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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은 훌떡 지났지만 갑자기 우리 아이들 릴레이 도서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책 하나를 소개 해 볼까 합니다.
나는 입으로 걷는다.
엥? 입으로 걷는다고?
이 말 한마디로도 이 책 이야기의 이야기를 짐작 해 볼 수 있습니다. 아... 장애인 이야기구나.
사실 전 장애인 도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장애인이라는 주제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그저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주제를 풀어가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죠.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 장애인권 도서는 "이사람들은 불편해 그러니까 도와줘야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고 있어서 왠만하면 제 눈에 차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 주변에는 장애인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이 장애인 밀집 지역이기도 하고 제 남편이 장애인 야학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뭐 그 외에도 잡다한 이야기가 많지만 그건 또 다른 기회에 이야기 할 시간이 있을 것 같아서요 ^^ 하는 일이 워낙 많습니다.)
저희 남편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야학이라는 존재를 만들고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지요. 대부분 성인 분들이시구요. 특수 교육 진흥법 설립 이전 세대라 학교 문턱 넘는 것이 소원이신 분들이십니다. 이제 이 야학이 설립 5년이 다 되어가고 검정고시로 학사 취득 하신 분들도 늘어가고... 기쁜 일입니다.
그게 이 책과 무슨 연관이 있나 하겠지만..... 저희 야학에도 입으로 걷는 분이 계십니다. 소장님이라 불리시는 이 분은 (진짜 직책이 소장님 이십니다. 충북 자립생활센터 소장님이시요) 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시지요. 20살이 넘도록 방에 갖혀 지내시고 본인이 그 때 장애인이라는 것을 깨달으신 이후 혼자 독학으로 글도 익히시고 수학도 익히시고.... 사지를 전혀 못쓰셔서 입으로 전동 휠체어를 몰고 다니십니다.
![]() 제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아마 이 소장님과 비슷하신 분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다치바나 역시 사지를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장이인이지만 유쾌하게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아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책을 좋아 합니다.)
예전에 mb가 서울을 하느님께 헌납할 무렵인가 장애 아동을 데라고 엄마들이 뭔가 권리 주장을 하고 있었는데 장애인이면 집에 가만히 있을 것이지 뭐하로 애들까지 데리고 나와서 이 난리냐.... 뭐 이런 식의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장애인들 그 사람들도 욕구가 있고 생각이 있고 자존감이 있는데......
1년 내내 우리가 불편하니 집안에만 있다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만 여행가고 공연보고.... 옛다 먹어라 하는 그런 사람들 아닌데.... (게다가 그런 상황에 길들여져서 그런 콩고물만 쫒아다니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분들도 저는 별로...)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장애인의 자립권을 당당하게 이야기 한 책이라는 면에서 다른 장애 이해 도서에 비해 상당히 선진 적입니다. 이 책의 한 구절에 집안 식구가 책임 질 일이지 왜 남을 귀찮게 하냐며 불쾌해 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마도 일반적 표현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 사람에게는 장애인은 집안의 문제이자 영원한 골치 덩어리이니까요.
우리는 언제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더불어 사는 것은 잘 사는 사람들끼리의 범위가 누구인지.... 잘 생각 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도 당당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 실제 소장님의 업무 보시는 장면 입니다. 사지를 못 쓰시니 볼펜으로 키보드를 쿡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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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으로 걷는다는 한아이의 햇빝이 비취는 하루의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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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싫어하는 우리 둘째 아들 독후감 숙제로 고른 책이다. 소리내어 읽어 주기에 부담 덜 되고 글자 큰 책 찾다 보니 이 책을 고르게 됐다. 그런데, 피치 못해 한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어찌나 감동이었는지....
주인공은 팔만 좀 움직이는 골형성부전증 환자인 것 같다. 어느 날 친구네 집에 놀러가겠다고 엄마에게 통보하자 엄마는 이 청년을 들어 문밖 침대차에 쏙 박아 넣는다. 이 청년이 굴러 떨어지지 않게 침대 속이 조금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청년은 이때부터 지나가는 사람한테 가는 데까지만 밀어달라는 식으로 이동한다. 가는 중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자기보다 더 아픈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몸의 장애보다 더한 마음의 장애들을 만난 것이다. 이 주인공은 무사히(? 물론 가는 길에 우여곡절이 쫌 있다) 친구네 집에 도착해 친구에게 자기가 겪은 일을 들려 준다.
이 청년은 밝다. 동화 전체도 밝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슬퍼하는 게 아니라 나는 또 다른 인간... 이런 식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어떤 어려움도, 슬픔도 긍정 앞에서는 무력해 지는 것 같다.
얼마전에 <세상에 이런 일이>에 뇌성마비 남편과 아내가 나왔다. 전동휠체어 수리로 먹고 사는 이 부부의 일은 다른 사람들과 좀 달랐다. 뇌성마비 남편은 입으로 아내에게 고기 그렇게 고치고, 조기 저렇게 고치고... 그렇게 말해 주고 아내는 그 말에 따라 실제로 전동 휠체어를 고쳐 돈을 벌고 살았다. 우울하기 그지 없을 것만 같은 이들의 생활은, 그러나 참 밝고 희망차다. 아내는 남편이 이쁘다면서 씻겨 주고 남편 발이 붓는다고 자면서 남편의 발을 주무르기 위해 남편의 발을 껴안고 잔다. 이들 사이에는 유머가 넘쳤다. 서로 웃기다면서 킥킥대고 웃겨 주기 위해 애쓴다.
그렇게 사는 게 아름다운 삶이다! |
| 장애인을 다룬 아동문학에 대한 고정관념이 즐겁게 깨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장애인을 다룬 아동문학은 대부분 시련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되어 눈물샘을 자극하며 감동을 이끌고, 마침내 반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일쑤인데 그런 계몽적인 틀에서 훌쩍 벗어나 있고 오히려 유쾌하기조차 합니다. 태어나서 스물 몇 해를 누워지내야만 하는 큰 장애를 가진 다치바나가 주인공인데도 그렇습니다. 다치바나가 어린이가 아닌 것도 즐겁습니다. 아동문학이라고 하여 어린이가 꼭 주인공일 필요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이런 자유롭고 긍정적인 시각은 작가가 특수학교에서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오랫동안 가르친 경험에서 나온 리얼리티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상 장애를 가졌다고 하여 어둡게 살아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바쁘게 살아가는 비장애인보다 더 밝게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니 입으로 걷는 다치바나의 유쾌한 성격은 비장애인에게 그대로 전염되는 맹독성(?)입니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회사에서 부장까지 오른 얘기 들……. 그러나 그렇게 일만 하면서 달려왔지만 정년이 되어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주위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갑자기 늙었을 때 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강한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있는 건 약한 제 자신이었어요. 저는 그제야 비로소 사람의 따스한 손길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고 싶더라고요. 인간은 서로 도움을 주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걸 깨달은 거죠.” “저는 남에게 기댈 수 있지만 남들은 저에게 기댈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당신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제 마음이 아주 편안해졌는걸요. 제가 당신에게 힘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당신도 저에게 힘을 주고 있어요.” (84 - 86쪽) 자기 어머니와 다른 삶을 살고 싶어 결혼도 하지 않고 회사 생활을 하며 나름대로 성공한 삶을 산 퇴직 아주머니와 다치바나가 나누는 말입니다. 자본주의의 쓸쓸한 단면이랄 수 있는 아주머니는 다치바나로부터 삶의 위안을 얻습니다. 그런가 하면 입시학원에 다니는 삼수생은 다치바나의 침대 차를 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우울한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삶의 의욕을 되찾고, 광신도 아주머니는 다치바나로부터 삶의 목적이라고 할 전도 대상을 찾으며,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는 다치바나와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마음의 일단을 드러냅니다. 이 유쾌한 전복이라니요!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침대 차를 밀어달라는 다치바나의 요청을 단호히 거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산책을 하고 싶으면 집안 식구들한테나 밀어 달라는 태도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은 다치바나를 돕는 그만큼 다치바나로부터 되돌려 받으며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