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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철학자인 자크 랑시에르는 루이 알튀세르에게 철학을 배웠지만 68혁명 이후 스승과 이견을 달리 하며 과학적 마르크스주의가 지식인과 대중 사이의 지적인 불평등을 전제로 한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알튀세르의 교훈』(1974)을 발표하면서 정치철학, 미학, 교육철학을 중심으로 독창적인 이론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민주주의를 단순한 정치체제가 아니라, 기존 질서를 교란하고 평등을 실현하는 ‘불화’의 과정으로 정의한 랑시에르는 문학과 예술을 전통적인 장르 구분을 하지 않고 예술이 감각적 질서를 재편하고 새로운 주체성을 부여 했다. 1974년 잡지 『논리적 반역』을 창간한 랑시에르는 19세기 리얼리즘 문학에서 새로운 정치적 감각의 열쇠를 발견하고 스탕달, 발자크, 포크너 작품을 20세기 정치 사회 현실에 비교 하며 19세기 부터 20세기 초 무렵의 문학작품 분석을 통해 허구의 이야기가 인간의 마음에 어떤 심리적 반응을 일으켜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주체로 등장 했는지 집중 탐구 했다. 오로지 체호프 작품에 대한 해석과 분석을 다룬 랑시에르의 <체호프에 관하여>는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체호프의 짧은 단편 <꿈>으로 시작한 제 1장 유랑자의 꿈은 2장 예속의 속삭임으로 이어져서 전신電信의 노래에서 러시아 혁명의 전조가 어디에서 부터 시작 되었는지 분석하고 새로운 여명을 지나 체호프가 작품 속에서 유랑자와 함께 시베리아의 광활한 공간을 바라보는 시간의 균열을 포착한다. 정치와 미학의 관계를 파고들며 급진적 사상을 구축해온 랑시에르는 체호프가 작품에서 러시아의 농노사회의 문제와 러시아 전역에 전염병처럼 퍼져 있는 불합리한 사회의 모습을 철저하게 무미 건조하게 객관적으로 관조 하듯 펼쳐 보이는데 주목한다. 먼 곳에서 시작되는 자유에 대한 갈망과 사회 혁명과 변화의 흐름을 '시간'이라는 매개를 통해 마치 ‘아무 일 없었던 듯 모든 것이 지속되고, 반복되는 동일한 상황에서 농노들과 민중들이 어떤 심리적 변화를 겪고 있는지 철저하게 제 3자적 시선으로 관망하듯 서술했다. 자신의 철학적 관점을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은 랑시에르가 분석한 체호프는 이 시대에 보기 드문 뛰어난 문학 비평집으로 체호프의 명 작품들이 현 시대에도 불멸의 고전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