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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표지를 꽉 채우는 소년의 넘어질 듯 급박하게 뛰어 가는 뒷모습이 아리다. 뭐가 그리 절박한 걸까.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리고 있다 라는 제목이 마음 아프다. <이책은> 서평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책을 잡자마자 절반을 내달리듯 읽어버렸다. 소년이 뛰는데, 그것도 아주 절박하게 달리는데 그냥 천천히 읽을 수는 없었다. 나도 같이 달려야했다. 소년이 왜 그렇게 뛰어야하는지 영문도 모른채, 연유를 알고자 혹 도와줄 일이 없을까 마구 따라 달렸다. 하루 뒤에 급한 일들을 마무리한 후 남은 절반을 마저 다 읽었다. 마음이 아렸지만 그래도 참 다행이었다. 소년이 무사해서 눈물이 났다. 그렇다고 소년의 처지가 당장 좋아졌다는 건 아니지만 희망을 보았다. 처음으로 가족이 한 자리에서 한 마음으로 시선을 맞추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 보는 시간이 따듯했다.
저자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본 건 어제. 밤에는 책을 잡지 말라고. 일단 읽기 시작하면 손을 놓을 수가 없으니 밤을 세울 수도 있다고. 그렇더라. 내가 읽어보니 나는 비교적 책을 천천히 읽는 사람인데 빨리 읽는 사람이라면 단숨에 읽어낼테다. 소년의 동선을 따라 급박하게, 절박하게, 안타깝게 따라갈 수 밖에 없다. 뭔지 알지 못하는 호기심은 둘째인데 그건 열다섯 살 소년을 바라보는 내가 부모라서 그럴게다. 남의 자식이라도 내 아이처럼 소중한 자식일진대 그 아이가 곤경에 처했다는 사실. 부모네가 그 사실을 모르고 소년은 말하고 싶지 않고, 부모는 알고자 하지 않고, 그나마 직업적 시선으로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레이섬 교장선생님만 관심을 주신다.
둘도 아니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열다섯 살의 지니. 지니네 가족은 일단 경제적으로 어렵다. 집세를 밀린 지도 몇 달이고 택배 일을 하는 아빠는 술 중독이 심하다. 그 중독이 유독 심한 날에 허리띠로 아들을 때린다. 술 깨고나서는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만 그때뿐이다. 그렇게 그 일이 힘든건가...엄마는 청소 일을 하는데 지니가 로미오라 명명한 그 녀석이 아무래도 엄마와 수상한 사이로 보인다. 엄마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은데 아빠에게 말을 하기가 싫다. 아빠도 수상하다. 매일 밤 술에 곯아 떨어지면 밴의 계기판을 확인해보는데 평상시 일할 때의 킬로수보다 항상 더 많이 초과해 있다. 여쭤봐도 화를 낼 뿐 알 것 없다는 식이다. 아빠에게 전화를 하면 받는 적이 없고 문자도 거의 안하신다. 폰을 못 다루는 사람이 아닌데. 이래저래 둘다 수상하다.
달리기에 소질이 있는 지니. 학교에선 선수로 활약한 적도 있건만 집안이 편안하지 않고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는 가족. 셋이서 다정한 식사 자리도 가져본 지가 언제던가. 학교에도 흥미가 없고 출석을 했다가는 땡땡이 치기가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그러자니 레이섬 교장선생님께서 부모님 앞에서 훈육을 하시고...그 날도 갈 데가 없어서 자신의 방에 누워 있는데 아래층에서 무언가를 다급히 찾느라 이리저리 뒤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러다 내 방까지 오겠는걸 쫑긋 세운 귀에 들린 건 출입문이 열리자 후다닥 뒷문으로 달아나는 소리. 창문을 통해 내다보니 밖에 또 다른 감시자가 서 있다. 도대체 뭔일이래. 우리집에 훔쳐갈 게 뭐가 있다고. 그나저나 엄마는 이 시간에 집에 왠일인가, 게다가 로미오와 함께 라니. 내가 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는 안되는데...
밖으로 나오니 자신을 감시하는 눈초리가 여기저기 보인다. 무시하며 걸으니 그들이 따라온다. 샛길로 빠져서 바라보니 자신을 겨낭하고 따라붙는다. 운전자와 옆자리에 앉은 남자 둘이 승용차를 운전해 다가오고 플래시 코트를 입은 차가운 미소를 짓는 신사가 재빠르게 다가온다. 어쩜 다가오는 모습도 흐트러짐이 없는 싸늘함 그 자체다. 소름이 돋는다. 왜 나를 쫓을까. 본능적으로 도망을 친다. 달리기에서는 그닥 주눅들지 않는데다 아는 지리라 이리저리 몸을 피하며 돌아보면 어느새 차가 따라붙고 플래시 코트는 예의 서늘한 미소를 흘리며 앞에 서 있거나 뒤에서 곧 덮칠 기세다. 식은땀이 흐르면서 이건 장난이 아니구나...도대체 왜? 아빠나 엄마가 무슨 잘못을 했나...
아무리 아는 지리라지만 공원이랑 거리를 따돌리다시피 도망다니다 기진맥진해 집으로 왔다. 그래도 집이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가. 엄마는 경찰이랑 도둑이 들었다며 실랑이중이고 지니에게 도둑을 보았느냐고 묻지만 지니는 대답할 수가 없다. 그 시간에 집에 있었다고 할 수도 없을뿐더러 엄마가 걱정하니까. 경찰은 예의상처럼 묻고 갔는데 창문으로 바라보니 감시자가 둘 있다. 엄마에게 말하니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가 낯선 사내에게 따지듯 왜 감시하냐고...지니는 아무래도 불안해 계단을 뛰어내려가며 엄마를 말려야겠다 생각하는데 탕!. 엄마는 쓰러졌고...엄마는 입원을 했다. 빌어먹을 아빠에게 알려줘야는데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간다...
중략
학교에서도 두 살 많은 스핑크에게 걸핏하면 두들겨 맞기가 일쑤. 그한테만 맞으면 다행인데 이 패거리들이 한테 덤벼서 패면 그날은 더할 수 없이 재수없는 날이다. 엄마의 사고로 교장선생님은 당분간 호의가 가득 담긴 진정어린 말씀을 하시며 뭔가 도움이 필요하면 꼭 말을 해달라고 당부하신다. 잠시지만 말을 할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한다. 플래시 코트의 모션이 생각난거다. 병원에 있는 엄마에게 갔을때 출입문에 홀연히 보인 그 사내는 목을 긋는 행동을 보여줬다. 말하지 말라는 의미라는건 열다섯 살이라도 안다. 걸핏하면 나를 패던 스핑크가 왠일인지 나를 보고선 할 말이 있다며 어깨동무를 하면서 한적한 곳으로 데리고 간다. 이 모습을 레이섬 교장선생님께서 보셨음을 나중에 얘기하시며, 고자질하는 게 아닌 해야할 말은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전화번호와 교장실 번호까지 문자로 찍으셨다. 말해 버릴까, 흔들린다...
아빠가 분명 무슨 일이 계신 것 같은데 도통 말씀을 안하신다. 엄마가 수상쩍은 얘기는 당분간 안하기로 한다. 엄마는 선물을 안 가져왔느냐, 이를테면 꽃 같은 거는 필요없다고 하시는데 나는 선물이 있다고 말한다. 안그래도 된다고 하는 엄마에게 책을 내민다. 엄마는 책을 펼치다가 헐! 이건 학교도서관 책으로 2년도 더 지난 반납책이잖니. 상관없어요, 모를거에요. 제가 그 책을 얼마나 좋아하고 위안받고...네가 그랬단 말이냐 묻는 아빠에게 혼자 있는 시간에 그랬다고...여기서 훔친 것이나 다름없는 얘기는 중요한게 아니다. 셋이서 눈을 맞추고 같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사실.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할 수 없이 행복함인데...지니의 마음에 아주 잠깐 훈김이 머문다. 아빠는 또 어딜 가시는 걸까...
[리버보이]의 저자라는데 제목만 알지 못 읽었다. 시선이 따듯하다. 저자는 거칠고 폭력적이고 음산한 거리에 소년을 내몬다. 피하고 싶은 지니의 마음과 무서운 공포와 그것보다 더한 부모를 죽일거라는 협박에서 자유롭지가 않다. 어떤 나쁜 일인지는 구체적으로 모르나 암튼 나쁜 일인 것임을 알지만 그네들의 요구를 거절할 수가 없다. 무조건 복종여야고 무조건 이행해야 한다. 주무기인 달리기가 이리 소용될 줄이야. 부모를 위해서라면 내 한 몸을 바쳐 지켜야하리. 아린 마음을 다독여줄 새도 없이 지니는 달린다. 늦으면 안된다. 저자는 지니가 어차피 부닥쳐야 할 현실이고 지니가 이겨내야할 현실이라고 한다. 맞다. 지니가 협박에 굴해서라기보다는 부모를 위하는 마음이 바탕에 있어서다.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 부모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기에 달리는 마음이 무섭지만 참아야한다. 눈물은 나중에 흘려야 한다.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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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절망과도 같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암흑가와 유흥단지를 치열하게 달리는 소년이 있다. 바로 열다섯 살 소년 '지니'다. 학교에서 철저히 외톨이인 지니에게는, 알코올 중독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와, 직장 상사와 바람난 엄마가 있다. 그것도 모자라 찢어지게 가난해서 월세도 밀린 허름한 집안에 침입자까지 찾아든다. 온갖 물건들을 발칵 뒤집어 놓았지만 정작 그들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던 중 침입자로부터 엄마는 총상을 입고, 지니는 침입자의 우두머리인 '플래시 코트'로부터 그들이 얻고자 하는 '물건'을 찾아내라는 지령을 받는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온 집안을 뒤져봐도 찾을 수 없게 되자, 지니는 가족들의 목숨을 담보로 '나이트 러너(Night runner)'가 된다. 지니가 판단하고 주관하여 스토리 전체를 서술해나가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족이라는 1차적 집단에 속하게 된다. 가족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부모로서의 자리, 자식으로서의 자리를 지켜야만 한다. 지켜내지 못하는 순간에 가족이라는 1차적 집단은 와해되고 만다. 가족의 원칙성은 생물학적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맹목적이다. 혈연이라는 끈끈한 줄은, 선택의 여지도 없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다른 사회적 제도와 마찬가지로 가족이라는 제도 역시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고 있다. 결혼을 통해 구성된 가족 관계가 이혼과 재혼이라는 해체와 재결합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니가 추구하는 가족사랑방식을 바라보면서, 가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받게 된다. 가족은 각자의 삶에 있어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관여하기 마련이지만, 늘상 완벽한 형태로 자리잡기는 힘들다.
소설 초반부 지니의 가족은 완전히 개별적인 관계로 존재하는 듯하지만, 폭풍 같은 사건과 마주하면서 진심으로 재결합하는 가족 간의 성장과정을 그린다. 때론 가족이기에 상처를 주고 분노나 원망의 대상도 되었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는 구심점이 그 출발이다. 거대한 철옹성 또는 울타리가 되어주는 게 부모여야 맞지만, 지니에게 있어 부모의 자화상은 반목과 증오의 대상, 환멸의 이름과도 같았다. 무능력과 폭력의 결정체였다. 하지만 그 증오의 대상은, 이내 어린 아들이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대상으로 치환된다. 가족이기에, 내 엄마이고 아빠이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가엾은 소년의 심정에 독자들은 동화될 수밖에 없다. 격정적인 사건을 계기로 가족의 삶과 무게를 한층더 가치있게 매기는 치유의 절정을 보여준다. 어린 지니에게는 잔인하고도 고달픈 순간이었겠지만, 가족을 지키고자 했던 뭉클한 여정이 그 속에 담겨 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지켜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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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주정뱅이 아빠. 바람난 엄마. 밀린 집세. 학교 건달들의 괴롭힘. 15세 소년에게 주어진 환경은 이렇게 비루한 것이다. 엄마가 총상으로 입원하자 집엔 먹을 것마저 떨어진다. 아빠라는 작자는 아들이 굶고 기다리는 것도 모르고 제 입에 들어갈 햄버거 달랑 한 개를 사들고 들어온다. 그마저, 허공에 날아간다. 이런 가족이라면 없는 게 낫지 않을까. 차라리 없다면 시설에서 적어도 배는 곪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은 거짓말을 한다. 아이들의 거짓말은 사소하고 허술하다. 굳이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될 일들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고, 숨기지 않아야 될 일들을 숨긴다. 소년이 안타까운 건, 그 없어도 될, 차라리 없으면 좋았을 가족들에 대한 애증이다. 아빠가 싫고, 엄마가 싫고, 그들에겐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위험들 중 그 아무것도 공유하고 싶지 않은 존재로서 거기에 있음에도, 아이는 그들이 위협받자 죽을 힘을 다해 달린다. 아이는 아빠를 의심하고 감시하고 다그치며, 엄마의 비밀을 혼자만 간직한 채 숨죽여 지켜본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그 무서운 일들을 혼자서만 감당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싫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낯설고 두려운 심야의 찬 공기를 가르며 골목을 돌아 번뜩이는 칼날을 허리춤에 찬 건달들이 앞을 막고, 마약에 취한 인간들이 어슬렁거리는 유흥가를 지나 공원 숲을 건너 가족의 안전을 향해 소년은 달리고 또 달리고 또 달린다.
15세 소년의 1인칭 시점이다. 청소년 성장 소설이면서 장르적으로는 미스터리 스릴러 계열이다. 집안을 서성이던 음산한 그림자의 정체. 아빠의 밴 주행계를 매일 갱신하는 하루 300킬로 이상의 장거리 주행 기록. 소년을 감시하고 협박해서 새벽 2시에 물건 배달을 시키는 플래시 코트의 흐트러짐없는 태도. 소년 지니에게 하나씩 둘씩 계속해서 쌓여가는 이런 미스터리는 완전히 소설의 끝까지 가서야 그 확실한 정체를 드러낸다. 마지막 몇쪽을 읽기 전까지 저 많은 미스터리 중 어느 것 하나도 확실하게 풀리지 않는다. 책장을 넘길 수록, 결말이 얼마 안남았음에도 점점 더 급류에 휘말리듯 소년이 원치 않는 사건 깊숙히 개입하는 모습만 안타까이 지켜볼 뿐이다.
팀 보일러는 어찌 그리 15세 성장 소년의 행동과 내면을 명확히 꿰뚫은 듯 적절히 잘 묘사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보면 볼수록 15세 사내 아이들이 하는 행동, 말하는 방식, 거짓말하는 수법. 부모와의 갈등 관계를 대면하는 태도 등 아들을 둔 엄마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그대로 그려내었다. 게다가 부모와의 말싸움에서 교묘하게 자신의 문제를 우회하고 부모를 공격함으로써 우위를 점하는 기교까지 아이들의 심리 뿐만 아니라 머리 속에 아이들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사건이 해결되고 가족의 사랑이 확인되는 순간, 마음을 놓이며 책을 덮지만, 현실은... 이라는 질문에 누가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 작가 팀 보일러의 인터뷰를 읽던 중 자신의 소설은 청소년 소설이라는 말보다는 자신의 소설에 청소년이 등장한다고 말하던 대목이 생각난다. 그 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청소년이 등장하는 그 소설의 배경이 사회적 환경, 사회 구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소외되된 약자의 환경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어느날 갑자기, 거대한 사건에 휘말린 한 소년 지니의 이야기.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와 직장 상사와 바람난 엄마, 그리고 월세조차 밀려 쫓겨날 위기에 처한 가난한 가정 환경. 애초 가족애라곤 어쩌면 찾아보기 힘들었던 소년의 가족.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고, 미워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저자의 말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가족이기에, 끝내 그들을 놓을 수 없었던 한 소년. 가족이라는 이름은 때론 멍에나 굴레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살아낼 힘을 주는 것이 아닐까. 서로 미워하고 밀쳐내도 그래도 가족이기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저 밑 어딘가 이유없이 존재하여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서로에 대한 사랑. 소년이 짊어져야 할 그 무게가 너무도 무거웠기에 마음이 아팠지만, 어처구니 없이 휘말려든 그 사건 속에서 그들이 서로의 의미를 되찾고 잠시 잊었던 사랑을 일깨워 정말 다행이였다. 그래도 그들 깊은 곳엔 서로에 대한 짙은 사랑이 존재했구나. 때로 어떤 가족은 그런 일을 겪고 산산히 와해되고 말텐데, 그래도 저들은 서로의 의미를 다시 찾아낼 수 있어서, 진정으로 재결합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초반부터 이야기는 속도감을 가지며 꽤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어진다. 소년처럼 나도 마약 사건일 거라 예상했었는데. ㅎ 여튼 스릴러나 추리물처럼 긴박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빠져서 나 역시 소년의 절박함과 고통을 함께 느끼며, 두려움과 불안으로 함께 끝없이 달려나갔다. 그렇게 가족을 위해 끝내 달려나간 소년. 그리고 결국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밝혀낸 그들. 가족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밉다 밉다 하지만 그래도 끝내는 내 편이 되어주는 유일한 사람들이고, 본능적으로 자신의 목숨보다 더 귀하게 지켜내고 싶은 사람.
갑자기 모든 것이 마무리 된 듯한 느낌이 살짝 있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라 마음이 따뜻해졌다. 가족이라는 그 이름, 앞으론 지니에게 무능력과 폭력이 아닌 훈훈함과 따뜻함으로 기억되기를. 자꾸만 가족에 대한 결속력까지 약해지는 것만 같은 요즈음, 더욱 읽어볼만한 소설이 아닐까 한다.
작가 팀 보울러는 <리버보이>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대표적 성장소설 작가이다. <리버보이>로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카네기 상을 거머쥔 그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고 환상적으로 그려내는가 하면, 범죄나 불안과 같은 현실의 문제들까지 긴장감 있고 생생하게 표현해내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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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어떤 존재일까...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지만, 사실 모든 가족이 다 살가운 관계는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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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그들은 가족>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헤리포터]를 제치고 카네기 상을 거머쥔'이라는 문구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영화는 물론 얼마나 인기 있는 작품인데 이 작품을 제치고 문학상을 받을까 싶어서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알고보니 유명한 [리버보이]의 작가란다. 도서관 어딜 가나 있고 원서도 너무 유명한 작품이지만 사실 아직까지 읽어보지는 못했다. 그러니 나로써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팀 보울러를 처음 만나는 것이다.
작가에 대한 평이 너무 좋다. 성장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인정받으며 청소년 성장소설은 물론 이들이 겪는 가정의 문제, 사회의 문제까지 잘 다루고 있는 작가란다. 이번 작품 역시 소설 속의 주인공은 열다섯살의 지니라는 소년이고 그의 가정은 폭력과 무관심으로 얼룩져 있었다.
아이가 청소년기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청소년 소설에 손이 가고 관심도 높아졌다.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어른들의 눈에는 가볍게 보일지 몰라도 당사자가 겪는 시기에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단순히 친구들의 문제나 왕따, 학업에 대한 문제가 보통이라면 보이지 않게 아이들의 숨통을 조이는 것은 가정에서의 폭력과 무관심일 것이다. 가정이라는 공간은 외부의 누군가의 개입이 이뤄지지 않는 어쩌면 철저히 밀폐된 공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자연스럽게 아아의 불안정한 심리는 외부로 표출되어 또 다른 폭력의 주인공인 되던가 다시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지니에게 가정은 그렇게 안락한 공간이 아니다.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는 뭔가에 쫓기듯 불안한 눈빛으로 늘 술에 쩌들어 살고 그러면 어김없이 폭력이 행해진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에게 벗어나려는 듯 또 다른 사랑을 찾고 있다. 그런 공간에서 지니는 사랑과 관심대신 방치와 외로움을 겪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일상 역시 다를 바가 없다. 집안의 무관심과 폭력이 아이를 자신감있는 아이로 키울 수 없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일 터. 그러니 학교의 강한 아이들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 역시 지니였다.
그런 어느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집안에 누군가 침입을 하고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니는 그들이 시키는대로 뭔가를 전달하기 위해 무작정 달리고 달리는 것이다. 무엇을 전달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지니는 오로지 가족을 위해서 달리고 달리는 것이다. 그러니 책의 제목처럼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는 표현이 정말 딱 드러맞는게 아닌가 싶다.
긴장감을 주는 극도의 상황에서 결국 지니는 사건의 해결과 더불어 버리고 싶지만 버릴 수 없는 가족의 품을 다시 되찾고 느끼게 된다. 가족이란 결국 그런 것이다. 너무 가까워서 남에게 하지 못한 상처를 수도 없이 주게 되는, 그래서 밉고 미워하면서도 결국 그 품에서 안정과 사랑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존재. 지니에게도 가족은 그런게 아닐까? 사건의 해결을 통해 이 가정이 행복을 찾았으면 하지만 그건 모를 일이다. 이미 그동안 행해졌던 익숙해져버린 폭력과 무관심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으니까. 그렇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얼마나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인지 뼈져리게 느꼈으리라. 작가의 다른 작품도 꼭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
![]()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 저자 팀 보울러 | 역자 양혜진 | 놀 | 2014.08.12 | 페이지 284 | ISBN 9791130603728
성장소설의 최고봉 '팀 보울러' 작가의 신작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 해리포터를 제치고 영국 카네기 메달을 수상한 《리버보이》는 그렇게도 책 안 읽는다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제대로 받았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얻었는데, 신작 역시 청소년들의 감성을 툭툭 잘 건드리는 주제더군요.
![]() 한국 독자들만을 위한 서문이 들어있어서 더 짠했네요.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는 설마 했는데 정말로 말 그대로 달.립.니.다. 트랙을 달리는 것도 아닌 밤길을 달립니다. 그것도 필사적으로.
![]() 어느 날 수업을 빼먹고 집에 있던 열다섯 살 소년 '지니'는 웬 낯선 사내가 침입해 집을 들쑤시는 것을 목격해버린 바람에 범죄에 휘말려 꼬일 대로 꼬이게 됩니다. 부모의 목숨을 담보로 그들의 일을 강제로 해야만 하게 된 소년. 달리기를 잘하는 소년에게 부여된 임무는 꾸러미를 몸에 숨긴 채 밤길을 달리는 일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달려야만 하는 것일까요. 마약 심부름일까 예측했는데 그건 아니었다는.
『 달려 봤자 아무 소용 없다. 그래도 나는 달린다. 거기에 누가 있든 나는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빠르다는 것을 안다. 내가 유일하게 자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달리기다. 하지만 나는 지금 무서워서 돌아 버릴 지경이다. 』 - p28
![]() 성장소설의 주 배경인 불안한 가정요소가 여기에도 등장합니다. 폭력 아빠와 불륜 행위를 하는 엄마 사이에서 철저히 고립된 소년. 하지만 폭력을 쓰고, 불륜을 하는 부모라고 해서 천륜을 어길 정도의 몹쓸 인간이 아니라 참 흔하디흔한 그냥 보통 부모란 점이 오히려 공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서로들 변한 게 없어 보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변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있고요.
『 대체 내가 왜 저 개자식을 사랑하나 모르겠다. 함께 보낸 좋은 날들 때문인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날도 거의 없다. 엄마도 똑같다. 』 - p69
부모도 욱 할 때가 있고 순간 어긋날 수도 있는 면을 보여주면서 한편 자식에 대한 애정이 유머나 농담 따먹기 등으로 드러나고 있었어요. 소년 역시 어찌 보면 쿨~할 정도로 부모를 욕할 때는 욕하고 걱정할 때는 걱정하는 등 애증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것들이 독자로 하여금 등장인물들에게 더욱 공감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먼 나라 얘기, 나와는 상관없는 소설 속에서만 나올 것 같은 심리가 아니라 '그래, 이런 게 일반적인 우리 아이들, 우리 부모들 모습이겠지' 싶더라고요.
팀 보울러의 성장소설은 십 대의 눈높이를 잘 맞춘 것은 당연하고요, 청소년뿐만 아니라 누구나 겪어 본 변화와 고통을 공감하게끔 잘 그려내고 있는 작가입니다. 불운한 환경이나 상황에서 신파조로 나가지도 않고 오히려 쿨할 정도로 담백하게 묘사하고 있네요. 더불어 긴박하게 진행되는 빠른 호흡은 책을 순식간에 읽어내려가게 하고요.
꿈이 없는 현실에서 그저 시간 가는 대로 사는 인생이었던 소년에게 허락된 행운은 어디까지일지, 삶을 전력 질주하는 소년의 모습에 가슴이 콩닥거리게 됩니다. 원제가 Night Runner 인데 한글판 제목이 더 근사하죠~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라니.... 밤길을 미친 듯이 달리는 소년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올라 가슴이 지끈거리네요.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으로 들어가게끔 소년을 응원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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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이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지 오래 되었지만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요즈음 일진이라고 부르는 아이들은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어떻게 불렀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덩치가 크고 교실 뒷자리에 주로 앉던 그 친구들이 체구가 작은 친구들을 괴롭힌 적은 없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같은 반 친구들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고, 학급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친구였을 뿐입니다.
얼마 전에 읽은 데이비드 미첼의 <블랙스완그린; http://blog.yes24.com/document/7687108>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만, 유럽 국가에서도 학교 안에서 왕따와 친구 괴롭히기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주로 체구가 작은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똑 같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영국의 청소년소설작가 팀 보울러의 신작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에서도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바람에 학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꼬맹이 고등학생 지니가 어느 날 닥친 폭력조직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구하기 위한 용감한 행동을 적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정체모를 사람들이 집 밖을 배회하면서 감시하고, 그러다가 누군가 집안을 온통 뒤집어 놓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 같으면 당장 경찰에 신고하고 도움을 구할 것 같습니다만, 지니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니 그럴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학교를 빼먹고 집안에 숨어 있을 때 엄마가 누군가와 함께 집에 돌아오는 바람에 혼비백산한 지니는 몰래 집을 빠져나가기도 하는데, 술에 취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바람을 피우는 어머니가 마음에 들지 않는 지니 이지만 막상 가족들이 위기에 몰리게 되면서 부모의 안위가 제일 큰 문제가 되고 마는 것을 보면 부모 자식 간의 핏줄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앞서 학생들 사이에 벌어지는 불미스러운 일들을 처리하는데 있어 우리나라는 사태가 악화되어 표면화되는 상황에서도 애써 사건을 무시하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한 경향을 보인다고 들었습니다만, 이 책에 등장하는 지니가 다니는 학교의 레이섬 교장선생님은 문제 학생들의 동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이들의 학교생활을 정상화시키고 사건을 예방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되는 것 같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지니를 달래는 장면입니다. “누구든 이 학교 안에 너를 곤경에 빠뜨리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게 누군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너는 내게 와서 이야기할 용기를 내야만 해. 그건 고자질쟁이가 되는 것과는 다르단다. 그건 용감해지는 거란다.(178쪽)” 흥미로운 일은 지니를 못살게 구는 스핑크 역시 정체모를 사람들이 심부름을 하는 말단 조직원이었고, 지니가 그 일에 휩쓸리면서 일을 같이 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스핑크의 모습에서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등장하는 엄석대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평소 집안에서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도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다음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이고, 아내가 정체모를 남자가 쏜 총에 맞아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자 지니에게 작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실 지니의 가족을 어려운 상황에 몰아넣은 장본인은 어머니의 외도 때문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니와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하여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해피앤딩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지니는 달리기를 잘하는데, 그 특기가 가족을 구하는 힘이 될 수 있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을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콩가루같은 집안의 부모의 안위를 걱정하면서 달리는 대목입니다. “나는 달리면서 운다. 아까는 너무 무서워서 울음을 터뜨릴 수도 없었다. 언제부터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나는 지금 울면서 공원을 지나고 주택단지를 가로지른다. 온통 엄마 얼굴이 떠올라 머릿속이 터져 버릴 것 같다. 아빠 얼굴도.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150쪽)” 지니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궁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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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가 정신없이 엄청난 사건에 휘말린 것처럼 나도 리니의 이야기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지니는 아빠가 회사에서 실직당한 후 일자리를 찾아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체 아빠의 행적을 의심한다. 남모르게 위험한 상황에 처한 엄마를 직장 상사와 바람이 났다고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증오하지만 한편으로는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비록 지니네 가족이 방세에 밀려 허덕이며 살아가지만 끊임없는 의심과 서로에 대한 불신이 그들을 더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지니는 가족에 대한 애증을 안고 살아가지만 가족을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가족이지만 가족이 아닌 그들. 그들의 아이가 위조지폐 조직의 ‘러너’가 되어, 이용당하고 있을 때조차 서로에게 무관심하며 전혀 소통하지 못한다.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는 가족의 모습이 아닌, 가족들 몰래 혼자의 힘으로 일을 해결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레이섬 교장선생님 말처럼 리니네 가족은 도움을 필요할 때 도와달라고 손 내미는 ‘용기’가 부족한 듯 보였다.
레이섬 교장선생님은 지니를 걱정하고 도와주려 하지만 지니는 모슨 상황을 불신하고 그를 믿지 못한다. 어른들의 어두운 세계를 이해하기에 지니는 고작 열다섯 살 순진한 소년이었고 어른들의 도움의 손길이 자신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못하는 듯 했다. 리니가 무사히 가족들 품으로 돌아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토리라고 하기에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지니가 겪었을 마음의 고통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몸이 뻣뻣하게 굳어질 듯 한 극한의 두려움을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분명 너무나도 컸을 것이다. 아름다운 달이 비치는 코스니턴에서 리니네 가족의 산뜻한 새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또한 지니가 위조지폐 조직의 ‘러너’가 아닌 본인의 꿈을 위해 달리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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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그 위상이 조금 떨어졌을 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최고였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여전히 해리포터는 지금 읽어도 참 좋은 책이긴 하지만, 좀 더 어렸을 적만 해도 가장 좋아하는 책도 해리포터, 좋아하는 영화도 해리포터, 가장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는 조앤 롤링이었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해리포터가 많은 기록을 갈아치우고, 조앤 롤링이 상을 수상할 때, 역시! 이러며 엄지를 척 들었던 적도 있었더랬다. 그래서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카네기 상'을 수상한 '팀 보울러'는 정말 충격적이게 다가온 작가였다. 이전 작품은 한 번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이후로도 읽을 일이 없을 것만 같았지만(이유는 없다, 그냥 해리포터를 이겼다는 게 충격이었을 지도) 그냥 정말 대단한 작가인가 보다 생각하고 기억해둔 이름이었다. 그러나 그의 책을 접해본 적은 없고, 주변 사람들의 추천으로만 알음알음 알아둔 정도였다.
'팀 보울러'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학작가 중 한명으로 우정, 사랑, 가족애 등의 매우 보편적인 주제를 미스터리 또는 스릴러와 절묘하게 혼합한 독특한 형태의 소설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 얼결에 범죄에 휘말린 열다섯 살 소년 '지니'가 가족을 구하기 위해 새벽마다 봉투를 배달하기를 강요 받게 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고작 283Page에 불과해서 아무리 보편적인 주제인 '가족애'를 어떤 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할지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팀 보울러는 팀 보울러였다. 첫 장면으로 소년 '지니'는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사실은 정말 운으로) 겨우 벗어났다싶었지만 그것은 단지 그에게 닥친 불행을 아주 조금 뒤로 미룰 뿐,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들어주는 불안감을 만들어 준다.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엄마는 총을 받아 병원에 실려가고, 아빠는 매일 트럭을 몰고 어딘가를 다녀왔다 사라진다. 어찌보면 참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가족(아버지는 폭력을 행사하고, 엄마는 집에 다른 남자를 데려오고, 아들은 학교를 수시로 빠지는)의 돌출 행동은 이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무엇인가 꾸러미를 배에 찬 채로 밤 거리를 달리기 시작하는 지니. 언제 끝날 일인지 알 수도 없고, 사실 이 일이 끝나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 그 불안감, 그렇다고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긴장감의 엄습은 보는 사람마저 불안하게 만든다.
분량이 적기 때문에 군더더기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매우 스피드한 전개에 책을 쉽게 손에서 놓을 수 없다. 흔히 말하는 성장 소설 같지만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는 청소년 성장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고, 한 가족의 성장 소설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참 막장 가족이지만 그래도 가족이기에 쉽게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가족' 솔직히 말해서 지니의 상황은 행복한 가정이라던가, 혹은 가족을 포기해도 뭐라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물론 지니보다 더 불행한 소년들도 있겠지만. 그러나 가족이라는 게 마냥 좋기만 한 것이 아니란, 우리가 항상 잊고 있는 사실들을 떠올리다보면 오히려 이 책의 가족은 참 현실적이다. 그래서 뻔해 보이는 스토리와 결말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가족의 성장 소설이라는 점 때문에 큰 감동을 준다. 도대체 지니는 왜 눈물 위를 달리게 되었을까? 이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읽는 내내 상상했던 대로, 혹은 약간 비틀어진 방향으로 흘러가는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 팀 보울러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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