리고 첫 번째의 경우에는 처벌에 관용을 베풀었으나 두 번째의 경우에는 가차없이 처벌을 가했다. 즉 사상의 차이는 인정할 수 있으나, 민족의 배신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진정한 나치협력은 두 번째 경우라 할 수 있겠다. 나치의 프랑스 점령은 4년정도 였으나, 우리나라의 일제 감정은 36년 가량이나 된다. 36년이라는 긴 세월은 프랑스가 겪은 4년정도의 점령에 비하면 살기 위해 친일을 할 수 밖에 없이 만드는 훨씬 힘든 상황이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친일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친일의 죄가 무겁지만, 프랑스의 나치협력보다 너무나 어쩔 수 없는 경우였으므로 프랑스의 나치협력자보다는 죄가 가볍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국가를 이끌어 나가기위해서 많은 수의 지식인이 필요했고, 유럽의 나치 협력자들 보다도 죄가 가벼웠으므로, 우리나라의 친일파 청산은 프랑스에 비해 미미했었던 것 같다.
물론 일제강점기에 친일행각이 어느정도 불가피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그러한 지식인이 많이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친일파가 기득권을 차지하고 독립운동가의 자손이 힘들게 사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친일파의 제거를 드골이 프랑스의 나치협력자를 청산하던 방식으로 했다면 국가를 이끌어갈 지식인이 부족해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있기도 힘들었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친일파 청산은 친일을 했던 인물에대한 제거 보다는 그러한 민족의 반역자에게 국가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또 그러한 자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막는데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