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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 산업화 속 중국 백성들의 삶을 그리다
"문혁, 산업화 속 중국 백성들의 삶을 그리다" 내용보기
중국 문학에서 루쉰의 영향은 크다. 루쉰이 그려낸 아큐나 ‘광인’, <고향>의 ‘나’는 수많은 새로운 인물로 바뀌었다. 내가 좋아하는 위화나 쑤통, 옌롄커, 류전윈 등의 소설을 읽으면 항상 나는 루쉰 속 인물이 생각나곤 했다. 다이 시지에의 <세 중국인의 삶>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런 느낌이 더 하는 것 같다. 첫 소설의 인물 호찌민이나 <산을 뚫는 갑옷>의 두 형제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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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학에서 루쉰의 영향은 크다. 루쉰이 그려낸 아큐나 ‘광인’, <고향>의 ‘나’는 수많은 새로운 인물로 바뀌었다. 내가 좋아하는 위화나 쑤통, 옌롄커, 류전윈 등의 소설을 읽으면 항상 나는 루쉰 속 인물이 생각나곤 했다.

다이 시지에의 <세 중국인의 삶>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런 느낌이 더 하는 것 같다. 첫 소설의 인물 호찌민이나 <산을 뚫는 갑옷>의 두 형제와 어머니도 루쉰 소설에서 본 느낌이 난다. 문제는 인물의 중첩성이 아니다. 중국인들이 당대를 지나올 때 느꼈던 현실과의 비극적인 접속은 사람들에게 쉽지 않음을 짐작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중국에서 평민을 말할 때 가진 적합한 호칭은 ‘라오바이싱’(老百姓)이다. 친근하면서도 가난하고, 절망적이기 때문이다. 강옹건 시대(1662~1795)라는 엄청나게 부유한 시절을 보낸 중국 당대인들은 이 땅에서 정조가 승하한 후 찾아온 위기처럼 비극적 사건의 연속이었다.

아편전쟁 등 외세가 처들어 왔고, 의화단, 태평천국 등 내부에서의 살육도 시작했다. 군벌시대나 중일전쟁, 국공내전에서 사람은 나무 토막이나 다름이 없었다. 1949년 이후에도 대약진, 문화대혁명 등 고통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물론 우리라고 해서 별다르게 좋은 것은 없었다.

이 책 작가소개에 다이시지에는 1954년 푸젠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중국 바이두에는 쓰촨 청두 태생으로 소개되는데, 후자가 맞을 것 같다. 작가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이 몇가지가 있다. 작가는 1971년 쓰촨 야안 잉징현(雅安荥经县)에 지청으로 들어가, 스무살인 1974년에 돌아온다. 이 기간 그는 선총원(沈从文)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후 1977년에는 지역 최고 학부인 쓰촨대학 역사학과에 입학한다. 이후 대학원은 난카이대(南开大)로 옮겼고, 1년만에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다. 다음해부터 파리1대학에서 예술을 공부하고, 다음해부터는 작가로도 두각을 나타낸다. 2000년 출간한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는 프랑스에서 50만부, 중국에서는 100만부 이상 팔리면서 대중적 지명도가 높아진다. 물론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주목을 받았다.

<세 중국인의 삶>은 2011는 프랑스에서 출간된 책을 번역한 것이다. 그의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듯 문혁 등 중국의 야만시대를 바탕으로 그려진 소설이다.

세 소설 모두 문혁이나 중국 산업화 과정의 비극을 담고 있다. ‘저수지의 보가트’에서는 어머미가 납중독으로 ‘산을 뚫는 갑옷’에서는 치명적인 병에 걸린다. ‘호찌민’에서는 조로증에 걸린 소년이 권력에 의해 당서기 대신에 사형 당하는 길을 걸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산을 뚫는 갑옷’이 가장 강렬했다. 누구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자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던져야 했던 어머니의 처절한 싸움은 인간이나 천산갑이나 같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천산갑이라는 동물을 알게 된 것은 사스 때다. 2002년 11월 내가 중국에 있을 때, 사스가 찾아왔다. 이때부터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기는 중간 숙주가 이야기됐고, 그중에 천산갑이 가장 부각됐기 때문이다. 작가가 천산갑을 소재로 한 것도 그런 흐름 속에서 읽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 중국의 자본주의는 가장 낮은 단계를 건너가게 됐다. 폐가전을 수입하던 중국은 이제 그 역할을 인도나 동남아 저개발국으로 넘기고, 다음 단계를 향하고 있다. 사실 이 흐름은 과거 일본에서 시작되어, 한국을 거치고, 중국을 넘어간 것이다.

정치적 격변의 시간인 문혁 기간을 겪은 후 프랑스로 넘어간 다이시지에에게 중국의 그런 모습은 가장 가슴 아픈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거대한 흐름 속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장 들어올 것도 당연하다.

디이시지에 소설의 또 다른 힘은 시각적 상상력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미술사를 공부했고, 영화를 제작하는 습성이 글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난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은 소설을 읽을 때, 영화처럼 영상이 떠 올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YES마니아 : 로얄 c*****i 2025.03.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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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중국인의 삶
"세 중국인의 삶" 내용보기
세 명의 중국인이 겪는 비극적인 삶을 그린 단편 소설집이다. 중국의 산업화와 자본주의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사회적 변화 속에서 인간의 고통과 희망을 보여준다. 최근에 읽었던 책을 통틀어서 가장 인상깊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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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중국인이 겪는 비극적인 삶을 그린 단편 소설집이다. 중국의 산업화와 자본주의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사회적 변화 속에서 인간의 고통과 희망을 보여준다. 최근에 읽었던 책을 통틀어서 가장 인상깊었던 책이다.
m******r 2025.10.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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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아름다울 수 있다
"슬픔도 아름다울 수 있다" 내용보기
"슬픔도 아름다울 수 있다" 이 책 소개에 나와 있던 말이다. 다이 시지에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해본터라 표지도 너무 이쁜데 프랑스어로 적혀 있어 어떤 연관성인가 궁금했다. 책을 읽기 전 작가의 약력을 간단히 보았더니, 중국인이나 현재는 프랑스로 망명해 프랑스어로 소설을 쓰는 작가였다. 망명한 이유나, 중국인으로서 중국 이면의 비극을 책으로 쓰기 쉽지 않은데 역시나 그 사유
"슬픔도 아름다울 수 있다" 내용보기
"슬픔도 아름다울 수 있다" 이 책 소개에 나와 있던 말이다. 
다이 시지에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해본터라 표지도 너무 이쁜데 프랑스어로 적혀 있어 어떤 연관성인가 궁금했다. 책을 읽기 전 작가의 약력을 간단히 보았더니, 중국인이나 현재는 프랑스로 망명해 프랑스어로 소설을 쓰는 작가였다. 망명한 이유나, 중국인으로서 중국 이면의 비극을 책으로 쓰기 쉽지 않은데 역시나 그 사유는 문화대혁명을 경험한 세대였기 때문이었다. TMI지만 학부 시절 부전공이 중국과 연관되어 있는 만큼 문화대혁명이 얼마나 가슴 아픈 비극인지는 알고 있었다. 그 참혹을 딛고 자본주의와 산업화를 통해 오늘날의 중국으로 발전했다고 배웠는데, 이 책을 통해서는 그 자본주의와 산업화 이면에 숨겨진 중국인들의 비극적인 현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책 속 세가지 이야기는 모두 귀도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贵(귀)라는 단어와는 정반대로 전자제품 폐기물 재활용 지역이라 작동되지 않는 전자 제품들이 산처럼 쌓여있는 곳이다.

📖호찌민
조로증을 앓고 있는 열두살의 소년은 이름이 없다. 같이 살던 벙어리 이모는 어느 날 찾아온 교도소 소장에게 거액의 돈을 받고 소년을 팔고, 소장은 아이에게 호찌민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호찌민은 자신이 서커스에 나가게 될 줄 알고 그에게 맡겨진 역할을 열심히 연습하는데.. 자신이 팔린 이유와 현재 처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천진난만하게, 희망에 찬 모습이 대비되어 슬프다.
이미 책을 읽는 중간부터 결말이 예상되는데 이와는 반대로 아이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전개는 정말.. 😭😭

🏷아이는 확신했다. 자신이 더 잘할 수 있었다. 

📖저수지의 보가트
영화 속 보가트처럼 담배를 피우는 아버지, 스케이트 선수를 꿈꾸는 딸, 전자제품 재활용 공장에 다니는 어머니 이야기.
어머니는 전자제품 재활용 공장에 다니다 납중독 진단을 받고, 건망증이 겉잡을 수 없이 심해진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실종된다. 

내가 딸의 입장이었어도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 결말에서 밝혀진 진실도 충격적이지만 그 충격을 고스란히 혼자 마주할 딸의 마음은 어떨까..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여기서 개인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 사회가 개인에게 안 좋은 방향으로, 개인도 아닌 한 가족을 어떻게 몰아갈 수 있는지 책에서 너무나 잘 드러났고, 마지막 단편으로 갈수록 절실히 느끼게 된다.

📖산을 뚫는 갑옷
호찌민부터 이미 비극적이었는데..정말 비극과 비참함에 바닥이란 없구나, 를 느끼게 해준 단편. 마찬가지로 전자제품 폐기물 공장에서 일하다 납중독에 걸린 형과 의사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형을 포기하지 않는 어머니, 그리고 그의 차남 이야기이다. 차남은 형을 그린 작품으로 귀도에서는 유일하게 대학 미술전공에 합격한다. 

고향에 돌아가기 전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알바하며 천산갑이라는 희귀종을 마주치게 되는데, 여타 천산갑과 다르게 끈질기게 저항했던 그 동물은 알고 보니 새끼를 임신한 암컷이었다. 이는 나름의 복선이었고 소년은 고향으로 돌아가 집에서 누군가를 마주하게 된다.

🏷그는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서라도 손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아 눈을 감았다.

🔖책에서는 귀도란 지역이 어떠한 곳인지 살짝 언급하고 지나가는데, 이 책 속 내용을 다 읽고 나면 다시금 귀도에 대한 설명을 떠올려보게 된다. 작가는 귀도, 즉 사회의 비극적인 이면을 파헤치기 위해 귀도 자체를 길게 설명하기 보다는 우회하여 개별 인물들의 비참한 삶을 비춰주는데.. 그것이 역설적으로 귀도로 대변되는, 중국 사회의 비극을 낱낱이 보여준다. 사회구조가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매우 극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읽고 나면 여운이 진하게 남고 먹먹하다. 책을 소개하는 문장 중 "슬픔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강렬한 문학적 체험"이라는 말이 있었다. 아름다운 것은 그 안에서도 가족을 생각하는 인물들, 또는 자신의 꿈을 그리며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들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작용하는 모든 환경과 마지막까지 모조리 슬프다😭😭오열..

다이 시지에의 다른 작품도 올해 꼭 읽어보리라 마음먹었다
k***2 2025.03.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