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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 중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떠올려 보라고 했더니, 주저없이 동생의 입원을 꼽은 아이가 있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다시 물으니, 동생이 일주일간 입원을 했을 때 엄마 아빠가 그쪽에 신경을 쓰느라 자신에 대한 신경은 덜 쓰게 됐다는 의미였다. 즉, 학원에 가지 않아도, 학습지를 풀어 놓지 않아도 별다른 지적이나 개입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 일이 다시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니,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착잡하기만 했다.
'엄마 아빠가 없던 어느 날'. 어쩌면 아이들은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위에서 만나본 아이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단 며칠만이라도 부모님의 간섭에서 벋어나 원하는 게임 실컷하고, 텔레비전도 실컷 보는 등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왜 그런 욕구를 갖게 됐는지 원인을 파악해 볼 겨를도 없이 할 일을 제대로 해냈는지 점검하기에 바쁜 부모님들로부터, 그런 상황을 기대하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토미에게 그런 일이 생겼다. 비록 두 명의 어린 동생들이 있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대신,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시간 동안 동생들을 잘 돌봐 맏이로서의 유능함을 인정받고 싶었던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잠에서 깬 막내 동생이 울자 공갈 꼭지를 물려주었고, 이후 그것을 거부하자 냉장고에서 우윳병을 꺼내 따뜻하게 데워 먹이려는 생각까지 했다. 그동안 엄마가 하시는 장면을 여러 차례 봤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으므로. 하지만 아직까지 어린 토미에게는 힘든 일들이었던지, 그 과정에서 많은 실수를 하게 되고, 집안은 점점 엉망이 되어 갔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신 엄마와 아빠는 엉망이 된 집안 모습을 본 뒤 아이들만 남겨 두고 일을 보러간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내 서로의 불찰에서 온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동생을 위해 최선을 다한 토미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 사랑이 담긴 포옹을 해준다.
앞서 우리는 엄마 아빠의 부재를 오히려 반가워하는 아이의 사례를 만났다. 하지만 유아들에게는 엄마 아빠의 자리가 절실하다. 그런데 이 말을 잘못 해석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여기서의 절실함이란 아이들의 능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게 만둚이 아니다. 하루 종일 함께 있지 못하더라도 아이 스스로의 능력과 힘을 믿어 주는 존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아이의 자발성은 물론 유능감까지 키워줄 수 있는 부모 유형을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토미는 분명 많은 사고를 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부모님이 해결해야 할 더 큰 일을 만들었고, 동생에게도 딱히 해 준 것이 없다. 하지만 그렇게 행동한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 준다면 앞으로는 더 잘 해나갈 것이다. 그야말로 성공의 어머니가 될 실패를 경험했으니 말이다.
가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집을 비워 주시면 어떨까? 엄마 아빠가 없던 어느 날, 우리 아이들은 또 다른 추억들을 만들어 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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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우리 토미가 그랬구나!’ 그 한마다가 너무나 간절한 책. 책을 읽는 내내 독자만 알고 있는 토미의 마음에-마치 가족에게 학대 당하는 ‘홍당무’를 읽고나있는 것처럼- 동화되어 토미 부모님에게 간절히 바라게 된다. ‘아이 버릇 나빠질까 걱정 같은 건 하지도 말고 제발 당장 토미를 꼭 안아주고 토미의 마음을 다독여 주세요!’ 라고... 이제 겨우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억지로 형님이 된 토미. 이제 막 유치원에 들어간 말썽꾸러기 남동생 마틴(가족끼리의 호칭은 ‘부츠’)과 갓난아기 로테까지 거느리게 된 형님이자 오빠가 된 것이다. 참으로 버거운 직책을 맡은 데다가 엄마, 아빠의 사랑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위기에 처하기까지 한 것이다. 말 그대로 두 아기들에게 치여 부모님은 맏이인 토미에게 책임만 강조하게 되고, 서러운 토미는 자꾸 정원의 키 작은 나무 덤불 아래로 기어 들어가 흐느껴 울게 된다. 창고 안에 숨어 들어가던 홍당무처럼... 그러다가 아빠 엄마가 서로 약속이 엇갈려서 본의 아니게 아이들만 집에 있게 된 몇 분 동안 온 집안이 물바다가 되고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며, 벽의 페인트까지 벗겨내진 큰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게 부모님께 칭찬 받고 싶어서 한 토미의 행동들이 꼬이고 꼬여서 집안이 난장판이 되었을 때 마침 부모님은 돌아오시고 사태를 수습한 부모님은 서로 등 돌리고 눕고, 토미는 혼자 침대에서 흐느껴 울게 되고 마는데... 다행히도 부모님이 토미를 안아 자신들의 침대로 데리고 와서 재우며 토닥여 주게 된다. 독자는 마치 토미라도 된 듯 가슴을 졸이며 부모님의 현명한 처분(?)만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가 다행히도 ‘휴우~’ 안도의 숨을 몰아 내쉬게 된다. 요즈음 너무나 강조 되고 있어서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참으로 하기 힘든 ‘아이 마음 읽어주기’. 부모의 입장에서 읽어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지만, 토미처럼 초등학교에 막 들어가 독립과 책임을 강요 받는 아이들이 읽으며 토미에게 동화되는 것도 또 다른 대리만족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럴려고 그랬는데...’라는 아이의 간절한 마음과 세상살이에 익숙치 않아 생기는 행동의 부조합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예기치 못한 엉뚱한 결과들, 칭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토미의 마음과 서툰 행동들이 빚어낸 참담한 결과에 아이들은 통감할 것이다. 그래서 부모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형제간의 부모사랑 쟁탈전(?)에서 소외당하는, 그래서 혼자서 흐느껴 우는 토미에게 아이들은 감정대입을 충분히 할 것이다. 마침내 부모님께 이해 받으면서 그렇게 좋아하던 부엉이 그림 접시를 다시 받게 되는 토미에게 동화되어 함께 행복해 할 것이다. 얼결에 형님, 오빠가 된 아이, 초등학교에 입학 한 아이, 부모에게 혼난 아이, 혹은 부모 그 어느 누구에게도 심리적 치유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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