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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0] 아무리 작은 생명이라도, 그건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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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듣기로 저자는 생물학(아마도 고생물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사람을 꼽으라면, 리처드 도킨스와 제이 굴드를 말할 정도로 저명한 학자입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서 한 번 만났고, 그의 다른 책 '만들어진 신'은 다음에 읽어 보자고 계획하고 있습니다만, 그 명성에 비해서 굴드의 책은 아직 접하지 못하고 계속 제 희망도서목록에 남겨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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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듣기로 저자는 생물학(아마도 고생물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사람을 꼽으라면, 리처드 도킨스와 제이 굴드를 말할 정도로 저명한 학자입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서 한 번 만났고, 그의 다른 책 '만들어진 신'은 다음에 읽어 보자고 계획하고 있습니다만, 그 명성에 비해서 굴드의 책은 아직 접하지 못하고 계속 제 희망도서목록에 남겨져 있었습니다. '풀 하우스'니 '힘내라, 브론토사우르스' 등 그의 많은 저작들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이유는, 그의 저작의 방대함에 이유가 있었습니다. 며칠을 두고서는 도저히 읽어낼 자신이 없던 차에, 그나마 읽기에 수월해 보이던 이 책을 읽어보자고 용기를 내어 봅니다. 


 살아가면서 가끔은 제가 살아 온 그 어느 순간에, 많은 선택들 중 과거와 다른 길을 택했다면 현재가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심사숙고한 결과이겠지만 거의 우연에 가까운 그 결정에 의해서 변해버린 제 역사는, 테이프를 돌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서 다른 결정, 다른 우연한 것들에 의해서 엄청나게 변하게 될 것입니다. 불과 4,50년 인간의 삶에서도 우연에 의해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법인데, 고생물학에서 다루는 역사는 우리가 짐작하거나 예상도 할 수 없는 시간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캄브리아기라고 하는, 생명이 대폭발했다고 짐작되어 지는 그 시기만 해도 지금으로부터 5,6억년 전이라고 하는데, 그 억년이라는 시간의 길이를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1900년 초에 버제스 혈암이라고 하는, 선캄브리아기의 역사를 증명해 주는 화석들에서 수 많은 생명체들의 흔적이 발견됩니다. 당시 이를 발견한 저명한 과학자이자 행정가였던 월코트는 이 모든 생명체들이 향후 진화하여 인류의 탄생을 예비하는 증거라고 생각하고 또 다른 해석의 여지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자연의 역사, 진화가 어떤 주어진 경로를 따라서 움직인다는 결정론적 사고가 무너지고, 그 모든 진화가 우연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증거로써 버제스 혈암이 재해석되게 됩니다. 저자가 주장하듯, 역사의 테이프를 돌려 다시 그 당시로 돌아간다고 해도 진화의 역사가 현재의 모습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이런 저런 우연적 요소에 의해서 어쩌면 인류의 탄생은 불가능하게 되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 나오는 인연에 대한 유명한 대사처럼, '세상 어디에 작은 바늘 하나 꽂아두고 작은 밀씨를 던졌을 때, 그게 그 바늘에 꽂치는, 그 계산도 안 되는 확률'이야말로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이 세상의 우연을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러니, 지금 아주 작은 생명이라 할지라도, 생명 그 자체는 경이로움이요 기적이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풀 숲에 피어 난 이름 모를 꽃이나 그 위를 기어가는 작은 벌레에도 경이로움을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s*****2 2016.09.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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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에 대한 진화론, 그 자체의 진화에 대한 굴드의 역작
"지구 생명에 대한 진화론, 그 자체의 진화에 대한 굴드의 역작" 내용보기
굴드의 명저중 하나인 이책에 대해 첫번째 리뷰를 하게 되는 시점이 출판일 기준으로 거의 3년이 되는 지금에서야 된다는 것이 일단 매우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캄브리아기 생명의 대폭발에 대한 중요한 자료집인 버제스 혈암에 대한 월코트의 발견 및 1차 해석, 이어지는 다른 연구진에 의한 여러번의 수정과 휘팅턴, 모리스, 브릭스의 극적인 반전에 이르기까지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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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드의 명저중 하나인 이책에 대해 첫번째 리뷰를 하게 되는 시점이 출판일 기준으로 거의 3년이 되는 지금에서야 된다는 것이 일단 매우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캄브리아기 생명의 대폭발에 대한 중요한 자료집인 버제스 혈암에 대한 월코트의 발견 및 1차 해석, 이어지는 다른 연구진에 의한 여러번의 수정과 휘팅턴, 모리스, 브릭스의 극적인 반전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과학 연구 분야의 진화적 패턴을 본보기로, 굴드 자신의 일생에 걸친 주장인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감축이다"를 또 한번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찌 보면 심오하지도 않고 매우 간단하기까지 한 이 같은 주장은, 은연중에 진화론에 숨어 있는 생명의 진보라는 개념을 뒤엎는 신선한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개인적으로 페름기말의 화산 폭발에 의한 온실 효과에 따른 대멸종이나 공룡의 멸종을 야기한 백악기말의 운석 충돌이 우연이라고 보는 저자의 생각에 약 90% 정도만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우연"이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범위에 대한 일반 언중의 합의선에서는 우연이라고 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지만, 지구 내부의 움직임(페름기말 화산 폭발)이나 우주에서의 움직임(백악기말의 운석 충돌)에도 어떤 필연적인 과학적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일말의 의구심은 떨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어떤 과학자가 주창하는 모델은 그 과학자가 숨쉬고 있던 당시 사회의 일반적 가치관에 의해 지배 받는 것이 엄염한 사실(다윈마저도 종의 기원을 여러판 출간하면서 종교적 갈등 관계를 의식해서 점점 완곡한 표현으로 바뀌어 갔다)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현재의 사회 분위기가 인간을 진화의 정점에 인위적으로 두는 구식 모델을 버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사실 다위도 인간이 모든 생명의 진화적 정점이라는 생각은 없었을 것이고, 이는 인본주의적 가치관이 팽배해지는 사회 분위기에 의한 영향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굴드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사실 뒤로 갈수록 약간은 지겨울 정도로) 생명의 테이프 이야기를 함으로써 진화의 우연성(전체적인 우연성이고 순간 순간을 보면 우연성이라는 말이 진화에는 안 맞고 진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면이 많다. 이는 굴드도 이 책 438 쪽에서 인정한다) 및 다양성의 격감이라는 그의 일생에 걸친 주장을 계속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아이러니하게도 굴드의 그 주장보다는, 다이나믹하고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버제스 혈암에 대한 과학자들의 연구 역사에 대한 서술이라고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미국인인(미국은 기독교 국가이다) 굴드로서 사회적 가치관의 영향을 떨치기 힘들었던 점(그가, 버제스 혈암의 발견자이며 1차 연구자인 월코트가 저지른 실수의 한 원인이 당시의 사회적 가치관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라 하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굴드에게도 같은 실수가 여러 차례 보인다)이 역력히 드러나는 사소한 표현의 문제를 지적해야 겠다.

    1) 그는 캄브리아기 생명의 폭발이 가져온 다양한 생명체의 해부학적 구조를 이야기하면서 "설계"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글의 내용을 보면, 분명 은유적인 표현이지만, 괜히 지적 설계론(창조론)을 주창하는 종교인들에게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서 매우 아쉽다.

    2) 완벽하게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새의 깃털이 정말로 완벽하다면, 그것은 자연적 과정에 의한 기존 해부학 구조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고, 전능한 신에 의해 처음부터 설계되었을 수도 있다" 라는 463쪽의 글은, 그가 도킨스와 함께 창조론자(즉, 종교인)들의 토론 요청에 함께 대응책(사실 진화론의 두 거장인 굴드와 도킨스는 과학이 아닌, 종교인 창조론과 토론을 할 이유가 없다고 합의하고 응하지 않기로 한다)을 논의할 정도의 진화학자임에도 또 다른 꼬뚜리를 그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아쉬운 비유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독교가 지배하고 있는 미국 사회 분위기에서 고생물 학자로 성장하였지만, 그 잔재가 남아 있는 모습이 가끔씩 보이는 것 같다. 도킨스와의 사소하지만, 중요할 수도 있는 차이로 느껴진다.

j*****k 2007.10.1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