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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릴 때는 가족 나들이라고 하면 무턱대고 놀이공원으로 갔다. 무엇인가 아이를 즐겁게 해주어야 겠다는 욕심만 앞서, 아주 자극적인 재미를 주는 놀이공원을 정말 생각없이, 쉽게 결정하곤 했다. 물론 처음에는 즐거워 했다. 하지만 돌아올 때쯤이면 욕심만큼 많은 효과를 보지는 못한 듯한 느낌을 버릴 수 없었다. 신나기는 했지만 힘들게 돌아다닌 만큼 보람찬 하루를 보내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놀이공원을 가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 때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이들이 한살, 두살 나이를 먹고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책 속의 많은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서 책을 읽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가 머릿속에 떠올리며 어렴풋이 느낀 세상은 온전한 아이의 것이 되어주지 못했다. 아이가 세상을 배운 방법 그대로 단지 머릿속에 존재하는 세상일 뿐이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 그대로 직접 겪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동화 속 이야기일 뿐, 아이의 삶이 되어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 때부터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정말 세상의 많은 것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궁궐도 가보고, 박물관도 가보고, 또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많은 여행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힘들게 많은 곳을 돌아다녀도 갔다오면 그만이었다. 눈으로는 많은 것들을 보았는데, 놀이공원을 갔을 때처럼 무엇인가 뒤에 오는 여운이 개운하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가서 많은 것을 보기는 했는데, 아이가 그것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였는지 알 수 없었고, 또 여행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몰랐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학원에서, 그리고도 많은 곳에서 '체험학습'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많은 것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으며, 느끼고 배우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는 그제서야 그 부족함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냥 눈으로 본다고 해서 다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까지 아이가 진짜 몸으로 겪어 얻은 것만큼 아이를 즐겁게 해준 것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여행은 많이 다니는데, 어디에 무엇이 있고, 그 곳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막막하기만 했다. 아이 교육의 많은 부분을 책을 통해 해결하는 우리 집에서는 관련 책자가 없는지 찾기 시작했다. 여행 안내서처럼 '혹 체험학습 안내서가 없을까?' 하고 말이다. '우리 아이 창의력을 키우는 체험학습 여행'은 그런 고민과 노력 끝에 찾은 책이다. 아마도 이제까지 우리 가족이 고민해온 부분의 갈증을 해결해 줄 책이 될 듯 싶다. 아직은 많은 곳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이만 보내는 것이 아니고 작가가 쓴 것처럼 엄마, 아빠와 아이가 함께 가족여행을 가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여행지 안내라는 점이 마음에 쏙 든다.
계절별로 적당한 가족여행지를 추천하고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체험학습 안내를 했는데, 예를 들면 갯벌체험을 하러 가는데 필요한 준비물, 주의할 점, 갯벌에서 만날 수 있는 생물들 소개, 염전처럼 갯벌과 연계해서 들러볼 수 있는 체험학습 여행지 안내, 찾아가는 길, 주변 식당이나 숙박업소 안내까지 되어 있다.
우리 가족도 지난 여름에 갯벌에 다녀왔다. 물론 그때는 이 책을 보지 못했던 탓에 그냥 진흙벌에서 열심히 조개를 캔 것만으로도 만족을 했다.그리고 많은 게들을 보고 만져본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참 신나고 즐거운 여행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우리가 참 많은 것들을 놓치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갯벌은 단순히 조개를 캐러 가는 곳이 아니고 갯벌에는 더욱 많은 생물이 살고 있는데, 그것들은 우리가 노력해서 만나고자 해야지만 우리에게 얼굴을 보여준다는 것들을 몰랐던 것이다. 한마디로 갯벌체험에 대한 준비 부족이었다. 갯벌에서 조개만 캘 생각을 했지,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이야기 하고, 어떤 것들을 느끼고 얻어야 할 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채로 떠났던 것이다. 이제와 생각하니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 여름에는 정말 많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떠나리라...
여름 일은 아깝게 되었지만 이 가을만큼은 좀 더 알차게 보내볼 계획이다. 경북 상주로 떠나는 '주렁주렁 영글어가는 황금빛 곶감마을' 여행은 아마도 환상적인 가을 여행이 될 듯 싶다. 어릴 적에 명절이면 늘 맛있게 먹었던 곶감을 직접 만드는 곳으로 찾아가 보는 여행인데, 그 마을은 가을만 되면 마을 전체가 황금빛 발을 펼쳐 놓은 것처럼 주렁주렁 감이 매달려 있다고 한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개인들이 찾아가서 곶감 만드는 체험을 직접 해볼 수 있는지 하는 점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그 외에도 꽉 찬 다른 연계 체험학습지 안내가 있으니, 일단 한번 떠나가 몸소 겪어 보리라...... [인상깊은구절] "그렇다면 곶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집에 감나무가 있다면 곶감 만들기에 한번 도전해 보세요. 1. 잘 익은 감을 땁니다. 하지만 말랑말랑하게 익은 감은 절대 사절! 2. 껍질을 얇게 벗깁니다. 그래도 꼭지는 반드시 남겨 놓을 것! 왜냐하면 필요하니까. 3. 깎은 감은 꼭지 부분을 실끈으로 엮어서 그늘진 건조대에서 약 4주간 지연바람으로 건조시킵니다. 환경에 따라 곶감의 맛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4. 건조대에서 내린 후 1주일 정도 햇빛을 쪼이며 다시 말린 다음 적당히 눌러 모양을 만듭니다. 왜? 보기 좋은 곶감이 맛도 좋은 법이니까! 맛있는 곶감이 탄생했나요? 그렇다면 주위 친구들과 나눠 먹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