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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책을 보고 나면 멍하게 있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예전에도 가끔 그럴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자주 그렇습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줄거리 쓰는 것도 잘 안 되는군요. 이런 말을 썼지만 줄거리를 쓴 적이 없는 것도 아니군요. 여전히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이 책 제목인 《내 우산 같이 쓸래?》를 봤을 때는 친구를 사귀는 것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친구를 사귀어 가는 것도 나옵니다. 비니가 처한 상황이 조금 남다릅니다. 아빠가 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시고, 남동생 메이슨은 아빠가 돌아가신 것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잘 먹지도 않았습니다. 엄마와 사람들이 모두 메이슨만 걱정했습니다. 비니도 아빠가 돌아가신 게 마음 아프고 슬펐는데 실컷 슬퍼하지도 못했습니다. 아빠는 비니의 마음을 잘 알아주었는데 이제 아빠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집에 돈이 없어서 할머니 집으로 이사까지 해서 비니는 단짝 친구와도 헤어졌습니다.
새로운 학교에 갔을 때 비니는 더럽고 케케묵은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가지 비니의 마음을 좋게 해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클레이튼 선생님이었습니다. 선생님을 보고 아빠를 떠올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클레이튼 선생님은 비니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해주고 마음을 써주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외로운 비니는 자신한테만 특별히 대해주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비니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 못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운동장에 나가야 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런데 운동장에서 혼자 씩씩하게 노는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키가 크고 슬리퍼를 신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비니한테 같이 놀자고 하자 비니는 어쩔 수 없이 같이 놀았습니다. 이름은 루프 마호니였습니다. 얼마 뒤 비니는 엄마와 할머니가 루프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루프 아빠가 루프 엄마를 죽였다는 거였습니다. 비니는 루프와 가까이 지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루프가 비니한테 말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아빠가 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비니는 늘 메이슨을 유치원에서 데리고 집으로 가야 했습니다. 하루는 메이슨이 잘못을 해서 교감 선생님이 혼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메이슨은 교감 선생님 말을 듣지 않고 도망쳤습니다. 교감 선생님은 비니한테 메이슨을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비니가 메이슨을 쫓아갔지만 잡지 못했습니다. 겨우 따라 간 곳에서 루프와 만났습니다. 비니가 루프한테 메이슨을 교무실에 데리고 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루프가 메이슨의 손을 잡고는 집에 데려다 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교감 선생님한테는 자기 몸집에 어울리는 사람이나 못살게 굴라고 말했습니다. 비니가 교무실에 가니 교감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과 메이슨의 선생님과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니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 걱정스러웠는데 그곳에 클레이튼 선생님이 나타났습니다. 비니는 메이슨이 어디론가 뛰어갔다고 말했습니다. 클레이튼 선생님이 비니한테 메이슨 찾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날 비니는 선생님의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을 때 비니는 클레이튼 선생님한테 무엇을 선물하면 좋을지 생각했습니다. 할머니가 스웨터를 풀어서 자주색 실로 목도리를 짜주었습니다. 비니는 그게 아주 촌스러워 보였습니다. 비니는 할머니가 포장해준 목도리를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자주색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선생님은 그 목도리를 받은 것을 아주 기뻐했습니다. 루프가 준 거였습니다. 비니는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고 목도리 대신 선생님한테 선물하려던 시도 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선생님이 말한 중요한 말도 못 들었습니다. 중요한 말은 선생님 결혼식에 반 아이들을 초대한 것입니다. 비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비니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선생님과 결혼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의 여자와 결혼한다고 한 것입니다. 클레이튼 선생님이 루프한테 운동화를 주었을 때 질투를 했는데 결혼한다는 말은 비니한테 큰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방학동안 비니는 집에서 텔레비전만 보았습니다. 학교에 가는 날이 왔습니다. 비니는 이가 아파서 학교에 가기가 싫었습니다. 천천히 준비하고 학교에 갔습니다. 지각이 확실했습니다. 학교에 갔을 때 클레이튼 선생님의 차를 본 비니는 머리핀으로 차문을 긁었습니다. 그냥 긁은 것도 아니고 자신의 이니셜 ‘ㄹ.ㅁ’이라고 쓴 것입니다. 비니의 이름은 ‘라비니아 매튜’입니다. 엄청난 일을 저지른 비니는 집에 숨어 있었는데 할머니한테 들켜서 다시 학교에 가야 했습니다. 학교에서 비니는 자신을 언제 부르려나 했습니다. 그런데 교감 선생님이 부른 것은 루프였습니다. 루프의 이니셜도 ‘ㄹ.ㅁ’이어서 클레이튼 선생님 차에 낙서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루프는 교실에서 나가면서 머리핀을 비니의 책상 위에 두고 갔습니다. 루프는 비니가 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비니는 루프가 선생님한테 말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온 비니는 가위로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머리핀은 수학 시험을 볼 때, 비니가 길어진 머리 때문에 제대로 문제를 못 푸는 것을 본 클레이튼 선생님이 비니한테 준 것입니다.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는 비니의 모습을 메이슨이 보고 있었습니다. 비니는 메이슨한테 나가라고 하고 ‘멍청이 같은 네 얼굴은 보고 싶지도 않아’라고 말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할머니가 비니한테 메이슨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비니는 자신이 메이슨한테 한 말을 할머니한테 말하지 않고 엉망인 머리로 메이슨을 찾으러 갔습니다. 메이슨을 찾고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준 것은 루프였습니다. 비니는 루프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선생님한테 차에 대한 것을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메이슨이 다시 말을 했습니다. 말을 하는 메이슨은 그저 장난이 심한 아이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비니는 클레이튼 선생님한테 사실대로 말하고 루프가 일하는 곳에서 비니도 일해서 차 고치는 데 든 돈을 갚았습니다. 엄마와 할머니가 늘 메이슨한테만 마음을 써서 외로웠던 비니한테 비니의 편인 친구 루프가 생긴 것입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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