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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 당시 미국 해병대 상병으로 근무한 말이 있었다. 빨간 암마 레클리스는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한 공을 인정받아 하사로 진급했다. <레클리스>의 저자 김신영은 미국에서는 책과 동상으로 만들어질 만큼 유명한 레클리스의 활약상을 우리나라에도 소개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한국전쟁에서 맡겨진 임무를 묵묵히 완수한 레클리스의 존재가 신기하고 놀랍다.
■빨간 암마, 레클리스 작은 체구의 빨간 암말 한 마리가 서 있었다. 흰 페인트를 칠한 듯한 다리, 초롱초롱한 눈빛, 아름다운 갈기를 지닌 말이었다. (p86) 레클리스는 '무반동총 건'의 애칭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의 임무는 무기와 탄약을 나르는 일이었다. 산악지대의 전투에서 인력이 하기 어려운 일을 말에게 맡긴 것이었다. 레클리스는 한국전쟁 막바지인 1952년 10월~1953년 7월까지 미합중국 해병대에서 복무했다. 베가스 고지 전투에서 적의 포격을 피해 가며 386개의 포탄을 실어 나른 공로를 인정받아 상사 계급장을 달았다. 휴전협정이 체결되자 미군 부대원들은 레클리스를 미국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동물을 출입국 시키는 데엔 운송, 사료, 질병 등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드디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다. 미국 매스컴에서는 레클리스에 관한 보도를 일제히 냈고 큰 인기를 끌었다. 해병대 마스코트로 1960년까지 생활하다 전역했고 1969년 숨을 거두었다.
■전쟁 영웅 눈가에는 칼로 베인 듯한 상처가, 허벅지에는 파편 자국이 여럿 남아 있었고, 몸통은 포탄을 나르며 생긴 굳은살로 덮여 있었다.(p178)
레클리스는 천신만고 끝에 미국에 도착했다. 그의 몸에는 전쟁의 상흔이 몸 전체에 남아 있었다. 미군에서는 그의 활약에 보답하여 하사로 승진을 시켰다. 미국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참전 군인이라면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었다. <레클리스>는 비록 동물이지만 전쟁 영웅이라면 예우를 다하는 미군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 있겠다.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군인의 목숨을 담보로 한 전쟁은 애국심, 사명감 없이 참전하기 어렵다. 국가가 그들의 용기와 생명을 귀히 여길 때 그들도 힘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기수, 김혁문
너는 오로지 말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구나(p38)
러일 전쟁 이후 일본에서는 '말 개량론'이 대두되었다. 그 해법으로 경마를 강조해 경마 클럽이 난립했다. 일제 강점기 조선에서도 경마장의 인기가 매우 높았다. 김혁문은 다섯 살 무렵 경마장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바라본 말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경주마의 주인이 되는 게 꿈이 되었다. 가난한 집안에서는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우연한 사고로 인해 경마장의 기수에 혁문이 눈에 들어오게 되어 견습생이 되었다.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경마가 금지될 때까지 혁문의 말에 대한 사랑은 이어졌다. 그가 키우고 훈련시킨 말의 새끼가 바로 레클리스다. 기수로서의 꿈은 실패했지만 조국의 전쟁영웅이 된 레클리스를 탄생시킨 것이다.
■마무리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을 체결했을 뿐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세계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전쟁 소식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곤 한다. 삼 년간의 전쟁은 북한군의 남침, 인천상륙작전, 중공군 참여 등으로 쫓고 쫓기는 전투가 벌어지며 전사자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레클리스>는 전쟁에서 활약한 말을 소재로 한 한국전쟁에 대한 기록이다. 우리에겐 알려지지 않은 전쟁마 '레클리스'에 대한 고마움과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