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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 책읽기'라는 제목은 냄새가 난다. 뭐가 교양이란 말인가? 요즘 시리즈로 나오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보는지 궁금한, 게다가 독일인이 쓴 ' 교양' 이란 책의 판매고에 자극 받아서 붙여진 제목인걸까? 요즘은 ' 교양' 이 붙은 제목이 잘나가. 하면서? 뭐, 시작부터 책 제목에 딴지 걸고 싶은 마음은 없다. 어쨌든 난 이 비싼 책을 23000원 홀랑 사서 잘 읽었으니깐. 앞으로 두고두고 읽을 꺼니깐. 막상 리뷰 쓰려고 보니 제목이 맘에 안들었을 뿐이다. 이 책은 해럴드 블룸이라는 미국 문학 비평계의 거목이 쓴 독자리뷰 같은거다. 독자리뷰.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거 같은거. 물론 아홉살때 백경을 읽고 사십년이 지나서 읽은 느낌이 이렇다고 말하시는 혹은 하루에 잠은 두 세시간 주무시고 나머지 시간과 밤 시간은 모두 책 읽는데 헌신하신다는 , 하룻밤에 두-세권!의 소설을 읽으신다는 오십년째 대학 강단에서 ( 뉴욕 대학, 예일 대학) 문학 비평을 가르쳐 오신 해럴드 블룸님이기에 그 내공에 있어서는 나 따위의 리뷰와 같은 리뷰다 하기에도 송구스럽지만. 어쨌든 이 책의 내용은 '블룸님의 리뷰' 인걸. 저자의 사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갔지만, 이미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블룸님이기에 주관적인 느낌 자체가 바로 교과서이다. 끄덕끄덕. 책은 4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다. 01 단편소설, 02 시, 03 장편소설 , 03 희곡.읽으면서 아니나 다를까 평소에 접하지 않던 고전들을 주르르 샀고, 리스트도 이미 두개나 만들었다. 이야기 되고 있는 작품들은 들었음직한 작가의 들었음직한 작품들이다. 해럴드 블룸에 의해서 셀렉션된! 02 시 부분은 아마도 해럴드 블룸이 꽤나 치중하는 부분인데, 양이 워낙에 많다 보니, 소설, 희곡, 시 들이 풍부하게 인용되고 있어서, 원문을 다 싫는다면 아마도 이 책의 두배는 될 것이다. 이해는 되는데, '시' 를 우리말로 보고 가뜩이나 생소한 , 잘 안 접해본 시인/ 시 들인데( 적어도 나에게는 ) 가장 지루하게 안 넘어 가는 부분이었다. 가장 읽기 힘들었던 이 부분은 나중에 여기 나온 시인들 윌리엄 블레이크, 로버트 브라우닝, 에밀리 디킨슨,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워즈워스,퍼시 비시 셀리 등의 시집등을 왕창 사면서 요즘은 많이 읽고 있고, 그 즐거움에 새로이 빠지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는 가장 도움을 받은 부분이라 하겠다.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시집을 사면 원문이야 당연히 다 있는거고 ( 소리 내서 읽으면 너무 오묘하고 신비롭다. 재미붙였다.) 이토록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는 시집이! 5000원 밖에 안 한다는거! 놀랍다. 어여 어여 더 많이 사자. 01 단편소설은 나에게 체호프라는 위대한 러시아 작가를 만나게 해준 섹션. 저자는 단편소설을 체호프적인 것과 보르헤스 것인 적으로 나누어서 이야기 한다. 뒤에 가면 체호프- 헤밍웨이적인 양식과 카프카 -보르헤스적인 양식의 구분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전체적으로 한 작가의 한 작품에 대해 각각의 챕터를 가지고 설명하고 각 챕터 앞에 작가의 사진과 약력이 소개되어 있다. 해럴드 블룸의 책의 미덕을 하나 더 추가하자면, 전문 비평가임에도 불구하고 쉬운 말로 글을 썼다는 점이다. 저자에게는 일상용어이겠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전문용어들이 남발된 글이라면 가뜩이나 멀고도 가까운 그대인 고전을 접하기가 더욱 망설여졌을 텐데 말이다. 이 섹션에서는 평소에 읽어보고 싶었던 작가와 책들이 많이 나와서 가장 지출이 컸던 섹션이다. 체호프의 책은 3권이나 샀고, 투르게네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의 책들을 샀다. 아, 헤밍웨이의 단편집 ( 엄청 두꺼운 , 아마존에서 언젠가 사서, 어느 책 무린가에 섞여 있던 ) 도 꺼내서 먼지 닦아줬다. 03 장편소설에서는 , 정말 장편소설들. 읽고는 싶으나 엄두가 안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와 같은 책들이 나온다. 는건 거짓말이고, 그런 책은 흔한건 아니고, 거의 유일하니깐, 도스토예프스키의 책. ( 읽기 힘들다는 점에선 프루스트 뺨치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스탕달의 '파르마의 수도원' 제인 오스틴의 ' 엠마', 그리고 왠지 모르겠지만 미국인의 압도적인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찰스 디킨즈의 ' 위대한 유산' 등이 나오고 2부에서는 역시나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사랑을 받는 멜빌의 ' 백경' 까지는 좋은데, 나다니엘 웨스트, 토마스 핀천, 코맥 매카시, 랠프 월도 엘리슨, 토니 모리슨.은 책 이야기 읽는 것만으로도 살짝 쥐가 난다. 고등학교때 읽었던 토니 모리슨의 책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책으로 기억되고 있으니. 지금 읽으면 분명 다르리라 생각되지만, 나다니엘 웨스트의 책은 네권 중에서 두 권을 이번에 사기는 했지만, 아무튼. 저자는 현대소설에서 약간이나마 격렬해지는 면이 없지 않다. 실제로 작가랑 막 만나고 그래서 그런가? 비평가와 현존하는( 했던) 작가의 사이라서 그런가? 04 희곡에는 셰익스피어와 오스카 와일드, 입센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지속적으로 - 계속 나오는 것은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이다. 그 중에서도 셰익스피어. 과히 문학을 둘러싼 모든 이들의 '신'이라 하겠다. 셰익스피어에 대한 절대적이고 충성스러운 저자의 신앙은 노 비평가의 고집인가 싶은 생각이 얼핏 들기도 하지만, 충분히 이해 가능한며 딴지 걸 수 없는 명제이기에 그렇구나 하면서 넘어가는 수 밖에 없다. 일흔이 넘어서 가볍게 쓴 (?) 이 책은 엄밀히 말해서 그의 전공인 비평서는 아니다. 그렇다고 그의 다른 책인 미국에 영향을 미친 최고의 시 모음 과 같은 해설을 곁들인 모음집도 아니다. 저자의 오랜 기간동안의 책읽기의 경험이 에센스로 녹아 나오는 이 책은 독자를 가르치려하지 않고 편안하게 고전에 대해 이야기 함으로써 나같은 게으른 독자로 하여금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책에 대한 이야기' 를 쓴 책들은 많다. 실망스러운 책들이 더 많았다. 이 책은 그 깊이와 고전에 대한 굳은 신념을 느낄 수 있는 책으로 범람하는 독서에 관한 다양한 책들 가운데에서도 빛을 내는 책이다. 저자 서문에 나온 버지니아 울프의 '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가 ? 라는 수필에서 인용한 한마디로 끝을 맺고자 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독서에 관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충고는 어떠한 충고도 받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이 글을 서문에 인용한 의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적으로 우리가 완전해지기까지는 독서에 대한 충고와 도움이 필연적이다. 라고 말하기 위해서이지만, 나는 이 긴 리뷰를 쓰고 '메롱' 혹은 ' 뻥이야 '하는 기분으로 '충고는 듣지마.' 라고 맺음을 하고 싶다. 고전에 대한 가이드로서 훌륭한 책이고, 내가 앞으로도 너무너무 좋아할 책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본인의 스타일을 살려가며 계획하고 즐기며 읽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 읽고 혹해서 왕창 책을 샀음을 부인할 수 없다. |
| 이 책은 미국의 대학생들에게 텔레비전이나 영화와 같이 쉽게 얻는 즐거움 이외에 힘들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해 알려주기 위한 글이다. 힘들게 얻는 즐거움인 글읽기의 즐거움은 그 노력을 들일만 하며 기쁨의 정도도 앞의 것과는 비할 바가 못된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저자가 선택한 목록은 어느정도 서구인과 특히 미국의 정서를 반영하는 예시도서들이다. 서구 지성인의 사상적 배경을 위한 독서를 계획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목록들이다. 저자의 독서량은 상당하며 그 깊이도 깊어 저자와 완전히 교류하며 글을 읽기는 힘들다. 겸허하게 수업듣는 마음으로 글을 읽었다. 그리고 역시 수업듣는 마음으로 모르는 얘기들은 언젠가 알게 되겠지 하며 넘어갔다. 원저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인물과 배경과 문체에 대해 논하는 저자의 얘기는 너무나도 멀고 먼 이야기다. 다만 글을 읽는 이유가 오로지 도덕적 교훈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저자는 여러 예시를 들어가며 매 작가의 특징을 이야기하며 한 단락씩 논평하며 이야기한다. 책을 거의 다 읽을 때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알게 된다. 저자는 글을 읽는 이유를 개인의 경험과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당연한 진리이다. 그리고 개인의 사고와 경험을 넓히는 것은 행복이라든가 선, 이성으로만 국한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이 새롭게 배운 교훈이다. 선한 것, 좋은 것, 즐거움을 알게 되는 한편 불쾌함, 기괴함, 두려움 역시 인간 안에 있는 부분이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삶의 아이러니를 이해한다는 것. 그런데 아이러니가 무엇일까? 저자가 말하는 아이러니는 참으로 어렵다. 이해가 안되는 아이러니라는 말로 글을 쓰는 이 글이 바로 아이러니. |
| 소설, 시 등의 장르별로 나누어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들의 간단한 약력이 작은 글씨로 사진과 함께 소개되고 서너 장에 걸쳐 그들의 작품 세계를 지은이가 다른 사람들의 해석들을 인용해가며 소개하고 있다. 분명 쉽게 쓴 독서노트는 아니다. 내가 교양인이 못되는 탓에 전체적으로 딱딱하고 지루한 느낌을 받는다. 처음에 나와 있는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도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은이가 엄청나게 박식하고 그러기 위해 무수한 독서를 했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독자의 독서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하게 깨닫게 해준다. 하지만 쉽게 읽고 무언가를 건져 올리려 한 나 같은 경우에는 상당한 인내가 요구되는 책이다. 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이런 유의 독서노트를 좋아하려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