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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롬교육(권영민 외)>에서 발행한 중학교 국어1학년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 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나려 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거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 목연 생각 : 시인은 100여 년 전에 태어난 분입니다.
그런데 지금 읽어도 시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네요. 그만큼 뛰어난 언어 감각을 지녔다는 의미겠지요. 이 시는 2010년에 교과서가 개편되기 전인 7차교육과정에도 실렸던 시입니다. 지금 중학교 2학년 이상부터 대학 2학년 사이의 세대는 이 시를 교과서에서 익히며 성장하였고요. 나비는 누구이고, 바다는 무엇을 비유한 것일까요? 세상이 무서운 줄 모르는 청춘의 소년들이 자신의 마음만 믿고 겁없이 집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인정사정도 없는 차가운 곳이고요. 세상의 매서운 인심에 아픔을 겪고, 어쩌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안고 돌아온 어느 청춘의 모습이 나비가 아닐까요? 그나마 돌아올 수 있다면 행운입니다. 어쩌면 원통한 눈물을 흘리며 돌아올 수 없는 몸이 되었는지도 모르지요. 얼마 전에 누군가로부터 구타를 당한 채 살해된 가출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다섯 명의 청소년들이 검찰에 의해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지목되었고요. 그 청소년들은 자백을 강요받았고, 결국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백을 하였습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분노 속에서 사회의 지탄을 받았고요.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지적하며 모두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되었습니다. 살해된 여학생이나 검찰에 의해 살인 누명을 쓸 뻔 했던 5명의 청소년들도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나비가 아닐까요? 그 여학생은 결국 돌아오지 못했고, 5명의 청소년은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오긴 했지만요. 그러나 청소년들 중에 자식의 무죄를 확신하고 결백이 밝혀지기를 기다리던 어느 아버지는 대법원의 판결을 듣지 못하고 세상과 하직했답니다. 그 아픔을 누가 씻어 줄 수 있을까요? 세상의 풍파 속에 날개가 절은 나비가 어찌 청소년들만 해당되겠습니까? 마지막까지 통일을 염원하다가 안두희의 총탄에 서거한 김구 주석 사법 살인에 가까운 상황에서 한을 품고 세상을 등진 노무현 대통령 그 비통함을 견딜 수 없어 이어서 세상을 떠난 김대중 대톨령은 물론 북으로 가서 슬픈 말로를 맞은 시인 역시 서글픈 나비겠지요. * 수심 : 강이나 바다, 호수 따위의 물의 깊이. 청무우 밭 : 파란 잎으로 덮인 무밭 서거픈 : 서글픈
* 김기림(1908~ ) : 시인. 함경북도 학성에서 태어남.
일본 니혼(日本) 대학을 거쳐 도호쿠 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 이효석, 이상 등과 '구인회'를 만들어 활동을 함. 모더니즘 시풍을 보이다가 해방 직후 조선문학가동맹에서 활동하면서 사회의식이 짙은 시를 씀. 6.25 전쟁 때 납북 됨. 시집 <기상도>, <태양의 풍속>, <바다와 나비>, <새노래> 등이 있음. * 자료 출처 :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새롬교육>의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