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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의 소설을 읽으면 가슴이 저리는 경우가 많다. 내용이 특별히 슬픈 게 아닌데, 슬픔과는 또다른 가슴 저림이다. 어린 학생이었을 때 그리고 지금보다 젊었을 때 그의 작품을 읽던 기억과는 또다르다. 내 나이가 들어갈수록 작가가 전해주는 진실의 울림이 더 깊어질 것 같다. 이런 마음이다 보니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다음 작품을 또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늘 그랬지만 이 작가의 소설 주인공들은 참 평범하다. 평범한데 예사롭지 않다.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는 느낌이 절실해서 그러할까. 나보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사람인데 나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에 자극을 받아서 그러할까. 가난하고 고생스러운 삶 속에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 어쩌면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 이상으로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과학도 역사도 아닌데 나는 이 작가의 소설에서 감동을 느낀다기보다는 차라리 배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구체적인 길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닌데도 그저 이런 길도 있으니 한번 보지 않으련 하는 듯이. 그러면서 지금 자신의 삶이 그다지 나쁘지 않음을, 아니 오히려 자신의 삶에 고마워하라는 듯이. 내가 갖고 있는 어려움이나 외로움 따위, 진정으로 어렵고 외로운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정도이니 엄살 부리지 말고 열심히 살라고 하는 듯한 교훈에 가까운 가르침을 얻는다. 따뜻한 음성으로 나직나직 들려주는 작가의 가르침. |
| 얼마나 재미나는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재미난다고 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이야기로 엮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한 단어가 '재미'라는 말이다. 참 재미가 있다. 작가 자신의 삶과 집안 내력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 있다. 개인 이야기지만 결코 개인만의 이야기가 아닌 재미나는 이야기이다. 범위를 넓혀 세상으로 이야기를 돌려도 재미가 있다. 야당 총재와 닮은 주인공 이야기는 내내 웃음을 지으며 읽었다. 심부름꾼 이야기도 세상을 그렇게 보여줄 수 있구나 싶어 소설가 솜씨에 감탄을 한다. 얼마나 재미나는지는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껏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이야기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