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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그 남자네 집]" 내용보기
친구를 기다리기 위해서, 서점에 들렀다가, 신간이 나온것을 보고, 단박에 사서,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들어와서 읽었다. 느낌은...따로 말하지 않더라도, 박,완,서 라는 이름 자체가 책에 대하여 보증해 준다해도 무리가 없으리라. 괜히 스포일러 역할을 하게 될까봐, 내용이나 느낌은 이야기 하지 않겠다. 하지만, 한 글자 한글자, 한 단락 한 단락을 읽을때, 연애하는 마음으로... 정성
"[그 남자네 집]" 내용보기
친구를 기다리기 위해서, 서점에 들렀다가, 신간이 나온것을 보고, 단박에 사서,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들어와서 읽었다. 느낌은...따로 말하지 않더라도, 박,완,서 라는 이름 자체가 책에 대하여 보증해 준다해도 무리가 없으리라. 괜히 스포일러 역할을 하게 될까봐, 내용이나 느낌은 이야기 하지 않겠다. 하지만, 한 글자 한글자, 한 단락 한 단락을 읽을때, 연애하는 마음으로... 정성 스럽게 읽었다는 것... 읽은 다음에도, 너무 경박스럽게 있으면 읽은 후 느낌이 없어질까봐, 텔레비젼도 켜지 않고, 조용 조용히...음악을 들으며, 느낌을...여러번 되새겨 보았다는것.
c******m 2004.10.31. 신고 공감 4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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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어머니 모시고 '갓뎀 양구'에 가보련다.
"이번 겨울, 어머니 모시고 '갓뎀 양구'에 가보련다. " 내용보기
"엄마, '임'이 뭐야?" "아, 님이 님이고, 임이 임이지. 머긴 머라냐?" "아이, 그 임 말고 '임을 인다', '임질 한다'할 때 임 말야?" "아 그거. 머리에 물동이를 '인다'해서 임이라는 거지. 에구 말도 마라. 나도 젊을 적으 그 놈의 임질 질리도록 했다야아. 그때 생각하면 참, 요즘 여자들은 살기 좋아진 거지, 아암 편하고 말고. 근디 아침부터 임은 왜 찾냐. 어디 임지을 일 있다
"이번 겨울, 어머니 모시고 '갓뎀 양구'에 가보련다. " 내용보기
"엄마, '임'이 뭐야?" "아, 님이 님이고, 임이 임이지. 머긴 머라냐?" "아이, 그 임 말고 '임을 인다', '임질 한다'할 때 임 말야?" "아 그거. 머리에 물동이를 '인다'해서 임이라는 거지. 에구 말도 마라. 나도 젊을 적으 그 놈의 임질 질리도록 했다야아. 그때 생각하면 참, 요즘 여자들은 살기 좋아진 거지, 아암 편하고 말고. 근디 아침부터 임은 왜 찾냐. 어디 임지을 일 있다냐아?" "아니, 그게 아니고. 그냥..." 아침에 잠을 깨자마자 어머니 방으로 가서 그것부터 물었다. 사전을 찾아보면 될 일이었지 만 굳이 어머니한테 그 뜻을 묻고 싶었다. 어젯밤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현대문학사 간)을 읽으며 문득 어머니와 작가가 동년배라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작가가 구사하는 언어가 곧 내 어머니의 언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고, 어쩜 작가의 애틋하고 아쉬움투성이인 첫사랑의 추억이 고스란히 내 어머니의 추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뒤미쳤다. 하여 나는 아침부터 공연한 혼잣웃음에 취하고 말았다. 이번 겨울 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어머니 모시고 '갓뎀 양구'에 한번 다녀올 참이다. 가서 박수근의 그림과 그의 판화에 담긴 임질 하는 여인네들을 보고,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인심 넉넉해 보이는 시골식당에 들러 어머님의 가슴 깊은 곳에 오래도록 숨어 있었을 당신의 젊은 시절 추억을 들추어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어리광이라도 부려볼 요량이다. 임질과 박수근, 그리고 어머니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 박완서의 소설 <그 남자네 집> 을 읽은 소감을 쓰려다 문득 제 감상에 겨워 한동안 멍하니 베란다창을 통해 틈입하는 햇살을 음미하기만 했다. 그런데 그게 정말 사실이었을까? 극장에서 언 발을 녹여주겠다며 끼고 있던 장갑을 뒤집어 버선처럼 신겨주고, 단둘이 사랑채에 들어 '린덴바움'과 '베토벤 9번 교향곡'을 감상하고, 저녁으로 명동의 은성한 거리를 휘돌며 데이트를 즐기던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가 손 한번 잡아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플라토닉이라는 거창한 구호 뒤에 숨어 있는 어떤 내밀한 사랑의 흔적들은 정말이지 아무 것도 없는 걸까. 손 한번 안 잡아본 그야말로 플라토닉한 사랑에 빠져있던 처녀가 임신에 대한 그토록 구체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말이나 되는 걸까? 그런데 정말이지 작가는 소설에 등장하는 친정 5촌조카 광수의 고엽제에 대한 뒤늦은 자각을 영영 글러먹은 놈이 고질적으로 '개개는' 것으로만 인식했던 것일까? 그게 고작 전쟁의 패허속에 유배된 육중한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임질하며 살아낸 강인한 여성, 아니 대작가의 시대에 대한 인식수준이란 말인가. 자신의 소개로 미군부대에 취직한 춘희네 집의 음식에서 나는 버터 냄새는 과연 구역질이 날만큼 더럽고 구차하고 비천하고 먹을 것이 못되는 쓰레기일 뿐일까?
y****y 2004.12.08.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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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집에의 추억과 한 여성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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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기와집을 보기가 흔치 않다. 내가 초등학교 때만해도 곳곳에 기와집이 덩그러니 길한복판에 자태를 드러내 놓곤 했었는데... 거의 아파트와 몇층이 올라간 양옥집으로 지어진 빽빽한 골목에는 더이상 기와집의 흔적을 볼 수 없다. 책에서는 이보다도 훨씬 더 옛날인 해방 때의 시대에 느꼈던 기와집에 대한 향수와 그녀가 살았던 곳, 그녀의 첫사랑인 그 남자가 살았던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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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기와집을 보기가 흔치 않다. 내가 초등학교 때만해도 곳곳에 기와집이 덩그러니 길한복판에 자태를 드러내 놓곤 했었는데... 거의 아파트와 몇층이 올라간 양옥집으로 지어진 빽빽한 골목에는 더이상 기와집의 흔적을 볼 수 없다. 책에서는 이보다도 훨씬 더 옛날인 해방 때의 시대에 느꼈던 기와집에 대한 향수와 그녀가 살았던 곳, 그녀의 첫사랑인 그 남자가 살았던 집에 대한 추억을 섬세하게 그려놓고 있다. 집의 구조에 대해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정도의 묘사와 그곳의 사람들. 특히 그에 대한 그녀의 감정을 잘 드러내놓고 있다. 평범한 만남을 가지다 현실적인 눈을 가진 그녀는 그와 소원해 지면서 은행원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되고 이후 그녀를 잊지 못해 힘들어하는 그를 주위의 시선을 피해 만나면서 결혼 후 오랜만의 짜릿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와 밀월 여행을 가기로 했던 그날,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약간 신파같긴 하지만 물론 결과는 다르다. 그는 갑작스런 뇌의 이상으로 눈을 멀게 되고 눈먼 그를 바라보며 가슴아파하던 그녀, 그리고 오랜만에 만났을때의 편안하고 행복한 그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이제 할머니가 된 그녀가 옛날 그의 집을 둘러보며 변한것 없는 집의 모습에 과거를 회상하며 하나하나 풀어놓은 이야기가 진한 여운을 준다.
r*****1 2005.02.24.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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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순두부만 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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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라는 이름표가 붙은 책을 겨우 세권 읽었을 뿐인데, 나는 벌써 이 매콤한 순두부 같은 할머니에 대해 굉장히 많이 알고 있는 것만 같다. 아마도 내가 읽은 그의 책이 공교롭게도 자전적 소설이거나 수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로 그의 유년과 청년시절을 엿보고 를 통해 할머니 박완서의 인생 통달한 듯한 작문실력을 감상한 나는, 이번에는 내가 알고 있는 그와는 조금 다른,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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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라는 이름표가 붙은 책을 겨우 세권 읽었을 뿐인데, 나는 벌써 이 매콤한 순두부 같은 할머니에 대해 굉장히 많이 알고 있는 것만 같다. 아마도 내가 읽은 그의 책이 공교롭게도 자전적 소설이거나 수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그의 유년과 청년시절을 엿보고 <두부>를 통해 할머니 박완서의 인생 통달한 듯한 작문실력을 감상한 나는, 이번에는 내가 알고 있는 그와는 조금 다른, 연애(戀愛)인 박완서와 만나게 되었다. 같은 사람이 쓴 두 번째 책을 집어들면서부터는 행간에 숨어있는 작가의 향내를 맡으려는 시도가 아주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다. 앞서 두 권을 읽으면서 그는 맑고 묽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그것은 그저 편견일 뿐이었다. <그 남자네 집>에 드러난 박완서는 꼭 누구만큼의 순수와 꼭 누구만큼의 세상적 균형감각을 갖고 있는 현실적인 '여자'더라. 낯설었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당황했고 그런만큼 흥미진진하였다. 워낙 일인칭에다 개인적인 서술 방식 덕에 당연히 자전적인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덮고 나니 그냥 허구일 수도 있겠다 싶다. 뭐가 됐든 간에 이 할머니 작가의 이야기 솜씨는 너무 탁월해서 존경스러울 정도다. 칠십 평생을 삼백페이지 안에 녹여내는 것도 신기한데 그 안에서 사랑과 돈과 사람과 인생에 대한 빛나는 철학까지! ..함께 구입했던 쇼팬하워의 인생론 에세이가 무색하다. 하루만에 뚝딱 써낸 것처럼 어디 한군데 막히는 곳이 없으니. 가진 것이라고는 잘난 학벌과 못난 살림실력과 약간의 허영심과 핏줄에 흐르는 드센 자존심 뿐인 여자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내 새끼를 위해 그런 집은 버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첫 사랑을 버리고, 오만가지 계산 속에 꼼꼼한 은행원과 결혼을 하고, 돈 개념이 없어 주급으로 생활비를 타쓰면서, 시어머니에게는 새돈을 주고 왜 자기에게는 헌돈을 주냐며 남편을 긁어대고, 그 와중에 답답한 시집살이에 금새 지쳐 옛사랑을 다시 찾고, 그러다 그 남자에게 불행이 닥치자 불장난을 그만두고, 그렇게 애를 넷이나 낳고도 그 남자와 엮일라치면 가슴이 뛰고, 그래서인지 남편은 믿음직스럽긴 하지만 사랑하는지는 모르겠고, 그 여자는 그렇게 살아 노인이 되었는데 - 듣기만 해도 얄미운 이 스토리가 그닥 짜증스럽지 않았던 것은, 내 옳고 그름의 잣대로 살만큼 산 이 주인공을 잰다는 게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보잘것 없는 내공은 오십년이라는 시간적 격차를 메우기에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 보였다. 그저, 평생 구슬같은 처녀이고 싶었지만 그렇게는 아니되었던, 그 여자의 인생살이는 듣는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확신은 못하겠으나 이 책을 읽는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일테다. 공감의 여부는 읽는 사람에게 달렸지만, 왠만해가지고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잖겠나 싶다.

[인상깊은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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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2005.01.16.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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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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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님의 책은 무조건 사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 만큼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남자네 집은 그러한 믿음에 적잖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과거의 작품들에 비해 사람과 사물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치열함이 없다. 전후의 피폐한 서울 모습, 미군부대와 한국 사회, 좌익의 월북 가족의 아픔, 어려운 시대의 여성들의 삶,월남 전 고엽제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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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님의 책은 무조건 사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 만큼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남자네 집은 그러한 믿음에 적잖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과거의 작품들에 비해 사람과 사물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치열함이 없다. 전후의 피폐한 서울 모습, 미군부대와 한국 사회, 좌익의 월북 가족의 아픔, 어려운 시대의 여성들의 삶,월남 전 고엽제 피해 등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그 본질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 없다. 모두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제목에서 부터 상당히 감상적이고 연약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기에 그리고 그 첫사랑에 대한 얘기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건 각오한 것 보다 더 심하다. 박완서 선생님의 첫사랑은 도대체 어떤 맛으로,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까 기대가 컷던 만큼 실망도 크다. 치열한 첫사랑에 대한 얘기를 상상했었다. 연세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많은 것이 부드러워지나 보다. 조정래의 한강을 읽고도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게 기억난다. 정말 태백산백을 쓰고 아리랑을 쓰신 분의 글이 맞단 말이가 그 때 그 실망은 정말 대단했엇다. 그래도 그 남자네 집은 단행본이라 좀 다행이다.
p*****6 2004.12.17.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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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이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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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박완서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반열에 들어서는 것 같다. 여러번 얘기한 것 같지만, 연배가 높은 작가의 작품은 그 안정감이 무엇보다도 맘에 든다. 분명 픽션이고 꾸며진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꾸민것 같지 않게 배어나는 듯한 문장. 이 책은 얼핏보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다음 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특히 앞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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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박완서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반열에 들어서는 것 같다. 여러번 얘기한 것 같지만, 연배가 높은 작가의 작품은 그 안정감이 무엇보다도 맘에 든다. 분명 픽션이고 꾸며진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꾸민것 같지 않게 배어나는 듯한 문장. 이 책은 얼핏보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다음 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특히 앞부분이, 전쟁 이후에 미군부대를 다니던 시절에서 시작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었으니까. 자전적이었던 앞의 두 소설을 참 좋게 봤던 나로서는, 그럴 법도 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런 작가의 경험의 반영도 꽤 있었지 싶다. 하지만, 뭐 약간 틀린듯한 구성도 있어서... 현재의 작가연배까지 설명이 된다. 뭐 이후버전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은 전혀 세련되지 않고, 촌스럽기까지 하다. 아침 TV드라마 정도의 분위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어려운 시절에 살던 젊은 남녀의 사랑/살림 이야기... 하지만, 문장/문체는 매우 쿨하다. 여기서의 쿨함이란, 글쎄? 일반적으로 쓰여지는 의미와는 다르라고 해야겠다. 하여간 나에겐 이 소설의 문체로부터 '쿨하다'라는 인상이 떠올려졌는데, 담담하고도 냉정하게 서술되어가는 그 억척스럽고 또한 현실감있는 삶에 대한 표현때문이었을 것 같다. 전혀 궁상스럽지도 않고, 냉소적이지도 않고, 적당한 향수와 기억을 더듬는 당시 정서에 대한 꼼꼼한 분석. 르뽀나 기록물들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그 당시 사람들을 저렇게 살았구나'라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이와 같은 인상이 강하게 남겨지는 문장을 두개만 소개해보면, "서울이 텅 빈 것 같아도 동네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살기殺氣에 가까운 생기가 넘치는 그곳에는 사는 사람 파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았다. ...." 52-53년 경 전쟁통의 서울에 대한 묘사다. 언제나 처럼 버스에서 (혹은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살기에 가까운 생기'라는 표현에 약간의 소름이 돋았다. 물론 이와 같은 뜻/뉘앙스를 풍기는, 어찌보면 진부한 표현들도 여러차례 등장한다. 하지만,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당시의 삶에 대해서, 이처럼 깔끔하고도 적나라한 표현이 또 있을까? "... 나에게 그가 영원히 아름다운 청연인 것처럼 그에게 나도 영원히 구슬 같은 처녀일 것이다. 우리는 그때 플라토닉의 맹목적 신도였다. 우리가 신봉한 플라토닉은 실은 임신의 공포일 따름인 것을...." 이 소설을 조금만 다듬어서 촌스럽게 표현하자면, 말했듯이 흔한 TV 드라마처럼 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식으로 다듬어서 등장인물의 직업만 바꾸면, 흔한 대하드라마 정도로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그게 진짜 현실이었는지를 내가 판단할 수는 없을 지라도 말이다.) 아름다운 청년은 소설의 제목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작가?)는 결혼을 하고 난 이후고, 첫사랑이자 권태로운 삶에 가끔씩 활력이 되는 상상령의 원천이 되는 그 남자를 다시 만나는 과정에서, 연애시절을 회상하면서 설명되는 부분이었다. '플라토닉'이란 '임신에 대한 공포였을 뿐'이란 서술도 참 서늘하다. 무엇을 매개로 하는 것인지, '플라토닉'이란 용어가 대표하는 이들의 계층수준, 아름답고 구슬같았던 자신들에 대한 회상에 동시개입되는 냉정한 현실감과 노스텔지아. 여기서도 또 한번 소름이 돋았다. 삶이란 이런거다! 아마도 박완서는 근래의 수많은 사소설작가들, 어쩜 그중에서도 여성작가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싱아, 그 산, 남자네 집 시리즈로 부터 말이다.
YES마니아 : 골드 e****s 2005.07.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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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늙지 않는 추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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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 넘은 작가 박완서가 연애소설을 썼다. <그 남자네 집> 생각만 해도 가슴 저리고 풋풋한 처녀 적의 먼 친척뻘 되는 동생과 사이에 있었던 내밀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어 세상에 내놓았다. 윤보라고 했나 섬세한 감성을 지닌 작가와 그 남자는 전쟁의 시기도 둘 사이의 내밀한 감정과 폭풍우같은 감성으로 견뎌낸다. 결혼을 해서도 둘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사상 때문에 수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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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 넘은 작가 박완서가 연애소설을 썼다. <그 남자네 집> 생각만 해도 가슴 저리고 풋풋한 처녀 적의 먼 친척뻘 되는 동생과 사이에 있었던 내밀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어 세상에 내놓았다. 윤보라고 했나 섬세한 감성을 지닌 작가와 그 남자는 전쟁의 시기도 둘 사이의 내밀한 감정과 폭풍우같은 감성으로 견뎌낸다. 결혼을 해서도 둘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사상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죽은 전쟁 직후에 사상조차 취향의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평범한 은행원인 남자를 만나 작가는 결혼을 한다. 일흔이 넘은 작가가 남편과 결혼하기까지 마음의 움직임과 결혼 생활의 소소한 느낌들을 그렇게 끈덕지게 간직하고 묘사한다는 것은 경이롭다. 다소 건조하고 담백하고 약간은 관조적인 남편과의 관계의 반대점에 윤보와의 만남이 있다. 냄새나는 청계천 변에서 만나도 둘이 있으면 그곳은 세느강가 부럽지 않았고, 곱창집에서 곱창을 먹어도 그보다 더 달콤한 음식은 없었으리라. 둘이 여행을 떠나기로 약속한 날, 윤보는 쓰러져서 뇌수술을 받고 결국 실명하고 만다. 뇌에서 벌레를 몇마리나 끄집어 내는 대수술 끝에, 살아났지만 시력을 잃고 만 그 남자는 작가의 생활 속에서 멀어져 가지만 미칠 것 같고 가슴 저리던 그 시절의 추억은 고스란이 남아 나이도 먹지 않고 그 언저리를 맴돌게 한다. 추억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그리고 사랑, 그 열렬한 사랑의 추억은 영영 늙지 않는것 같다. 날 선 감성을 갖고 세상을 사는 작가의 존재가 나에게 위안이 된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증오하며 살 일이다. 살아있는 동안, 살아있기 위해......
YES마니아 : 골드 p******e 2005.03.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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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나는 음식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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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된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목마르게 그리고 목빠지게 기다리던 중 드디어 올 10월 박완서님의 '그 남자네 집'이 출간된 소식을 듣고 얼른 책 주문을 했다. 사실 '첫사랑'이 주제라는 말에 혹하기는 했어도 6.25즈음이 배경이라 망설여지기는 했었다. 워낙이 전후소설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인데 박완서님만 무조건 믿어보기로 했다.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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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된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목마르게 그리고 목빠지게 기다리던 중 드디어 올 10월 박완서님의 '그 남자네 집'이 출간된 소식을 듣고 얼른 책 주문을 했다. 사실 '첫사랑'이 주제라는 말에 혹하기는 했어도 6.25즈음이 배경이라 망설여지기는 했었다. 워낙이 전후소설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인데 박완서님만 무조건 믿어보기로 했다. 박완서님의 책은 항상 어릴 때부터 우리집 책장 이 곳 저 곳에 꽂혀있었기 때문에 나는 사실 박완서님의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책은 읽지 않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끈끈한 무언가가 항상 날 잡았었다고는 기억한다. 중고등학교때는 그 분의 소설을 읽으면서 때론 지루하기도 했고 대학교때부터는 슬슬 공감대 형성과 함께 세상 보는 눈을 배우기도 했고 결혼한 지금은 그분의 글이 그야말로 쏙쏙 와닿다 못해 어찌 그리 생각만으로 뭉뚱그려지는 것들을 글로 저렇게 만들어 구체화시킬 수 있을까 싶어 그 분의 능력이 부럽다. 이번 소설 '그 남자네 집'은 화자가 후배가 이사가게 된 동네를 구경가게 되면서 한때 자기가 살던 집터를 찾아보게 되고 그 가까이에 살던 첫사랑 '그 남자네 집'을 가봄으로써 옛기억을 떠올리며 추억하는 소설이다. 그 남자와 함께 떠오르던 전쟁통의 서울거리와 데이트하던 모습은 내가 전혀 겪어보지 못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역량 탓에 절로 내 머릿속에 재현되고 있었다. '그 남자'가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 후 먹는 것에 유독 집착을 하는 시댁을 만나 먹고 사는 것을 묘사하는 긴긴 부분은 정말 너무 훌륭하고 뛰어나서 티브이를 보는 것보다 영화를 보는 것보다 오히려 더 자세하게 다가왔고 마치 내 옆에서 음식 냄새가 나는 것처럼 그만큼 현실적이였다. 정말 평론가들 말처럼 그 연세에 그런 필력이라니 이건 기적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장편을 보는 내내 조금의 지루함도 없었을 뿐 아니라 급체로 인해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가슴이 답답한 와중에 아직 마치지 못한 이 책을 읽느라 멀미 나는 듯한 구토증세도 여러 번 느꼈다. 물론 후반부에 들어 이런 부분은 왜 삽입했나 싶은 군더더기가 내 눈에 보이긴 했으나 그것은 작가의 어떤 의도일지 모르니 모른 척 해야겠다. 당시 내 마음을 울렸던 몇 구절을 적어본다. 그 남자와 소원해졌을 때 화자인 '나'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을 과장하고 싶을 떄는 이미 행복을 통과한 후이다. 그와 소원해진 사이의 느낀 휴식감도 절정감 못지않게 소중했다. 긴장 뒤에 반드시 이완이 필요한 것처럼. 그러나 한번 통과한 그 시간을 되돌리고 싶지는 않았다. 전적인 몰두가 사람을 얼마나 지치게 하는지 알고 있었다. " 그리고 다른 안정된 남자와 결혼하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의 눈물에 거짓은 없었다. 이별은 슬픈 것이니까. 그러나 졸업식 날 아무리 서럽게 우는 아이도 학교에 그냥 남아 있고 싶어 우는 건 아니다. "
l******e 2004.12.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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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시절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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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으신 박완서 선생님. 날것같은 느낌의 표현으로 나를 언제나 놀래키시는 선생님. 선생님께서 일흔이 넘으신 나이에 첫사랑에 대한 소설을 쓰셨다. 책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너무나 기대되었던 책. 우연히 자신이 살았던,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그 남자'가 살았던 집이 있던 곳으로 이사간 후배의 집을 찾아가며 주인공의 첫사랑 회상이 시작된다. 먼 친척뻘이었던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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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으신 박완서 선생님. 날것같은 느낌의 표현으로 나를 언제나 놀래키시는 선생님. 선생님께서 일흔이 넘으신 나이에 첫사랑에 대한 소설을 쓰셨다. 책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너무나 기대되었던 책. 우연히 자신이 살았던,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그 남자'가 살았던 집이 있던 곳으로 이사간 후배의 집을 찾아가며 주인공의 첫사랑 회상이 시작된다. 먼 친척뻘이었던 두 사람. 안면트고 지내다 어느 순간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어버린 그들은 전쟁 후 거의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사랑을 키운다. 그러다 주인공은 안정적인 은행원을 만나고. '그 남자'와의 관계는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게 끝나버렸다면 이토록 절절히 기억나지는 않았을 터. 결혼 후 빡빡한 생활 속에서 '그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러다 '그 남자'에게는 큰 일이 닥치고. 어찌 50여년 전의 일을 회상해 쓰신 것인데도 소설에 생기가 넘치는지 놀랍다. 사랑하는, 만나는, 이별하는,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해놓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귀하다. 여기에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말이 사이사이에 담겨있어 더 놀랍다. 아. 박완서 선생님. 좋다.

[인상깊은구절]
마음대로 생각하라지, 우린 그런 것들을 즐겼다. 그런 것들은 우리의 행복감을 상승시켰다. 남이 쳐다보고 부러워하지 않는 비단오과 보석이 무의미하듯이 남이 샘내지 않는 애인은 있으나마나 하지 않을까. 그가 멋있어 보일 수록 나도 예뻐지고 싶었다. 나는 내 몸에 물이 오르는 걸 느꼈다. 그는 나를 구슬 같다고 했다. 애인한테보다는 막내 여동생한테나 어울릴 찬사였다. 성에 차지 않았지만 나도 곧 그 말을 좋아하게 되었다. 구슬 같은 눈동자, 구슬 같은 눈물, 구슬 같은 이슬, 구슬 같은 물결...... 어디다 그걸 붙여도 그 말은 빛났다. 그 해 겨울은 내 생애의 구슬 같은 겨울이었다. - p37,38 그래, 실컷 젊음을 낭비하려무나. 넘칠 때 낭비하는 건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낭비하지 못하고 아껴둔다고 영원히 네 소유가 되는 건 아니란다. 나는 젊은이들한테 삐치려는 마음을 겨우 이렇게 다둑거렸다. - p102 문화의 차이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문화가 아니라 한 문화가 다른 문화를 내 것보다 저급한 것으로 얕보고 동화는 물론 이해까지도 거부하는 태도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 p153
y********1 2004.11.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고르게 충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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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프로 작가의 길을 걷더라도 내용 전개 상 모든 단락이 사랑스러울 수는 없다. 간혹 막히는 맥락 앞에서 뜻을 굽히지 않고 글에 고르게 충실하기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순간 스쳐지나가고 말 법한 삶의 공감대를 면면히 활자로 옮겼다. 이러한 작가의 끈질긴 노력과 구성진 솜씨로 인해 독자들 스스로 순수문학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도 한 자리에서 책장을 모두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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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프로 작가의 길을 걷더라도 내용 전개 상 모든 단락이 사랑스러울 수는 없다. 간혹 막히는 맥락 앞에서 뜻을 굽히지 않고 글에 고르게 충실하기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순간 스쳐지나가고 말 법한 삶의 공감대를 면면히 활자로 옮겼다. 이러한 작가의 끈질긴 노력과 구성진 솜씨로 인해 독자들 스스로 순수문학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도 한 자리에서 책장을 모두 넘길 수 있다는 뿌듯함을 추억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남자네 집>을 이끌고 나가는 중심은 주인공의 청춘에 깃든 애틋한 감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시콜콜한 연애담을 떠올렸더라면 큰 오산이다. 그 보다 한 수위인 연상녀의 의젓함을 빌어 1950년 전후의 서울과 서울 사람들에 관한 풍경을 이야기 한다. 시대를 겪어 본 자만이 알 수 있는 색과 맛이 담긴 당시의 이야기들은 어색하지도 지루하지도 않게 읽는 이의 가슴에 파고 든다. 그렇게, 나와 그의 이야기에서 시작 된 이야기는 나와 나의 가족과 그의 가족, 나와 나의 친정과 시댁, 나와 나의 친정과 시댁과 그의 집안, 그리고 나와 나의 친정과 시댁과 그의 집안과 집안과 왕래가 있는 주변부의 집안까지... 점점 아울러 결국 당시의 이야기를 나와 가까운 윗세대를 통해 그때 그시절의 추억담으로 마음 한쪽 구석을 훈훈하게 만든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작가가 제목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날 작가의 작품 중 하나였던 <그 여자네 집>과 대구를 이루는 <그 남자네 집>은 <그 남자네 집>의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담을 수 없는 그릇이었다. 혹, 작가가 사심없이 제목을 고민하던 당시에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떠올렸었던 그 이름이 좀 더 적절한 그릇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가져 본다.

[인상깊은구절]
나는 내 몸에 위험한 바람이 들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피차 동정 같은 건 하지 않았지만 닮은 불운을 관통하는 운명의 울림 같은 걸 감지한 건 아니었을까.
c******e 2005.03.2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