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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신기록을 경신하며 나날이 매서움의 끝을 보여주는 강추위로 몸도 마음도 싸늘해지는 요즘은 틈만 나면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찾게 된다. 보일러가 빵빵하게 돌아가는 방바닥 중에 제일 따뜻한 아랫목에 담요를 덮고 앉아 있노라면 창 밖에서 쌩쌩 부는 찬바람이나 휘몰아치는 눈보라가 남의 일처럼 여겨진다. 겨울이 아무리 길고 추워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아랫목처럼 뜨끈뜨끈한 것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용택의 풍경일기_겨울>은 아랫목처럼 따끈따끈하고 훈훈한 책이다. 도시의 꽉 막힌 집의 건조한 실내 공기가 아니라 자연 속에 안긴 시골집의 구수하고 아릿한 온돌 냄새가 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방문을 열면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볼 수 있고, 앞산의 사계절을 코앞에서 돈 안 내고 구경할 수 있는 강언덕에 위치한 시골집에서 시인이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시인의 아버지가 일일이 목재를 구해와서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지은 이 집에서 시인의 유년기와 청년기가 천천히 숨쉬며 살아있고, 이제는 시인의 어머니가 추억들과 함께 지키고 있는 오래된 집. 그 곳에서는 자고 일어나 방문을 열면 커다란 나무 그림자와 인사를 할 수 있다. 뒷산에 올라 황금빛 솔잎을 밟으며 사색에 잠길 수도 있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자연과 함께 하는 천운을 누리는 시인에게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읽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쉰이 되고, 예순이 되어서도 젊음을 부러워하지 않는,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지금 서 있는 이 자리, 바로 이 자리가 나의 삶인 동시에 희망인 것이다.
- '나이' 중에서
평생을 아이들과 자연과 함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온 시인은 세월이 내려앉은 집에서 보냈던 이제까지의 삶이 부끄럽지 않다고 말한다. 욕심내는 법 없이 후회하지 않은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대해 이토록 당당해질 수 있는 것이리라. 나는 시인의 말을 빌어 이제껏 살아온 삶을 돌아보았다. 길지 않은(그러나 짧지도 않다, 흠-) 세월을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나 또한 당당하게 내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내 자리를 깨닫고 거기서 희망을 본다면 먼 훗날 내 삶의 겨울을 맞이했을 때, 아니면 문득문득 자신에게 질문했을 때 후회가 없노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몸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지만 내겐 엉덩이 붙이고 앉아
추위를 녹일 수 있는 온기가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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