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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출한 작가탄생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 작품
"걸출한 작가탄생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 작품 " 내용보기
이런저런 기대감으로 소설 『천안문』(샨사 지음/ 성귀수 번역)의 첫 장을 넘겼다. 제목이 주는 기대감, 작가 ‘샨사’의 문체에 대한 기대... 그러나 기대는 불과 몇 십 장을 넘기지 못했다. 첫 프레임의 긴박감, 그리고 주인공 아야메의 집을 급습한 젊은 군인 자오가 그녀의 일기를 발견했을 때까지, 는 그런대로 긴장감과 호기심을 갖게 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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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기대감으로 소설 『천안문』(샨사 지음/ 성귀수 번역)의 첫 장을 넘겼다. 제목이 주는 기대감, 작가 ‘샨사’의 문체에 대한 기대... 그러나 기대는 불과 몇 십 장을 넘기지 못했다. 첫 프레임의 긴박감, 그리고 주인공 아야메의 집을 급습한 젊은 군인 자오가 그녀의 일기를 발견했을 때까지, 는 그런대로 긴장감과 호기심을 갖게 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소설은 제목과도 작가 특유의 문체와도 어긋나는 듯한 행보를 보인다. 제목과 내용의 어긋남이야 애초 작가의 창작의도이며 고유한 영역일 테니 시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작가 특유의 문체가 드러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새삼 번역가 ‘이상해’가 그립기도... 천안문 사건은 흔히 우리의 광주민주화 운동과 비교되곤 한다. 그만큼 현대 중국의 역사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 중대한 사건이다. 소설 <천안문>은 그 거대한 역사를 다룬(정확하게 말하면 ‘단지’ 표방한) 작품치고는 지나치게 외곽치기에 머무른 소품이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더구나 중국 태생의 작가가 모국어가 아닌, 갓 배운 불어로 썼다는 게 단순한 놀라움의 차원을 넘어 가슴 한복판에 커다란 의문부호를 그려 넣게 한다. 대체 샨사의 문학은 역사의 문학적 승화인가, 역사와 문학의 확실한 선긋기인가. 그러나 문학으로 역사를 이해하려하는 나의 의도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문학은 문학일 뿐이다. 천안문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려면 당시의 언론보도와 전문가의 저작들과 역사가의 평가를 들어봐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니 괜시리 소설 한 권 읽고 역사니 진실이니 왜곡이니 하는 복잡한 얘기들을 늘어놓을 필요는 없지 싶다. 문체의 문제도 그렇다. 샨사 문체의 특성은 오히려 그녀의 다른 작품들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닌가. 굳이 처녀작을 붙잡고 문체를 시비할 이유가 없다. 그러고 보니 소설 <천안문>을 읽는 일은 나름대로 유쾌한 일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소설을 통해 프랑스작가 샨사의 가능성을 확인했을 것이다. <천안문>을 통해 오랜 동안 죽의 장막에 가려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던 중국인들이 저마다 가슴 속에 불덩어리를 숨기고 있음을 예의 차분하면서도 치열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엄청난 역사적 의미를 가진 ‘천안문 사건’ 속에서 유독 젊은 청춘들의 실존적 고뇌를 뽑아내 집중적으로 다룸으로써 역사에 대한 자기 세대의 발언권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문학적 감성이라는 새로운 역사해석의 영역을 개척하기도 한다. 거기에 중국의 문학적 전통이라 할 운문성과 환상성의 옷까지 입히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새롭고 맛깔스럽다. 향후 샨사 특유의 날선 감수성의 표상으로 자리 잡게 될 ‘결정적 만남’ 혹은 ‘운명적 사랑’에 대한 집착 - 소설의 주제이기도 한 - 도 엿보인다. 같은 맥락의 성장소설이면서 보다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바둑 두는 여자>를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y****y 2005.07.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대륙의 딸, 카리스마와 감상
"대륙의 딸, 카리스마와 감상" 내용보기
거대한 대륙의 카리스마와 거대한 대륙의 딸이 갖는 섬세함이라니, 21세기에 (물론 20세기에 쓰여진 책이지만) 이런 글이라니 고약할 정도로 아름다운 일이며, 상투적으로 아시아 여성으로서 과장된 자랑스러움이 솟아날 지경이다. 습한 산 속의 조용한 사원, 조용히 피어나는 건조한 향처럼 간결하지만 관능적인 젊은 그녀의 문체에 성급한 박수라도 아깝지는 않다. 역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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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대륙의 카리스마와 거대한 대륙의 딸이 갖는 섬세함이라니, 21세기에 (물론 20세기에 쓰여진 책이지만) 이런 글이라니 고약할 정도로 아름다운 일이며, 상투적으로 아시아 여성으로서 과장된 자랑스러움이 솟아날 지경이다. 습한 산 속의 조용한 사원, 조용히 피어나는 건조한 향처럼 간결하지만 관능적인 젊은 그녀의 문체에 성급한 박수라도 아깝지는 않다. 역자의 말처럼, 내가 읽은 이 작은 책이 그저 아야메의 꿈인지, 혹은 자오의 꿈인지 알 수가 없다. 시작이 천안문 광장이며, 중국 대륙의 산과 바다가 무대의 배경이다. 천안문 사건을 모티브로, 중국의 여류 청년운동가와 군인 장교가 등장한다. 마오쩌뚱을 언급하고, 붉은 혈흔이 가득한 소설이다. 하지만, 연민과 번민이 전부다. 인간의 본질, 나약함과 죽음에 대한 욕망과 뒤틀린 인식. 그렇고 그런 사랑과 그 사랑의 힘과 무한한 영향력에 대한 노래. 코케이션 작가들은 시도하기 어려운 동양인 여성 작가의 흐릿하지만 훌륭한 마침표. 짧고 가는 선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쾌한 그림을 그려내던샤갈의 그림을 생각나게 하는 힘 있는 플롯과 섬세한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언제나 세상에 시니컬한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바게트백을 위해 젖비린내나는 납작한 가슴을 내보이는 일. 전장에 나선 사내들을 위한 새빨간 뿔. 비균질한 내 작은 목소리의 영향력 없음을 핑계로 비굴한 침묵을 계속하는 동안, 세상은 삐걱대거나 뒤뚱거리며 균형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그저 일기만 쓰고 있다. 나는 그저 나약하고, 고집 센 처녀애인 까닭에. 아야메, 어쩐지 나를 부끄럽게 하고 있어. 그녀가 성급했거나, 사실은 친절한 까닭일까? 조금 더 길었으면, 더 섬세한 결론이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면 내가 너무 탐욕스러운 독자가 되는 셈인가? 젊은 작가의 좋은 점은 아직도 많은 글들을 기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인상깊은구절]
칠 년이란 세워, 그것은 어제요, 내일이요, 영원이었다.
a*******1 2006.07.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