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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겔러리하면, 나는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이 떠오른다. 백화점 명품관에 운동화를 신고 잘도 들어가면서, 인사동 겔러리 앞에 서면 망설였다. 그 앞에 서면 내 구두에 때가 낀 것 같고, 내 옷차림도 그렇게 초라해보였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내가 겔러리안에 전시된 것들을 '욕망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명품관에 걸린 옷들은 애초부터 욕망하지 않기 때문에 나를 들여다 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겔러리 입구에서, 내가 본 건 내 몸 속에 숨어있는,'변두리올드걸'의 컴플렉스였다. 나는 문화적으로도 변두리고, 현대 미술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이 컴플렉스는 내가 한달 내내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 수 있는 돈보다 비싼 돌덩어리를 파고 있는 사촌언니, 아버지가 사준 돌덩어리를 파고 있는 조각가에 대한 질투로 이어지기도 했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걸 갖고 있는 현대미술가들에게 나는 그렇게 꼬여있었다. 사춘기를 지나고 오래오래 올드걸이 되도록.
하지만 언제부턴가 현대미술에 대한 꼬임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사준 돌덩어리를 파고 있는 사촌도, 아버지가 대줄수 없는 학비를 벌고 있는 나만큼 고통스럽다는깨달음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빛깔만 다른 십자가를 지고 인생이라는 골고다를 오르는 예수같아졌다. 언젠가부터 보기시작한 '즐거운 문화읽기'라는 프로그램역시 내 꼬인 소갈딱지를 푸는데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예술가들이, 그 예술가들에대해 눈빛 반짝이며 말하는 아나운서가 조금씩 친근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 아나운서가 던지는 몇마디 속에 문화와 예술에 대한 따뜻한 이해가 녹아있다고 느꼈다.
그 아나운서가 '즐거운 미술읽기' 책을 냈다는 말을 듣고, 나는 어제 인터넷서점 배송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시내 대형서점에 나갔다.(설마 여기서 안 샀다고 삐질 YES24는 아니겠지^^ 참고로 나는 플랜티넘 회원이다) 여전히 변두리에 사는 변두리올드걸은 책도 사고 시내에서만 하는 "나쁜교육"도 볼 작정이었다. 하지만 '서늘한 미인'을 사서 펼친 순간 나는...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아일랜드도 보지 못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그리고 집에 와서 외출복을 입은 채로 6시간동안 책을 읽었다.
책에 흠뻑 빠져서 읽었지만, 나는 지금 별로 행복하지 않다. 마음이... 아프다. 내가 너무 오랫동안 현대미술을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온 작가들은 근본적으로 나와 같은 사람들이었다. 진짜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그의 지적, 문화적, 경제적 배경에 관계없이, 모두 변두리올드걸이라는 걸 왜 나는 이제 알았을까. 일부러 변두리가 되고, 세컨드가 되어 세상을 읽는다는 걸 왜 나는 이제 알았을까. 내 어린 날의 잊을 수 없는 장면, 단칸방에서 줄지어 나오던 여섯 식구가 마술사의 입속에서 피어나던 꽃송이라고 느꼈던 순간에, 내 머리는 화가들의 꿈을 만났던 것인데!
띠지에 적힌 대로 이 책을 관통하는 건 '사랑'이었다. 젊은 예술가들에 대한, 예술에 대한,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부자유한 세상에서 견디는 것들에 대한, 이웃에 대한.....김지은 아나운서는 "사랑하면 이해할 수 있다"고 나를 전도한다. 마음이 아픈 걸 보면, 나는 이미 전도에 먹혀든 것 같다.
이 글은 내 친구 변두리올드걸, 올드보이들에게 쓰는 글이다. 그리고 겔러리 문을 용감하게 열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다. 글을 다 쓰고 나서도, 계속 마음이 아프다. 오랜 시간 오해해 온 나 때문만은 아닌듯하다. 이 책의 저자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아프다. 사랑을 아는 사람을 보면 아프다. 그가 많이 아플 것같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 적어도 몇 개의 '현대미술품"을 소장할 수 있을 만큼 몸도 마음도 경제도 너그러운 '변두리올드올드걸'로 나이들어 가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그 점, 참 기쁘다. [인상깊은구절] 그러다 보니 그 조그마한 사물들에게서 외로움, 광기, 사랑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쓰다듬어주게 되었구요. 그의 말대로 사물들은 그가 사랑하고 장난치는 애완의 대상이 된 거죠. |
| 단숨에 읽어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었다. 정말 오랫만에 만나는 정성과 사랑이 가득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비전공자이지만 동서양 화가 100명정도의 주요작품과 활동연대를 댈수있다. 한동안은 그게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불과 3년전만해도 그림하면 고흐밖에 모르던 아니 사실은 고흐의 그림도 해바라기 말고는 모르던 내가 사이비큐레이터정도의 실력은 갖췄다고 생각되니 뿌듯할수밖에.. 그런데 그 뿌듯함도 오래가진 못했다. 과거의 그림은 더이상 내게 설레임을 주지도 못했고 신비감도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한, 마치 성역처럼 느껴졌던 미술관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전시회를 다니면서 겉으론 이해하는척 감동받은척했지만 사실은 그냥 눈만껌뻑이다가 돌아오기 일쑤였다. 누군가의 자상한 가이드가 필요했지만 미술에 대한 나의 무지를 인정하는것 같아서 선뜻 작가나 큐레이터에게 다가가지도 못했다. 그렇게 아쉬운 순례를 계속하고 있던차에 새책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티비를 잘 보지않아서 김지은이라는 아나운서가 누군지 잘 몰랐지만 책의 컨셉이 마음에 들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일단 김지은 아나운서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렵지 않을것 같고 또 21명의 뉴페이스와 만나는 기회가 온것같아 너무 반가운 책이었다. 책을 다 읽고나서 아니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김지은씨가 얼마나 미술을 사랑하는지 느낄수있었다. 그녀의 사랑은 단순히 방관자로써의 사랑이 아니라 마치 직접 21명의 화가가 된듯이 절절한 지원자의 사랑으로 다가왔다. 100여년전의 고흐를 몰라본것을 후회하면서 왜 차세대 고흐와 호흡하고 지원하는일에는 안이한것인지 그녀는 묻고 있었다. 그녀가 소개한 21명의 작가는 물론 그 외 작가 중에서도 분명 100년후에는 고흐와같은 혹은 그 이상의 평가를 받는 작가가 있을것이다. 그런 작가와 동시대를 살면서 미리알아보고 마음속으로나마 후원할수있다는것은 정말 설레는 일이 아닐수없다. 이 책한권을 읽었다고해서 당장 김지은씨처럼 현대 미술을 잘 이해하게 될수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마도 내가 다음번에 미술관을 찾을때는 분명히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져있을것 같다. 100년후의 고흐를 100년전의 고흐처럼 외롭게 하지 말아야지!! |
|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강겹은 미술에 대해서만큼은 정말 문외한이다. 물론 다른 분야라고 특별히 잘 안다고 하긴 뭐하지만, 특히나 미술에 대해서 만큼은 확실한 바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지난번에 다녀온 광주비엔날레'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포스트를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잘 알 것인데... 서점을 찾았다가 혹시나 나를 무지의 세계에서 건져줄 만한 책이 없을까 둘러보는데, 예쁘장한 제목이 눈에 띄는 거다. 서늘한 미인???? 게다가 저자는 MBC 아나운서 김지은이란다. 사실 김지은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KBS 쪽 아나운서들과 인연이 있다면 있는 편이다) 그래도 특이했다. 왕초보라 할 강겹도 읽어볼만하겠다는 느낌이 들더라. 별로 훑어보지도 않고 덥썩 책을 주워들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책이 줄간된 지 얼마 안된 신간이네~ 출간기념 전시회도 있었다 하더라. 아쉽게도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에 전시회는 갈 수 없었지만... 사실 전시회를 갔더라도 고개만 갸우뚱 거리다 왓을 지 모르지만... ^^;;;; 그럼 책이 신간인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그만큼이나 동시대에 살아가는 예술인들의 작품을 담아냈다는 소리다. '나 보다 오래된 작품을 보면 내가 작품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책 속 표현을 빌자면... 적어도 나와 비슷한 또래거나 나 보다 어린 작품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거다. 잘 모르는 상황이라면 어르신들보다는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조금 편하니까... 헤헤~ 김지은 아나운서는 자칫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워 지루할 수 조차 있을 미술작품들을 조리있게 설명해 나간다. 스물한명의 젊은 화가의 작품을 소개했는데, 어쩌면 김지은 아나운서 자신까지 포함한 스물두명의 젊은 화가의 작품을 소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었다. 뭐 김지은 아나운서가 젊은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화가는 화가다. 무슨 소리냐고???? 강겹의 마음 속에 나름의 현대미술에 대한 지도를 그려버렸으니까... 그 지도는 너무나도 깔끔하고도 흥미롭다. 흡입력도 강력해 미로를 완전히 빠져나오기 전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뭐 책을 다 읽은 후에, 현대미술에 대한 개념이 확실히 잡혔고 어떤 작품을 대하든 완벽히 해설해 낼 수 있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다. 미로의 출구를 제시하지는 못했던 것... 그렇지만 글쎄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그 출구를 찾고 싶은 마음이 추오도 없다. 미로를 헤매며 미술가들과 함께 하는 삶이 너무나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조금은 흐릿한 지도지만 그래도 매력적인 작품인 이유이다. Taboo Yogini'의 낸시랭(http://nancylang.com)'이나 미친테디베어'의 함진(http://cafe.daum.net/sarubiacafe), Herat Island'의 여동현 등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고나 할까.. 홈페이지에 글도 남겨보고 카페에 가입도 하고, 메일도 써봤다. 물론 김지은 아나운서에게도 예쁜 책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짧은 글을 남겼다. 낸시랭'은 친히 내 블로그까지 놀러오겠단다. 그러고 보면 세상 참 좋아진거다. ㅋ~ 조만간 내공을 더 쌓고난 후에 전시회를 찾아다녀 보려한다. 예전에는 미술관 함께 가서 예쁘게 설명 들려줄 여자친구를 희망했는데, 차라리 내가 설명해 주는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한 거다. 후힛~ 미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을 이 땅의 수많은 강겹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장르적 특성상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스테디셀러로 기억될 자질은 충분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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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네루다처럼 거창하게 다가온 느낌은 아닐테지만, 적어도 딴 나라 얘기였던 미술이 결정적으로 내게로 온 건 이 책이 계기가 된 건 아닐까 싶다.
음악이나 문학이나 전방위적 문화현상에 대해서 오지랖이 넓은 나에게 유독 입안에 서걱거리는 모래처럼 겉돌기만 했던, 혹은 시쳇말로 너무 럭셔리해주셔서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던 미술이 이제는 조금 친숙하게 다가온 건 바로 이 책, <서늘한 미인>덕분일 것이다.
다양한 정보와 자료가 나도는 시대이지만 어떤 분야에 대하여 입문하게 되는 것은 결정적계기 없이는 쉽지 않은 것이다. 예전에 한젬마가 쓴 <그림읽어주는 여자>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미술에 대한 얘기를 쉽게 풀어 놓아 참 좋게 읽었다. 하지만 서늘한 미인에서는 그 책과 달리 우리시대 젊은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놓음으로써 더욱 친숙하게 미술에 접근할 수가 있다. 책 내에 다양한 작가가 추구하는 그림,작품들을 보면서 ''아 이런 미술이면 나도 관심가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끔 한다. 실제로 신문을 읽어도 미술면은 곧장 넘겨읽곤하기 일쑤였던 내가 요즘 열리고 있는 전시회정보들도 눈여겨 보면서 살펴보게 되었으며,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미술관에 들려 작품을 관람하기도 한다.
서서히 관심을 폭을 확장하면서 세상을 즐기고 이해하는 방법도 실로 참 다양하다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예전 같으면 미술은 고고하면서도 고리타분한 박제된 느낌의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요즘은 그 작품하나에 깃든 작가의 혼을 조금은 이해할 것만 같다.아직 서툴러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내 주말스케줄에 연극,영화,공연관람이외에 미술관관람이라는 하나의 일정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즐겁다.
지난 주말 미술에 문외한인 친구와 함께 시립미술관을 다녀오며 세상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다양한 즐거움이 있다는 것과 세상을 포용하고 이해하는 너그러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직 국내 신인작가들의 전시회는 가보지 못했지만 이것도 서서히 해보고 싶은 것들 중의 하나다. 이것이야 말로 작가 김지은 아나운서가 원하는 것들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고..여튼,문화가 인간에 주는 풍요로운 힘을 생각해보며 아직 미술이 낯설고 거추장스러운 분이 있다면 한번쯤 이 책을 일독하기를 바란다.
어느날 문득 그렇게 미술이 다가올지도 모르는 일. [인상깊은구절] . |
| 다소 낯선 젊은 작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덜컥 책을 샀다. 책의 작가인 김지은씨가 누구인지, 책 안에 어떤 젊은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고민도 하지 않고 우선은 샀다. 뭐 미술에 일가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쪽 분야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지만 열정적으로 뭔가 하고 있는 젊은이의 이야기야 말로 나 자신을 되돌아 보고 내 삶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긴장했고 그 사람들이 하는 얘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읽은 다음 느낌? 세상은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 책에 담긴 작가들 중 몇몇이 기억되고 이름을 남길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충분히, 열정을 가지고, 행복하게, 충실하게 살고 있으니까.... |
| MBC 김지은 아나운서가 만난 스물 한 명의 젊은 화가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개한 책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스물 한 명의 화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자가 친절하게도 작가들의 홈페이지와 이메일 주소를 공개해 소통 계기를 마련해 주었기에 그들 중 맘에 드는 몇몇 작가에게 대답을 할까 한다. 그들의 작품들이 내게 먼저 말을 걸었으니까. 작가마다 작품마다, 저자의 깊은 애정과 접근이 있었기에 이 책의 진정성이 확보되었을 것이다. 저자는 국내 젊은 작가와 대중간의 메신저 역할을 시작했고, 작은 변화는 분명 미술계에 있어 고무적인 현상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알렉상드르>라는 작품을 그린 이태경 작가에게 눈길이 갔는데, 그것은 그가 보여주는 그로테스크한 색감 속에도 진지하고 날카로운 느낌들이 어쩐지 강렬하고 따뜻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모호한 감상이 우습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사랑이란 이런 것 아니던가. 눈에 콩깍지가 씌워져 무조건 좋아하기 시작하는 것. <알렉상드르> 작품을 수소문해 본 결과 김지은 아나운서가 구입했다고 한다. 그 그림값이 억대로 뛰어올라도 팔 생각이 없다는데, 나는 그럼 짝사랑의 열병만 앓고 있어야 하나. 하지만 이렇게 좋은 작가들을 알게 되고, 또 책에 실리지 않은 작가들 중에 내 취향의 작가들에게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준 이 책에겐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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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예술 자체로 볼 수도 있지만, 소통을 거부하고 자기 내부로 침잠해 버린 이전 세대의 미술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으로 읽을 수 있다. 작품이 아무리 대단한들 관객과 소통하지 않으면 어떤 새로움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고 그 가치는 급전직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통을 위해 미술계만 분투해서는 소용이 없다. 관람객과 그들을 이어주는 가교가 있어야 한다. 저자가 그런 사람이다.
지금 한국의 미술가들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작품을 관조한다. 자기 위치에서 작품을 볼 줄 안다. 작가들과 저자가 직접 소통한 덕분에 좌표를 구하느라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 독자가 작가와 소통할 수 있게 작가들의 홈페이지/메일 주소를 기입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존댓말로 이뤄진 문장도 특이하다. 만나고 나서 공허함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친절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듯 뿌듯하고 마음이 훈훈해진다.
미술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작가와 관객이 교감하는 것이다. 서로 느낀 바를 나누면서 몰랐던 것, 놓쳤던 것을 포착하게 되는 것이다. 읽고 나니 정말 보람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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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김지은 아나운서가 만난 스물한명의 젊은 화가들의 작품과 그 소개가 실려있어요.. 미술 작품들을 많이 접하지는 못해서 대부분 모르는 작가들이었습니다. 작품이 먼저 나오고 김지은 아나운서의 글이 나오는데 그림만 봤을 때는 난해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소개를 읽고 나면 다시 한번 보고 아 이런 의미가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어요. 입체적인 작품도 많이 있어서 직접 보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전시회 가는 것은 좋아하는데 사실 그림에는 좀 문외한이어서 보면 그냥 그러네.. 하면서 무슨 의미를 발견하기가 참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김지은 님의 설명을 보면서 작가를 이해하게 되고 그림에 담긴 내용을 생각해보면 좀 더 가깝게 다가서게 되는 것 같아요. 작품들과 함께 예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들 되었답니다..
또한 21명의 화가들의 작품이 하나같이 모두 그렇게 매력적이었고 현대미술이 이렇게 재미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저는 어떤 형태가 되었든, 관람자의 감정을 움직이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중요한 건 사람마다 작품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거겠죠. 이것이 앞서 언급한 ''참아내야 하는 것''에도 해당된다면, 불쾌감을 준다고 해서 벽화를 훼손한 것은 ''참으면 안되는 것''에 해당되겠죠...--P30
#똘레랑스와 앵똘레랑스, 즉 ''참아야하는 것''과 ''참으면 안되는 것''에 대한 경계를 끊임없이 건드리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입니다.--P23
더 세세하게 읽으면서 예술이 하는 역할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또 작가들마다 정말 어찌나 상상력도 풍부하고 생각지도 못한 재료와 방법으로 작품 만든 것을 보고 참으로 감탄을 했답니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작품도 많았구요.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다음에 그림을 볼 때는 좀 더 그림에 대해, 작가의 의도와 그 내용에 대해 생각하는 폭이 넓고 깊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보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 바로 ‘회화의 힘’이다 --P324
참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만드는 회화, 읽는 내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작품으로 드러난 것을 많이 보고 느낀 점이 많았구요, 직접 전시회에 간 듯 현장감과 실재감이 넘쳐 행복했습니다.
어느 작가의 작품이 홍수에 떠내려가서 사라졌다는 글을 봤을 때,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로 인해 훌륭한 작품들이 사라진 것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김지은 님이 몇 년 전에 만난 작가들이 대부분 생활고로 힘들어 하고 있어서, 지금은 그만두지 않았을까 염려했다는 말에 작가들의 현실이 정말 힘들다는 거 알게 되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명도 그만두지 않았다는 글을 접했을 때, ‘역시’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작품을 위해 고생하시는 걸 보면, 물론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참 존경스럽고, 그런 것들이 이 사회를 또 움직여가는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인상깊은구절] 보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 바로 ‘회화의 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